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트] 이중섭 - 전2권
최문희 지음 / 다산책방 / 201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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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와 아이들을 지극히 사랑했던 화가, 천부적인 예술의 재능을 타고났지만 불과 불혹의 나이로 안타까운 생을 마감해야 했고, 한국의 반 고흐로 불리며 국민화가로 사랑을 받았으면서도, 비극적이고 애달픈 일생을 이어가야 했던 사람, 그가 바로 우리가 알고 있는 이중섭이다. 사실 부끄러운 이야기지만 개인적으로 그가 살아온 생애가 어떠했는지는 이 책을 읽기 전까지도 잘 몰랐었다. 다행스럽게도 이 책을 읽음으로 그의 고단했던 삶과, 미술에 관한 문외한 임에도 그의 작품을 다시 한 번 찾아 감상해보는 계기가 되었고, 이중섭이 추구하고 표현하고자했던 그림의 내용을 조금은 이해하게 되는 기회를 얻은 것 같은 생각이 든다. 대향 이중섭은 서구 근대화의 화풍을 국내에 도입한 지대한 공헌과 함께, 미술계는 물론이고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화가로 대다수 국민들이 인지하고 있을 만큼, 그의 지명도는 상당히 높다고 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많은 사람들은 이러한 이중섭에 관해, 교과서적인 표피의 부분만을 알고 있을 뿐, 화가로서의 파란만장한 삶이나, 그의 여러 작품에 대한 세부적인 내용들을 충실히 이해하고 인식하고 있는 이는, 생각보다 그리 많지 않아 보인다. 그런 측면에서 이 책이 비록 작가에 의한 상상력과 허구가 가미된 소설의 형식을 빌었지만, 이중섭의 평전에 가까울 만큼, 사실을 바탕으로 그의 예술적인 면이나 인간적인 면을, 흥미로우면서도 감동 있게 담아내고 있어서, 많은 독자들이 깊은 관심과 주목을 한번 가졌으면 싶다.


소설 속 내용을 보면, 이중섭은 부농의 집안에 막내아들로 태어나 남부럽지 않은 환경 속에서 성장하면서, 타고난 미술의 재능을 보이며 일찍이 국내 미술계로부터 천재성을 부여 받는 등의 촉망받는 화가로 두각을 나타냈지만, 한편 시대를 잘못 태어났다고 할 만큼, 화가로서의 그의 삶은 불운했고 처절했으며 고통의 나날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그도 그럴 것이, 그가 당시 처했던 시대적 배경을 보면, 대외적으로는 일제 치하 속에서의 암울한 시기가 있었고, 해방을 맞은 것도 잠시 얼마 지나지 않아 6.25 동란이 일어나면서 혼란스러운 정국을 몸소 겪어야 하는 과정들이 있었음을 알 수 있다. 더불어 그 기간 동안 그의 인생사에 잊지 못할 여러 커다란 변화들이 나타나게 되는데, 그 일련의 내용들을 살펴보면, 젊은 시절 일본 유학기간동안 만나게 된 일본인 여성과 우여곡절 끝에 결혼을 하게 되는 것, 그리고 국내로 돌아와 첫 아이를 잃는 아픔이 있었고, 태어난 고향땅과 홀로 계신 자신의 어머니를 등지고 월남을 선택해야 했던 모자간의 생이별의 장면은 독자의 가슴을 먹먹하게 만든다.


이중섭은 피난처인 부산에 머물면서 어수선한 국내의 상황에서, 생계를 책임져야 하는 입장이 되어, 심혈을 기울여 여러 작품들을 발표했고 서울과 대구에서 개인전을 여는 등의, 적잖은 활동을 해왔다. 그의 작품은 많은 미술 애호가들로부터 상당한 호응을 얻었고 대부분의 그림들이 고가에 팔려나갔지만, 천성적으로 돈에 관하여 큰 애착도 없었고, 또한 부실한 관리로 언제나 그의 수중에 남아 있는 돈은 적었다. 이로 인해 결국 사랑하는 아내와 아이들을 일본으로 떠나보내야 하는 가슴쓰린 고통을 겪을 수밖에 없었다. 결과적으로 이 부분은 집안의 가장으로서 가정을 지키지 못한 죄책감과 아이들에 대한 무한한 그리움으로 남아, 훗날 그에게 무거운 삶의 짐이 되어 그를 괴롭히는 원인이 되고 만다. 이후 그의 천재적인 예술적 재능이 활발하게 꽃피우지 못하는 것을 안타까워했던, 구상 시인을 비롯한 주변 동료들의 헌신적인 도움과 위로가 있었지만, 마치 죽음을 결행하기라도 한 것처럼 스스로를 자학하며 술로 연명을 해오다가, 안타깝게도 홀로 쓸쓸하게 자신의 41년 짧은 인생을 마감하게 된다.


소설의 제목에서 보듯 이중섭의 일대기를 다룬 이 작품은, 그의 일생에 직간접으로 연관되어 있는 여러 인물들을 연결시켜, 그에 관한 굵직하고 공감할 수 있는 에피소드의 형식으로 이야기를 이끌어 가는 과정을 취하고 있다. 또한 그 전개 형태가 시간의 순서로 배열하여 서술되어 있지 않고, 그의 예술 인생에 많은 사연을 남겼던 장소와 주변의 인물들을 중심으로, 그 배경의 전후 사실들을 토대로 하여 꾸며져 있다. 그래서 이중섭에 대한 기본적인 이력을 알지 못하는 독자들의 입장에서는, 작품의 내용을 따라가기에 다소 혼란스러움을 느낄 수도 있지 않을까 싶다. 따라서 이 작품을 읽기 전에 그의 간략한 정보들을 먼저 보고 난 후에 접하게 된다면, 독자들이 한층 더 수월하게 그를 가까이에서 관찰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 된다. 사실 이중섭의 일대기를 다루었던 기존의 책들 대부분은, 그의 예술적 세계의 이해나, 그림을 통해 추구하고자 했던 내용 보다는, 고독하고 궁핍한 삶에 그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 그러나 이 책은 그 두 부분을 균형 있게 다루어, 독자들이 그의 예술적 가치와 의미는 물론이고 인간적인 삶의 그 내부를 동시에 음미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이전의 난설헌을 통해 한 인간의 내면에 세계를 섬세하고도 감동적으로 담아낸 작가의 필력이, 이 작품에서도 역시 유감없이 드러나고 있어, 이중섭의 생애를 깊이 있고 생생하게 감상할 수 있을듯하다. 따라서 이 책을 읽은 독자로서 권하고 싶은 점은, 많은 사람들이 이 책을 통해, 소와 아이들에 대한 남달랐던 사랑과, 시대의 아픔에 따른 고통과 절망 속에서도, 결코 그림을 손에서 놓지 않았던 화가 이중섭의 진면목을, 가슴으로 진정 느껴보는 유익한 시간을 잠시라도 가져보면 좋을듯해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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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드맨 데드맨 시리즈
가와이 간지 지음, 권일영 옮김 / 작가정신 / 201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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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해에 많은 추리작품들이 쏟아져 나오지만, 출간되는 책의 양에 비례해서 추리의 재미를 느끼게 하는 작품들은 생각만큼 그리 많지 않아 보인다. 그럼에도 간혹 이야기 전개 과정에서 놀라움을 금치 못하게 하는 작품들을 더러 보게 될 때가 있어서, 그런 희열 때문에 장르소설을 손에서 쉽게 떼어내기가 어려운 면이 있다. 그래서 장르작품을 선택하는 독자들마다 그 선호하는 내용이 각기 다를 수 있음을 인정하면서도, 개인적인 입장에서 고려해볼 때 이 작품은 바로 그런 부류에 속하지 않나 싶은 생각이 들 정도로 흥미와 긴장감을 주었던 소설로 기억 된다. 사실 제목에서 느꼈던 선입견인지는 모르겠으나, 이 소설을 읽기 전에 독자의 견지에서 예상해보았던 것은, 공포나 괴기에 가까운 내용을 다루고 있지 않을까 싶었는데, 그러나 그 결과는 전혀 달랐다. 결과적으로 보면 책의 마지막장을 덮으면서 실로 오랜만에 흥미로우면서도 긴장감 있는, 그러면서도 나름대로의 추리적 요소들이 잘 조합된 그런 작품을 읽은 느낌이다. 마치 예전에 우타노 쇼고나 히가시노의 작품 등을 아무런 기대감 없이 우연히 접했다가, 무언가로 뒤통수를 세게 맞은 것 같은, 그런 기억을 떠올리게 하는 의외의 작품이었다고 여겨진다. 그런데 이 작품을 읽으면서 조금 의아했던 것은, 이 작품에 대한 작가가 다소 생소했다는 점이다. 나중에서야 역자의 글을 보고 알게 된 것이지만, 이 작품은 작가의 데뷔작임에도 불구하고, 일본 문단과 독자들에게 상당한 호평을 받았었다고 한다. 그래서 장르소설에 관심이 있는 독자들이라면, 한번 쯤 살펴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작품의 내용은 화려한 도시의 미관을 자랑하는 도쿄의 어느 고급 아파트에, 머리가 없는 시체가 발견되면서 조금은 공포에 가까운 분위기로 시작 한다. 사건 신고를 받고 즉시 출동한 경찰은, 범행현장을 철저히 수색했지만 사건 해결에 도움을 줄 어떤 증거나 특이점은 찾을 수 없었으며, 사건과 관련한 주변 목격자들조차 나타나지 않게 되자, 곧바로 난항에 빠지고 만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이번에는 이전 사건과 비슷한 수법으로 보이는, 사람의 몸통이 사라진 해괴한 사건이 발생하고, 경찰의 수사를 비웃기라도 하듯, 이와 비슷한 신체 절단 사건은 이후에도 계속되어, 모두 6차례에 걸친 희대의 살인 사건이 벌어지는 진풍경을 낳는다. 이에 따라 애초 사건은 더욱 크게 확대되었고, 경찰은 더욱더 곤란한 입장이 되어버린다. 반면 경찰에서도 사건을 하루빨리 해결하기 위해, 미제 사건을 해결하는 수사팀에 오랜 근무를 맡아왔던 경시청 소속의 가부라기 형사를 주축으로, 특별수사팀을 꾸리면서 사건해결에 박차를 가하지만, 수사의 진전은 더디기만 하고, 급기야는 사건이 미궁에 빠질 위기에 처한다. 이 사건은 단순한 돈을 노리기 위한 범행도 아니었고, 그렇다고 정신 이상자에 의한 행각이라고 보기에는 사건 배경의 어떤 특징이나 공통점을 찾기 힘들다. 그렇다면 범인은 어떤 이유와 목적으로 이와 같은 끔찍한 사건을 저질렀고, 범행 사실을 통해 경찰에게 무엇을 말하고 싶었던 마음 속 분노의 표출이었을까.


사건의 시작에서부터 숨 막히게 전개되는 이 소설은, 독자들로 하여금 중간에 잠깐의 느슨함이나 쉴 틈을 허락하지 않는, 시종일관 급박하게 진행되는 것이 하나의 큰 장점이자 매력이지 않나 싶다. 이 작품은 전반적으로 장르소설이 가지는 요소의 특징으로 볼 때, 크게 두 부분으로 나누어서 생각할 수 있는데, 우선 작품의 시작에서 중간까지의 이야기를 더듬어 보면, 이야기는 계속하여 앞으로 나아가는데 비해, 독자들이 사건과 관련하여 어느 정도 예측해 볼 수 있는 여지를 내어주지 않는 미스터리의 요소가 강하게 내재되어 있다는 점이다. 그리고 중간 이후 결말까지의 과정은, 이전에 전개 되었던 미스터리의 부분이, 한 순간에 봇물 터지듯 속도감 있으면서도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긴장감의 끈을 놓치게 하지 않을 만큼의 흥미로운 내용으로 탈바꿈되어 흡입력 있게 치닫고 있다는 것이다. 독자의 입장에서 작품을 바라볼 때, 작가는 어떻게 이런 기상천외한 발상을 작품에 녹여 내었을까 싶고, 한편으로 우리 사회에서 흔히 목격되는 사회적 약자의 아픔을, 하나의 사건을 통해 적나라하게 고발하고 비판하면서 독자들에게 이러한 문제의식을 간접적으로 전하고자 했던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 작품을 읽으면서 아쉽게 느껴졌던 것은, 사건 해결을 풀어가는 과정에서 저마다 독특하고 개성 있는 4명의 형사 캐릭터들이 추리적 요소에 묻혀, 제대로 그 특징을 살려내지 못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싶었고, 또한 애초 도입부분에서의 괴리감이 느껴지는 황당한 설정으로 인한 논리적 비약 부분은 공감하기가 조금은 어려웠다는 점이다. 그러나 그러한 단점에도 불구하고 이 작품은, 추리를 좋아 하는 독자들의 구미에 맞게, 장르소설이 주는 여러 요소들을 적절하면서도 치밀하게 배합하여, 관심을 이끌기에 부족함이 없어 보인다 하겠다. 더불어 촉망받는 작가로서 차기 작품이 출간되었다고 하니, 개성적인 캐릭터를 살린 새로운 형사시리즈로 독자들과 다시 만났으면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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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들의 시계는 엄마의 시계보다 느리다 - 서로의 갈등에서 벗어나는 시차 극복하기
손동우 지음 / 명진출판사 / 201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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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은 주위 학부모들과 자녀에 관한 이야기를 할 때면, 아이들의 학교성적이나 향후 진로를 두고 어떻게 하면 좋을지, 그 방법의 문제에 대해 갈팡질팡 하며 고충을 토로하는 부모의 모습들을 목격하곤 한다. 그런데 이 문제에 관해서는 나 역시도 예외는 아니어서, 어떤 방법이 아이에게 마음의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도 최적의 효과를 나타낼 수 있는지, 여전이 고민거리로 숙제처럼 내 앞에 놓아져 있다. 때로는 공부하다 지쳐 있는 아이의 순수한 눈망울을 보고 있노라면, 왜 하필 그 많고 많은 나라 중에 유독 교육열이 높은 나라에 태어나서 이 고생을 할까 싶은 생각에, 마음 한편으로 안타깝고 애틋한 마음이 들기도 한다. 그러나 주위를 둘러보면 아이들 교육을 위해 무엇 하나 아끼지 않으려는 열성적인 학부모들의 모습이 눈에 아른거려, 행여 내 아이가 그들에 뒤쳐질까 하는 조바심에, 마치 제비 따라 강남 가는 심정이 되어, 언제 그런 생각을 했었던가 싶을 정도로 쉽게 망각해버리고 만다. 요즘은 과거에 비해 입시 경쟁이 더욱 치열하다보니 조금만 성적이 떨어져도, 부모의 마음은 어느새 새가슴이 되어 아이에게 잔소리를 하게 되고, 아이는 아이대로 짜증을 내며 제 감정을 이기지 못해, 때로 예상치 못하는 불만을 행동을 표출하게 된다. 그렇게 되면 그것이 또 빌미가 되어 과거에는 문제 삼지 않았던 사소한 부분까지도 들추어내어, 이제는 생채기를 내는 언쟁으로 발전하게 되고, 결국에는 부모도 아이도 서로의 가슴에 깊은 상처를 남기며 끝내 풀지 못하는 앙금으로 남게 마련이다. 개인적으로 아이들의 교육과 관련한 일에 종사하다보니 비일비재하게 이런 일을 보아왔던 것 같다.


많은 아동교육 전문가들은 이런 근원적인 문제에 대해, 아이들과 대화를 통해서 그 해결책을 찾으라고 말한다. 이 점을 모르는 바는 아니지만, 이것이 생각만큼 쉽지 않다는 것이다. 막상 현실에 부딪쳐 아이와 대화를 하다보면 애초의 생각과는 달리 목소리는 점점커지고, 나중에는 심지어 해서는 안 될 말까지 쏟아내게 되어, 아이와 가까워지려 했던 목적은 어디로 날아가 버리고, 오히려 이전보다 거리가 더 멀어져 버리는 원치 않는 결과를 초래하기도 한다. 문제는 이것이 그 순간 바로 끝나는 것이 아니고, 앞으로도 수 없이 또 겪어야 하는 진행형이라는 것에 있다. 그렇다면 학부모의 입장에서 이런 문제에 대해 어떻게 원만히 해결해야 하는 것일까. 이 책에서 저자는 오랜 시간 동안 교육 컨설팅을 해오면서 그동안의 많은 경험을 토대로 조언하기를, 부모와 아이 간의 근본적인 시각의 차이는, 상호 간의 표현방식에 커다란 문제점이 있다고 말한다. 다시 말해 부모는 부모대로 아이는 아이대로 서로를 애초 객관적으로 대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마주보고 있는 것 자체가 힘들고, 그렇기에 깊은 대화까지의 과정을 이끌어 가기가 어려우며, 결국에는 공감대를 형성하는데 실패를 하게 된다는 것이다. 그래서 저자는 책 속의 내용을 통해, 이러한 문제점들을 해소하는데 있어 크게 4가지 항목으로 나누어, 현장에서의 실제사례를 통해 그 해결책을 구체적으로 제시하고 있다. 우선 아이와 부모와의 관계 설정을 어떻게 놓고 풀어갈 것인가, 그리고 아이의 친구와 관련하여 아이의 주변 상황을 어디까지 이해하고 받아들일 것인가 하는 문제, 또한 과도한 사교육 열풍에 대비한 자녀의 학습지도와, 이와 연관 지어 향후 아이의 진로문제까지를 폭 넓게 다루고 있다. 따라서 개인적으로 이러한 문제로 걱정과 고민을 하는 부모들이 있다면, 참고할 만한 유익한 책이라 여겨진다.


옛 고사 성어에 맹모삼천 이라는 말이 있다. 맹자의 어머니는 맹자를 잘 가르치기 위해 세 번의 이사를 했다는 뜻이다. 이 고사가 내포하는 의미는 자식의 먼 장래를 위해 무엇보다 현실에서 학부모의 슬기로운 지혜와 명석한 판단력이 동반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아이를 부모의 가슴 속 깊이 따뜻하게 품는 것만으로도 안 되고, 그렇다고 부모의 일방적인 생각과 의도대로 아이를 어느 일정한 틀에 가두어 소기의 목적을 달성시킬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더더욱 조심해야할 행동이다. 또한 부모와 자녀 사이에 형식적으로 맞추어진 일방적이고 종속적인 관계가 지속된다면, 향후 부모와 아이와의 관계가 점차 소원해질 가능성이 많다. 대부분의 부모들이 선호하고 바람직한 방향으로 성장한 아이들에게서, 공통적으로 찾아볼 수 있는 것 중 한 가지는, 그들의 부모와 깊은 유대감으로 진지하면서도 격의 없이 서로 자유롭게 소통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래서 이 책에서 무엇보다 우선하여 지적하고 강조하는 것도 바로 그러한 내용이다. 결국 부모가 먼저 현재 자신의 아이와 가장 직접적으로 부딪치는 문제가 무엇인지를 곰곰이 생각해보고, 이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하는 방법을, 이 책에서 조언하고 있는 내용을 바탕으로 이를 조금씩 개선해보면 좋지 않을까 싶다. 물론 시행착오도 있을 것이고, 한 순간에 모든 문제가 완벽하게 해결되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자녀와 부모의 관계가 일시적인 것이 아니고 평생토록임을 감안한다면, 그러한 조바심을 가지기 보다는 인내를 가지고 한걸음씩 걸어 나가야 한다. 아이들은 아직 미완성체이기 때문에, 그들이 앞으로 어떤 꿈을 가지고 향후 어떤 일을 하게 될지는, 그 누구도 함부로 판단 할 수는 없는 일이다. 하지만 그 중심에 우리의 아이가 있고, 그 아이가 흔들리지 않도록 옆에서 지켜보아주고 용기를 북돋아 주는 것이, 바로 부모의 역할이라는 점을 결코 잊지 말았으면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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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자들의 생각법
하노 벡 지음, 배명자 옮김 / 갤리온 / 201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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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의 많은 사람들은 부자가 되길 원한다. 더구나 자본주의 체제를 기본으로 하고 있는 사회 속에서 살아가는 입장에서야, 이는 특별할 것도 없는 지극히 당연한 생각일 것이다. 물론 부자가 아닌 가난한 삶을 바라며 생각하는 사람이 없지는 않다. 하지만 그런 경우는 극히 찾아보기 힘든 일부분에 불과하며, 거의 모든 사람들은 충분한 소득을 통해 풍족하고 편안한 삶을 향유하기를 오늘도 꿈꾸고 희망하며 살아간다. 그러나 아쉽게도 우리들 모두 부자가 될 수는 없으며 또한 그것이 가능하지도 않는 일이다. 돈이란 길거리에 차이는 돌덩이나 무한정 솟아나는 샘물과 같은 것이 아니어서, 어느 누가 많이 가지고 있게 되면, 반대로 다른 누구는 그만큼 적게 가질 수밖에 없는 이유에서다. 그렇다면 부자의 집안에서 태어나 자연스럽게 부를 물려받거나, 혹은 로또와 같은 복권의 당첨으로 인해 부자가 된 일부의 경우를 제외하고, 일정량으로 벌어들이는 수입으로 부자가 될 수 있는 나름대로의 어떤 수단이나 노하우가 있는 것은 아닐까. 원인 없는 결과가 없듯이, 이미 부의 성공을 이룬 사람들 저마다의 방법에는, 분명 일반인은 잘 모르는 뚜렷한 공통점이 존재할지도 모를 일이다. 왜냐하면 같은 환경, 같은 상황과 조건 하에서도 어떤 이는 부자가 되고, 또 다른 사람은 빈곤한 삶에 머무는 현실을 우리는 종종 목격하기 때문이다. 이 책은 바로 그런 내용을 담은 책이다.


세계 경제사를 거슬러 올라가다보면, 여러 차례의 커다란 경제위기들이 있었다. 우리나라가 한때 겪었던 IMF와 같은, 감당하기 힘든 위기가 찾아왔었듯이 말이다. 일부사람들은 그런 위기들이 주기적으로 찾아온다고 주장하지만, 개인적으로는 공감하지 않는다. 미리 예측할 수 있었더라면 사전에 모두들 이에 대비했을 것이고, 설사 피해가 있었다 하더라도 상식적인 선에서 그쳤을 것이기 때문이다. 어찌 되었든 그런 위기들로 인해 많은 기업들이 도산했고 노동자들은 한순간 실업자로 전락했다. 심지어 자신의 재산을 송두리 채 날려버리는 파산을 경험한 사람들도 많았다. 그런데 아이러니한 것은, 그런 엄청난 경제위기의 순간에도 별다른 피해를 입지 않거나, 오히려 그런 과정에서 상당한 부를 축적한 사람들도 있었다는 사실이다. 이런 결과를 놓고 우리가 궁금하게 생각할 수밖에 없는 것 중 한 가지는, 이들이 어떻게 그런 위기를 회피할 수 있었고, 뜻하지 않은 부를 축적할 수 있었는지에 관한 내용이다. 누구는 이런 사실에 대해 단순히 우연한 행운의 결과라고 말할 수도 있을지 모르지만, 그렇다고 무작정 동의하기에는 무언가 석연치 않은 구석들이 있어 보인다. 이 책의 저자는 과거 경제전문가로서 증권투자에 충격적인 실패를 경험하고 난 뒤에, 그 실패의 원인이 무엇일까를 추적하는 과정에서, 그동안 자신이 얼마나 비이성적인 행동을 했고 심리적 오류를 범했는지를 깨닫고 이 책을 쓰게 되었다고 말한다.


우리는 스스로를 생각할 때, 경제행위를 함에 있어 자신은 상당히 합리적이며, 바보 같이 어리석은 행동을 하지 않을 거라는 믿음을 가지고 있게 마련이다. 그러나 책에 따르면 이러한 자신에 대한 신뢰가 결코 옳은 판단이 아니라는 쉽게 깨닫게 해주고 있다. 우리들이 학교에서 배웠던 경제학의 여러 이론들은, 모든 것이 정상적이고 이성적으로 움직여 질 때에야 비로소 가능한 이야기들이다. 그러나 문제는 현실에서 벌어지는 일들은 그렇지 않다는데 있다. 인간은 때로 감정에 휘둘리기 쉬우며, 탐욕에 이끌리는 본능적인 행위와 같은 요소들에 의해, 어느새 자신도 모르게 광기에 빠지기도 하며, 비합리적인 선택을 하면서도, 스스로를 안위하듯 합리적일 것이라고 생각하는 이해하기 힘든 모습을 흔히 보인다. 이를테면 동전을 던져서 앞면이 연속해서 5번 나왔을 때, 그 다음이 어떤 면이든 간에 나올 확률은 변하지 않음에도, 뒷면이 나올 가능성이 더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처럼 말이다. 저자는 이 책에서 지금까지 우리의 경제사에 위기를 불러왔던 집단 히스테리나 사기성 투자, 판단착오와 같은 자본시장을 뒤흔드는 그 원인에는 인간의 심리에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래서 단순한 정보나 지식에 의존하기 보다는, 이를 어떻게 이해하고 활용할 것인가에 중점을 둔다면, 적어도 자신의 재산을 한순간 허공에 날려 버리는 실수를 범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하며, 더불어 이런 부분들을 역이용 한다면 돈을 벌수 있는 많은 기회를 발견하게 될 것이라고 말한다.


우리는 오늘도 크고 작은 경제 행위를 지속하며 현실을 살아간다. 지금 이 순간에도 똑같은 경제행위과정을 두고 누구는 금전적 이득을 취하지만, 어떤 이는 정 반대의 결과를 얻을 것이다. 결국 이 차이점은 인간의 심리를 구체적으로 적용한 행동경제학의 내용을 얼마만큼 현실에 적용시켜 행동할 것인가에 있다. 고소득을 올리는 직업군을 가진 일부 사람들 외에, 부지런히 일해서 벌어드린 소득만으로 안락하고 풍요로운 삶을 살아가기엔 충분치 않다. 소득이 오르면 일정량 비례하여 물가도 오르기 때문이다. 은퇴이후 자신의 노후를 생각한다면 현재의 잘못된 소비나 투자는, 분명 미래의 삶에 커다란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다. 수많은 정보들이 난무하고 점점 복잡해지는 우리의 자본주의 사회는, 경쟁을 통해 살아남아야 하는 어찌 보면 약육강식의 정글과도 같은 곳이다. 따라서 아무리 많이 배우고 똑똑하다고 해도 자신의 생각과 견해를 맹신할 것도 아니며, 또한 경제전문가라 할지라도 사려 깊은 판단 없이 남의 말에 솔깃해서 부화뇌동하는 일은, 자칫 자신의 인생에 치명적인 오점을 남기는 결과를 초래하는 일이 될 수도 있다. 이 책 속에는 우리가 흔히 저지르게 되는 인지 부조화나 대표성 휴리스틱, 그리고 손실회피 같은 경제에 영향을 미치는 다양한 인간의 심리를 파헤쳐, 자본시장에서 발생하는 여러 현상들을, 실제의 예를 들어 독자들에게 알기 쉽게 설명하고 있다. 결국 부자가 되고 싶다면, 새로운 시각에서 자본주의의 실체를 들여다 볼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게 하지 않는다면, 언젠가 소 잃고 외양간을 고치는 자신의 모습을 문득 발견하게 될 수 있다고 이 책은 경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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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도의 눈물 우리시대의 논리 18
박흥수 지음 / 후마니타스 / 201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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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 세계대전 이후 서구의 경제가 장기적으로 침체되기 시작하면서, 상대적으로 복지에 많은 투자를 해왔던 국가들의 경제에 위기가 대두되자, 당시 주류였던 케인즈 학파에 의해 주창되었던 여러 이론과 정책들에 문제가 있다는 인식이 팽배해졌다. 이에 발맞추어 등장한 것이, 바로 오늘날 문제가 되고 있는 신자유주의다. 신자유주의를 부르짖는 자들의 정책은, 시장경쟁원리에 따른 모든 정부규제의 철폐와 무역과 금융장벽을 없애고 전적으로 자율에 맡기자는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패러다임 역시 최근 미국의 금융위기로 전 세계의 경제가 휘청거리게 되면서, 이에 대한 후유증이 현재까지도 심각한 상황으로 전개되고 있고, 그에 따라 많은 경제 전문가들은 국제 경제를 원활하게 뒷받침 할 수 있는 새로운 방향이 모색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따라서 현재 이와 관련하여 당장 시급히 해결해야 할 우리의 문제 중 하나는, 그동안 신자유주의에 휩쓸려 무분별하게 진행되고 있던 공공영역의 민영화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에 있다.


정부의 재정압박에 대한 해소와 효율성의 확대, 그리고 외국인 투자를 유치할 수 있다는 명분아래, 현재 자행되고 있는 공기업의 민영화는, 장기적으로 볼 때 여러 가지로 국내 경제 안정에 심각한 문제점을 안고 있음에도, 졸속적이고 임시방편의 안일한 방향으로 흐르고 있는듯해서, 개인적으로 불안한 마음 그지없다. 전반적으로 정부가 민영화를 추진하기 위해 고려되고 있는, 철도를 포함한 몇몇 공기업들의 공통점을 보면, 초기에 투입되는 자본금이 상당히 크다는 것이고, 공공재라는 이유로 이익을 크게 기대하기가 어렵다는 점을 들 수 있다. 그래서 일부 적자에 대한 결손 부분을 메워줘야 하는, 정부의 입장에서 막대한 예산이 투입되는 등의, 재정에 압력을 받는 정부의 상황을 이해 못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해도 만약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하는 공기업을 오로지 이익의 극대화만을 추구하는 민간에 이양하게 된다면, 그들이 향후 취하게 될 폭리와, 국민을 볼모로 자칫 애초 의도했던 방향이 아닌 엉뚱한 불상사를 야기할 수 있다는 점에서 심히 우려가 되는 부분이다.


이 책은 최근 새 정부가 들어서면서, 이전 정부에서 문제가 되었던 철도 민영화에 대해, 그와 같은 결정은 결코 없을 거라며 국민에게 약속했던 것과는 달리, 지금까지의 정부 움직임으로 볼 때, 본격적인 민영화가 추진될 것이라는 판단에 비추어, 이러한 정부 정책에 관해 많은 시민들에게 이번 철도 민영화에 문제점은 무엇이고, 정부의 의도대로 민영화가 이루어졌다고 가정한다면, 이후 어떤 현상들이 벌어질지에 대한 구체적이고 핵심적인 내용들을 깊이 있게 다루고 있다. 저자는 오랜 시간동안 철도기관사로 종사했고, 또한 철도정책에 깊은 관심을 가지고 지금도 연구원으로 활동하면서, 현재 진행 중인 정부의 철도 민영화 정책의 불합리성과 주먹구구식의 파행적인 철도행정에 제동을 걸어, 이를 상당부분 보완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으며, 한편 지금까지의 정책을 뒤로하고, 그 대안으로 공기업으로서 철도가 공공의 목적에 부합하면서도 국가의 기간산업으로서 앞으로 나아갈 방향을 새롭게 제시하고 있어서, 독자들이 한번 관심을 가져볼만 한 내용으로 생각된다.


책에 상세히 설명되어 있는 바와 같이, 현재 철도의 민영화로 촉각이 곤두세워지고 있는 쟁점은, 수서발 KTX에 관한 것이다. 애초 국토교통부는 철도 민영화를 하겠다고 발표했다가, 국민들의 거센 반발에 부딪치자 민영화가 아닌 국유화를 하겠다는 방식으로 그 기조를 바꾸었다. 하지만 또다시 내용을 살짝 변경하여 이를 운영하게 되는 회사의 코레일 지분은 30%정도로 하고, 나머지는 민간에 넘기기로 했으나, 문제가 불거지자 최종적으로 코레일을 지주회사로 하고 서비스별 자회사를 별도 운영하는, 현재 독일의 철도 운영형태를 모델로 삼아 추진하겠다고 한다. 그러나 지금까지 이 문제에 대해서 명확하게 결론을 내리지 못한 채, 철도의 운영방안을 놓고 정부와 철도노조가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상황이다. 사실 철도의 민영화 실패의 예는 영국의 민영화 과정에서 극명하게 드러난바 있다. 영국은 기존의 공기업에 민간 사업자를 참여를 허용함으로서, 부문 간 경쟁에 따른 경비절감과 효율을 기대했으나, 그 결과는 이전보다 시민들의 요금부담은 증가되었고 계속적인 사건사고가 발생함에 따라, 다시 공기업으로 회귀하지 못하는 상태로 지금까지도 골치 아픈 문제로 남아 있다.


정부는 철도의 운영방식을 두고 독일식의 모델을 따른다고 하지만, 그동안의 정부가 해왔던 내용으로 볼 때, 과연 이를 신뢰할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든다. 정부는 계속되는 철도의 적자 증가와 효율성의 문제를 이유삼아 민영화의 의지를 굽히고 있지 않는듯하다. 그러나 철도나 의료와 같은 분야는 민영화로 바꾼다고 해서, 결코 그러한 문제들이 해결될 것이라고는 생각되지 않는다. 영국의 상황에서 보듯 오히려 민영화를 시행했을 때, 향후 더 많은 문제를 일으킬 소지가 많으며, 심지어 국민이 감당하기 힘든 엄청난 불행의 결과를 초래할 수 있을지도 모를 일이다. 철도교통은 자동차 산업의 발달로 한때 침체되었으나, 공해와 같은 사회적 비용의 문제로 철도산업이 다시 각광을 받게 되었다. 따라서 이를 어떻게 하면 더 미래지향적이고 또한 모두에게 혜택이 돌아가는 복지의 개념으로 시행되어야 할 것으로 보이는데, 거꾸로 자본주의 논리에 의해 민영화의 문제로, 우리의 철도산업이 갈팡질팡하는 것 같아 안타까운 마음이다. 모든 국민에게 해당되는 공공의 이익과 관련된 문제는, 결코 간단하게 생각하고 넘어갈 사안은 아니라고 본다. 그리고 이는 우리의 생활과 직접적으로 연관된 중요사항임에 틀림없는 문제이기도 하다. 그렇기에 이 책을 계기로 강조하고 싶은 것은, 나만 아니면 된다는 식의 개인주의적 사고를 버리고, 무엇이 나와 우리 공동체를 위한 것인지를 생각하고, 현재 철도산업이 안고 있는 상황에 보다 많은 관심들을 보였으면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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