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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위대한 명연설
에드워드 험프리 지음, 홍선영 옮김 / 베이직북스 / 2011년 2월
평점 :
우리가 상대방을 향해 흔히 말하게 되는 대화란 좁게는 자신의 의사를 단순히 타인에게 전달하기 위함일 수도 있지만 넓게 본다면 가치관을 바탕으로 의지나 신념을 중점으로 담아 듣는 이로 하여금 이를 깊이 인식시키고자함이 아닐까 싶다. 그런데 이것이 어느 특정인을 두고 하는 말이 아닌 대중들에게 하는 연설이라고 생각하면 입으로 청중들을 향해 내뱉는 그 말 한마디 한마디가 갖는 의미의 무게는 실로 적지 않을 것으로 본다. 오랜 우리 속담 중에 “말 한마디로 천 냥 빚을 갚는다.” 라는 말이 있다. 이 속담에서 우리가 신중하게 생각해 볼 수 있는 교훈 하나는 아마도 상대방에게 말을 건네는데 있어 같은 말이라도 그 단어 선택에 대해 주의를 기하라는 것도 있겠지만, 무엇보다 청취하는 타인의 마음을 움직일 정도로 따뜻하고 진솔한 마음을 담으라는 의미일 것이다. 다시 말해서 자신이 전달하려는 말에 미사여구를 집어넣어 아무리 보기 좋게 치장 하더라도, 진실한 마음을 담은 솔직함이 보이지 않는다면 이것이 듣는 사람에게 있어 감동은 불과하고 허공을 향해 외치는 아무런 의미가 없는 단순한 메아리에 불과하다는 뜻은 아닐까 싶다. 오늘 우리의 근현대 역사내용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수없는 위기의 순간들이 있었고, 그때 마다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우왕좌왕하며 혼란스런 상황에 직면해 있었지만, 그러한 국면에서도 우리가 용기를 잃지 않고 앞으로 나아가야 할 지향점을 제시하며 역사의 새로운 발판을 마련한 명 연설가들이 있었음을 알 수 있는데, 이 책은 우리 역사에 한 획을 그은 세계의 여러 명사들의 연설을 한 권의 책에 담아 당시 시대상황을 살펴보면서 그 연설 속에서 우리가 무엇을 배우고 일깨울 것인가를 알려주고 있는 좋은 책이라는 생각이다.
이 책 서두에서도 말했듯 많은 연설들 중 시간이 지날수록 그 명성을 더해가는 것이 있는 반면에 시간의 흐름과 함께 그 평가가 달라지는 연설이 있다. 즉 당시에는 별가치 없는 무의미한 연설로 여겨졌지만 오늘날 그 가치를 높이 인정받게 되는 것이 있고 이와는 반대로 너무 과대평가되어 지금은 그 연설의 의미가 점점 퇴색해지는 것이 있음을 본다. 이 책에는 우리가 주목할 만한 가치 있는 유명 인사들에 41편의 주옥같은 명연설이 담겨져 있는데, 그 연설의 내용을 살펴보면 당시 시대의 핵심사항을 제대로 짚어내고 역사의 새로운 물꼬를 열어내고 있으며, 대중들의 마음을 움직여 뭉클한 감동은 물론 믿음과 신뢰를 쌓았다는 점에서, 그리고 우리가 그들의 생생한 연설을 통해 그 어디에서도 쉽게 느낄 수 없는 감동의 순간을 경험하는 좋은 계기가 되고 있지 않나 싶은 생각이다. 따라서 우리가 때로 용기를 잃고 힘든 인생의 길을 걸어가거나, 어려움에 처해 고통스런 나날을 보내게 되었을 경우, 이들의 연설을 한번 둘러보면서 자신만의 멘토링으로 삼아도 좋을듯하다. 이 책 속에 많은 연설 중에서도 개인적으로 가슴에 잔잔하고도 뭉클한 감흥을 받았던 연설은, 인도의 독립 운동자였던 간디가 정부를 대상으로 비폭력 비협력이라는 기치아래 투쟁을 벌였을 때, 군중들을 선동하여 사회혼란을 야기했다는 죄목으로 영국령 인도의 법에 따라 재판에 회부되어 피고인의 입장에서 재판 진술서를 읽는 부분이다. 간디는 이 진술에서 인도의 당당한 국민으로서 그 동안 정부가 자행했던 불법적이고 부당한 내용을 토대로 사실에 근거하여 논리적인 설명과 함께 재판부에 강력히 항거하게 되는데, 그의 진술은 당시 인도국민들에게는 무한한 감동을 그리고 영국 공권력에는 따끔한 질책을 가하는 내용을 주요 골자로 하고 있다. 결국 이 연설은 간디가 인도의 국민들에게 커다란 용기를 불어 넣어줌으로서 훗날 영국의 식민지로부터 독립하는데 큰 전환점을 마련하는 계기가 되었으며, 간디가 오늘날 세계적으로 위대한 인물로 추앙 받는데 그 근원적 이유가 되는 것은 아닌가 여겨지기도 한다.
예전과 달리 시대가 변하면서 오늘날 우리는 표현의 자유와 인권이 존중되는 다양화된 사회에 살고 있어 질적인 삶의 가치가 높아진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한편에는 이러한 것도 문제점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어서 중요한 국가 대사를 논함에 있어 그 여론이 한곳으로 모아지기 보다는 여기저기로 분산되기 쉽고, 또한 시대적 사명감을 내세워야 하는 중차대한 일임에도 냉담한 반응 보이는 경우가 있는듯하다. 따라서 이러한 현실에 우리에게 아마도 필요한 것은 이 책에 등장하는 인물들처럼 사익을 버리고 자신의 목숨이 위협을 당하는 상황에서도 결코 흔들리지 않으며 스스로의 양심에 기대어 사회의 구심점이 되는, 믿고 신뢰할만한 누군가가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닐까 싶기도 하다. 시대는 달리하지만 이 책에 나와 있는 위대한 연설가들은 자신의 연설을 통해 우리들에게 사회적 대의가 진정 무엇이고 정의가 어떤 것인지를 말해주고 있는듯하다. 따라서 우리가 이 책에서 깊이 고려해볼 것은 위선과 가식이 판을 치고 불신을 조장하는 우리의 현실에서 우리가 이들의 연설을 통해 편협한 가치관의 틀을 벗어나 중심을 잃지 않으면서도 세상을 어떻게 인지하고 바라볼 것인가에 있지 않을까 싶다. 이 책 속에 들어 있는 여러 인물들의 연설 하나하나에는 그들의 확고한 사상과 신념 그리고 가치관이 담긴 그래서 우리가 앞으로도 소중히 간직하고 기억해야 할 가르침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는 생각이다. 우리의 근현대 역사에 있어 좋은 모범이 되며 위대한 지성인이 된 이들의 연설을 통해서 많은 독자들이 자신의 삶에 커다란 지표로 삼았으면 어떨까 싶은 생각을 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