윈터 킹 - 판타스틱 픽션 블랙 BLACK 9-1 아서 왕 연대기 1
버나드 콘웰 지음, 조영학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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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으로 자신의 이름을 알리며 명망을 떨친 우리가 흔히 말하는 위대한 인물들은 수없이 많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당대에는 영웅으로 취급되었지만 언제부터인가 이런 저런 이유로 그 지명도가 떨어지거나 혹은 불명예를 안고 있는 인물들도 있을 것이고, 반대로 부정적인 면이 많음에도 이를 슬그머니 감추고 좋은 부분만을 너무 강조한 나머지, 어이없게도 위인으로 추앙 받는 이도 더러 있게 마련이다. 그런데 이와는 별개로 역사 속의 실존인물인지 아닌지 명확하게 구분할 수 없음에도, 후대로 내려오면서 해당인물과 관련한 이야기가 다양한 방식으로 각색되어져, 실제의 내용과는 상관없이 우리에게 잘못 알려져 있는 인물들도 있는 것이 사실이다. 아마도 이 범주 안에 들어갈 인물들은 여럿 있을 것이지만, 그 중 하나를 꼽으라고 한다면, 그동안 우리가 알고 있는 5세기에서 6세기경 영국의 전설적인 왕이며 나라를 살린 구국의 영웅으로 묘사되고 있는 불굴의 전사이자 기사도의 상징이었던 아서왕이 아닐까 싶다.

저자 역시도 이 책의 말미에서 밝혔지만, 브리튼의 역사 중에서도 특히 아서왕이 존재했던 시대는 암흑의 시대였고, 그런 이유로 그 시대의 사건과 성격에 대해 알려진 역사의 근거자료가 희박하여 아서가 정말로 실존했던 인물이었는지 알 수 없다고 말한다. 그러나 결정적인 증거라고는 말할 수는 없으나, 6세기 초 즈음에 아서와 유사한 이름을 가진 브리튼의 한 영웅이 있어 색슨 침략자를 막아냈다는 역사의 내용으로 볼 때, 그 개연성을 있어 보인다고 말한다. 따라서 이 작품은 아서왕의 진실이 무엇인지 알아내거나, 또는 그 동안 그래왔던 것처럼 신화적인 시각이나 판타지적 것에 의존하여 아서왕을 바라보는 것이 아닌, 당시 역사의 사실에 최대한 근접하여 이를 바탕으로, 독자로 하여금 흥미진진하면서도 스릴을 만끽 할 수 있는 근래 보기 드문 역사대작으로 엮어져 있어서, 역사소설을 좋아 하는 독자라면 꼭 한번 읽어 보기를 권하고 싶은 작품이다.

이 작품의 1부 ‘윈터킹’에서는 브리튼의 왕이었던 유서가 죽고 난 뒤, 그가 늘그막에 얻은 갓난아이에 불과한 모드레드 왕자가 그의 뒤를 잇게 되지만, 불안한 왕권을 틈타 왕위를 노리는 브리튼 내의 모종의 세력들이 준동하게 되고, 한편으로 비록 유서의 서자로 태어났지만 불굴의 전사로 성장한 아서는 어린 모드레드의 수호자가 되어 이를 지켜나간다. 그러나 아서는 이웃 왕족의 공주였던 자신의 약혼녀를 배신하고 몰락한 왕족의 공주 귀니비어를 택함으로서, 이문제가 빌미가 되어 결국 같은 브리튼 사람들끼리 서로 싸우게 되는 사분오열의 과정을 겪게 되는데, 이 과정에서 아서가 중심이 되어 브리튼을 하나로 통합해가는 내용이 흥미 있게 그려져 있다.

2부 ‘에너미 오브 갓’에서는 브리튼 간의 최대 전투였던 러그 계곡에서의 싸움에서 멀린의 도움으로 승리를 거머쥔 아서가, 브리튼 땅에 다시 평화를 가져오지만, 아직 완벽하게 봉합되지 않은 브리튼의 내부적인 문제들, 다시 말해 아서와 그의 조력자가 되는 마법사 멀린과의 보이지 않는 미묘한 갈등, 그리고 브리튼 내의 기독교도와 드루이드 간의 알력으로 서로를 무시하고 배척하는 알력과, 또한 아서가 왕으로서의 자질을 지녔으면서도 왕권에 관심이 없는 자신과 반대로 생각을 가지고 있는 부인과의 심각한 문제 등이 나타나 있다.

대단원이 되는 3부 엑스칼리버에서는 아서가 색슨족을 등에 업고 돔노니아의 왕이 되려했던 란슬롯을 물리치고 왕이 역할을 대신하기로 마음먹지만, 브리튼 내부의 문제는 아물어지기보다 오히려 아서를 더욱 어렵게 만든 상황으로 치닫는다. 이에 아서는 내부의 문제를 외부에서 풀기로 하고, 결국 그동안 벼르고 별렀던 색슨족과의 결코 물러설 수 없는 일생일대의 전투를 벌이게 된다. 여러 면에서 아서는 불리한 입장에 놓여있었지만, 결과적으로 이 전쟁에서 다시 한 번 멀린의 도움으로 아서는 이 전쟁에서 어려운 승리를 거두고 애초 모드레드를 왕위에 앉힌다는 자신의 서약을 지켜냄과 동시에, 그는 가족과 함께 돔노니아를 떠나 평화로운 생활에 만족한다. 하지만 그의 의도와는 달리 시간이 가면 갈수록 브리튼의 포위스는 날로 쇠퇴하여가고 돔노니아는 무법천지의 아수라장이 되고 마는 엉뚱한 결과를 낳으며 또 다른 분열의 조짐을 보인다.

이 작품은 모두 각각 3부로 나뉘어져 이천여 페이지에 이르는 방대한 분량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엄청난 규모의 스케일은 물론이고 마치 한편의 영화 장면을 보는 것과 같은 호쾌한 액션, 그리고 그 과정에서 은밀하게 전개되는 사랑과 우정, 음모와 배신 등의 이야기가 조화롭게 잘 어울려져 있다. 특이할 만한 것은 기존 다른 책이나 영화에서 보여주었던 아서왕의 이야기에 등장하는 인물들의 모습과는 다른 상당한 변화가 엿보인다는 것이다. 일례로 멋지고 훌륭한 기사로 생각되었던 란슬롯은, 권력을 탐하는 기회주의자로 등장하고, 아서의 부인 귀니비어 역시 아름답고 고귀한 여성스러운 모습과는 달리, 권위와 부를 사랑하는 탐욕적인 인물로 그 속내를 드러낸다. 아서의 모습도 마찬가지다. 때로 영웅으로서 품위가 느껴지는 것도 있지만, 현실과는 괴리된 이상주의자의 모습이 간간히 나타남을 볼 수 있다. 또 하나 이 소설에서 빼놓을 수 없는 특징이라고 할 수 있는 점은, 작품의 화자를 아서의 충직한 부하였던 데르벨로 지정해, 가급적 객관적인 시각에서 아서의 이야기 풀어가려 했다는 점과, 그리고 시대의 흐름에 따라 시시각각으로 변하는 주요 등장인물들의 본래의 모습을 여과 없이 드러내, 그동안 신화적인 요소가 가미되었던 것과는 상당히 다른 분위기를 보여준다는 것이다. 개인적으로 이 작품은 주로 남성들의 거친 이야기를 다루고 있어 작품을 대하는 독자들의 폭이 다소 제한적이지 않을까 싶었는데, 역량 있는 작가에 의해서인지 몰라도 누구나 쉽게 책 속으로 빠져들게 하는 명작으로서의 진가를 발휘하고 있어, 독자들이 이 작품을 통해 아서왕 이야기에 대한 재미를 한껏 누렸으면 싶은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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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호 측 증인
고이즈미 기미코 지음, 권영주 옮김 / 검은숲 / 201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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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모든 진실이 언제나 우리 눈에 그대로 드러나는 것만은 아니다. 때로는 어떤 의도적인 음모에 의해 진실이 아닌 내용으로 조작되거나 왜곡되어, 사실과는 다른 정 반대의 방향으로 흘러가게 하여 그것이 마치 사실인 것인 양 둔갑하여 엉뚱한 결과를 낳기도 한다. 물론 이 문제가 어제오늘의 일은 아니지만, 이것이 어느 한 개인의 삶과 결부되어 앞으로 남은 인생에 있어 좌지우지할 정도의 영향을 미치게 된다고 보면, 이는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어느 사회에서든 마찬가지로 죄를 지었음에도, 그 어떤 처벌도 받지 않고 당당히 살아가는 이가 있는 반면에, 성실한 삶을 살아왔음에도 변호의 힘을 받지 못해, 억울한 죄의 굴레를 뒤집어쓰고 고통 속에 살아가거나 심지어 목숨을 잃는 사람들이 더러 있게 마련이다. 특히 요즘도 이런 어처구니없는 일들을 간혹 우리 사회에 버젓이 행해지고 있음을 볼 때, 공정하고 정의로운 사회를 구현하는데 너와 내가 따로 있을 수 없으며, 그래서 무엇보다 이러한 가치를 추구하려는 사회구성원들의 많은 노력이 있어야 하지 않을까 싶은 생각을 해본다.

이 작품은 존속에 대한 살인혐의를 받고 유력한 용의자로 지목되어, 사건경위에 대하여 주변 인물의 조작된 허위 증언과 경찰수사의 부실화가 서로 맞물리면서, 결국 법원 사형선고에 처하게 된 한 여인이, 죽음을 눈앞에 둔 절망의 끝에서도 자신에게서 믿음을 잃지 않고, 마침내 사건의 진실을 밝혀내는 반전이 돋보이는 미스터리 추리물이다. 삶과 죽음이 마치 종이 한 장처럼 느껴지게 하는 드라마틱한 과정을 절묘하게 그려낸 이 작품의 작가는, 사실 우리에게 알려지지 않은 거의 무명작가나 다름없어 보이지만, 2011년 나오키상을 수상했던 미치오 슈스케가 이 작품에 대해 그 누구와도 공유하고 싶지 않은 전설의 걸작으로 평할 만큼, 자국 내의 평단으로부터 상당한 호평을 받았던 작품으로 알려져 있어, 장르소설을 좋아하는 독자들이라면 한번 관심을 가지고 주목해볼 만한 작품으로 여겨진다.

작품의 전개과정을 보면 소설 속 주인공 미미는, 자신의 시아버지를 살해했다는 명목으로 법원으로부터 최종적으로 사형선고를 받고 유치장 안에 있는 자신을 찾아온, 자신에 남편과의 안타까운 면회 장면으로부터 시작한다. 주인공 미미라는 여성은 한때 결혼 전 어느 스트립 바에서 춤을 추는 무희로서의 삶을 살았지만, 어느 날 그곳을 우연하게 찾아온 재벌가의 외동아들이자 남자의 눈에 들게 되었고, 그의 계속되는 열렬한 구혼 끝에 마침내 결혼하기에 이른다. 사실 그녀의 남편은 재벌의 아들이긴 했지만, 삶의 목표가 없는 아버지의 돈으로 무위도식하며 방탕한 생활을 즐기던 자였으며, 자신은 스트립 댄서로서 일반 사람들의 인식으로부터는 사실상 자유롭지 못했다. 그래서 사회 통념상 조금은 어울릴 것 같지 않아 보이는 이들의 결혼을 두고, 가족과 주변 사람들은 물론이고 언론에서 당연히 화제가 될 수밖에 없었으며 부정적인 시각들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이들은 그러한 우려와는 달리 이전의 그러한 삶에서 벗어나 서로의 사랑을 바탕으로 누구의 힘에도 의지하지 않고 노력하는 삶을 살고자 했다. 하지만 이들이 원했던 희망적인 삶은 그리 오래가지 않는다. 그것은 시아버지의 저택에서 남편과 함께 거주한 지 불과 며칠 만에 자신의 시아버지가 누군가에 의해 살해되는 이유에서다. 경찰 조사를 따르면 사건의 여러 정황으로 보아 외부 침입에 의한 것이 아닌 당시 사건장소에 있었던 내부 사람에 의한 타살로 보이며, 결국 사건 주변 인물들의 증언에 의해 미미는 자신의 결백을 증명할 방법을 찾지 못하고 용의자로 체포되어 구속된다.

이 작품은 다른 무엇보다도 이야기의 중반 이후로 등장하는 반전의 묘미를 극대화하여, 허위증언에 의해 가려진 진실을 찾아가는, 그래서 독자들로 하여금 사필귀정이라는 단어를 떠올리게 하지 않나 싶은 생각이다. 더불어 담고 있는 작품의 내용으로 볼 때, 선의에 의한 행동이 때로는 부메랑이 되어 자신에게 돌이킬 수 없는 불행한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것과 그리고 자그마한 오해에서 비롯된 것이 결과적으로는 엄청난 비극을 부를 수도 있음을 다시 한 번 상기시켜주기도 하다. 특히 이 작품은 사건전개에 있어 핵심적인 중요사항만을 깔끔하게 다루어 군더더기가 별로 없는데다가, 영화 ‘귀여운 여인’ 생각나게 하는 인물들의 독특한 설정도 눈여겨볼 만하다 하겠다. 재벌가의 방탕한 외아들과 스트립 댄서가 서로 만나 첫눈에 반해 사랑에 빠지면서 행복한 결혼생활을 기대하지만, 사람의 일이란 것이 언제나 생각하고 의도하는 방향으로 움직이지 않는다는 것을 일깨워주는 이 작품에서 우리가 주목해봐야 할 것은, 어떤 이유에서든 좌절과 절망에 직면하고 있다 해도, 끝까지 희망을 버리지 말고 자신을 믿고 이를 지지해야 한다는 것이다. 치밀한 반전의 설정에 의해 대역전극이 펼쳐지는 이 책에 독자들의 관심이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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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전한 수장룡의 날
이누이 로쿠로 지음, 김윤수 옮김 / 21세기북스 / 201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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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에 개봉되자마자 관객들로부터 상당한 호응을 불러일으켰던 인셉션이라는 영화를 기억하는 독자가 있는지 모르겠지만, 이 영화는 꿈을 해킹한다는 조금은 독특한 설정으로 현실과 비현실의 경계를 넘나들며, 우리의 다양한 상상력을 충족시키면서, 뛰어난 완성도를 보여주고 있어 기대 이상의 극찬을 받았던 것으로 기억된다. 이번 2011년 제9회 ‘이 미스터리가 대단하다.’ 대상을 수상하며 독자들에게 선보이는 ‘완전한 수장룡의 날’ 이 작품은 영화 인셉션과 그 전개되는 내용에서 큰 차이가 있지만, 현실과 비현실적인 적절하게 가미한 이야기를 다룬다는 분류상의 맥락에서 보면, 그에 버금갈 정도로 치밀한 구성 아래 마지막의 예상치 못한 결말에 이르기까지, 서정적인 배경을 바탕으로 꿈과 현실을 절묘하게 섞어놓아 미스터리를 좋아하는 독자들이 관심을 두어볼 만하다. 위에서도 간접적으로 이야기했듯이 사실 이 작품은, 표면상 미스터리를 전면에 내세우기는 했지만, 여기서 다루고 있는 이야기는 우리가 흔히 보아왔던 형사나 탐정이 등장하여 논리적인 수사가 필요한 내용과는 사뭇 다르다. 그래서 기존 미스터리의 내용과는 전혀 다른 SF에 가까우면서도 판타지적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다소 독특한 내용을 담고 있다. 따라서 독자의 측면에서 보면 이 작품이 현실의 이야기를 하는 것처럼 보이다가도, 불현듯 영혼의 세계에서나 있을 법한 비현실적인 이야기가 절묘하게 조화를 이루어 내는 작품 속으로 잠시 빠져보는 것도 좋을듯하다.

작품 속 주인공이 되는 가쓰미는 순정 만화가로 한때 이름을 날리다가 어느새 중년의 나이에 접어든 미혼의 여성으로, 어렸을 때 어떤 이유에서인지 모르게 자살을 시도하다가 의식불명인 채로 살아가고 있는 하나뿐인 남동생 고이치와 센싱이라는 기술을 이용하여 의식 속에서 서로 소통하려 한다. 센싱이라는 신기술은 SC 인터페이스라는 기계를 통해 혼수상태인 환자와 대화를 원하는 타인과 의사소통할 수 있는 통로를 제공하여줌으로써, 전혀 다른 시간과 공간 속에서 이들 서로 만나게 하는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코마 상태의 환자를 둔 가족들이 이용하고 있다. 아쓰미는 의사의 권유로 동생이 왜 자살을 시도했는지에 대한 이유를 알기 위해 센싱을 이용하게 되었는데, 점차 센싱의 빈도가 늘어나면서 그 영향으로 간혹 현실과 비현실을 구분 못 하게 되는 혼란스러움에 빠지게 된다. 다시 말해 그녀는 현실이 아님에도 마치 그것이 현실인 양 착각을 하게 되거나, 반대로 현실임에도 비현실적으로 느껴지는 정체 모를 모호함을 경험하게 된다. 그런데 이 모호함의 과정에는 아쓰미가 과거 어린 시절 자신의 가족들과 함께 어느 외딴섬에 사는 자신의 외할아버지 댁에 방문했을 때, 그곳에서 동생과 어울려 놀다가 동생이 바닷물에 휩쓸려 목숨을 잃을 뻔했던 위험천만한 과거의 사실과 또한 그 사건으로 자신의 부모가 결국 이혼하게 되는 슬픈 기억이 자리하고 있다.

이 작품을 읽으면서 나름대로 특별하게 느껴졌던 점은, 주축이 되는 이야기의 부분은 사실상 의외로 단순하게 되어 있지만, 그 전개과정이 예사롭지 않다는 데 있다. 독자의 입장에서 책의 내용을 읽다 보면 지금 현실의 이야기가 펼쳐지고 있구나 하는 느낌이 들게 하다가도, 돌연 비현실적인 방향으로 갑자기 급선회하여 마치 꿈속의 한 장면처럼 바뀌어 있고, 또한 현실이 아닌 꿈의 이야기가 진행되는 듯이 보이다가도 이것이 어느새 현실적인 이야기로 돌변하고 있어서, 결과적으로 전체적인 구성과 이야기의 설정에서 작가의 치밀함이 돋보인다는 것이다. 더불어 작품 중간 이후에 나타나게 되는 놀라운 반전의 과정도 눈여겨볼 만하다. 이 작품의 전반부는 서정적인 풍경을 바탕으로 부드럽고 감성적인 이미지가 떠오르지만, 후반부로 갈수록 주인공 개인의 숨겨져 있던 과거사가 서서히 부각되면서 암울하고 비극적인 상황으로 치달으면서 독자들이 예상치 못한 섬뜩한 결과를 내어 놓는다. 하지만 이 작품은 미스터리에서 자주 등장하는 스릴에 의한 긴장감이라든지, 분위기를 압도할 만큼의 고조적인 부분들이 기대했던 것만큼 많지 않아 그런 점에서 보면 아쉽게 느껴지기도 한다. 화려한 문장과 뛰어난 묘사와 더불어 현실과 비현실을 오가며 반전과 감동을 선사하며, 미스터리의 색다름을 강조한 이 작품에 독자들의 많은 관심이 있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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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경영 분야 주목할만한 신간 도서를 보내주세요

 

 

지난 수십년 간의 서구의 막대한 원조에도 불구하고, 오늘날 아프리카를 비롯한 대부분의 피원조국들은 극심한 기아와 경제난에 시달리고 있음을 볼 수 있습니다. 이 책은 자립적으로 성장할 수 없는 악순환에 빠진 해외 원조의 유용성을 날카롭게 지적하며, 그 문제의 핵심이 어디에 있으며 ,그 해법을 어디에서 찾아야 할지에 대한 구체적인 대안과 방법을 모색한 좋은 책이 아닐까 싶어 추천하고 싶은 책입니다. 

 

 

 

 

 

2008년의 금융위기를 겪고 난 후, 이 문제가 채 아물기도 전에  그리를 비롯한 유럽 국가들의 대외 채무에 대한 상환이 맞물리면서, 또 다시 금융위기가 오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견들이 많아지는듯 합니다. 이 책은 그러한 근본적인 문제가 어디에 있는지를 상세하게 살펴보면서, 그것과 연관하여  우리의 국내 경제 현안에 대한 심각한 문제점들은 무엇이고, 이에 대한 대비책은 무엇일지를 분석하고 있어서, 누구라도 한번쯤 읽어봐야 할 경제도서가 아닐까 싶어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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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라딘신간평가단 2011-11-09 20: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체크완료했습니다 :) 감사합니다!

 
밀실의 열쇠를 빌려 드립니다 이카가와 시 시리즈
히가시가와 도쿠야 지음, 임희선 옮김 / 지식여행 / 201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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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품은 최근 국내에서 ‘수수께끼 풀이는 저녁 식사 후에’라는 작품으로 독자들로부터 호평을 받은바 있는 히가사가와 도쿠야의 새로운 작품이다. 국내 독자들에게는 그의 작품들이 많이 소개되지 않아 아직은 생소하게 느껴지기는 해도, 그의 작품 경향으로 볼 때, 기대를 해도 좋을 만한 미스터리 작가로 기억되지 않을까 싶은 생각이다. 이는 기존의 미스터리 장르와 관련한 많은 작품이 스릴과 공포의 분위기를 밑바탕에 두는 것이 일반적이라고 보면, 그의 작품 내용에서 눈에 띄는 것은 전개되는 미스터리의 사건의 배경에 그러한 요소들을 가급적 배제하고, 사건 외적인 대부분 내용을 작가 특유의 유머로 채워가고 있어서 조금은 색다른 면을 보여주는 듯하다. 그래서 독자로 하여금 치밀하게 구성된 미스터리와 함께 유쾌한 웃음을 동시에 감상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그런데 선입관에서인지 몰라도 사실 본격추리와 유머의 결합은 어떻게 보면 전혀 맞지 않을 것 같은, 그래서 왠지 어색해 보이지 않을까 싶기도 한데, 막상 그의 작품을 읽고 있노라면 추리는 추리의 내용대로 재미있고, 이야기 도중 불쑥 튀어나오는 유머는 사건 본질에 대한 흐름을 흩트리지 않으면서도 웃음을 자아내게 하는, 작가만의 독자적인 작품세계를 구축하고 있어 장르소설을 좋아하는 독자들이 한번 관심을 두고 주목해 볼 만하지 않나 싶다.

이 작품은 내용을 잠시 살펴보면, 한때 오징어가 많이 잡히면서 도시로의 번성을 구가했지만, 이제는 과거의 그러한 활기찬 모습을 찾을 수 없어 날로 퇴색해져 가는 이카가와 라는 어느 지방도시를 배경으로, 밀실에서 벌어진 두 건의 미스터리 살인 사건을 다루고 있다. 주인공 류헤이는 이 도시에 자리 잡고 있는 시립대학에 영화학과 학생으로, 이제 취업을 걱정해야 하는 3학년 학생이다. 특별한 재주도 없고 그렇다고 영화학도로서의 포부도 접은 지 오래여서 진로를 고민하던 차에, 그는 운 좋게도 자신에 선배의 도움으로 중소 업체의 영화사에 취직자리를 알선받게 된다. 그러나 이런 자신의 진로 방향에 실망을 느낀 그녀의 여자 친구는 그와 갑작스러운 결별을 선언하게 되고, 그러한 과정에서 우울한 시간을 보내던 중 류헤이는 자신의 선배 집에서 영화를 보자는 제의를 받고, 자신이 감상하고 싶어 했던 미스터리 영상물을 대여하여 함께 영화를 보게 된다.

본격적인 사건은 주인공 류헤이가 그의 선배와 함께 2시간 동안의 즐거운 영화 감상을 마치고 난 후 불과 얼마 안 되어 발생한다. 선배는 영화관람 후 류헤이와 몇 잔의 가벼운 음주를 즐기다가 잠깐 샤워를 하러 간 뒤, 돌아올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이상한 기운을 느낀 류헤이는 욕실로 향하게 되는데, 그곳에서 선배가 흉기에 찔려 살해된 선배를 발견하고는 그 충격으로 기절해 버린다. 다음 날 아침 정신을 차리게 된 그는, 자신이 누군가에 의한 함정에 빠져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한때 자신의 매형이었으며 현재는 사립탐정 사무소를 운영하는 우카이에게 연락을 취하게 되는데, 그 과정에서 자신의 여자 친구도 선배가 사고를 당했던 것처럼, 비슷한 시간대에 누군가에 의해 살해되었다는 놀라운 소식을 듣게 되기에 이른다. 그런데 문제는 두 건의 살인 사건의 피해자가 모두 자신과 깊은 관계가 있는 사람들이며, 특히 선배의 죽음은 아무런 외부 침입이 불가능한 밀실에서 발생한 것이라서, 류헤이의 처지에서는 사건의 여러 정황상으로 볼 때 자신이 범인이 아님에도, 이미 이 사건에 유력한 용의자가 되어 있다는 것이다.

이 작품은 별개의 장소지만 불과 10 여분 사이에 같은 흉기에 의한 두 건의 살인 사건이 발생했고, 더구나 이중 하나의 사건은 외부의 침입이 없는 밀실에서 진행된 것이라, 사건의 내용만 보더라도 범인이 누구일지에 대한 관심도를 증폭시키고 있어서, 독자의 관심을 사로잡을 만해 충분해 보인다. 또 하나 이 작품이 조금 특이해 보이는 것은, 끔찍하고 연속된 두 건의 살인 사건이 발생했음에도 공포와 스릴이 주는 긴장감보다는, 중간마다 등장하는 인물들에 의한 코믹한 내용에 의해 부담감 없이 읽힌다는 점이다. 더불어 사건 속에 숨어 있는 대담한 트릭들을 바탕으로, 작품의 구성면과 추리의 과정이 논리적으로 치밀하게 엮어져 있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하지만 이 작품은 범죄자의 살해 동기와 같은 사건의 개연성 부분에서 조금은 이해하기 어려운 애매한 점이 있다는 것과 또한 살해 사건을 다루고 있음에도, 독자에게 있어 범죄를 바라보는 시각을 너무 단순하고 안일하게 다루고 있지 않나 싶기도 하다. 그럼에도 이 작품이 긍정적으로 생각되는 것은, 미스터리 추리에 유모를 적절하게 조화시킴으로써, 기존의 미스터리 작품과는 차별화된 새로운 면모를 보여주고 있다는 점이다. 따라서 결말의 끝을 알 수 없는 미스터리 전개, 그리고 그 안에 교묘하게 장치되어 있는 트릭의 부분을 유머러스한 이야기와 함께 풀어간 이 작품에, 독자들의 관심이 있기를 바라며 그의 새로운 작품이 조만간 등장하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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