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이 우리를 일하게 하는가 - 네가 살아간다면 피할 수 없는 질문들
한호택 지음 / 아이지엠세계경영연구원(IGMbooks) / 201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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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현재 한해에 우리나라의 경제활동 인구는 대략 2500만이 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런데 이렇게 많은 사람들 가운데, 스스로는 자신이 하는 일에 관하여 어떤 의미를 부여하고 있는 것일까. 아마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의 일에 대해, 단순이 경제적인 이득을 취하기 위한 행위 외에, 나름대로의 어떤 특별한 의미를 두지 않는듯해 보인다. 물론 경제적 목적이 우리가 일을 하게 되는 가장 근본적이면서도 중요한 핵심적 이유임에는 틀림없다. 그러나 일을 하게 되는 그 의미를 우리가 조금 더 확대해서 곰곰이 생각해본다면, 내가 정말 금전적인 취득만을 위해 일하는 것일까 하는 구체적인 질문에 관하여, 자신도 모르게 어느새 애매모호한 의식의 경계선에 자신이 서 있음을 발견하게 되지 않을까 싶다. 오늘 우리가 마주하고 있는 현대사회는 점차 다양해지고 세분화 되면서, 역동적이고 다각화된 긍정적인 형태의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한편으로 우리 내부에 의식의 흐름은 복잡다단한 것을 피해 단순화 하려는 경향들이 있는듯하다. 그래서 사회를 바라보는 우리의 행태도 예전과는 달리 여러모로 많이 달라진 느낌을 받는다. 그런데 문제는 이러한 우리의 단조롭고 도식화되어가는 사고의 흐름이, 어느 면에서 보면 간단하고 명료해서 편리해보일 수 있을지는 모르지만, 그로 인해 우리가 중요하게 간주하고 인식해야할 많은 부분들이 쉽게 간과 된다는 점이다. 이 책은 그러한 관점에서 일과 사람, 그리고 이를 바탕으로 생겨날 수밖에 없는 다양한 사회관계의 파생적 현상들을 소설의 형식을 빌려, 우리가 무엇 때문에 일을 해야 하는 것이고, 무엇 때문에 살아가야 하는지를 되살펴보게 하는 의미 있는 책으로 여겨진다.


이 책은 개인사업의 부도와 이혼의 아픈 경험을 가진 주인공이, 매출 난에 허덕이는 보험회사를 우연한 기회에 경영하게 되는 책임자의 위치를 맡게 되면서, 그 안에서 생성되는 다양한 상황들을 토대로 가치관 경영이라는 주제의 다소 독특한 이야기가 전개되어 있다. 저자가 책 속 주인공을 통해 독자들에게 전달하고자 했던 것은, 경영인으로서 기업의 사회적 지위와 역할을 어떻게 설정하여 이끌어 나갈 것인가에 대한 리더로서의 가치관 재고와, 기업의 근원적 목표가 되는 이익의 창출을 위한 조직행동 본질적인 이해와 더불어, 인문학적 사고가 바탕이 된, 조직 내 인간관계의 새로운 모색을 통한 가치 형성의 중요성을 언급하고 있다는 점이다. 사실 경영의 본질적인 부분을 주요 내용으로 다룬다는 것은, 다른 어떤 이론서들과 마찬가지로 독자들에게 있어, 다소 딱딱하고 건조한 내용으로 받아들여 질 수밖에 없다. 그러나 이 책은 경영철학의 핵심적인 요소를 배제하지 않으면서도, 소설의 형식으로 스토리텔링이 되어 있어 독자들이 부담 없이 접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또한 이 책이 중점적으로 다루고 있는 부분, 즉 기업이 오로지 이익의 추구만을 위한 대상이 아닌, 사회적 이익에 부합하기 위한 세부적인 방법적 고찰과, 우리에게 있어 일이라는 것이 경제적 목적 외에 자아실현의 도구라는 허울적인 외침에서 벗어나, 그 실천적 방안에 대한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내용들을 담고 있어서, 오늘을 살아가는 독자들에게 한편, 신선한 자극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사실 경영의 혁신이나, 기업의 조직과 관련한 다양하고 전문적인 내용을 다룬 책들은 이미 많이 등장했으며, 지금도 고부가가치를 통한 기업의 이익극대화와, 경영의 효율성을 향상시키기 위한 다양하고 새로운 경영이론의 연구들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기업가든 개인이든 간에 무엇을 위해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지, 무엇 때문에 일을 하고, 무엇이 우리로 하여금 일을 하게 만드는지에 대한 보다 근원적인 질문과 이해를 다루고 있는 책은 그리 많지 않다. 그러한 점에서 본다면 이 책은 독자들이 나름대로 참고할 만한 좋은 책이 아닐까 싶다. 최근 들어 가치관의 부재로 인해 벌어지는 우리 사회의 온갖 부조리의 문제와 도덕적 헤이는 점점 심각해져가고 있는듯하다. 그런데 우리가 이를 가볍게 무시하지 넘어가지 말아야 할 것은, 이러한 문제점이 언젠가 분명 부메랑이 되어 우리의 삶에 뜻하지 않은 치명적인 결과를 가져 올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데 있다. 문제의 원인은 다양한 부분에서 찾을 수 있겠지만, 개인적인 생각을 피력해본다면 그 근원의 중심은 아마도 개인의 사회적 가치관 함몰에 있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돈이 점점 많아진다고 해서 비례하여 우리의 행복이 그만큼 증가되지 않다는 것은, 많은 전문가들의 각종 연구 자료를 통해 밝혀졌다. 따라서 우리가 일을 한다는 것은, 단지 경제적인 이유로만 해석 될 것이 아니라 더 나아가서 우리의 삶을 의미 있게 만들어 주는 유용한 도구로 깊이 인식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그런데 그것이 가능하기 위해 무엇보다 우선되어야 할 것은, 이 책이 강조하고 있는 것처럼, 인문학적 사고에 바탕을 둔 우리의 사회적 가치관이 올바르고 굳건하게 정립되어져야 것이고, 더불어 실천적의지가 뒤따라야 하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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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시작하는 철학
로제 폴 드르와 지음, 박언주 옮김 / 시공사 / 201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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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이 책을 읽고 싶었던 애초의 목적은, 그 동안 철학을 접하는데 있어 고등학교나

대학 학부 교양과목에서와 같이 피상적이고 수동적인 배움의 자세에서 벗어나, 조금은 주관적이고 진지한 자세에서 한층 가까이 살펴보고자 함이었다. 누구나 한번쯤은 철학이란 무엇일까 라는 물음에 대해, 관심이나 혹은 호기심 같은 것을 가져본 적이 있을 것이다. 일반적으로 철학은 인간이 살아가는데 중요한 인생관이나 세계관을 탐구하는 학문이라고들 정의한다. 정의된 내용으로만 본다면, 철학은 우리의 삶에 있어서 빼놓을 수 없는, 분명 핵심적인 요소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세상을 살아가는데 있어, 단지 먹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고 말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작 자신의 삶과 연관하여 철학이 우리에게 주는 의미의 중요성을 본격적으로 깊게 생각해본다거나, 친근하게 다가서려고 하는 사람들은 그다지 많지 않아 보인다. 아마도 이러한 원인에는 여러 가지 이유들이 있겠지만, 많은 사람들이 흔히 말하는 것 중 하나는, 철학이라는 학문이 의외로 복잡하고 난해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은 아닐까 싶다. 그런데 이 점은 막연하게 철학은 어려울 것이라는 우리의 선입관이나 편견이 문제일 수도 있으며, 한편으로는 일반인들이 철학을 보다 이해하기 쉽도록 설명해놓은 참고할 만한 책들이 별로 없었다는 것도 한몫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 선상에서 본다면, 이 책은 철학이 너무 어렵다거나, 또는 왠지 다가서기가 주저해지는 독자들에게, 철학 입문서로서의 충분한 길잡이 역할을 해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이 책은 소크라테스 이후 고대 그리스 철학의 두 거장으로 우리에게도 익숙한 플라톤과 아리스토텔레스를 시작으로, 신학이 발달한 중세시대의 여러 철학자들을 거쳐 현대철학자들에 이르기까지, 우리가 알고 있어야 할 최소한의 철학지식을 폭넓게 담아놓았다고 할 수 있겠다. 그런데 특히 이 책을 만나면서 독자의 입장에서 반가웠던 점은, 기존의 여러 철학 입문서들이 범해왔던, 이를테면 알듯 모를 듯했던 낮선 철학용어들의 열거와, 그 해석의 난해함, 그리고 단순히 철학의 내용만을 중점적으로 나열하여 서술해 놓은 것이 대부분 이었다고 보면, 이 책은 그러한 측면들을 가급적 배제하고, 새로운 철학사상이 대두될 때마다 왜 그런 현상들이 출현했는지에 대한 시대상의 문제점과 더불어, 철학자 스스로가 주장하고자 했던 사상의 이면에, 그들이 성장해왔던 역사적 배경들을 집중조명하고, 이를 간략하고도 명확하게 설명함으로써, 독자들이 철학의 근본적인 이해를 실질적으로 돕고자 했다는 점이다.


저자는 서문에서 말하기를 위대한 철학서들로 이루어진 거대한 숲을 눈앞에 두고도, 많은 독자들이 접근하는데 어려움을 겪는데 아쉬움을 언급하면서, 철학에 입문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쉽게 이해하고 읽을 수 있도록 하기위해 이 책을 만들었다고 한다. 그러면서 독자들이 무엇보다 먼저 알아야 할 것은, 위대한 사상가라고 알려진 많은 유명 철학자들에 대해, 그들은 다른 세상 속에 존재했던 인물들은 아니며, 우리와 똑같이 현실의 고통과 아픔들을 경험한 사람들이었음을 인식하고, 이제는 그들을 바라보는 우리의 시각도 이제는 조금은 다른 방식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그래서 우리가 철학을 제대로 알고 쉽게 받아들이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과연 철학이 무엇인지를 명확히 인식할 필요가 있으며, 철학의 특정시기와의 관계에 집중 모색해야 함을 강조한다.


철학의 궁극적 목적은, 인간이 어떻게 하면 행복한 삶을 영위할 것인가를 제시해 주는 것에 있다. 그리고 우리 모두는 자신의 인생이 결코 불행이 아닌 행복하기를 바라며 살아간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그동안 많은 철학자들이 오랜 시간동안 사유하고 연구하여 세상에 내어놓은 진정한 삶을 위한 여러 제안들에 대해, 이를 깊이 들여다보려는 우리의 실제적인 노력들은 생각해보면 의외로 크지 않은듯하다. 심지어 일부 사람들은 철학은 우리의 삶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 별개의 대상으로 쳐다보기도 한다. 그런데 그들이 만들어 놓은 다양한 사상들이 반드시 절대적인 것은 아니며, 또한 일부 비판의 소지가 마땅한 것이라고 할지라도, 철학이 우리 삶에 중요한 지침이 된다는 것에 대해 부정할 사람은 아마도 거의 없을 것으로 본다. 그렇다고 본다면 철학을 자기의 삶에 조금은 거리를 두고 살아가기보다는, 이제부터라도 한결 가까이서 철학의 의미를 되새겨보고, 친근해질 필요가 있지 않을까 싶다. 철학의 그 내용은 철학자 자신들이 그동안 생각하고 고민해왔던 많은 내용들을 수없이 면밀하게 검토하면서, 버릴 것은 버리고 반드시 취해야 하는 것들은 취해서 집약해 모아놓은 것이다. 그렇다보니 전문가가 아니면 그 내용을 엄두를 내기 쉽지 않았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독자들이 이 책을 통해 저자가 설명하는 바를 천천히 따라가다 보면, 그동안 철학자들이 주장하고 외쳐왔던 내용의 핵심들을 빠르고 쉽게 이해하는 자신을, 어느새 발견하게 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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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발한 발상, 하늘을 움직이다 요시키 형사 시리즈
시마다 소지 지음, 한희선 엮음 / 시공사 / 201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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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이 작품의 작가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있었으면서도, 이런저런 이유로 그의 작품을 읽지 못한 아쉬움이 있었다. 그래도 조금 다행인 것은, 늦게나마 작가의 여러 작품들 중에서 대표작이라 할 수 있는 것을 우선하여 읽게 되었다는 점이다. 최근 몇 년 동안 국내에서 출간되는 추리소설의 여러 작품들을 살펴보면, 예전에는 독자들이 자주 접할 수 없었던 우리사회의 고질적인 병폐의 문제를 다룬 사회파 작품들이 제법 눈에 띠는 것을 볼 수 있다. 개인적으로 이 점은 바람직한 일로 생각된다. 다들 알고 있겠지만 사실상 추리소설은 크게 본격파와 사회파 두 가지 형태로 분류된다고 할 수 있다. 추리소설에서 결코 빼놓을 수 없는 본질적인 부분, 이를테면 스토리 전개과정에 필수적으로 장치되어 있는 여러 트릭의 내용을 토대로, 하나의 사건을 두고 그 과정이 어떻게 이루어졌으며 이를 어떻게 논리적으로 풀어가야 할지를 주요 쟁점화 하는 것이 본격파라고 한다면, 사회파의 그것은, 그 사건이 왜 일어났으며 또한, 이유는 무엇일까 하는, 사건발생에 근본적인 물음을 던지고, 독자들로 하여금 사건의 실체를 통해, 우리사회의 취약한 부분을 일깨우고 함께 고민해보고자 하는 것에 중점을 둔 것 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이러한 두 가지 큰 흐름 속에 의외로 새롭게 대두되고 것이, 바로 이 작품의 작가를 중심으로 한 신본격파다. 이들의 특징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은, 본격파가 집중해서 다루는 본질적인 추리요소들을 충실하게 다루면서도, 사회파가 강조하려는 사건의 배경과정을 통한 사회의식의 문제를 적절하게 조화시켜 독자들에게 다가가고자 한다는 점이다. 물론 작품 선택의 문제는 각 독자들의 몫이다. 그러나 기존 본격파와 사회파 추리작품들이 불가피하게 안을 수밖에 없었던 문제점을 극복하려는, 다시 말해, 독자들에게 추리작품에 대한 흥미를 잃지 않게 만들면서도, 한편으로 사건의 내용을 통해 다시 한 번 우리 사회를 되돌아보게 하려는, 이들의 새로운 시도에 대해, 이 작품을 계기로 독자들이 한번 쯤 깊은 관심을 가져보았으면 한다.


작품 속 줄거리의 시작은, 허름하고 볼품없는 한 노인에 의해 지극히 단순하고 우연적인 살인이 발생하게 되면서부터다. 그리고 이 사건은 어느 누구라도 굳이 깊게 생각할 필요가 없는, 불편하지만 평범하면서도 돌발적인 사건처럼 여겨지고, 범행사실과 관련하여 별다른 특이점은 없는 것으로 간주된다. 사건 발생 당시 다수의 현장 목격자가 존재했고, 범행내용으로 보아 일반인이라면 누구나 쉽게 인식될 정도의, 노인의 행위가 의도적이었으며, 그 근거 역시 여러 측면에서 볼 때 납득할 정도로 충분했기에, 사건은 단순범행으로 그렇게 조용히 마무리 되는 것 같아 보였다. 하지만 이 사건은 쉽게 끝나지 않았다. 그리고 쉽게 끝나서도 안 될 사건이 되고 만다. 발생시점부터 이 사건을 담당했던 요시키 형사는, 범인이 명확하다는 구체적 사실 한가지만을 주장하는 경찰 수뇌부의 불확실한 추측성 수사과정에 결코 동의하지 않는다. 오히려 노인이 저지른 단순한 범행의 이면에, 무언가 석연치 않은 점이 있음을 예상하고, 마침내 홀로 끈질기게 이 사건의 진실이 과연 무엇인지를 추적해 나가기 시작한다.


전체적으로 보았을 때, 마치 한편의 다큐멘터리를 연상하게 만드는 이 작품은, 하나의 평범하고 사소한 사건을 모티브로 삼아, 이를 바탕으로 5개의 크고 작은 사건들로 밀접하게 연결하고 있다. 그리고 그 과정에는 치밀하게 만들어진 밀실살인을 포함하여, 마치 괴담처럼 느껴질 정도의 놀라운 여러 상황들이 흥미롭게 담아져 전개되고 있는 것이 눈에 들어온다. 특히 작품 속에 등장하는 주요인물, 즉 범죄 당사자가 되는 노인과, 그의 오래된 과거를 추적하는 형사와의 관계설정부분은, 상당히 인상 깊게 받아들여진다. 그런데 여타독자들이 이 작품을 읽게 된다면 무엇보다 간과하지 말아야 할 것 중에 하나는, 추리소설이 갖는 본질적인 부분 외에, 작품을 통해 작가가 독자들에게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무엇일까 하는 점이다.


작가는 이야기 흐름의 과정 속에, 독자들이 한때 무심코 지나쳤을지도 모를, 사회 부조리의 다양한 일면들을 중간 중간 지적해내면서, 그 형성과정의 중심에 은연 중 이를 묵인하고 용인하는 우리의 모습을 다시금 되돌아보게 만든다. 그래서 어쩌면 작가는 개인주의와 경쟁이 점점 팽배해지고 황금만능주의가 횡행하는 오늘의 현실에, 자연스럽게 도태 될 수밖에 없는 사회적 약자들의 고통을, 엄격한 법의 잣대로만 무조건 들이밀기보다는, 아마도 그들의 현실을 먼저 이해하고 포용해야 함을 말하고자 했던 것은 아니었을까 싶다. 결론적으로 이 작품은 완성도에 있어서 딱히 부족한 부분을 찾아볼 수 없을 정도의, 본격파와 사회파 추리소설의 장점을 충분이 담은, 작가의 부단한 노력이 여러 면에서 돋보인 작품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더불어 사건의 이면에 숨겨진 교묘한 트릭을 미리 배치해놓고 이를 논리적으로 풀어내는데 섬세함을 보이면서도, 결과적으로는 왜 이러한 사건이 발생할 수밖에 없었는가 하는 배경에 그 초점을 맞춰가려는, 추리소설의 폭넓은 대중화를 위한 작가 나름대로의 의지를 찾아 볼 수 있었던 좋은 작품으로 기억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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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이케 전설 살인사건 명탐정 아사미 미쓰히코 시리즈
우치다 야스오 지음, 김현희 옮김 / 검은숲 / 201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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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이 소설의 저자인 우치다 야스오의 작품을 직접 대면하기는 두 번째다. 대개 그렇듯이 어떤 책이든 독자들이 읽고자 하는 책을 선택하게 될 때, 고려하게 되는 조건 중 하나는, 아마도 기존작가의 네임드가 아닐까 싶다. 다시 말해서 같은 종류의 책이라 하더라도 작가의 과거 작품 이력이 상당하다고 생각했다면, 이름이 생소한 작가보다는 우선하여 가급적 네임드 작가의 작품을 선택하게 된다는 말이다. 나의 경우에도 작가의 첫 번째 작품을 읽고 나서야 알게 된 사실이지만, 단순히 작가의 네임드가 자신에게 생소하다고만 해서 가볍게 넘겨버리면 안 된다는 것을, 이 책을 통해서 새삼 다시 인식하게 된 듯하다. 그러한 이유로 추리물을 선호하는 독자들이 있다면, 말해주고 싶은 것은 우치다 야스오 작가의 작품을 혹시나 직간접적으로 접하게 된다면, 그냥 지나치기 보다는 관심을 가지고 한번 읽어보기를 권하고 싶다. 더불어 작가의 대한 여러 정보까지도 한번 살펴보았으면 한다.


사실상 저자의 작품과 관련하여 그동안 국내에 본격적으로 작가의 작품이 소개되었던 적은 없었던 것 같다. 그래서 어쩌면 독자들의 입장에서 위에 언급한 작가의 작품을 선택함에 있어, 단지 알려지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작품의 내용에 대해 조금은 회의적인 선입관에 의존하여, 반신반의하는 생각을 가질 수 있을지도 모를 일이다. 그런 연유로 작가에 대해 잠깐 참고하여 언급하자면, 작가는 이미 일본 자국 내에서 누적판매부수가 1억 부가 넘는 양질의 여러 작품들을 발표해왔고(특히 형사시리즈물), 또한 그의 작품을 토대로 TV드라마나 영화로 제작되어 많은 호평을 받은바 있다. 그래서 추리소설의 살아있는 거장으로 불릴 만큼 정평이 나 있는 인기작가로 알려져 있음을 사전에 인지했으면 싶다.


우연한 기회에 국내에 소개되었던 우치다 야스오의 첫 작품이었던 <고토바 전설 살인사건>을 접하고 난 후, 내 자신이 우선적으로 머리에 떠올릴 수 있었던 것은, 그의 소설이 대중성과 작품성을 동시에 지니고 있어서, 무척이나 흥미롭게 다가왔다는 점이다. 그래서 개인적으로는 그의 첫 작품을 통해 상당한 재미와 추리의 매력을 이미 경험한 바 있다. 이 소설은 그의 두 번째 작품으로 국내에 소개되었는데, 역시 기대한 만큼에 다양한 흥미로운 요소들이 여전이 존재하고 있음을 느끼게 한다. 책 속 이야기는 초여름이 시작되는 5월의 어느 날, 여행객을 가득 실은 카페리호의 선상에서 한 남자가 갑자기 바다로 투신하는 자살사건이 일어나면서 시작된다. 그리고 이후 경찰 조사결과 이 사건은, 외부인에 의한 타살의 흔적이나 여타 의구심을 찾을 수 없는, 한 개인의 불행한 해프닝 정도로 마감이 되는듯했다. 그러나 사건의 최초 목격자였던 일등항해사의 우연한 호기심이 발단이 되어, 사건 해결의 중심이 되는 명탐정 아사미 미쓰히코에 의해 새롭게 조명되면서, 베일에 가려졌던 사건의 실체가 마침내 서서히 드러나게 된다.


이 작품에서 무엇보다 독자들이 주목해볼 수 있는 것 중 하나는, 조금은 독특한 사건의 배경적인 이야기도 그렇지만, 그 후로 변화무쌍하게 전개되는 탄탄한 이야기의 구성에 있다고 할 수 있겠다. 그리고 소설의 제목에서 느껴지듯, 이전의 작품과 연관지어, 일본의 오랜 역사 속 전설을 이야기의 모티브로 삼은 것도 역시 빼놓을 수 없는 특징으로 보인다. 덧붙여 흥미로운 것은 작가는 이러한 서사적 이미지를 사건의 이야기 속에 자연스럽게 끌어들여 감성적으로 녹여내고, 또한 이를 바탕으로 현대사회의 병폐적인 요소를 적절하게 가미시켜, 드라마틱하면서도 충격적인 결말의 내용으로 독자의 몰입을 유도한다. 또 하나 눈여겨 볼만한 점은, 작품 속 사건의 전개과정에서 은밀하게 숨겨져 있는 치밀하고 놀라운 트릭과 반전, 그리고 특히 기존 탐정시리즈의 주인공들과는 사뭇 다른 느낌을 주는, 인간미가 넘치면서도 복잡한 해결의 실마리를 명쾌하고 논리적으로 풀어내는 아사미 미쓰히코라는 캐릭터의 등장도, 이 책을 읽는 독자에게 즐거움을 더해주는 주요한 요소로 작용될 것으로 보인다. 끝으로 이 책의 말미에서 작가가 밝혔듯이, 이 작품은 대중성을 추구하면서도, 작품의 가치를 한층 높이려는 작가의 보이지 않는 손길을 독자들은 엿볼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추리물에 관심 있는 독자들은, 이 작품이 장르소설만이 지니는 매력적 요인들 외에도,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받을 것으로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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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항 1 버지니아 울프 전집 17
버지니아 울프 지음, 진명희 옮김 / 솔출판사 / 201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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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20세기 영국의 대표적인 모더니즘 작가를 꼽으라고 한다면 아마도 많은 사람들은 버지니아 울프를 선택하지 않을까 싶다. 그도 그럴 것이 실험적인 형태의 다양한 작품들을 발표하면서 의식의 흐름이라는 새로운 소설 형식을 추구하고 이를 완성시킨 그녀의 여러 작품들은, 당시에는 문학적인 측면에서 보면 다소 파격적인 것이었지만, 문단에서나 대중적으로도 작품 속에 드러나는 청각적이고 시각적인 문체의 진행과 운율적인 요소에서는 상당한 호평을 받아왔기 때문이고, 특히 1970년대 이후 페미니즘 비평이 대두되면서 그녀의 작품에 대한 재평가에서 작품성을 크게 인정받아 왔기 때문일 것이다. 물론 일부에서는 그녀의 작품내용을 두고 편협한 시각이라든지, 또한 일정한 플롯이 없는 등장인물들의 내면적인 부분에 너무 치중한 나머지 난해하고 건조하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없진 않지만, 그럼에도 새로운 문학의 장르를 시도하고 이를 구축해왔다는 점에서, 문학에 관심 있는 독자들이라면 울프의 처녀작인 이 작품을 계기로 그녀의 여러 작품들을 두루 살펴보고 감상해보는 것도 좋을듯하다. 출항이라는 이 작품은 1915년에 발표된 그녀가 오랜 퇴고를 거듭한 끝에 작가로서 첫발을 내딛게 된 데뷔작으로, 울프의 생애에 대해 어느 정도 알고 있는 독자들이라면, 작품의 내용을 통해 그녀가 살아온 인생의 일부가 투영되어 있음을 짐작케 한다. 그녀의 회상록에 따르면 울프는 저명한 문인이었던 아버지와 가정적인 어머니 밑에서 유복한 어린 시절을 보내지만, 성장과정에서 갑작스런 어머니의 죽음과 이후 의붓오빠로부터 뜻하지 않은 성적학대를 당했다고 한다. 따라서 독자들 입장에서는 이 작품 속에 등장하는 레이첼이라는 주인공의 모습을 통해 울프가 추구하고자 했던 문학적 사상이나 서술 기법 그리고 그녀의 삶에 대한 가치관 등을 엿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작품을 간략하게 살펴보면 주인공 20대 중반의 숙녀인 레이첼은, 일찌기 어머니를 잃고 해상무역업자이면서 여러 척의 선박을 보유하고 있는 아버지와 그녀를 돌봐주는 두 명의 고모들과 함께 생활을 해오다가, 우연한 기회에 아버지의 선박 유프라지니호를 타고 남미의 산타 마리나로 휴가를 떠나는 외숙모 헬렌과 외삼촌 리들리와 동행하게 된다. 세상 물정을 잘 모르며 오로지 피아노 연주와 고전음악에만 매달리던 레이첼의 이번 여행은, 정치에 야망을 가진 아버지의 의도에 따라 자신에 부인 역할을 대신했으면 하는 개인적 욕망에 따라 이루어진 것이며, 한편 외숙모 헬렌은 레이첼의 엄마가 한때는 자신의 친한 친구였던 관계로 순박하게 자라난 그녀에게, 그녀의 아버지가 생각하고 있는 의도와는 달리 세상이 그리 호락호락하지만은 아님을 알려주고자 한다. 이후 이들은 몇날 며칠의 따분하고 지루한 선상생활 도중에 뜻하지 않은 거센 풍랑을 만나게 되는데, 레이첼은 이 과정에서 중간 기착지에서 탑승했던 보수성이 강한 40대의 전직 국회의원 댈러웨이에게 자신의 의사와는 상관없는 기습적인 키스를 당하게 된다. 내성적인 경향을 보이며 이성에 대해 무지했던 그녀는 갑작스런 생애 첫 키스를 경험하게 되자, 이 일을 계기로 한동안 정신적 충격과 함께 심한 악몽에 시달리며, 당시의 상황이 뇌리에 지워지지 않은 채 마음의 상처로 남아 괴로움에 시달리며 불안한 방황의 시간을 보내기에 이른다. 그러나 이후 레이첼은 산타 마리나에 도착해 그곳에서 일정한 직업이 없고 소설가가 되기를 갈망하는 양성애자인 테렌스를 만나면서 사랑에 빠지고 고가구상을 운영하는 플러싱 부인의 주선으로 약혼까지 하게 되지만, 이들의 관계는 사랑이라고 하기보다 우정에 가까운 그런 형태를 띠게 되고, 마침내는 레이첼이 아마존 상류 원주민 마을로 탐험여행을 하는 과정에서 열병에 걸려 죽으면서, 이들의 사랑은 더 이상 지속되지 못하고 아쉽게 끝나고 만다.


이 작품은 어린 시절 어머니를 여의고, 한편으로 해상사업으로 선박을 타고 외지로 다니는 아버지의 직업 탓에 자연스럽게 가정생활에 불충분할 수밖에 없는 레이첼 이라는 20대여성을 주인공을 내세워, 순박하게 자라나 세상 물정에 어두운 그녀의 순탄하지 못한 젊은 시절을 과정을 흥미롭게 그려내고 있다. 작품 속 내용은 이야기의 전개상으로 보면 그리 복잡하지 않은 매우 단순한 구성임에도, 일정한 플롯의 형식을 띠지 않고 등장인물들의 내면적 심리묘사가 위주로 되어 있어 일부 독자들의 경우 약간은 지루하게 읽혀 질수도 있을듯하다. 그러나 이 작품이 내포하고 있는 당시 사회상의 문제점들, 이를테면 남성위주의 가부장적인제도의 불합리성과, 그에 따라 여성 스스로가 자신의 생각이나 의견을 외부로 자유롭게 표출하지 못하는 폐쇄적인 환경에 놓일 수밖에 없는 기구한 사회적 삶의 내용을 일부분 엿볼 수 있다. 따라서 그녀가 오늘날 페미니스트의 대표적인 인물로 부각된 것도, 바로 작품 속에 일종의 여성들과 관련한 사회의 문제점을 드러내고 있기 때문은 아닐까 싶은 생각이다. 그러나 이 작품 역자의 말에 따르면, 독자들이 울프의 문학을 단지 모더니즘이나 페미니즘이라는 규정화 된 틀에 묶어 살펴볼 것이 아니라, 그보다는 그녀의 작품 속에 사랑과 이타주의가 은연 중 녹아 있음을 볼 수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따라서 울프의 문학은 역자의 말대로 고정적인 시각이 아닌 다양한 측면에서, 그녀가 작품을 통해 말하고자 했던 메시지의 내용을 독자들이 살펴보고, 그동안 인식하지 못했던 울프의 문학세계를 이 작품을 계기로 정독해보는 것도 좋을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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