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 없이 어떻게 죽을 것인가
크리스토퍼 히친스 지음, 김승욱 옮김 / 알마 / 201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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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인생을 살아가면서 가장 두렵고 무섭게 느껴지는 것 중 하나는, 우리가 이 세상에 존재로서의 의미를 잃어버리는 순간, 즉 죽음의 과정일 것이다. 그것은 삶에 대한 욕망의 끈을 놓지 않으려는 인간의 기본적인 속성과 관련하여, 죽음이란 것이 우리의 의지로 거부하거나 회피할 수 있는 것도 아니거니와, 언젠가 죽는다는 것을 알면서도 막상 그 때가 되면 쉽게 수긍하고 인정하기를 거부하는 심리가 우리 내부에 강하게 작용하기 때문은 아닐까 싶다. 어찌 되었든 죽음은 의학에 전적으로 의존하여 조금은 늦출 수 있을지 모르지만 그것을 막을 수 있는 방법은 현재까지 없는듯하다. 죽음이라는 것이 누구에게나 달갑게 받아들여지는 것은 아닐 것이다. 그러나 죽음에 대해 한번쯤 시간을 내어 고찰해보는 시간을 갖는다는 것은 우리에게 있어 많은 것을 의미하고 시사한다. 이를테면 지나간 자신의 인생의 모습이 과연 어떠했는지를 곰곰이 반추해보면서, 소중한 시간을 너무 헛되이 소비해버린 것은 아닌지, 혹은 삶의 목적이나 이유가 무엇인지를 다시금 되새기게 한다는 점에서 그렇다. 그런데 만약에 자기 자신에게 언제쯤 죽음이 찾아올 것이라는 것을 사전에 인지하게 되는 경우, 죽음 앞에 맞서 당당하게 이를 숙명적으로 받아들이고 의연하게 대처할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왜냐하면 죽음만큼 우리로 하여금 심리적 중압감을 느끼게 하는 것이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들 대부분은 죽음에 임박했음을 느낄 때, 전에는 전혀 생각지도 않았고 관심도 없었던 다양한 방법을 동원하게 되는데, 특히 그중에서도 모든 것을 가능하게 한다는 신을 의지하는 경우가 많다. 물론 그렇게 한다고 해서 특별히 무엇이 달라지는 경우는 거의 없다. 그런 측면에서 이 책은 죽음을 눈앞에 두고 있으면서도 신에게 기대지 않으며 겸허히 죽음을 마주하는 한 인간의 모습을 엿볼 수 있어서 주목된다.


이 책의 저자는 리처드 도킨스와 함께 이 시대의 대표적인 무신론자로 알려져 있는 크리스토퍼 히친스다. 사실 그는 자신의 저서 신은 위대하지 않다 라든가, 논쟁이라는 책을 통해 광신과 독선은 결코 용납할 수 없다는 거침없는 독설로 인해, 종교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다소 꺼려지는 인물로 알려져 있다. 그는 비평가로서 현학적인 말솜씨와 많은 기고문을 통해 방송과 언론에 노출됨으로서 우리 사회에 적잖은 영향을 끼쳤는데, 불행하게도 62세라는 나이에 식도암말기 판정을 받은 직후 얼마 지나지 않아 생을 마감했다. 이 책은 당시만 해도 칼럼니스트이자 자신의 저서 출간과 관련하여 의욕적으로 바쁜 활동을 보이던 중에, 식도암이라는 뜻하지 않은 발병으로 인해 자신의 인생이 얼마 안남아 있던 짧은 시간동안, 죽음을 눈앞에 둔 그의 마지막 삶의 모습이 고스란히 담아져 있어 눈길을 이끈다. 무신론자라는 확고한 신념이 있어서인지는 몰라도, 그는 살아생전에 유독 종교에 관한 날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는데, 아마도 이를 의식했던 것일까 책 속에는 신에 의지하려는 조금의 호의적인 모습도 보이지 않으며, 그렇다고 해서 죽음을 눈앞에 둔 현실을 부정하는 등의 갈등하는 태도를 찾아보기 힘들다. 그는 의사의 권유에 따라 여러 치료의 과정을 거치면서 몸에 나타나는 여러 변화들을 통해, 죽음이 곧 자신에게 닥칠 것이라는 것을 이미 인식했었던 듯하다. 그러나 책 속 그의 글을 읽다보면 마치 죽음은 자신에게 아무것도 아니라는 듯이 어떤 불안감이나 두려움을 호소하거나 심지어 일말의 고뇌도 없는 것 같은 자세를 보인다. 그러면서도 한편에는 자신의 존재에 대한 무력감을 떨치기라도 하듯 블랙유모를 섞어가며 삶에 대한 강한 애착을 드러낸다.


죽음이라는 단어는 일반 독자들에게 있어서는 아무래도 친숙하게 느껴지지도 않을뿐더러 어떤 면에서는 오히려 반감을 불러일으키는 부분이 더 많을 것이다. 그렇다보니 평온한 마음을 유지하면서 관조적으로 죽음을 받아들인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이 책의 저자 히친스는 죽음 앞에서도 연약한 모습은 고사하고 죽는 그 순간까지도 정상인과 다름없는 조금의 흔들림도 보여주지 않는다. 물론 식도암의 증상이 점차 깊어지면서 앞으로 더 이상 자신의 목소리를 낼 수 없다는 것에 대한 자괴감에 잠시 빠지기도 하지만, 이는 죽음과는 또 다른 별개의 문제라고 해야 할 것이다. 그는 그동안 자신의 저서와 칼럼과 강연 등을 통해 신의 존재에 대한 신랄한 비판과 독설을 퍼부어왔었다. 그러나 이로 인해서 전 세계 기독교 신자들로부터 참기 힘든 모욕과 저주의 발언들을 받아들여야만 했다. 책 속에는 이와 관련한 이야기들이 자주 언급되어있음을 볼 수 있는데, 당신이 그토록 신을 모독했기 때문에 신이 당신에게 식도암이라는 벌을 내려주었을 거라는 비아냥거리는 목소리들에 대해, 그는 경전과 종교의 가르침에는 수백 년 동안 남의 불행을 고소해하는 심보를 주류신앙으로 만들어버린 구절들이 수 없이 많다는 식으로 가볍게 넘겨버리고 만다. 죽음을 앞에 두고 신을 의지할 것인지 말 것인지는 우리들 각자의 판단에 따른 저마다의 몫이다. 하지만 인간은 나약하기 때문에 신에게 의지할 수밖에 없다는 식의 통념을 깨트리며 죽음에 의연하게 대처하는 그의 삶의 자세는, 그저 단순하고 가볍게 넘길 만한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그래서 이 책은 신에 대한 통렬한 비판만큼이나 죽는 순간까지도 인간의 삶에 강한 애착을 보였던 그의 실존주의적인 모습을 독자들이 한번 깊이 사유해 볼만하지 않나 싶은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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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 파산 - 2014년 제2회 한국경제 청년신춘문예 당선작
김의경 지음 / 민음사 / 201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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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비하 일수도 있겠으나 가끔은 한번쯤 이런 생각들을 해본 기억들이 있을 것이다. 나는 왜 부유한 집안에서 태어나지 못했을까, 혹은 남들보다 뛰어난 재능이 나에게는 왜 없는 것일까 하는 것들 말이다. 그리고는 그러한 생각이 점점 자신을 옭아맨 나머지 결국 초라하고 비참하다고 느끼게 될 때, 세상은 참으로 불공평하다고 자조 섞인 푸념들을 더러 하지는 않았을까 싶다. 그런데 이런 부질없는 생각에 대해, 혹자는 세상을 너무 무임승차하려는 것이 아닌가 싶은 다소 부정적인 눈초리를 보낼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요즘 돌아가는 세상 돌아가는 것을 보면 그럴 수도 있겠다 싶은 생각도 든다. 청춘의 시절에는 으레 그렇듯 누구나 오래전부터 자신이 그토록 바라던 꿈을 실현하는 날을 희망하고 기대하며 살아간다. 어떤 이는 말하기를 청춘을 두고 사계절의 봄에 빗대어 마치 희망찬 미래가 펼쳐지는 기회의 계기가 될 것이라 하고, 또 다른 누구는 오늘날처럼 과도한 경쟁에 내몰리는 청춘들이 겪는 아픔에 대해, 으레 당연한 것처럼 별것이 아닌 것으로 치부하기도 한다. 하지만 막상 우리에게 닥치는 현실은 그들의 말처럼 결코 희망적이지도 않고 가볍게 넘길 만큼 그리 녹록치도 않아 보인다. 그러나 우리의 운명은 누군가에 의해 이미 정해져 있는 것이 아니다. 우리 스스로가 만들어 가는 것이다. 그래서 아무리 힘든 상황이라 하더라도 직면한 현실을 어떻게 인식하고 받아들이는가에 따라 세상은 얼마든지 달라 보일 수 있으며, 그것이 설사 자신의 문제를 당장 해결해주지 않는다 하더라도, 향후 현실을 타개할 가능성의 여지를 충분히 제공해 줄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그러한 의미에서 이 책은 오늘을 살아가는데 있어 현실이 고통스럽거나 다시 일어날 용기를 잃어버린 누군가에게 동기부여의 계기를 마련해 줄 수 있지 않을까 싶은 생각을 해본다.


작품 속 이야기는 주인공 인주가 봉고차를 타고 서울의 여러 지역을 돌며 상가수첩을 배부하는 프리터 아르바이트로 하루하루를 연명해가는 과정이 흥미롭게 전개되어 있는데, 그 내용이 마치 사실처럼 생동감이 느껴지기도 하고, 일부 이야기의 경우는 공감을 불러일으키기도 해서 가슴이 따뜻해지는 것을 체감할 수 있다. 소설 속 주인공 인주는 한때 남부럽지 않은 부유한 집의 딸이었지만, 엄마의 부주의로 사기를 당한 뒤 사채업자에게 빚 독촉에 시달리면서도, 어떻게든 살아야 한다는 생각으로 힘든 아르바이트 생활에도 결코 웃음을 잃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긍정적 마인드의 소유자다. 대부업체에 의해 어쩔 수 없이 엄마의 보증인으로 나섰다가 신용불량자가 되었음은 물론, 한 순간에 풍비박산 된 집안의 사정으로 대학을 그만 두어야 했는데 그 상황에서 그녀가 선택할 수 있었던 것은 아르바이와 같은 일용직일 수밖에 없었다. 그녀는 이곳저곳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며 다양한 형태의 사람들을 만나면서, 때로 모든 것이 돈으로 평가되는 냉담한 현실에 분노와 좌절을 겪으면서도, 한편으로 자신과 같은 처지에 놓였음에도 이에 굴하지 않고 떳떳하고 당당하게 살아가는 이들로부터 위안과 용기를 얻으며 하루하루를 의미 있게 보내며 살아간다. 이 작품은 비록 소설의 형태를 띠고 있지만, 펼쳐진 그 내용이 허구라고 느껴지기보다는 우리 주변에서 흔히 목격하게 되는 상황을 사실적으로 묘사하고 있어서, 독자로 하여금 동질감을 느끼게 하는 것도 있지만, 그보다는 작품의 이면에 가혹하고 힘든 청춘의 시기를 보내면서도 희망을 잃지 않고 살아가는 주인공의 모습을 통해, 당신도 해낼 수 있을 것이라는 무언의 메시지가 감동으로 다가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세계 경제 성장의 둔화와 신자유주의 기조에 따른 영향인지는 몰라도, 시간이 갈수록 부익부 빈익빈의 편차는 커지고 이에 따라 자연스럽게 치열한 경쟁의 구도가 형성됨으로서, 우리들의 삶이 예전에 비해 더욱 팍팍해져가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그렇다 보니 요즘 너나할 것 없이 힐링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이 많아진 것 같기도 하다. 이러한 시기에는 대개 어떤 연령층에 관계없이 모두 힘든 것이 사실이지만, 개인적으로 생각할 때 아마도 가장 어려운 입장에 처한 사람들은, 이제 막 자신의 삶을 본격적으로 시작하려 하는 청춘의 세대들이라 여겨진다. 해마다 인상되는 등록금 부담에 허덕여야 하고, 비좁은 취업난을 해결하기 위한 엄청난 시간과 노력을 투자해야 하는 등의 남모를 고통을 마치 당연한 것처럼 인식되는 오늘을 그들은 감내하며 살아가야 한다. 또한 사회 구조상 그들 중 일부는 그러한 경쟁의 대열에 낙오될 수밖에 없으며, 우리의 사회는 그들이 처한 입장을 만족스럽게 대변해주지 못한다. 그래서 지금 이 시간에도 누군가는 자신의 어깨를 짓누르는 무거운 짐을 내려놓지 못한 채 힘겨운 삶을 살아가 갈 것이다. 이 작품 속 주인공은 이러한 이들에게 이렇게 답하고 있다. 아직은 희망의 끈을 놓을 때가 아니라고, 그리고 절망적이고 암울한 현실 속에서도 살아갈 충분한 목적과 이유가 있게 마련이며, 그것은 결코 멀리 있지 않다는 것을 말이다. 그러한 의미에서 이 소설은 힘든 청춘의 시기를 보내는 이들에게 작은 용기와 아울러 자신에게 주어진 운명을 폭넓은 시각에서 바라보게 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되며, 그들이 펼치는 오늘의 분투적인 삶이 향후 자신의 미래에 든든한 밑거름이 되어 좋은 결실을 맺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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젤롯 - “예수는 정치적 혁명가였다” 20년간의 연구로 복원한 인간 예수를 만나다
레자 아슬란 지음, 민경식 옮김 / 와이즈베리 / 201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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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나름대로 신실한 믿음이나 신념이 있어 어느 특정한 종교를 가지고 있지는 않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막무가내로 신의 존재를 부정하거나 종교를 터부시하는 것은 없다. 오히려 우리가 때로 나약하고 어리석으며 불완전하기에 이를 조금이라도 보완한다는 측면에서 종교에 대해 조금은 긍정적인 입장의 편에 가깝다고 해야할듯하다. 기독교 그러니까 개신교를 처음 접하게 된 것은, 나의 기억으로 어린 시절 친구를 따라서 교회를 갔었던듯하고, 그나마 종교로서의 실체를 조금이나마 인식하게 된 것은 학창시절 미션스쿨에 입학하고서부터 채플시간을 통해서가 아닌가 싶다. 하지만 이때에도 성경을 정독해보거나 혹은 기독교의 역사의 흐름을 살펴본다든지 하는 것은 없었다고 해야겠다. 단지 비종교인이 알고 있는 정도의 아주 기본적인 예수의 삶에 대한 대략적인 부분을, 그것도 수박 겉핥기식로만 알아왔을 뿐이다. 그리고 그 상태로 지금까지 이어오다가, 이 책을 우연히 알고서 읽게 되었는데, 그 내용이 조금은 생경하면서도 흥미롭게 다가오지 않았나 싶고, 특히 우리들이 흔히 알고 있는 예수의 삶을 이렇게 접근할 수도 있구나 하는 점에서, 신선하면서도 상당히 이채롭게 느껴지지 않았나 싶은 생각을 해본다. 지금까지 예수의 생애와 관련하여 우리가 알아왔던 거의 대부분의 책들은 주로 신학적인 측면이 강조되었다고 봐야 할 것이다. 그런데 이 책은 그러한 통상적인 시각에서 벗어나 유대교 역사의 과정에 나타난 여러 사실들과, 당시 역사적 사료들을 바탕으로 새로운 관점에서 예수의 모습을 모색해보고자 했고, 상세한 분석과 함께 이유 있는 충분한 설명으로, 우리가 지금까지 알아왔던 예수의 또 다른 모습을 발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 독자들이 당시 시대 흐름에 따른 유대교의 변화과정을 구체적으로 들여다 볼 수 있어서, 새로운 내용들을 배울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 생각된다.


예수는 기독교인에게 있어서는 인류를 구원하는 하나님의 아들이라고 말할 수 있을지 모르지만, 이와 무관한 사람들의 눈으로는 어떤 관점의 기준에 의한 것인지는 몰라도 보는 시각에 따라, 사회 개혁가나 정치적 욕망을 지닌 혁명가, 심지어 퇴마사와 비슷한 주술사의 개념으로 인식하는 등의 다양한 형태로 나타나고 있는듯하다. 그러나 저자는 이 책을 통해 말하기를, 여러 가지 역사적 내용과 당시의 여러 사료를 종합해 볼 때, 예수를 오늘날의 정치적 목적과 의식을 가진 혁명가의 모습과 비슷한 부류의 인물로 판단하고 있는 것 같다. 저자는 이를 위해 구체적이고 다양한 논리의 근거를 바탕으로 이 책에서 밝히고 있는데, 그 내용이 일정 부분 공감이 되기도 하면서 상당히 설득력 있게 들리기도 해서 주목을 이끈다. 저자는 이러한 주장을 근거로 대체적으로 유대교가 걸어온 당시의 시대적 배경상황을 들고 있다. 예루살렘을 포함한 지금의 팔레스타인 지역이 로마의 지배를 받게 되면서, 그 과정에서 유대인들에게 신성시 되었던 성전이 로마인들에 의해 불태워지고 잔혹한 폭압이 지속되자, 이를 회복하기 위해 당시 예언자나 메시아라고 자처하던 많은 인물들이 등장했었다고 한다. 이들은 율법을 엄격하게 지키고 이방의 주인을 섬기지 않으며 하느님의 주권에 무조건 헌신을 의미하는 젤롯이라는 그들만의 독특한 신념으로, 로마인에 협력했던 유대인을 죽이고 로마로부터 성전을 지켜내기 위한 방법을 모색했지만, 결국 성공하지 못하고 체포되어 죽임을 당했다. 그런데 이 책의 내용을 통해 예수의 행적을 따라가다 보면 당시의 여러 정황으로 볼 때, 이전에 여러 번 시도되어 왔던, 로마의 지배를 벗어나기 위한 유대인들의 필사적인 저항운동과 비교해 별다른 특이한 점을 발견할 수 없었다는 것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결국 예수도 젤롯의 정신을 내세운 일종의 민중세력을 통한 정치개혁가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는 것이 저자의 설명이다.


책에는 이외에도 성경과 관련하여서도 4대 복음서의 이야기는 예수의 가르침과 초기 기독교의 성격을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을 주는 것은 사실이지만, 신앙적인 부분을 강조하기 위한 의도적인 서술이 있다는 점과, 또한 실질적이고 역사적인 측면에서 바라보는 예수라는 인물의 탐구와는 거리가 있다는 것도 예의 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또한 이 책을 읽다보면 지금의 기독교의 모태가 되는 유대교의 형성과정을 상세히 들여다 볼 수 있는데, 여기에는 예수와 연관하여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인물이 되는, 예수의 형인 야고보와 예수에게 세례를 주었던 요한, 그리고 예수가 죽고 부활한 뒤에 등장하게 되는 사도 바울이 깊이 연관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특히 이 부분은 기독교를 믿지 않는 독자들에게 있어, 오늘날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기독교의 배경을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이 책의 내용 대부분은 역사의 사실이나 논리적인 접근이 힘든 성서의 신앙적인 내용은 가급적 배제하고 사료를 통한 객관적인 시각에서 다루어져 있는 것이 특징이다. 그래서 예수를 있는 그대로 바라보고 판단해보자는데 그 의미가 있다고 여겨진다. 개인적으로 생각할 때, 이 책이 조금은 특별하고도 매력 있게 읽혀지는 것은, 우리가 그동안 예수가 신앙적인 대상으로 간주되어 왔다고 한다면, 그와는 전혀 다른 방향에서 인간 예수의 모습을 추축해보면서 그의 사상이나 가르침을 되새겨 볼 수 있다는 점이다. 물론 이 책 저자의 이야기를 얼마만큼 공감할지 혹은 신뢰할 수 있는지는 바로 독자의 몫이다. 그러나 무엇보다 이 책이 예수라는 인물에 대해 다각적인 측면에서 바라봄으로서, 또 다른 모습의 예수를 구현해보고자 했다는 것과, 그리고 기독교가 형성되기까지의 과정을 누구나 이해하기 쉽게 다루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받아야 하지 않을까 싶은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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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존, 세상의 모든 것을 팝니다 - 아마존과 제프 베조스의 모든 것
브래드 스톤 지음, 야나 마키에이라 옮김 / 21세기북스 / 201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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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을 이용하는 사람들 이라면 아마존닷컴 이라는 온라인 유통업체를 아마도 한번쯤 봐왔거나 들어본 기억들이 있을 것이다. 유통업계의 괴물이라고도 불리기도 하는 이 기업은, 1994년 제프 베조스에 의해 설립되었는데, 그의 집 한쪽 창고에서 4명의 직원으로 온라인서점을 시작하여, 지금은 연매출 65조가 넘는 매출액을 자랑하며 세계 일류의 기업으로 디지털 유통시장을 주도하고 있어 세간에 큰 화제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그런데 더욱 주목되는 것은, 작년 5월에 이 회사가 우리나라의 유통시장에 진출할 목적으로 법인을 설립하면서 본격적인 활동을 서두르고는 모양새를 취하고 있기에, 그 결과 향후 국내 온라인 유통시장에 적잖은 파장을 몰고 오지 않을까 하는 우려의 목소리들이 조심스럽게 대두되고 있기 때문이다. 아마존은 일개 소규모 온라인 서점유통회사에서 시작하여, 전 세계를 아무르는 거대한 기업으로 변모하기까지 올해로 20년이 되어간다. 새로운 역사가 만들어 질 것이라며 한때 소프트웨어를 비롯한 IT산업이 세계경제를 이끄는 주축이 되어 부흥기를 이루었지만, IT버블로 인해 하루아침에 수많은 기업들이 사라져갔다. 그러나 그 암흑의 고통스런 과정에도 아마존은 살아남았다. 그리고 오래전부터 미국 월가의 많은 사람들은 물론이고 여러 경제전문가들은, 아마존의 성장이 결코 오래가지 못할 것이라는 부정적인 시각으로 바라보아왔지만, 아마존은 이를 비웃기라도 하듯 해마다 폭발적인 성장을 이루어왔고, 이는 지금도 여전히 진행 중이다. 그렇다면 세상의 모든 것을 팔겠다는 모토로 전 세계 온라인 유통시장의 장악해온 아마존이 걸어왔던 과정에 과연 어떤 점이 있었기에 오늘의 결과를 얻을 수 있었던 것일까. 이 책은 그 과정을 상세하게 담아 현재 아마존이 존재하기까지 모든 내용을 상세하게 소개하고 있어 눈길을 이끈다.


많은 기업들이 그래왔듯이 지금 세계 일류기업 중 하나로 손꼽히고 있는 아마존과 관련하여 그동안 많은 의혹들과 억측들이 있어왔다. 그래서 이 책은 독자들이 언론을 통해서만 보아왔던 아마존이라는 기업이 어떻게 탄생되었으며 어떤 과정을 거쳐 지금의 위치에까지 왔는지 그 세부적인 내막을 들여다볼 수 있도록 했다. 더불어 선두에서서 아마존의 거의 모든 것을 기획하고 지휘했던 제프 베조스라는 인물과 관련하여, 그의 경영철학이나 기업의 운영방식의 내용이 무엇인지를 간접적으로나마 알아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책 속에는 미국 워싱턴 주 시애틀에서 보잘 것 없는 온라인 도서소매유통업을 시작했던 초창기 아마존의 작은 모습에서부터 출발하여, 점차 새로운 회사를 합병인수하면서 오늘날 1년 매출액만 대략 600억 달러를 넘고, 유통되고 있는 상품만 해도 무려 천만을 상회할 만큼 거대한 괴물로 성장한 일련의 과정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져 있다. 책에 따르면 IT버블로 수많은 회사들이 파산했으며, 심지어 미국 금융위기가 몰아닥쳐 여러 대기업들이 속수무책으로 한 순간에 무너지는 상황에서도 아마존이 결코 쓰러지지 않고 살아남을 수 있었던 것은, 여러 가지 이유들이 있겠지만 다른 무엇보다 비전을 품고 장기적인 안목으로 아마존을 경영해왔던 제프 베조스의 경영전략에 있다고 말한다. 그런데 아이러니 한 것은, 아마존이 매년 엄청난 매출액에도 불구하고 영업순수익은 매출액의 1%내외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또한 아마존은 새로운 시장진출과 품목확장을 꾀하던 2012년의 대차대조표가 보여주는 바와 같이, 매년 적자를 나타내면서도 주식시장에서의 아마존의 가격이 상당히 높게 평가되고 있다는 점이다. 저자는 이에 대해 그동안 아마존이 여러 난관을 뚫고 성장해온 노력의 결과가 투자자들로부터 높은 신뢰의 바탕이 되고 있으며, 언젠가 확장을 늦추고 건전한 이윤을 창출하리라는 기대감이 내재되어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아마존이 추구하는 소비자 전략은 대체적으로 보면 적은 이윤을 내더라도 많이 팔아서 수익을 얻는 박리다매방식의 단 한 가지 방법이다. 다만 책에 따르면 제프 베조스가 아마존을 이끌면서 20년 동안 줄기차게 강조해왔던 것은, 모든 것이 고객중심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아마존은 어떤 상품을 막론하고 고객이 원하는 물건을, 다른 어떤 곳 보다 가장 싼 값에 공급하며, 빠른 시간 내에 상품을 배달해주는 원칙을 고수하고 있으며 이는 앞으로도 계속유지 할 것이라고 강조한다. 저자는 책을 통해서 제프 베조스와 오랜 인터뷰를 해온 결과 애플의 CEO 스티브 잡스와 유사한 면이 많다고 말한다. 언제나 카리스마 넘치는 모습으로 직접 새로운 아이디어를 창출해내고, 어렵고 힘든 과정을 맞닥트리면서도 결코 물러서지 않았으며, 특히 직원들의 업무 결과가 자신이 생각한 기준에 미치지 못하는 경우, 폭언에 가까운 혹독한 비판을 가하는 온화하면서도 냉정한 두 얼굴을 가진 소유자라고 평가한다. 지금까지 수많은 기업들이 흥망성쇠를 겪어온 것처럼, 제 아무리 튼튼하고 미래전망이 밝은 기업이라고 하더라도, 그 지위가 언제까지 계속될 것 이라고 함부로 말하기는 힘들다. 그러나 여러 경제 전문가들의 견해와 그리고 현재까지 쌓아올린 아마존의 경영기반으로 볼 때, 일류기업으로서의 아마존의 향후 모습은 어떤 방향으로든 점차 확대된 형태로 나타날 가능성이 많아 보인다. 이 책의 내용을 보면 아마존은 다가올 미래가 어떠할 것이라는 것을 오래전에 정확하게 예측했고 이를 토대로 확신을 가지고, 지속적인 혁신과 기술개발을 통해 어려운 상황에도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해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불과 몇 해 이전만 하더라도 아마존과 같은 기업이, 지금의 위치에 있을 것이라 예견한 사람은 없다. 그러나 아마존은 이를 이루어내는데 성공했다. 그래서 이 책은 개인적으로 생각 할 때, 파란만장한 성장과정을 거쳐 지금의 위치로 끌러 올린 제프 베조스의 아마존 창업과정과 그 이면에 그의 경영능력 두 가지를 모두 살펴볼 수 있어서, 독자들에게 많은 것을 시사해 주지 않을까 싶은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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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달 2021-10-04 03: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고맙습니다
 
하룻밤에 읽는 과학사 - 불의 이용부터 나노 테크놀로지까지 인류 과학의 역사를 한눈에!, 개정판 하룻밤 시리즈
하시모토 히로시 지음, 오근영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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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인 기억으로 중등시절 과학수업을 들으면서 선생님의 따분한 수업내용이었는지 아니면, 애초 과학에 흥미를 느끼지 못하는 나의 적성에 기인한 것이었는지는 몰라도, 일찌감치 문과로의 길을 선택했고 그 이후부터는 자연스레 과학에 대한 관심을 거의 두지 않았던듯하다. 그래서 그럴까 여전히 과학 분야에 대한 내용은 내게 있어 어렵거나 혹은 가까이 하기 힘든, 먼 나라의 이야기가 되어버린 것 같은 생각이 든다. 그러나 언제부턴가 확실치는 않지만 마음 한편에서는 첨단과학이 세상을 주도하는 오늘을 살아가면서 과학에 대한 깊은 지식은 아니더라도, 적어도 과학에 대한 개괄적인 내용을 어느 정도는 알아 두는 것이 좋을 것 같다는 뒤늦은 인식이 있었던 것 같다. 그래서 과학에 다가서기가 조금은 꺼려지고 어려움을 느끼는 독자의 입장에서, 과학전반에 관련한 조금은 쉽게 읽을 수 있으면서, 간략하고 전체적으로 두루 살펴볼 수 있는 책이 있었으면 했다. 물론 그동안 과학 분야의 이야기를 다룬 많은 책이 출간되었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대부분 수학이나 물리, 의학과 같은 어느 특정학문에, 그것도 한정된 주제를 다루고 있는데다가, 막상 그 내용을 보면 기본적인 과학의 지식 없이는 쉽게 다가서기에는 다소 거리감이 있지 않았나 싶은 생각이다. 그러한 측면에서 이 책은 인류과학사의 전반적인 흐름을 상세한 설명과 함께 한눈에 알아볼 수 있도록 하여, 과학에 대한 독자의 이해를 돕고 있는 유익한 책으로 여겨진다. 따라서 과학에 대한 어떤 특별한 지식이 없는 독자라 하더라도 무난하게 접근할 수 있을듯하고, 더불어 잘 모르고 있었거나 혹은 잘못이해하고 있던 과학의 여러 내용들을 두루 살펴볼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이 책은 인류가 탄생한 이래로 최첨단 과학이 이루어지고 있는 현재에 이르기까지, 문명이라는 거대한 금자탑의 밑거름이 되었던 과학의 역사를 시기별로 나누어 집중 조명하고 있어서, 과학사의 모든 것을 다루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군더더기 없는 깔끔하고 일목요연한 설명이 돋보인다. 저자는 이 책에서 과학이 시대배경에 따라 어떤 모습으로 등장했고 그 역할이 무엇이었는지를, 그리고 우리의 사회문명이 발전하는 과정에서 과학과 인간의 유기적인 연관관계를 통해 과학의 존재이유와 진정한 의미를 찾아보고자 했다. 특히 중세 이후 과학의 발전이 서양에 의해 주도되다보니, 대부분의 과학서들이 서양의 과학내용에 치중한 나머지 동양의 과학에 대한 것은 거의 다루지 않았거나, 혹은 간략한 설명에 그치고 마는 경우가 많았는데 비해, 이 책에는 서양의 과학사와는 별도로 중동의 이슬람을 포함한 동양의 과학도 상세하게 다루고 있어서 아마도 독자들이 폭넓은 과학의 내용을 배울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저자는 과학이 인류문명의 발전에 떼려야 뗄 수없는 관계임을 감안하면, 과학의 본질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인류역사의 전반적인 변천과정과 함께 들여다 볼 수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그래서 이 책의 내용을 읽다보면 독자들은 단순하게 과학사의 일면만을 보는 것이 아닌, 인류가 지나온 역사의 흐름에 따른 과학의 진행과정을 면밀하게 들여다보면서, 과학사의 전체적인 맥락을 보다 알기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책 속의 내용에 따르면 고대를 넘어 중세이전까지의 과학이 지니는 의미는 대체로 정복을 통한 전쟁의 도구로서 성격을 띠고 있었다고 보면, 중세 이후 르네상스시대를 거치면서 계몽주의와 휴머니즘이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이 도래하면서부터, 과학은 인류번영을 위한 하나의 방편으로 발전되어왔던 것으로 여겨진다.


과학사의 흐름으로 볼 때, 현대도 마찬가지지만 고대나 중세나 시기에 거의 예외 없이 과학의 영역에 많은 치중을 들였던 나라들은 대부분 강대부국으로의 길을 걸어왔음을 알 수 있다. 그리고 근대로 넘어오면서 합리적인 사고방식이 대두됨에 따라 과학이 그저 학문의 한 분야로 머무는 것이 아닌 사회변화의 주축으로 인식되면서, 그 결과 과학혁명이라는 새로운 시대의 도약을 예고해왔음을 볼 수 있다. 그러한 예로 유럽의 문화가 다른 문명권을 현저하게 뛰어넘어 오늘날까지 이어져 오게 된 주된 이유는, 바로 이러한 과학의 기반이 구축되었기 때문은 아닐까 싶은 생각을 해본다. 더불어 지금은 조금 달라졌지만, 한때 일본이 아시아의 맹주가 될 수 있었던 것도 역시 과학의 힘이 뒷받침 되었기에 가능했다고 판단된다. 과학은 이미 오래전부터 오늘날 인류생활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치는 중요하고 핵심적인 분야로 간주되어 왔다. 그런데 이 책을 통해 인류의 역사와 함께 길을 걸어온 과학사의 여정을 들여다보면, 우리의 과학에 대한 인식과 관심은 다른 나라에 비해 조금은 뒤쳐져 보이는 것은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든다는 점이다. 불과 1세기 전만 하더라도 과학의 발달로 인해 놀라운 세상이 펼쳐질 것이라고는 그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었다. 하지만 최근 과학 발전의 속도는 이전에 비해 우리가 체감하기 힘들만큼 빠르게 진보해가고 있는듯하다. 그런데 과학의 중요성이 날로 더해가고 있는 이 시대를 살아가면서, 과학을 단지 어렵고 따분하고 복잡하다는 선입견 때문에 멀리한다면, 우리의 과학발전을 기대하기에는 다소 걸림돌로 작용되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이러한 원인에는 일반인들을 위한 과학 분야로의 접근을 쉽게 하는 책들이 많지 않았다는 점도 분명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그러한 관점에서 이 책은 과학사의 전체적인 내용을 역사의 흐름에 맞춰, 누구나 과학으로의 접근을 용이하게 만드는 유익한 과학교양도서가 될듯하다. 따라서 과학을 어려워하는 많은 독자들이 이 책을 통해 과학에 대한 거리를 조금은 좁히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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