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라는 여자 - 그리면 그릴수록 그리운 그 여자
마스다 미리 지음, 안소현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1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당신에게 있어 엄마라는 사람은 어떠한 존재인 것인가 하고 물어 본다면, 당신은 어떻게 말할 수 있을 것인가. 엄마의 존재를 표현함에 있어 사람들마다 각자 그 내용에 조금씩 차이가 있을지 모르지만, 어떤 누군가가 자신이 힘들고 괴로움에 처해 있을 때, 세상 그 누구보다도 용기와 위로가 되는 존재로 엄마를 선택했다거나, 혹은 자신이 그토록 바라고 원했던 일을 성공적으로 이루고 난후, 단 한 순간의 망설임도 없이 가장 먼저 떠올리고 함께 기뻐하고 싶은 대상이 엄마라고 말한다면, 이를 두고 의아해 하거나 이상하게 생각할 사람은 아마도 없을 것이며, 오히려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런 선택에 충분히 공감하지 않을까 싶다. 그것은 지금까지 그리고 앞으로도 아무런 조건과 대가를 바라지 않는, 엄마로부터 우리가 받은 사랑과 정성이 너무 깊고 크기 때문일 것이며, 또한 엄마라는 존재감 그 자체가 다른 그 무엇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커다란 가치와 의미를 지니고 있기 때문은 아닐까 한다. 많은 사람들은 철이 없던 시절에는 잘 모르다가 어른이 되어 세상물정이 어떻게 돌아가는지를 서서히 알게 되거나, 결정적으로는 자신의 아이를 낳아 키워가면서 뜻하지 않은 여러 고충을 새삼 인식하게 되면서, 자식을 키우는 엄마의 심정이 과연 어떠했을까를 비로소 깨닫게 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그렇다면 우리는 그동안 엄마에게 받은 사랑에 대한 보답으로 얼마만큼 자구적이고 실천적인 노력을 하고 있는 것일까.

 

이 책은 한평생 언제나 자신의 편이 되어 변함없는 사랑으로 자신을 키워준 딸이 이제는 어엿한 사회인으로 자라, 어린 시절부터 자신이 관찰해왔던 엄마에 대한 오래된 과거의 기억들을 더듬어가면서, 때로는 유행에 동떨어진 억척스럽고 자질구레한 모습으로, 더러는 속으로 마음 아파하면서도 자식들에게 옳은 길을 가게하기 위해 잔소리와 야단을 퍼붓기도 했던, 그러나 그것이 엄마 자신의 건강과 안위를 우선한 것이 아닌, 자식을 위한 배려였고 사랑이었으며 정성이었음을, 고단하고 힘들었던 엄마의 지나온 일생을 회고하면서, 그동안 엄마와 함께 했던 여러 에피소드를 소재로 하여 훈훈하고 유쾌한 이야기를 담아낸 에세이다. 이 책속의 이야기는 단지 먹고 살기 바쁘다는 이유로 자신의 엄마에게 따뜻한 말 한마디 제대로 전달하지 못하고 오늘을 살아가는 많은 독자들에게, 엄마라는 존재가 우리들에게 있어 어떠한 의미였는지를 새삼 다시 일깨워주는, 가슴 뭉클하면서도 한편으로 엄마에 대한 감사함과 고마움을 가슴 깊이 느끼게 하고 있어서, 누구나 꼭 한번 읽어 보기를 권한다.

 

저자의 솔직하고 허심탄회한 심정이 그대로 드러난 이 책에 나타난 엄마에 대한 여러 이미지들은, 과거 우리의 어머니들이 마치 그래 왔었던 것처럼 많은 부분에서 상당히 닮아 있다. 이를테면 값이 나가지 않는 소소한 선물이나 겉치레에 가까운 칭찬 한마디에도 적잖은 감동을 하며, 정작 자신이 좋아하고 소유하고 싶어 하는 것을 먼저 챙기기보다는 가족을 위한 것에 더 관심을 두고, 실속 있고 화목한 가정을 위해 내부적인 것에 세심한 신경을 쓰는 등의 다양한 이야기들은, 다름 아닌 바로 우리들 어머니의 모습과 일치되는 부분이 많아 독자들이 잔잔한 감동과 함께 공감을 불러일으킬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일반적으로 아줌마라고 통칭되는 우리의 엄마들은 가끔은 용감해지고 심지어 저돌적일 때가 있다. 그래서 일부 사람들에게는 그러한 행위가 지나칠 때 이를 두고 눈치 없고 품위 없는 것으로 비판을 받기도 하지만, 사실 그러한 행동의 밑바탕에는 한결같은 자식에 대한 사랑이 깊게 베여있음을, 우리가 더러 잊어버리고 사는 것은 아닌가 싶은 생각을 해본다.

 

엄마라는 존재는 우리가 온갖 투정을 부려도 이에 개의치 않으며 다 받아 넘겨줄 수 있는 포근하고 넉넉한 사랑을 가지고 있으며, 아프고 괴로운 마음의 상처로 힘들어 할 때, 따뜻하게 보듬어 이를 극복하게 만들어 주는 아마도 세상에서 유일한 존재가 아닐까 싶다. 그럼에도 우리는 이런 저런 핑계로 엄마에게 한걸음 먼저 다가서기를 주저하거나, 나중에 하는 마음으로 미루고 있는 것은 아닌지, 우리 자신을 한번 되돌아 깊이 생각해 볼일이다. 우리들의 엄마는 언제나 그랬듯이 자식에게 무얼 바라거나 요구하지 않는다. 오히려 지금 이 시간에도 자식을 위해서라면 자신이 가진 모든 것을 다 내어주고도 모자라, 더 잘해주지 못한 것에 대한 회한의 눈물을 흘리는, 그래서 그런 면에서 어찌 보면 엄마는 한 없이 작고 나약한 존재인지도 모른다. 이 에세이에 담긴 여러 이야기는 엄마라는 이름으로 거칠고 험한 세상 여정을 살아온, 바로 우리들 엄마의 주름진 얼굴을 문득 생각나게 한다. 작가는 시간이 날 때마다 엄마와 수다를 떨거나, 함께 손을 잡고 멀지 않은 곳으로 여행을 떠나게 될 때, 엄마도 자신도 큰 행복감을 느낀다고 한다. 따라서 독자들이 이 한권의 책을 통하여 한평생 오롯이 내 편이 되어준 엄마의 사랑을 오늘 다시 한 번 되새겨 보고, 자신이 엄마를 위해 할 수 있는 아주 사소하고 작은 일들을, 단지 생각에만 그치고 말 것이 아니라 직접 실천에 옮겨보는 계기로 삼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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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토바 전설 살인사건 명탐정 아사미 미쓰히코 시리즈
우치다 야스오 지음, 한희선 옮김 / 검은숲 / 2011년 12월
평점 :
품절


이 작품은 일본 내에서 ‘명탐정 아사미 미쓰히코 시리즈’로 큰 화제를 낳았으며, 대중문학가로서 평단과 독자들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았던, 그래서 지금까지도 상당한 유명세를 떨치고 있는 우치다 야스오라는 작가의 장편추리소설이다. 그동안 미쓰히코 형사시리즈는 100편이 넘는 꾸준한 이야기를 펼쳐오면서 여전히 자국의 독자들에게 꾸준한 사랑과 인기를 얻고 있지만, 국내에서는 그의 작품들이 거의 소개되지 않은 관계로, 아마도 국내 독자들의 입장에서는 다소 생소하게 느껴질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그런 이유로 작가가 이미 발표했던 여러 작품들이 볼 수 없기 때문에, 고작 이 작품 하나만으로 작가의 개성적인 성향이나 작품을 통해 느낄 수 있는 장르적 분위기가 어떠한지를 단정하기에는 약간 무리가 있다고 보이지만, 개인적으로 이 작품을 읽으면서 느꼈던 것은, 장르소설로서 작품성과 대중성을 충분히 갖추었으면서도 탄탄한 스토리를 바탕으로 논리적인 해결과, 매력적인 캐릭터들을 등장시켜 흥미로운 전개를 이끌어 가고 있어, 이 작품을 기점으로 앞으로 국내에 소개될 야스오 작가의 후속 작품들을 기대해도 좋을듯하다는 생각이다. 따라서 추리소설에 관심 있는 독자들이라면 이 작품을 단순히 가볍게만 넘길 것이 아니라 한번쯤 눈여겨 봐두었으면 하는 생각을 해본다.

 

우선 고토바 전설이라는 다소 신화적인 느낌을 풍기게 하는 제목을 장식한 이 추리소설은, 일본에서는 이미 고전의 반열에 올라있는 미쓰히코 형사 시리즈에서 중심인물이 되는 미쓰히코라는 인물이 앞으로 명탐정으로 거듭나기까지, 처음 데뷔하게 되는 계기가 되는 작품이다. 작품에서 전개되는 사건의 내용은 사실상 간단하다. 대학 때 불의의 사고로 뜻하지 않았던 일시적 기억상실증에 걸린 20대 후반의 여성이, 자신의 잃어버린 과거의 기억을 되살리는 치료 과정에서 의사의 조언에 따라, 망각된 자신의 기억을 되찾기 위해 떠난 여행에서 의문의 죽음을 당하게 되는데, 문제는 이 사건이 하나의 직접적인 단초가 되어 추후 연쇄살인의 범죄로 이어지는 과정이 흥미롭게 전개되어 있다. 그런데 이 사건은 나중에 경찰의 입장에서 오리무중에 빠질 만큼 우려가 되는 문제점으로 작용하게 되는데, 그것은 경찰의 치밀한 수사의 진행에도 불구하고 이를 무시하듯 짧은 기간 동안 무려 3명의 연쇄 피해자가 발생하게 된다는 것과, 범죄 현장에 사건의 실마리를 풀어 줄 도움이 될 만한 어떠한 증거나 증인을 거의 찾아볼 수 없다는 것이다. 결국 사건에 대한 사태의 심각성이 커지면서 여론의 압력이 점차 거세어짐에 따라, 경찰은 수사 인력을 보강하는 등의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이지만, 유력한 용의자를 색출하는데 어떤 단서나 심증적인 요인을 찾지 못하는 어려움을 겪게 되고, 마침내 사건은 더 이상의 진전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돌연 미궁으로 빠져버리는 결과를 낳는다.

 

독자의 입장에서 야스오 작가의 이 작품과 관련하여 주목해 볼만 특징으로 크게 몇 가지를 생각해볼 수 있는데, 먼저 그 하나는 형사시리즈 추리물이 대개 그렇듯이, 이 작품 역시 주요 등장인물들의 개성적인 캐릭터에 있다. 이 작품 속에는 사건을 해결하는데 있어 중요한 역할을 하는 두 인물이 등장하는데, 지방 소속의 경찰서에 근무하는 집요하고 깐깐한 성격의 소유자이면서도 언제나 성실한 자세로 임하는 중년의 노가미 형사와, 부유하고 뼈대 있는 집안 가문에서 태어나 특별한 직업 없이 글 쓰는 것을 취미로 삼고 있으면서도, 명석한 두뇌를 바탕으로 논리적으로 범죄사건의 핵심을 잡아내는 능력을 지닌 젊은 청년 마쓰히코가 바로 그들이다, 이들은 사건을 해결함에 있어 복잡하고 불확실한 상황에서도 서로 호흡을 맞춰 명콤비를 이루며 최종적인 사건 해결에 큰 도움을 주게 된다. 두 번째는 작품의 배경으로 지방에 오래전부터 유래되고 있는 전설을 매개체로 하여, 이를 향토색이 짙은 서정성을 담아 문학적인 부분을 가미하였고, 더불어 악의적이고 비열한 범죄의 이면에 진한 휴머니즘적인 요소를 담고 있어서, 단순히 범죄의 과정을 밝혀가는 것에 중점을 둔 것이 아닌, 독자들의 공감대를 형성하려는 대중적인 면을 함께 고려했다는 점이다. 끝으로 이전의 많은 작품들이 장르소설의 기교적인 면, 다시 말해 사건에 맞춰 사전에 기획된 트릭이나 결말에서의 반전을 통해 독자들의 흥미를 불러일으켰다고 보면, 이 작품은 그러한 작가의 의도적인 장치 없이도, 충분히 독자들이 작품의 재미를 느낄 수 있도록 탄탄하고 짜임새 있는 스토리와 사건 해결에 있어 정확한 논리를 전개하여 정통추리소설의 묘미를 한층 느낄 수 있게 만들었다는 것이다.

 

이미 기존의 여러 작가들에 많은 작품을 통해서, 탁월한 추리력과 논리력을 갖춘 명탐정이라 할 수 있는 셜록홈즈나 가가형사, 그리고 이외에도 다양한 탐정들이 등장하는 형사시리즈 소설들이, 오랜 시간에 걸쳐 지금까지도 변함없이 많은 독자들에게 많은 호응을 받아온 것이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해도 사실상 독자의 입장에서 보면 여전히 그 선택의 폭이 그리 넓지 않았던 것이 사실이다. 따라서 그러한 측면에서 보면 이 작품은, 아사미 미쓰히코라는 새로운 인물을 통해, 또 하나의 흥미롭고 유쾌한 형사시리즈의 면모를 독자들에게 선사해줄 것으로 보이며, 이전의 다른 작품들과 비교하여 조금은 색다른 재미를 감상할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아스미 작가의 대표적인 작품으로 알려진 미쓰히코 형사시리즈는, 그동안 100편이 넘는 후속적인 이야기를 통해 일본 내의 드라마나, 영화, 게임 등 문화 컨텐츠로서 많이 활용되어 왔을 정도로, 이미 여러 차례 독자들로부터 검증된 작품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선정적이고 자극적인 요소를 가급적 배제하고, 또한 사건과 등장인물에 대해 작가가 직접 개입하여 이야기의 결론을 의도적인 방향으로 이끌어가는 것을 피하고, 객관화 할 수 있는 중립적인 자세를 취하여 독자들의 생각과 입장을 배려한 이 작품에 많은 관심이 있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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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일곱, 364일 블랙 로맨스 클럽
제시카 워먼 지음, 신혜연 옮김 / 황금가지 / 2011년 11월
평점 :
절판


장르문학에서 흔히 다루어지는 소재 중 하나는 인간의 사후 세계에서나 생각해볼 수 있는 유령의 존재에 관한 이야기다. 일반적으로 현실에서 발생한 어떤 일이 원활하게 해소되지 못해 그것이 깊은 한으로 남게 되거나, 혹은 현실에 대한 강한 집착이 원인이 되어 나타난다는 이들의 존재는, 과학적으로 이를 명확하게 증명할 수 없다는 점에서, 오늘날 괴담의 형식으로 나타나고 있지만, 여전히 사람들의 지속적으로 입에 오르내리고 있을 정도로 흥미로운 요소가 되고 있는듯하다. 이 작품은 기본적인 밑바탕에 유령적인 존재를 등장시켜 이야기를 이끌어감으로서 얼핏 생각하면, 독자들이 기존에 많이 보아왔던 여타의 소설들과 별 차이가 없는 비슷한 형식의 소설처럼 여겨지지만, 실제 작품의 구성적인 부분이나 전개되는 이야기의 내용을 생각한다면, 획기적일 정도로 이전에 볼 수 없었던 새로운 형태의 미스터리 스릴을 보여주고 있는 신선하면서도 색다른 느낌을 주는 작품으로 보인다. 이 소설을 읽으면서 개인적으로 느꼈던 생각은, 풋풋하고 애잔하게 느껴지는 로맨스와 가족에 대한 사랑과 그리움을 토대로 하면서도, 의문의 사고사를 당한 등장인물들의 죽음에 원인이 무엇인지를 찾아가는 미스터리의 요소를 가미하여, 장르소설이 주는 흥미로운 부분 외에도 한권의 작품에서 여러 장르를 읽은 것 같은 기분이 들게 한다는 점이다. 또한 작가가 작품을 통해 우리 사회의 일부 고질적인 사회병폐의 문제점들을 부각시킴으로서 독자들에게 이를 다시금 일깨우는 한편, 누구나 공감할 수 있게 감동적으로 그려내고 있는 점도, 장르소설에 관심이 있는 독자들에게는 관심을 두어볼만 한 부분이 아닐까 싶다.

 

작품 속의 여자 주인공 리즈는 자신의 18번째 생일날을 앞두고 아버지의 요트를 빌려 친구들과 모여 자그마한 생일잔치를 벌이던 중 한밤중에 의문의 익사로 당하게 되고, 꿈인지 현실인지 모를 무의식 속을 해매이다가, 영혼은 살아 있지만 자신의 육체는 사라지고 없는 유령이 되어버린 자신을 무심코 발견하게 된다. 그리고는 당황스런 마음에 자신이 어떤 이유로 죽게 되었는지 당시의 상황을 떠올려보지만 아무런 기억이 없음을 깨닫고 절망에 빠진다. 하지만 리즈는 얼마 시간이 지나지 않아 자신과 같은 유령의 모습으로 1년 전에 뺑소니 사고로 먼저 세상을 떠난 그녀의 학교 친구 알렉스를 만나게 된다. 묘하게도 자신들을 죽인 자가 누구인지 알 수 없는 의문의 죽음을 당한 직접적인 피해자라는 공통점을 지니게 된 이들 두 사람은, 이후 자신들이 겪어야 했던 불의의 사고를 일으킨 그 직접적인 가해자가 누구인지를 찾아, 희미하게 남아 있는 오래전 기억을 되살려 현실과 과거를 오가며 추적하기에 이른다.

 

그러나 미스터리라고 할 만큼 두 친구와의 관계에서 의문으로 남아 있는 것은, 아름다운 용모를 바탕으로 부족한 것 없이 남보다 우월감을 가지며 마치 귀족처럼 학교생활을 영위했던 리즈와, 반면에 가난하고 못생겼다는 이유로 주위 친구들로부터 멸시와 왕따를 당했던 알렉스가, 실제 같은 학교를 다니기는 했지만 이들이 함께 공유할만한 과거의 어떤 추억이나 공통점이 전혀 없다는 점이다. 그렇다면 이들은 무슨 이유로 이렇게 외롭고 비참한 영혼이 되어 같은 공간에 함께하게 되었던 것일까. 작품 속 주인공 리즈와 알렉스는 서로 개인적인 과거의 아픈 상처의 경험을 지니고 있어, 사실상 죽기 전까지 비교적 스스로 자유롭지 못한 생활을 영위해감으로서, 올바른 가치관 형성에 어려움을 겪는 인물로 등장한다. 그로 인해 리즈는 일종의 자신에게 트라우마 되버린 것을 쓰라린 과거의 기억으로부터 탈피하기 위해 위선과 가식적인 삶을 추구하고, 한편 어느 것 하나 남들에게 내세울 것이 없다고 생각하는 알렉스 역시 자신의 처지와 연관하여 세상을 긍정적으로 바라보지 못하고 비관적이고 소극적인 행동으로 일관한다. 결국 이 작품은 이들 사이에 존재하는 간극의 접점을 찾아가는 것을 시작으로 흥미진진한 이야기를 펼쳐낸다.

 

이 작품에서 눈에 띠는 점은, 베일 속에 가려져 여러 의문만을 남겨둔 상태에서, 조각난 퍼즐들을 하나씩 맞추어갈 때마다 충격적이고 놀라운 사실들이 하나둘씩 새롭게 드러내면서, 후반부로 진행될수록 독자들에게 잔잔한 감동과 강렬한 인상을 남기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서로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아 보이는 의문의 죽음을 당한 두 명의 청춘 남녀를 내세워, 그들을 화자로 삼아 자신들의 죽음의 원인을 밝혀가는 현실과 과거를 넘나드는 입체적 구성을 띠고 있어, 독자들이 등장인물들과 약간의 호흡을 맞추어 작품을 읽어 간다면, 한편의 멋진 영화를 보는 것과 같은 느낌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그리고 이 소설이 기존의 여타 작품들과 조금 색다르게 느껴지는 것은, 애틋한 로맨스 분위기를 배경으로 장르소설에서 흔히 다루어지는 미스터리와 스릴의 요소를 적절하게 배합시켜 놓은 점, 또한 유령의 존재를 등장시킴으로서 판타지적인 요소까지를 포함하면서도, 이전의 여러 작품들이 보여준 획일화 되고 일종의 공식화 되어버린 것 같은 일정한 틀에서 벗어나, 새로운 양식을 독자들에게 선보이고 있다는 것인데, 결국 이러한 부분이 이 작품을 읽는 독자들로 하여금 의외의 묘미와 즐거움 제공해주지 않을까 하는 점이다. 더불어 이 작품이 단순히 대중적인 자극적이고 흥미로운 면을 고려하기보다, 우리 사회의 고질적인 병폐나 일탈적인 행위로 문제가 되고 있는 부분들을 과감하게 들추어내어, 이기주의와 물질주의에 대한 경각심을 주지시키고, 그로 인해 우리 자신을 다시 한 번 되돌아보게 하면서 어떻게 살아가는 것이 가치 있는 삶인지를 일깨워 주고 있다는 점도, 독자들의 입장에서는 깊이 눈여겨 볼만한 작품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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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집
나카지마 교코 지음, 김소영 옮김 / 서울문화사 / 201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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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누구나 인생을 살아가면서 저마다 자신만의 특별하고 애틋한 사연이 있고, 시간이 흘러도 쉽게 잊어지지 않는 아름답지만 한편으로 애잔한 추억들이 있으며, 죽음에 이르기까지 아무도 모르게 혼자 간직해야하는 비밀스런 이야기들이 있게 마련이다. 그리고 그것들은 우리의 삶 속에 어떤 유의미한 존재가 되어, 때에 따라서는 삶을 살아가는 하나의 중요한 이유가 되기도 하며 목적이 되기도 한다. 우리의 인생은 수없는 선택의 과정으로 되어 있다. 그래서 무엇을 어떻게 선택하느냐에 따라 우리의 운명은 시시각각 변하는 것이며, 그 선택의 결과가 어떠하든지 간에 그로 인한 모든 책임은 남이 아닌 오로지 자신의 몫으로 남게 된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우리가 결코 잊지 말아야 할 것은, 그것이 설사 자신에게 있어 평생 후회와 회한으로 남더라도 이를 되돌릴 수 없다는 것이고, 어떠한 경우라도 죽는 날까지 스스로 어깨에 짊어지고 가야만 한다는 것이다. 이 작품은 인생을 살아가면서 단 한 번 선택으로 평생 동안 가슴에 지울 수 없는 한을 품고 살아야 했던, 한 여성의 지나온 삶의 흔적을 생동감 있고도 사실적으로 표현하여, 인간의 내면에 잠재되어 있는 심리적 갈등을 시대적 배경에 맞추어 적절하게 조화시켜 내고 있어, 독자들이 관심을 가지고 주목해 볼만한 작품으로 여겨진다.

 

주인공 다키는 일본의 어느 시골 가난한 농촌에서 태어나 소학교를 갓 졸업하자마자 불과 13세라는 어린 나이에 당시 생계의 어려움을 겪는 집에서 흔히 그랬던 것처럼, 하녀로서 남의집살이를 위해 도쿄로 가게 된다. 그리고 그렇게 처음 시작된 하녀생활에서, 그녀는 집주인으로부터 똑똑한 하녀에 대한 영국의 어느 일화를 듣고 나서, 자신이 하는 일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달린 것이지, 결코 남들의 시선에 좌우되는 부끄럽지 않은 일이라는 것을 알게 되는 일종의 자부심과 같은 동기부여를 얻는다. 이후 얼마 지나지 않아 그녀는 도쿄 중산층의 가정이었던 히라이 가문으로 옮겨가게 되는데, 그곳에서 자신은 결혼하지 않고 평생 하녀의 삶을 살아도 좋을 만큼의 하녀로서의 행복한 생활을 하게 되지만, 그 과정에서 그녀는 뜻하지 않은 곤란한 상황을 맞게 된다. 그것은 자신과 그동안 서로 신뢰하며 각별한 관계를 유지해오던 집안의 사모님이 외간 남자와의 사이에서 생긴 미묘한 애정의 문제였고, 결국 자신은 하녀로서 이런 상황에 대해 어떻게 처신을 해야 하는지를 두고 심각한 마음의 갈등을 느끼기에 이른다. 제목에서와 같이 빨간 기와지붕이 얹힌 작품 속의 작은집은, 주인공 다키에게 있어 고향 마을 자신의 집에서도 결코 느낄 수 없는, 마음의 여유와 행복한 삶을 유지하게 만들어 주는 자신만의 유일한 공간이다. 그래서 그녀는 그 공간이 어떠한 이유로라도 타인에 의해 침해당하지 않고 영원히 지속되기를 간절히 소망한다. 하지만 세상 모든 일이라는 것이 언제나 자신이 의도하는 방향으로 움직이는 것은 아닌 것처럼, 마냥 행복할 것만 같았던 그 공간에도 생각지 못했던 의외의 변화가 일어날 조짐을 보인다.

 

이 소설은 1930년대 일본의 어느 작고 가난한 시골 농촌에서 태어나, 평생을 남의 집 하녀로 살아가야 했던 주인공 다키라는 여인을 중심으로 회고록의 형식을 빌려, 그녀가 평생 비밀처럼 간직해야 했던 애틋한 사연을 지니게 되었던 과정을, 당시 일본의 시대 상황의 변화와 함께 마치 독자가 한편의 드라마를 보는 것처럼 흥미롭게 담아냈다. 그래서 한편으로 보면 역사소설이기도 하고 로맨스 소설이며, 또한 결말 부분에 가서 등장하는 놀라운 반전을 생각하면 미스터리 장르의 요소까지를 갖추고 있어, 독자의 입장에서 보면 다양한 색채를 지닌 문학작품으로 봐도 무방 할듯하다. 개인적으로 이 작품을 읽으면서 흥미롭게 생각되었던 것은, 작품의 전개 과정에 있어 당시 일본의 시대 상황에 맞게 주인공의 삶이 교묘하게 결합하여 중첩되어 흘러가게 함으로서, 은연 중 독자들을 책 속으로 빠져들게 만든다는 점과, 특히 후반부의 내용에서 주인공의 손자가 본격적으로 등장하면서, 예상치 못했던 놀라운 반전의 묘미로 인해, 결과적으로 작품의 중반까지 저자가 독자들에게 작품을 통해 무엇을 전달하려고 했는지에 대한 의문을 일시에 해소해버리는 치밀한 구성이 돋보인다는 점이다. 작가는 작품 속에 등장하는 작은집이라는 공간에 독자를 끌어들여, 그 주인공이 당신이라면 과연 당시의 상황을 두고 어떤 선택을 할 것인지, 그리고 작은집에 대해 자신은 어떠한 의미를 부여할 수 있는지를 묻고 싶었던 것으로 보인다. 일본의 전후를 배경으로 한 여성의 깊은 회한을 담아, 다양한 형식을 취하고 있는듯해 보이는 이 작품은, 생생하고 사실적인 묘사를 바탕으로 인간의 숨겨진 욕망을 문학적으로 섬세하게 그려냄으로서, 많은 독자들에게 독서의 묘미를 즐기는데 적잖은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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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경영> 파트의 주목 신간을 본 페이퍼에 먼 댓글로 달아주세요.

 

 

경제학 이론에 따르면 시장은 보이지 않는 손에 의해서 자율적으로 돌아갈 것이라고 주장되어 왔지만, 2008년 금융붕괴를 시작으로 이러한 논리의 문제점은 부각되고 있는듯합니다. 이 책은 이러한 문제의 원인은 어디에서 비롯된 것인지, 그리고 만약 지금처럼 시장이 제대로 작동되지 못할 때, 어디서 그 해법을 찾아야 하는지를 집중 조명한 책이 아닐까 싶은 생각입니다. 따라서 경제사 전반에 걸쳐 심층적인 분석과 함께 경제 흐름의 과정을 상세히 살펴볼 수 있어서, 독자들이 관심을 가지고 한번 읽어 볼만한 책으로 여겨집니다.

 

 

 

 

 

 

 

 

 

미국은 그동안 기축통화국으로서 국제 금융의 주도권을 잡고 지금까지 이끌어 왔지만, 금융위기 이후로 부채증가와 재정적자라는 두가지 구조적인 문제에 직면하면서, 최근 일부 전문가들은 미국이 이제 그 역할을 다한 것이 아닌가 하는 회의적인 의견들을 내놓고 있는듯 합니다. 이 책은 현재 미국이 안고 있는 여러 문제점들을 집중 분석하고 있어서, 향후 국제 경제에서의 미국의 행보를 가늠해 볼 수 있는 유용한 도서로 여겨져 추천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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