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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자들의 생각법
하노 벡 지음, 배명자 옮김 / 갤리온 / 2013년 10월
평점 :
대부분의 많은 사람들은 부자가 되길 원한다. 더구나 자본주의 체제를 기본으로 하고 있는 사회 속에서 살아가는 입장에서야, 이는 특별할 것도 없는 지극히 당연한 생각일 것이다. 물론 부자가 아닌 가난한 삶을 바라며 생각하는 사람이 없지는 않다. 하지만 그런 경우는 극히 찾아보기 힘든 일부분에 불과하며, 거의 모든 사람들은 충분한 소득을 통해 풍족하고 편안한 삶을 향유하기를 오늘도 꿈꾸고 희망하며 살아간다. 그러나 아쉽게도 우리들 모두 부자가 될 수는 없으며 또한 그것이 가능하지도 않는 일이다. 돈이란 길거리에 차이는 돌덩이나 무한정 솟아나는 샘물과 같은 것이 아니어서, 어느 누가 많이 가지고 있게 되면, 반대로 다른 누구는 그만큼 적게 가질 수밖에 없는 이유에서다. 그렇다면 부자의 집안에서 태어나 자연스럽게 부를 물려받거나, 혹은 로또와 같은 복권의 당첨으로 인해 부자가 된 일부의 경우를 제외하고, 일정량으로 벌어들이는 수입으로 부자가 될 수 있는 나름대로의 어떤 수단이나 노하우가 있는 것은 아닐까. 원인 없는 결과가 없듯이, 이미 부의 성공을 이룬 사람들 저마다의 방법에는, 분명 일반인은 잘 모르는 뚜렷한 공통점이 존재할지도 모를 일이다. 왜냐하면 같은 환경, 같은 상황과 조건 하에서도 어떤 이는 부자가 되고, 또 다른 사람은 빈곤한 삶에 머무는 현실을 우리는 종종 목격하기 때문이다. 이 책은 바로 그런 내용을 담은 책이다.
세계 경제사를 거슬러 올라가다보면, 여러 차례의 커다란 경제위기들이 있었다. 우리나라가 한때 겪었던 IMF와 같은, 감당하기 힘든 위기가 찾아왔었듯이 말이다. 일부사람들은 그런 위기들이 주기적으로 찾아온다고 주장하지만, 개인적으로는 공감하지 않는다. 미리 예측할 수 있었더라면 사전에 모두들 이에 대비했을 것이고, 설사 피해가 있었다 하더라도 상식적인 선에서 그쳤을 것이기 때문이다. 어찌 되었든 그런 위기들로 인해 많은 기업들이 도산했고 노동자들은 한순간 실업자로 전락했다. 심지어 자신의 재산을 송두리 채 날려버리는 파산을 경험한 사람들도 많았다. 그런데 아이러니한 것은, 그런 엄청난 경제위기의 순간에도 별다른 피해를 입지 않거나, 오히려 그런 과정에서 상당한 부를 축적한 사람들도 있었다는 사실이다. 이런 결과를 놓고 우리가 궁금하게 생각할 수밖에 없는 것 중 한 가지는, 이들이 어떻게 그런 위기를 회피할 수 있었고, 뜻하지 않은 부를 축적할 수 있었는지에 관한 내용이다. 누구는 이런 사실에 대해 단순히 우연한 행운의 결과라고 말할 수도 있을지 모르지만, 그렇다고 무작정 동의하기에는 무언가 석연치 않은 구석들이 있어 보인다. 이 책의 저자는 과거 경제전문가로서 증권투자에 충격적인 실패를 경험하고 난 뒤에, 그 실패의 원인이 무엇일까를 추적하는 과정에서, 그동안 자신이 얼마나 비이성적인 행동을 했고 심리적 오류를 범했는지를 깨닫고 이 책을 쓰게 되었다고 말한다.
우리는 스스로를 생각할 때, 경제행위를 함에 있어 자신은 상당히 합리적이며, 바보 같이 어리석은 행동을 하지 않을 거라는 믿음을 가지고 있게 마련이다. 그러나 책에 따르면 이러한 자신에 대한 신뢰가 결코 옳은 판단이 아니라는 쉽게 깨닫게 해주고 있다. 우리들이 학교에서 배웠던 경제학의 여러 이론들은, 모든 것이 정상적이고 이성적으로 움직여 질 때에야 비로소 가능한 이야기들이다. 그러나 문제는 현실에서 벌어지는 일들은 그렇지 않다는데 있다. 인간은 때로 감정에 휘둘리기 쉬우며, 탐욕에 이끌리는 본능적인 행위와 같은 요소들에 의해, 어느새 자신도 모르게 광기에 빠지기도 하며, 비합리적인 선택을 하면서도, 스스로를 안위하듯 합리적일 것이라고 생각하는 이해하기 힘든 모습을 흔히 보인다. 이를테면 동전을 던져서 앞면이 연속해서 5번 나왔을 때, 그 다음이 어떤 면이든 간에 나올 확률은 변하지 않음에도, 뒷면이 나올 가능성이 더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처럼 말이다. 저자는 이 책에서 지금까지 우리의 경제사에 위기를 불러왔던 집단 히스테리나 사기성 투자, 판단착오와 같은 자본시장을 뒤흔드는 그 원인에는 인간의 심리에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래서 단순한 정보나 지식에 의존하기 보다는, 이를 어떻게 이해하고 활용할 것인가에 중점을 둔다면, 적어도 자신의 재산을 한순간 허공에 날려 버리는 실수를 범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하며, 더불어 이런 부분들을 역이용 한다면 돈을 벌수 있는 많은 기회를 발견하게 될 것이라고 말한다.
우리는 오늘도 크고 작은 경제 행위를 지속하며 현실을 살아간다. 지금 이 순간에도 똑같은 경제행위과정을 두고 누구는 금전적 이득을 취하지만, 어떤 이는 정 반대의 결과를 얻을 것이다. 결국 이 차이점은 인간의 심리를 구체적으로 적용한 행동경제학의 내용을 얼마만큼 현실에 적용시켜 행동할 것인가에 있다. 고소득을 올리는 직업군을 가진 일부 사람들 외에, 부지런히 일해서 벌어드린 소득만으로 안락하고 풍요로운 삶을 살아가기엔 충분치 않다. 소득이 오르면 일정량 비례하여 물가도 오르기 때문이다. 은퇴이후 자신의 노후를 생각한다면 현재의 잘못된 소비나 투자는, 분명 미래의 삶에 커다란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다. 수많은 정보들이 난무하고 점점 복잡해지는 우리의 자본주의 사회는, 경쟁을 통해 살아남아야 하는 어찌 보면 약육강식의 정글과도 같은 곳이다. 따라서 아무리 많이 배우고 똑똑하다고 해도 자신의 생각과 견해를 맹신할 것도 아니며, 또한 경제전문가라 할지라도 사려 깊은 판단 없이 남의 말에 솔깃해서 부화뇌동하는 일은, 자칫 자신의 인생에 치명적인 오점을 남기는 결과를 초래하는 일이 될 수도 있다. 이 책 속에는 우리가 흔히 저지르게 되는 인지 부조화나 대표성 휴리스틱, 그리고 손실회피 같은 경제에 영향을 미치는 다양한 인간의 심리를 파헤쳐, 자본시장에서 발생하는 여러 현상들을, 실제의 예를 들어 독자들에게 알기 쉽게 설명하고 있다. 결국 부자가 되고 싶다면, 새로운 시각에서 자본주의의 실체를 들여다 볼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게 하지 않는다면, 언젠가 소 잃고 외양간을 고치는 자신의 모습을 문득 발견하게 될 수 있다고 이 책은 경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