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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룻밤에 읽는 과학사 - 불의 이용부터 나노 테크놀로지까지 인류 과학의 역사를 한눈에!, 개정판 ㅣ 하룻밤 시리즈
하시모토 히로시 지음, 오근영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4년 2월
평점 :
품절
개인적인 기억으로 중등시절 과학수업을 들으면서 선생님의 따분한 수업내용이었는지 아니면, 애초 과학에 흥미를 느끼지 못하는 나의 적성에 기인한 것이었는지는 몰라도, 일찌감치 문과로의 길을 선택했고 그 이후부터는 자연스레 과학에 대한 관심을 거의 두지 않았던듯하다. 그래서 그럴까 여전히 과학 분야에 대한 내용은 내게 있어 어렵거나 혹은 가까이 하기 힘든, 먼 나라의 이야기가 되어버린 것 같은 생각이 든다. 그러나 언제부턴가 확실치는 않지만 마음 한편에서는 첨단과학이 세상을 주도하는 오늘을 살아가면서 과학에 대한 깊은 지식은 아니더라도, 적어도 과학에 대한 개괄적인 내용을 어느 정도는 알아 두는 것이 좋을 것 같다는 뒤늦은 인식이 있었던 것 같다. 그래서 과학에 다가서기가 조금은 꺼려지고 어려움을 느끼는 독자의 입장에서, 과학전반에 관련한 조금은 쉽게 읽을 수 있으면서, 간략하고 전체적으로 두루 살펴볼 수 있는 책이 있었으면 했다. 물론 그동안 과학 분야의 이야기를 다룬 많은 책이 출간되었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대부분 수학이나 물리, 의학과 같은 어느 특정학문에, 그것도 한정된 주제를 다루고 있는데다가, 막상 그 내용을 보면 기본적인 과학의 지식 없이는 쉽게 다가서기에는 다소 거리감이 있지 않았나 싶은 생각이다. 그러한 측면에서 이 책은 인류과학사의 전반적인 흐름을 상세한 설명과 함께 한눈에 알아볼 수 있도록 하여, 과학에 대한 독자의 이해를 돕고 있는 유익한 책으로 여겨진다. 따라서 과학에 대한 어떤 특별한 지식이 없는 독자라 하더라도 무난하게 접근할 수 있을듯하고, 더불어 잘 모르고 있었거나 혹은 잘못이해하고 있던 과학의 여러 내용들을 두루 살펴볼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이 책은 인류가 탄생한 이래로 최첨단 과학이 이루어지고 있는 현재에 이르기까지, 문명이라는 거대한 금자탑의 밑거름이 되었던 과학의 역사를 시기별로 나누어 집중 조명하고 있어서, 과학사의 모든 것을 다루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군더더기 없는 깔끔하고 일목요연한 설명이 돋보인다. 저자는 이 책에서 과학이 시대배경에 따라 어떤 모습으로 등장했고 그 역할이 무엇이었는지를, 그리고 우리의 사회문명이 발전하는 과정에서 과학과 인간의 유기적인 연관관계를 통해 과학의 존재이유와 진정한 의미를 찾아보고자 했다. 특히 중세 이후 과학의 발전이 서양에 의해 주도되다보니, 대부분의 과학서들이 서양의 과학내용에 치중한 나머지 동양의 과학에 대한 것은 거의 다루지 않았거나, 혹은 간략한 설명에 그치고 마는 경우가 많았는데 비해, 이 책에는 서양의 과학사와는 별도로 중동의 이슬람을 포함한 동양의 과학도 상세하게 다루고 있어서 아마도 독자들이 폭넓은 과학의 내용을 배울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저자는 과학이 인류문명의 발전에 떼려야 뗄 수없는 관계임을 감안하면, 과학의 본질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인류역사의 전반적인 변천과정과 함께 들여다 볼 수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그래서 이 책의 내용을 읽다보면 독자들은 단순하게 과학사의 일면만을 보는 것이 아닌, 인류가 지나온 역사의 흐름에 따른 과학의 진행과정을 면밀하게 들여다보면서, 과학사의 전체적인 맥락을 보다 알기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책 속의 내용에 따르면 고대를 넘어 중세이전까지의 과학이 지니는 의미는 대체로 정복을 통한 전쟁의 도구로서 성격을 띠고 있었다고 보면, 중세 이후 르네상스시대를 거치면서 계몽주의와 휴머니즘이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이 도래하면서부터, 과학은 인류번영을 위한 하나의 방편으로 발전되어왔던 것으로 여겨진다.
과학사의 흐름으로 볼 때, 현대도 마찬가지지만 고대나 중세나 시기에 거의 예외 없이 과학의 영역에 많은 치중을 들였던 나라들은 대부분 강대부국으로의 길을 걸어왔음을 알 수 있다. 그리고 근대로 넘어오면서 합리적인 사고방식이 대두됨에 따라 과학이 그저 학문의 한 분야로 머무는 것이 아닌 사회변화의 주축으로 인식되면서, 그 결과 과학혁명이라는 새로운 시대의 도약을 예고해왔음을 볼 수 있다. 그러한 예로 유럽의 문화가 다른 문명권을 현저하게 뛰어넘어 오늘날까지 이어져 오게 된 주된 이유는, 바로 이러한 과학의 기반이 구축되었기 때문은 아닐까 싶은 생각을 해본다. 더불어 지금은 조금 달라졌지만, 한때 일본이 아시아의 맹주가 될 수 있었던 것도 역시 과학의 힘이 뒷받침 되었기에 가능했다고 판단된다. 과학은 이미 오래전부터 오늘날 인류생활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치는 중요하고 핵심적인 분야로 간주되어 왔다. 그런데 이 책을 통해 인류의 역사와 함께 길을 걸어온 과학사의 여정을 들여다보면, 우리의 과학에 대한 인식과 관심은 다른 나라에 비해 조금은 뒤쳐져 보이는 것은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든다는 점이다. 불과 1세기 전만 하더라도 과학의 발달로 인해 놀라운 세상이 펼쳐질 것이라고는 그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었다. 하지만 최근 과학 발전의 속도는 이전에 비해 우리가 체감하기 힘들만큼 빠르게 진보해가고 있는듯하다. 그런데 과학의 중요성이 날로 더해가고 있는 이 시대를 살아가면서, 과학을 단지 어렵고 따분하고 복잡하다는 선입견 때문에 멀리한다면, 우리의 과학발전을 기대하기에는 다소 걸림돌로 작용되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이러한 원인에는 일반인들을 위한 과학 분야로의 접근을 쉽게 하는 책들이 많지 않았다는 점도 분명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그러한 관점에서 이 책은 과학사의 전체적인 내용을 역사의 흐름에 맞춰, 누구나 과학으로의 접근을 용이하게 만드는 유익한 과학교양도서가 될듯하다. 따라서 과학을 어려워하는 많은 독자들이 이 책을 통해 과학에 대한 거리를 조금은 좁히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