조선팔천 - 나도 사람이 되고 싶다
이상각 지음 / 서해문집 / 201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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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리학을 바탕으로 유교를 통치 이념으로 내세운 조선왕조는 인과 덕에 의한 윤리도덕을 실천하는 왕도정치를 표방했지만 500년 동안의 그 역사내용을 자세히 살펴보면 그 의미에 맞게 조선의 사회가 정의롭게 구현되었다고 말하기에는 여러 가지 면에서 상당한 의구심이 든다. 왜냐하면 일례로 사농공상의 관념에 따른 변하지 않고 지속되어 온 차별적인 시각들이 그렇고, 양반과 상놈이 엄연히 구별되는 그릇된 신분제도의 장치를 두고 무엇이 문제냐며 마치 당연한 것처럼 말하는 당시 기득권층의 논리가 역시 이와 다르지 않다는 생각하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러한 것이 자유와 평등을 기치로 삼아 민주주의를 외치고 있는 오늘날 우리 사회에 여전히 그 병폐들의 속성이 잔재하여 겉모양만 바뀌어있을 뿐 완전히 청산되지 못하여 우리 사회를 불안하게 만들고 있다는 점이다. 그 동안 학교라는 테두리 안에서 우리는 의무적으로 역사를 배워왔지만 일부 내용은 상당부분 미화되어 있어 은연 중 잘못된 인식을 심어주고 있고, 또한 정작 우리가 알아야 할 많은 내용들은 상세히 다루어져 있지 않아 무지의 상태로 남게 하는 듯해 보이기도 한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조선의 역사에 수없는 핍박을 받으며 비굴한 삶을 살아야 했던 천민들의 파란만장한 운명을 역사의 사료를 통해 그 근거를 우리에게 제공함으로서 우리의 사회에 모순된 부분을 다시 한 번 생각해보고, 과연 우리가 주장하고 강조하는 민주주의의 기본이념에 걸 맞는 건전하고 아름다운 사회를 만들어 가고 있는지에 대한 깊은 반성의 기회를 주는 것 같아 나름대로 음미해 볼만한 좋은 책이 아닌가 싶은 생각이다.

역사적으로 생각할 때 우리가 보통 악습 중에 악습으로 생각하는 것 중 하나로 문득 떠올릴 수 있는 것은 미국의 흑인을 대상으로 노예제도를 더러 생각하게 되거나, 아직도 불필요한 인습이 전통으로 남아 아직까지도 인도 사회에 문제로 심각하게 대두되고 있는 카스트 제도를 말할 수 있을지 모르지만, 우리의 지난 역사를 살펴보면 이보다 더하면 더했지 덜하지는 않을 것이란 생각이다. 우리나라 노예역사의 그 뿌리를 올라가면 고조선의 팔조법금에서부터 유래한다. 이것이 삼국시대와 고려시대를 거쳐 조선시대로 내려오면서 그 수는 무려 150만여 명으로 확대되기에 이르는데, 이는 전체 인구의 30퍼센트를 차지하고 있다는 점에서, 당시 우리의 사회가 얼마나 권위적이고 불합리한 사회구조를 지니고 있었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좋은 예가 아닐 수 없다 하겠다. 애초 지배계층의 정치사회적 편의를 위해 만들어진 이 제도는 중간에 약간의 변화과정을 겪다가 조선시대 통치의 기준이 된 경국대전이 완성되면서 더욱 확고히 자리 잡게 되는데, 이러한 결과로 이전보다 신분제도가 훨씬 강화되었으며 이에 따라 많은 천민이 양산되기도 했다. 당시 천민들은 대개 8개의 계층, 즉 사노비, 승려, 백정, 무당, 광대, 상여꾼, 기생, 공장 등으로 나누어지게 되는데, 이 책은 그 팔천의 내용을 역사 자료를 토대로 조선의 위정자들에 의해 때로는 매매나 증여의 대상이 되기도 하고 저당이나 상속될 정도로 그들의 삶이 얼마나 비천하고 가혹하게 다루어져 있는지, 그리고 유교의 가장 기본적인 핵심인 도덕을 말하던 그 당시 양반 계급사회가 어느 정도로 심각하게 부패되어 있는지를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어, 이 책을 통해 우리가 간접적으로나마 조선 사회제도의 일부분을 이해하고 한층 가까이 들여다 볼 수 있는 좋은 기회를 주고 있지 않나 싶다.

저자가 이 책의 서두에서도 말했듯이 노예란 태어나면서부터 스스로 지니게 되는 인권을 자유롭게 누리지 못하고 타인에 의해 강제적으로 박탈된 사람들을 말한다. 그러나 우리가 이 문제에 대해서 깊이 생각해 볼 것은, 우리 중 누가 무슨 근거로 그러한 강압적인 권리를 부여 할 것이며 그것이 온당하다고 생각하는 논리는 과연 어디에서 오는가 하는 것이다. 생각해보면 지배계층의 편리한 삶을 위하여 때와 상황에 맞추어 그들 임의대로 가증스런 법을 만들어 사람을 짐승처럼 부리며 개인의 노리개 정도로 취급해버린 실제 행위와 비교하여, 당시 양반 계급들이 겉으로 내세운 유교의 근본적 이념의 내용을 들여다보면 참으로 아이러니 하게 생각된다. 한번 천민이 되면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 대대손손 그 굴레를 벗을 수 없는 그들의 삶을 적나라하게 다룬 이 책을 보면서 오늘 우리 사회의 한 모퉁이에 이런 잔재들이 여전히 존재 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또한 저자의 말대로 우리의 부끄러운 역사를 철저히 반성하지 않고 지난 한때의 과오로만 여기고 단순히 넘어간다면, 우리가 아무리 훌륭한 문화의 족적을 남긴다 해도 그 빛을 쉽게 잃고 말지 않겠는가 싶다. 고려시대 천민인 만적이 말한 것처럼 왕후장상의 씨가 따로 있을 수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 사회의 일부분에서 나타나고 있는 여러 사실들을 보면 꼭 그런 것만도 아닌듯하다. 어떤 목표를 두고 성취해야 할 것이 있다면 누구나 공평한 원칙에 따라 경쟁의 기회가 주어져야 하는 것이며 조금의 차별도 결코 두어서는 안 될 것이다. 이 책은 조선의 비천한 삶을 살아간 천민들의 삶을 다룬 이야기지만, 여기에 나와 있는 내용을 통해 우리가 인식해야 할 것은 자신의 추한 면을 보지 못하고 남의 약점을 잡아 멸시와 차별을 말하고 분열을 조장하는 우리의 그릇된 사고방식을 바로 잡아가야 하는 것은 아닌가 싶고, 이런 것이 바로 우리가 추구하는 사회정의구현을 위한 작은 실천의 한 부분은 아니겠는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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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을 읽는 9가지 시선>을 읽고 리뷰를 남겨 주세요
예술을 읽는 9가지 시선 - 형태로 이해하는 문화와 예술의 본질
한명식 지음 / 청아출판사 / 201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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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인가 정확한 기억이 나지는 않지만 아무런 생각 없이 보았던 사진 한 컷, 혹은 그림 한 점에서 이전에는 느껴볼 수 없었던 감흥을 경험해본 이가 있거나, 혹은 어느 공연장에서 우연하게 들었던 아니면 길거리를 걷다 어디에선가 문득 흘러나오는 음악 한곡을 듣고 잠시나마 마음이 동요하여 자신도 모르게 그 속으로 흠뻑 빠져 전율과도 같은 것은 무언가 모를 감동적인 기억들을 가졌던 사람들이 더러 있었을 것으로 생각된다. 우리는 흔히 예술이라 말하는 대상들과 생활 속에 언제나 가까이 지내기는 하여도 예술의 본질에 대하여 한번 간단하게라도 생각해보거나 또는 관심을 가지고 깊이 그 안으로 들여다보려는 능동적인 행동을 취하게 되는 경우는 극히 드물지 않았을까 싶은 생각이다. 그래서 우리가 예술이라는 단어가 가지는 의미를 머릿속에 떠올리며 그 대상과의 진정한 첫 대면을 하게 되는 것은, 물론 누구나 다 그렇다는 이야기는 결코 아니지만 아마도 아까 말했던 것처럼 말로 표현하기 힘든 오묘한 경험을 하게 되었을 때가 아닐까 싶다. 선입관에서인지는 모르겠지만 개인적으로 누군가가 예술이라고 말하면 얼핏 먼저 떠오르는 생각은 무언가 경건해져야 할 것 같고 그러면서도 왠지 모르게 이해하기에는 상당히 난해해서 어디서부터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막막함이 느껴졌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이 문제를 지금에 와서 생각해보면 예술이라는 실체를 접근하는데 있어 그 본질을 제대로 보려는 노력이 먼저 선행되어야 했음에도 누구나 그랬듯이 구태의연한 방법에 머물러 너무 쉽게 안주하려고 했기에 그랬던 것은 아닐까 싶은 생각을 해본다.

우리는 간혹 예술을 바라보고 이해하는데 있어 그 본질을 그 동안 너무 멀리서 찾으려 하거나 어느 일정한 틀에서만 찾으려 했었는지 모른다. 이 책은 우리가 예술의 본질을 제대로 읽어내고 인식하는데 있어서 그 기본적인 가이드가 되고 있는 책이라는 생각이어서 그 동안 예술의 근본적인 틀을 이해하는데 있어 어려운 수학공식처럼 복잡하게만 생각했던 독자들이 있다면 9가지의 요소를 통해 설명하는 이 책을 통해 예술의 참다운 묘미를 알아 가보는 것은 어떨까 싶다. 이 책은 예술의 근간을 파악하는 그 키워드로 동과 서, 원근법, 죽음, 진화, 모나드, 기하학, 미술, 디자인, 조형을 내세우고 있는데, 이것은 예술이라는 것이 자연에 존재하는 모든 생명체들이 진화를 통해 거쳐 온 것처럼 예술 역시 이와 크게 다르지 않으며 같은 맥락에서 이해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테면 진화적인 요소에서 본다면 현대의 인간은 스스로 얼굴을 수정하고 몸의 기형을 바로잡고 하는 것이 의학적인 기술을 두고 진화라고 여기지 않고 문화적인 미를 의식하여 인위적이고 개별적으로 행하는 것이 결국 변화된 진화의 과정이라는 것이다. 특히 저자는 이 책에서 예술의 가치를 추구하는데 있어 무엇보다 중시되어야 할 것은 어떤 통속적인 틀에 가두어 어떤 외적인 형태를 완성하는 관점에서 머무르지 말고, 우리가 바라다보는 사물이나 그 대상의 본질을 먼저 깊이 이해하는데 중점을 두어야 한다는 말한다. 그래서 자연에 존재하는 어떤 사물에 대해 왜 그렇게 존재할 수밖에 없었는지 하는 그 의문점을 찾아가다보면 예술이 존재하는 그 물음의 해답을 쉽게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예술로 인하여 우리는 때로 무디어져 있던 우리의 감성을 일깨우기도 하고 더러는 떠오르는 심상적인 어떤 구체적인 것을 통하여 커다란 희열을 느끼기도 한다. 그러나 우리가 예술을 좀 더 깊이 이해하기 위하여 한걸음 더 가까이 다가서는데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관한 방법적인 부분에 많은 어려움에 봉착하게 되었던 것은 이 책에서 이야기 한 바와 같이 우리의 그릇되고 고정된 사고방식에 그 근본적인 문제가 있었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따라서 섣부른 행동을 먼저 취하기에 앞서 어느 일정한 틀에 얽매이지 말고 기본적인 것에 대한 확실한 이해가 먼저 전제 되어야 할 것으로 본다. 물론 예술을 이해한다는 것이 말처럼 결코 그리 쉬운 일은 아닐 것이다. 그러나 이 책에서 다룬 9가지 요소들이 하나의 완성된 형태를 이루어 가는 과정을 살펴 가다보면 예술의 진정한 가치를 느낄 수 있는 확대된 시각을 얻는데 그 실마리를 찾아 갈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따라서 저자가 이 책에서 강조한 모든 학문과 기술은 다름 아닌 바로 자연을 예술의 시선으로 바라볼 때 비로소 그 진가가 발휘될 수 있다는 점을 기억하여 예술의 궁극적인 목적에 한번 접근해 봄은 어떤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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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외교 24시 - YS에서 MB까지 외교 현장 리포트
이승철 지음 / 부키 / 201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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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의 세계는 그 어디든 일일생활권화에 들어갈 정도로 상당히 가까워져 있고 완전개방 형태의 장벽이 없는 무한한 글로벌 경쟁시대에 와있다고 해도 아마 과언은 아닐 것이다. 정글에서와 마찬가지로 약육강식의 법칙이 존재하는 국제사회에서 힘이 없는 국가는 강대국에 의해 자연스럽게 종속적인 관계에 놓이게 될 수밖에 없으며, 이에 따라 자신의 의사와는 상관없는 각종 침해나 간섭을 직간접으로 받아야 하는 것이 어쩔 수 없는 현실의 상황임을 우리는 직시해야만 한다. 국제관계에서 말하는 공생이니 협력이니 하는 것도 솔직히 그 내용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일종의 그 속내를 숨기기 위한 공허한 말은 아닐까 싶고, 그 실상은 예전의 식민지시대와 비슷하다고 해도 결코 틀린 말은 아닐 것이라는 생각이다. 소리 없는 총성이 오가는 전쟁터라 불리는 지금의 국제시대에 외교력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한다 해도 지나친 말은 아닐 것이다. 일례로 최근 미국과의 FTA 협상을 두고 국내여론을 살펴보면 경쟁에 뒤지지 않기 위해 이를 하루빨리 진행해야한다는 주장과 아직은 시기상조이며 불평등한 협약이 되지 않기 위해 시간을 두고 철저히 검토한 후 천천히 임해야 한다는 시각이 서로 맞물리며 지금까지도 상당한 진통을 겪고 있는 것을 볼 때, 만약에 강대국과 대등하게 맞설 정도의 우리의 외교력이 충분하고도 강력하게 갖추어졌다면 우리의 국론이 과연 이렇게 심각한 분열된 양상으로까지는 번지지 않았을 것이라는 조심스런 추측을 해본다. 그래서 이 기회에 이러한 책을 통하여 우리의 외교적 역량은 현재 어느 정도이며 어떤 문제점을 안고 있는 것인지 그리고 앞으로의 외교 전망은 어떨지에 대해 우리가 한번 깊이 생각해 보는 것도 좋을듯하다.

우리나라의 외형적인 부분을 생각해보면 가뜩이나 작은 땅덩어리에 그것도 남북이 나뉘어져 있는데다가 이렇다 할 자원 역시 많지 않아, 이런 이유로 당연히 해외 의존도가 높을 수밖에 없으리라 것은 누구나 수긍할만한 충분한 사유가 될 것으로 본다. 지금 세계는 1970년대부터 불기 시작한 미국이 주도하는 신자유주의 시대의 정점에 와있으며 그만큼 치열한 경쟁이 강조되고 있는 시대에 우리는 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아마도 우리에게 지금 절실하게 필요한 것 중 하나는 어느 나라와도 대등하게 맞설 수 있는 자주적인 외교의 힘이 아닐까 싶다. 이 책은 저자가 외무부 출입기자와 특파원으로 있으면서 그 동안 행해졌던 우리 외교의 실태를 통해 급변하는 세계정세에 맞추어 다각적인 관점에서 외교의 그 실상을 두루 살펴보고 그 문제점을 분석해보면서 똑같은 실수를 되풀이 하지 않는 효과적이면서도 실질적인 향후 외교의 방향을 모색하고자 하는데 중점을 둔 책이라는 생각이다. 특히 우리의 외교가 안고 있는 고질적인 문제들 즉, 형식인면에 너무 치중한 나머지 실리적인 것을 잃어버린다거나 국내 여론이나 정치를 의식한 습관성의 이벤트적인 외교의 형태, 그리고 자주적이지 못하고 일부 편향적인 외교의 방향에 초점을 맞추는, 결코 바람직하지 못한 외교의 사례들을 통해서 우리 외교의 현주소가 얼마나 심각한 지경에 와있는지를 깊이 반성하고 구태의연한 방식에서 하루빨리 벗어나, 이전 우리 외교의 부적절함과 실패를 거울삼아 한 단계 업그레이드 된 새롭고 혁신적인 외교적 역량을 키워 가는데 앞으로 노력할 것을 주문하고 있다는 생각이다.

최근 외교부 장관의 딸에 대한 특채파문으로 한 동안 국내가 떠들썩한 논란에 휩싸이더니, 얼마 지나지 않아 중국 상하이 주재 한국 외교관이 중국여성과 적절치 못한 관계를 통해 정부 핵심문서가 유출되었다는 어이없는 뉴스의 보도 소식은 마치 오늘 우리 외교의 현실에 한 단면을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는 것 같아 씁쓸한 생각이 든다. 사실 이런 외교적인 행태를 생각하면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긴 꼴은 아닌가 싶고, 어려운 환경에도 자국의 국민과 재산에 보호하고 국가의 실익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그들의 말을 과연 어디까지 믿어야 할지 국민의 입장에서 막막하기만 할 따름이다. 생각해보면 해방과 함께 전쟁으로 피폐되고 가난했던 우리가 오늘날 세계 10위권이라는 경제 강국을 이룰 수 있었던 건 자주국방의 강력한 힘이나 외교력이 있었기 때문이라기보다는 높은 교육열을 바탕으로 대다수 근면하고 성실한 국민 개개인의 노력에 근거한 것은 아닐까 싶은 생각이다. 현재 이념과 체재가 다른 북한과 서로 맞대고 있는 상황에서 연평도 포격 사건이나 북한의 핵 문제와 관련하여 대미, 대중 외교의 부분은 우리에게 있어 매우 중요한 현안임에 틀림없다 할 것이다. 그러나 지금과 같은 우리 외교의 행태로 우리가 바라는 원만한 관계를 이끌어 낼 수 있을지 심히 걱정 되는 대목이다. 물론 일부 외교관들은 오늘도 불철주야 열심히 자신의 이익보다는 국가의 이익을 위해 헌신적인 노력을 할 것으로 본다. 하지만 다른 어느 때보다 외교력이 중시되어가고 있는 오늘의 국제사회를 생각하면 이 책에서 본바와 같이 지금과 같은 구태의연한 외교의 방식으로는 곤란하지 않을까 싶다. 따라서 앞으로 외교부 스스로는 철저한 자기반성과 쇄신을 통해 변화된 모습을 국민들에게 보여야 할 것이고, 이를 감시하는 국민들의 매서운 눈초리가 뒤따라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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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키리크스 - 마침내 드러나는 위험한 진실
다니엘 돔샤이트-베르크 지음, 배명자 옮김 / 지식갤러리 / 201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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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위키리크스라는 인터넷 사이트가 그 동안 우리의 사회에 행해졌던 여러 가지 사실들에 대해 그 진실의 실체들을 적나라하게 폭로하면서 많은 사람들에게 적잖은 충격과 영향을 주었고, 앞으로 또 어떤 내용들이 추가적으로 공개될지에 대해 그 귀추가 주목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만약에 우리 중 누군가가 힘이 있는 어느 기관이나 단체 혹은 기업에 의해 차별과 같은 불공정한 대우를 받고 있거나 불법적인 행위에 의해 상당한 침해를 받고 있다면 이를 온당하게 받아들일 사람은 아마 아무도 없을 것이다. 진실이란 누구에게나 있는 그대로 알려져야 하는 것이 당연하게 여겨져 왔지만, 오늘 우리의 현실을 볼 때 항상 그렇지만은 않아 보이며 심지어 일부의 것은 상당부분 왜곡되어 진실과는 다른 엉뚱한 결과를 낳고 있고, 때로는 여론을 호도하기도 하며 결과적으로 우리에게 그릇된 인식을 심어 주기도 해서 우리 사회에 커다란 문제가 되고 있는 것 같다. 생각하건데 민주주의를 표방하는 우리의 사회에서 지켜져야 할 가장 중요한 원칙 중 하나는 평등일 것인데 가끔은 권력이나 자본의 힘에 의해 이것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거나, 어느 소수의 사람들에 의해 심각하게 무시되는 경우가 있는듯하다. 위키리크스는 이런 부당한 현실에 맞서 지금까지 우리 눈을 가려 왔던 여러 진실들을 우리에게 제공해줌으로서 알권리를 충족시켜줌은 물론, 우리 사회가 현재 얼마나 거짓과 가식에 깊게 물들어 있는지 부정부패의 그 현주소를 고발하고 있다는 점에서 올바른 사회정의구현을 위한 우리의 시민의식을 일깨워 주고 있는 것은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든다.

이 책은 위키리크스의 출현과정에서부터 지금까지의 활동내역과 그리고 앞으로의 전망 등이 담겨 있는데, 이 사이트는 어느 누구에게도 무엇을 강제하여 자료를 요구하거나 ,지시를 하지 않으며 해킹 역시 하지 않는다는 원칙아래 세계 곳곳에 있는 내부 고발자들이 보내온 자료들을 검토하여 이를 공개하는데 그 목적을 두고 있다. 물론 익명으로 보내온 그들의 신원은 추적되지 않도록 보호받으며 자료 역시 전문가들에 의해 철저하게 검증한 후에 여러 프로그램을 통해 사실에 대한 아무런 왜곡 없이 직접 이를 볼 수 있도록 했다. 위키리크스의 설립자인 줄리언 어산지는 “나는 사람들이 진실을 알기를 원한다. 정보 없이는 시민으로서 제대로 된 판단을 할 수 없기 때문이다.”라고 말하면서 정치, 경제, 종교 등 어느 부분이든 가리지 않고 정보를 독점하고 있는 일부 권력자들이나 해당 당사자들의 부정이나 무능, 비리의 내용을 폭로하면서 우리 사회에 커다란 충격을 몰고 왔는데, 그가 주장하고자 하는 것이 무엇보다 우선하여 투명한 사회정의를 위하고 있다는 점에서 우리에게 많은 시사하고 있지 않나 싶은 생각이다. 이 사이트에 근무하는 하는 사람들은 극히 적은 인원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며 어떤 특별한 조직도 그렇다고 이를 지원하는 특정한 배후나 세력도 없이, 정보를 자유롭게 누구나 공유하고 그 진실을 알고자 하는 수많은 일반 지지자들에 의해 오늘도 외부세력의 커다란 압력에도 굴하지 않고 제보된 새로운 사실을 알리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오늘 우리는 자신의 생각과 의견을 누구의 간섭도 없이 자유로이 표현할 수 있는 민주적이고 다양성을 지닌 사회 속에 살고 있으며 이를 추구할 권리도 있다. 그러나 이것이 가능하기 위해서는 타인에게 어떤 침해를 가하거나 공공의 이익을 해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이를 행하여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가 생각해 볼 것은 이런 사적 침해나 공공의 해를 어떻게 판단 할 것이며 또한 그 근거는 무엇이며 이를 강제적으로 제한할 권한이 어느 누구나 수긍할 정도로 상식적이고 원칙 아래서 합리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는가이다. 민주적인 사회에서 다수결에 의해 국민들이 뽑은 위임받은 자가 있어 법이라는 테두리 안에서 평등하고 공정하게 절차에 따라 그 진위를 가리고 있긴 하지만, 그렇다고 하여 그것이 언제나 만족할 만한 결과물을 가져 오는 것은 아니다. 위키리크스의 폭로된 내용에 근거해보면 오늘 우리의 사회는 소수 정보를 독점한 자들에 의해 마음껏 유린되는 현실을 살고 있으며, 이것이 우리가 추구하고자 하는 민주주의 이념을 얼마나 크게 위배하고 있는지, 그리하여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피해를 입고 있으며 진실들이 왜곡되어져 있는지 심히 우려스럽기까지 하다. 우리는 그 동안 알권리를 위해 언론의 힘에 너무 의지해왔던 듯하다. 하지만 언론 역시 부패나 부정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는 것처럼 보인다. 일방적이고도 무능한 거대 세력들이 아무런 거리낌 없이 자행하고 있는 수많은 비리들에 맞서 용기 있게 나선 내부고발자들은 분명 보호되어야 하고 우리의 올바른 사회 정의를 위해서라도 앞으로 이는 권장되어야 할 사항이 아닌가 싶은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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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위대한 명연설
에드워드 험프리 지음, 홍선영 옮김 / 베이직북스 / 201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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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상대방을 향해 흔히 말하게 되는 대화란 좁게는 자신의 의사를 단순히 타인에게 전달하기 위함일 수도 있지만 넓게 본다면 가치관을 바탕으로 의지나 신념을 중점으로 담아 듣는 이로 하여금 이를 깊이 인식시키고자함이 아닐까 싶다. 그런데 이것이 어느 특정인을 두고 하는 말이 아닌 대중들에게 하는 연설이라고 생각하면 입으로 청중들을 향해 내뱉는 그 말 한마디 한마디가 갖는 의미의 무게는 실로 적지 않을 것으로 본다. 오랜 우리 속담 중에 “말 한마디로 천 냥 빚을 갚는다.” 라는 말이 있다. 이 속담에서 우리가 신중하게 생각해 볼 수 있는 교훈 하나는 아마도 상대방에게 말을 건네는데 있어 같은 말이라도 그 단어 선택에 대해 주의를 기하라는 것도 있겠지만, 무엇보다 청취하는 타인의 마음을 움직일 정도로 따뜻하고 진솔한 마음을 담으라는 의미일 것이다. 다시 말해서 자신이 전달하려는 말에 미사여구를 집어넣어 아무리 보기 좋게 치장 하더라도, 진실한 마음을 담은 솔직함이 보이지 않는다면 이것이 듣는 사람에게 있어 감동은 불과하고 허공을 향해 외치는 아무런 의미가 없는 단순한 메아리에 불과하다는 뜻은 아닐까 싶다. 오늘 우리의 근현대 역사내용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수없는 위기의 순간들이 있었고, 그때 마다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우왕좌왕하며 혼란스런 상황에 직면해 있었지만, 그러한 국면에서도 우리가 용기를 잃지 않고 앞으로 나아가야 할 지향점을 제시하며 역사의 새로운 발판을 마련한 명 연설가들이 있었음을 알 수 있는데, 이 책은 우리 역사에 한 획을 그은 세계의 여러 명사들의 연설을 한 권의 책에 담아 당시 시대상황을 살펴보면서 그 연설 속에서 우리가 무엇을 배우고 일깨울 것인가를 알려주고 있는 좋은 책이라는 생각이다.

이 책 서두에서도 말했듯 많은 연설들 중 시간이 지날수록 그 명성을 더해가는 것이 있는 반면에 시간의 흐름과 함께 그 평가가 달라지는 연설이 있다. 즉 당시에는 별가치 없는 무의미한 연설로 여겨졌지만 오늘날 그 가치를 높이 인정받게 되는 것이 있고 이와는 반대로 너무 과대평가되어 지금은 그 연설의 의미가 점점 퇴색해지는 것이 있음을 본다. 이 책에는 우리가 주목할 만한 가치 있는 유명 인사들에 41편의 주옥같은 명연설이 담겨져 있는데, 그 연설의 내용을 살펴보면 당시 시대의 핵심사항을 제대로 짚어내고 역사의 새로운 물꼬를 열어내고 있으며, 대중들의 마음을 움직여 뭉클한 감동은 물론 믿음과 신뢰를 쌓았다는 점에서, 그리고 우리가 그들의 생생한 연설을 통해 그 어디에서도 쉽게 느낄 수 없는 감동의 순간을 경험하는 좋은 계기가 되고 있지 않나 싶은 생각이다. 따라서 우리가 때로 용기를 잃고 힘든 인생의 길을 걸어가거나, 어려움에 처해 고통스런 나날을 보내게 되었을 경우, 이들의 연설을 한번 둘러보면서 자신만의 멘토링으로 삼아도 좋을듯하다. 이 책 속에 많은 연설 중에서도 개인적으로 가슴에 잔잔하고도 뭉클한 감흥을 받았던 연설은, 인도의 독립 운동자였던 간디가 정부를 대상으로 비폭력 비협력이라는 기치아래 투쟁을 벌였을 때, 군중들을 선동하여 사회혼란을 야기했다는 죄목으로 영국령 인도의 법에 따라 재판에 회부되어 피고인의 입장에서 재판 진술서를 읽는 부분이다. 간디는 이 진술에서 인도의 당당한 국민으로서 그 동안 정부가 자행했던 불법적이고 부당한 내용을 토대로 사실에 근거하여 논리적인 설명과 함께 재판부에 강력히 항거하게 되는데, 그의 진술은 당시 인도국민들에게는 무한한 감동을 그리고 영국 공권력에는 따끔한 질책을 가하는 내용을 주요 골자로 하고 있다. 결국 이 연설은 간디가 인도의 국민들에게 커다란 용기를 불어 넣어줌으로서 훗날 영국의 식민지로부터 독립하는데 큰 전환점을 마련하는 계기가 되었으며, 간디가 오늘날 세계적으로 위대한 인물로 추앙 받는데 그 근원적 이유가 되는 것은 아닌가 여겨지기도 한다.

예전과 달리 시대가 변하면서 오늘날 우리는 표현의 자유와 인권이 존중되는 다양화된 사회에 살고 있어 질적인 삶의 가치가 높아진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한편에는 이러한 것도 문제점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어서 중요한 국가 대사를 논함에 있어 그 여론이 한곳으로 모아지기 보다는 여기저기로 분산되기 쉽고, 또한 시대적 사명감을 내세워야 하는 중차대한 일임에도 냉담한 반응 보이는 경우가 있는듯하다. 따라서 이러한 현실에 우리에게 아마도 필요한 것은 이 책에 등장하는 인물들처럼 사익을 버리고 자신의 목숨이 위협을 당하는 상황에서도 결코 흔들리지 않으며 스스로의 양심에 기대어 사회의 구심점이 되는, 믿고 신뢰할만한 누군가가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닐까 싶기도 하다. 시대는 달리하지만 이 책에 나와 있는 위대한 연설가들은 자신의 연설을 통해 우리들에게 사회적 대의가 진정 무엇이고 정의가 어떤 것인지를 말해주고 있는듯하다. 따라서 우리가 이 책에서 깊이 고려해볼 것은 위선과 가식이 판을 치고 불신을 조장하는 우리의 현실에서 우리가 이들의 연설을 통해 편협한 가치관의 틀을 벗어나 중심을 잃지 않으면서도 세상을 어떻게 인지하고 바라볼 것인가에 있지 않을까 싶다. 이 책 속에 들어 있는 여러 인물들의 연설 하나하나에는 그들의 확고한 사상과 신념 그리고 가치관이 담긴 그래서 우리가 앞으로도 소중히 간직하고 기억해야 할 가르침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는 생각이다. 우리의 근현대 역사에 있어 좋은 모범이 되며 위대한 지성인이 된 이들의 연설을 통해서 많은 독자들이 자신의 삶에 커다란 지표로 삼았으면 어떨까 싶은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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