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 CAR MINI 마이 카, 미니 - 나를 보여 주는 워너비카의 모든 것
최진석 지음 / 이지북 / 201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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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년대만 하더라도 자동차는 부유층을 대표하던 상징 중 하나였다. 그래서 당시 우리의 자동차의 모습은 지금처럼 다양한 디자인의 개성적인 특성을 살린 것과는 상당히 거리가 멀었다. 또한 어떤 이유에서인지는 몰라도 장례식용 분위기가 나는 검은색이 주류를 이루는 중형차가 대부분인 경우가 많았고 일부 가진 자들의 전유물이 되어 버린 까닭에, 딱히 자동차 문화라고 할 만한 것이 따로 없었다. 그러나 지속적인 경제성장으로 인한 개인 소득의 증가와 자동차에 관한 개인의 관심도가 점차 높아짐으로 해서 자동차는 우리 생활의 일부로 자리 잡았고, 이제는 하나의 건전한 문화로 형성되어가고 있는듯하다. 최근 신자유주의 흐름으로 수입 개방화가 예전에 비해 자유로워지면서 외국의 유명 자동차들이 많이 유입되고 있는듯하다. 그런데 많은 수입차종 가운데 국내에서 의외의 많은 인기를 얻고 있는 자동차는 MINI가 아닐까 싶다. 소형차임에도 불구하고 개성이 있으면서도 독특한 디자인은 물론, 기능성과 연비 면에서 가시적인 효율을 자랑하는 이 자동차는, 짧은 기간 동안 국내소비자들에게 많은 호평과 찬사를 받으면서 현재 상당수의 마니아들을 보유하게 되었지만, 특이한 것은 최근 패션아이콘으로 주목 받으며 새로운 문화를 주도해가고 있다는 점이다.



이 책은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소형차의 대표브랜드로 확고한 위치를 점하고 있는 MINI의 탄생에서부터 그동안 지나온 발자취를 따라 오늘에 이르기까지, 자동차 MINI의 모든 것을 한눈에 알아 볼 수 있는 좋은 기회를 제공하고 있어서, 관심 있는 독자들에게 흥미로운 내용을 선사해줄 것으로 생각된다. 전 세계적으로 수많은 마니아층을 확보하면서 대중적인 인기를 폭넓게 누리고 있는 MINI는 1959년 알렉 이시고니스라는 영국인에 의해 처음 설계되어 자동차 시장에 처음 선보이게 되었다고 한다. 사실 그 시기에 대부분의 자동차 회사들과 소비자들은 중 대형차에 관심이 많았다고 하는데, 이 조그마한 자동차가 출시되자마자 많은 사랑을 받을 수 있었던 이유는, 아랍과 이스라엘 간에 수에즈 운하를 둘러싼 전쟁에 기인한다. 전쟁으로 인해 원유수송이 원활하게 이루어지지 않음으로서 원유 값은 하루아침에 폭등했으며, 이에 따라 연비가 좋은 소형차의 개발의 필요성이 대두되었던 것이다. 그런데 MINI 자동차가 본격적으로 대중들에게 널리 알려지게 된 것은, 다양한 모델의 개발도 있겠지만 그보다는 자동차 경주 랠리에 참가하여 줄곧 좋은 성적을 거둠으로서 차체의 안정성과 튼튼함을 증명했고, 특히 비틀즈를 비롯한 헐리웃의 유명 스타들에 의한 마케팅 효과가 크게 한 몫을 했음을 알 수 있다.



소형차 MINI라는 이름으로 시작한 이 자동차의 모델은, 현재 국내에서 가장 인기를 얻고 있는 미니쿠페를 비롯하여 모두 7종이 나와 있다. 눈에 띄는 점은 교통안전을 이유로 중 대형차의 수요가 많음에도 MINI의 판매량은 해마다 꾸준히 증가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자동차 판매통계수치에 따르면 지금까지 대략 800만대 가량 팔린 것으로 조사되었으며, 중고차시장까지를 감안하면 MINI의 오너는 최소 2000만 명 정도 되는 것으로 예측된다고 한다. 그런데 오랜 시간동안 MINI 브랜드가 이처럼 소비자들에게 널리 사랑을 받을 수 있었던 것은, 유명디자이너나 엔지니어와의 협업을 통한 독특한 판매 전략에 있다. 이는 MINI라는 제품의 다양성과 개성을 살린 독특한 디자인을 추구함과 동시에 소량 생산을 통해 소비자들로 하여금 희소성에 대한 욕구를 충족시켜 주었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오래된 중고차 MINI의 거래가격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치고 있는 사실이다. 더불어 MINI를 생산하고 있는 BMW는 최근 자동차 기술 발달에 힘입어 새로운 기능을 접목한 신형차량을 계속 출시하고 있는데다가, 소비자의 반응도 긍정적이어서 지금 누리고 있는 MINI의 대중적인 인기는 향후 더욱 많아질 것으로 자동차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현재 국내에서 미니쿠퍼에 대한 관심과 열기는, 크고 작은 여러 동호회가 있을 정도로 날로 확산되어 가는 경향을 보인다. 그런데 주목할 만한 것은 동호회가 만들어지기 초반만 해도 주로 젊은 세대들이 많았다고 보면, 최근에는 다양한 연령층으로 확대되고 있어서, 몇 년 지나지 않아 자동차 소비시장에 상당한 변화가 예상된다는 점이다. 더욱이 최근 MINI라는 자동차 브랜드와 관련하여 자전거, 신발, 시계, 의류 등 다양한 제품들과 연계한 새로운 패션 문화의 바람이 불고 있어서 그 추세는 한층 가속화 될 것으로 전망된다. 다른 외국들과 달리 MINI라는 브랜드가 국내에 알려진 것은 불과 몇 년 되지 않는다. 그래서 그동안 자동차 MINI에 관심을 많이 가지고 있었던 사람들에게는, 이에 대한 상세한 정보를 다루었던 자료들이 충분치 않았던 탓에 여러 가지 아쉬움이 많을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그런 측면에서 이 책은 MINI 마니아들은 물론, 현재 자동차 오너의 꿈을 안고 있는 독자들에게 유익한 참고자료가 될듯하다. 따라서 이 책을 통해 MINI에 대해 가졌던 궁금증이나 호기심을 해소하는데 많은 도움을 얻었으면 하는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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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하나의 일본 - 일본 뒤에 가려진 또 다른 삶을 만나다
데이비드 스즈키 & 쓰지 신이치 지음, 이한중 옮김 / 양철북 / 201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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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이라는 나라에 대해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생각하는지 모르겠으나, 개인적으로는 우리나라와 지리적으로 가장 가까운 나라일지는 몰라도 마음으로는 결코 가깝게 여겨지는 나라는 아니다. 그것은 위안부 문제나 강제징용과 같은 과거 일제치하에서 그들이 우리나라에서 저질렀던 수 없는 만행들에 대한 역사적 과오들과, 아직까지도 독도와 관련한 영토문제의 야욕을 버리지 못하고 있으며, 더욱이 전쟁을 일으키고도 버젓이 신사참배와 같은 몰염치한 행동을 서슴없이 저지르는 것을 볼 때, 아무래도 좋은 감정으로 다가서기에는 조금 꺼려지는 이유가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러한 나의 시각과는 달리 오늘날 국제사회에서의 일본을 바라보는 인식은 어떨까. 일본은 한때 자신들이 부르짖었던 제국주의 침략정책이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원폭을 계기로 한순간에 물거품처럼 사라지면서, 굴욕적인 패배와 더불어 전쟁의 잿더미 속에서 그들의 입은 막대한 피해로 인해 그 여파는 오래 갈 것이라고 생각되었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결코 쉽게 복구될 것이라고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음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불과 얼마 지나지 않아 세계경제를 아우르는 경제대국으로 발돋움하는 놀라운 성과를 이루어냈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은 일본의 이와 같은 결과를 두고 그들의 근면성과 절약 그리고 사무라이정신을 높이 평가하고 있기도 하다. 그러나 한편으로 이러한 부분과 관련하여 일본에 대하여 다원적인 부분을 찾기 힘든 획일적이고 순응적이며, 속마음이 있어도 이를 쉽게 드러내지 않는 다소 경직된 사회가 아닌가 하는 모습으로 비춰지기도 한다. 이 책은 그러한 관점에서 독자들이 미처 알지 못했던 일본의 또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있어서 흥미를 이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우선 눈에 띄었던 것은 저자들의 태생적 이력이다. 한 사람은 일본계 캐나다인이며 또 한사람은 한국계 일본인으로, 이들은 환경운동가로 여러 활동을 해오다가 일본을 드나들게 되었는데, 오래전부터 은연 중 획일적이고 순응성을 강요하는 사회적 압력에 이질감 같은 것을 느꼈다면서 큰 충격을 받았다고 한다. 그리고 이러한 부분이 결국 오늘날 서구인들에게는 자신의 목소리를 내지 못하는 수동적인 일본인의 모습으로 인식되고 있는 현상에 대해 일부 수긍하면서도, 한편으로 그동안 일본의 이곳저곳을 다니면서 자신들의 목소리를 내고자 하는 다양한 사회적 움직임이 의외로 많다는 것을 이 책을 통해 밝히고 있어 이채롭다. 이 책을 통해 저자는, 오키나와인, 아이누족, 윌타족등과 같은 일본의 토착민들은 오랜 시간동안 일본의 핍박과 압제라는 고통을 받으면서도, 정체성을 잃지 않으려는 지속적인 노력에 관심을 표하며 소수민족의 아픈 현실이 실질적으로 주목받지 못하고 있음에 안타까움을 나타낸다. 또한 시대가 달라졌음에도 과거 봉건제의 잔재 중 하나로 남아 있는, 당시 천민으로 취급되어 있던 부라쿠민에 대해 바뀌지 않는 일본인들의 인식과, 혼혈계로 태어나 일본에 거주하는 자이니치나 니케이로 분류되는 사람들에게 여전히 보이지 않는 차별을 두는 등의 문제에 대해서도 비판적인 시각을 드러내면서, 이에 굴하지 않고 떳떳하게 살아가는 그들에게 응원의 메시지를 보내기도 한다. 이외에도 이 책은 남성에 헌신하는 전통주의 여성상을 거부하고 남녀평등과 여성의 권리는 되찾고자하는 일련의 모습들, 그리고 자연을 있는 그대로 보존하며 살아가고자 녹색민주주의 운동을 펼쳐가는 크고 작은 모임들이 있음을 이야기 하면서, 외부의 차가운 시선에도 아랑곳 하지 않으며 용기를 내고 있는 이들의 모습을 독자들에게 상세히 소개하고 있다.


일본의 핵심적인 미덕 중 하나는 타인을 불편하게 만들지 않으려는 순응하는 자세다. 그리고 전통적으로 이러한 미덕으로부터 오는 혜택은 나이가 많을수록 더 주어져야 한다고 인식되어왔다. 물론 이러한 미덕이 윤리적인 측면에서 나름대로 가치가 있다고 생각되지만, 이러한 미덕이 하나의 사회통념으로 자리하게 됨으로 생기는 문제는, 개인적인 특성이 존중되지 않고 무시된다는 점이다. 그래서 일본에서는 젊은이들이 정치적으로 목소리를 내는 것이 결코 쉽지 않다. 그렇다 보니 변화를 추구하려는 일본의 젊음 세대들은 자연스럽게 정치를 냉소적으로 보게 되고, 상대적으로 보수화가 고착화되는 경향으로 흐르는 것이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든다. 결국 일본의 이러한 정치사회적 모습은 서구인의 눈으로 볼 때, 다양성과는 거리가 먼 이질적인 모양으로 비칠 수밖에 없고, 이러한 인식은 쉽게 고칠 수 있는 성질의 것은 아니라고 여겨진다. 그래서 저자는 이 부분과 관련하여 이 책의 내용을 통해 일본 내부에서 벌어지고 있는 지역공동체와 관련한 여러 역동적인 움직임들을 확인하여줌으로서, 또 다른 일본의 모습이 존재하고 있음을 독자들에게 알려주고 있는 것과 더불어 이를 계기로 향후 변화된 일본의 모습을 희망하고 있는듯하다. 아마도 많은 독자들이 일본에 대하여 과거 역사의 문제로, 혹은 패전이후 그들이 이루어낸 괄목할만한 경제성장을 이유로 피상적인 부분만을 보아왔을지도 모른다. 이 책은 그러한 시각에 제동을 걸어 그동안 우리가 잘 몰랐던 일본에서 태동되고 있는 여러 변화의 움직임을 살펴볼 수 있게 하는데 도움을 주고 있지 않나 싶다. 물론 그 결과가 앞으로 어떻게 전개될지는 쉽게 예측하기는 힘들다. 그러나 일본 내부에 이러한 다양한 모습들은 언젠가 그들 사회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게 될 것으로 보이며, 또한 그러한 변화의 양상이 우리나라를 비롯한 인접한 이웃국가들에게도 이전에 비해 획기적이고 바람직한 관계를 만들어 가는데 하나의 좋은 계기로 작용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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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팅게일의 죽음 니나보르 케이스 (NINA BORG Case) 3
레네 코베르뵐.아그네테 프리스 지음, 이원열 옮김 / 문학수첩 / 201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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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리와 관련한 장르분야의 책을 읽다보면 항상 그렇지는 않지만, 대체적으로 일본 작품들의 경우 정교한 트릭을 중심으로 한 내용의 전개가 흥미롭다고 보면, 북유럽의 그것은 예측하기 힘든 미스터리의 스토리를 바탕으로 전개된 구성상의 조화가 돋보이지 않나 싶다. 그런 이유에서 인지는 몰라도 최근 북유럽의 장르작품들이 대거 국내시장에 유입되면서, 이를 선호하는 독자들의 선태의 폭이 이전에 비해 한결 넓어진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이 작품은 발표되자마자 덴마크 자국에서는 물론, 뉴욕타임지와 영국 BBC에서 극찬을 받은바 있는 니나보르시리즈의 세 번째 작품으로, 독자의 입장에서 강렬한 임팩트와 압도적인 긴장감을 흥미롭게 감상할 수 있는 추리스릴러물이라 여겨진다. 이 시리즈물을 읽은 독자로서 여타의 추리물과는 다르게 이 소설만이 지닌 특징일까 싶기도 하고 장점이라 할 수 있는 것은, 줄거리 전개과정에서 사건을 본격적으로 풀어가는 독특한 개성이 느껴지는 형사캐릭터가 등장하는 것도 아니며, 전개 내용에서 독자가 예상치 못하는 신선한 트릭이 장치되어 있는 것이 아님에도, 미스터리 스릴러물로서의 손색이 없을 만큼 드라마틱하고 생동감이 넘치는 장르작품이라는 점이다. 다시 말해 이 작품은 장르의 주요요소가 되는 일부의 부분을 과감히 생략했음에도 불구하고, 개연성 있는 스토리의 전개와 짜임새 있는 구성만으로도 얼마든지 한편의 흥미롭고 매력적인 작품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좋은 예가 아닌가 싶다. 그래서 마음 한편으로 잘 알려지지 않은 조금은 낮선 작가라는 이유만으로 이 작품이 장르를 좋아하는 독자의 선택에서 배제되는 일이 없었으면 싶고, 앞으로도 이러한 유형의 작품들이 자주 국내에 소개되었으면 하는 생각을 가져본다.


이 작품은 1990년대 경제의 몰락과 공산당 1인 독재체제에 대한 불만으로 번지기 시작한 동유럽혁명의 결과로, 소련연방이 해체되기 이전 우크라이나 지역의 시대적 상황을 배경으로 하여 이야기가 시작된다. 소설의 주인공 나타샤 도로셴코는 빼어난 미모 탓에 공산주의가 기승을 부리던 불우하고 암울한 시골 환경을 벗어나기 위한 하나의 방편으로, 유명한 칼럼니스트로 부유한 생활을 하는 청년과의 행복한 결혼의 꿈을 이룬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그녀는 자신의 결혼이 얼마나 무모하고 바보 같은 선택이었는지 깨닫고, 자신의 아이와 함께 덴마크로 망명하게 되면서 난민캠프에서 딸과 함께 고독하고 가난한 삶을 이어간다. 그리고 그곳에서 생활하는 동안 새로운 약혼자를 만나게 되지만, 그가 자신의 딸을 성추행 한다는 사실을 알고 그를 죽이려다가 체포되어 실인미수죄라는 죄목으로 교도소에 수감된다. 이후 2년간 모범적인 죄수로 복역하던 중에, 그녀는 오래전 발생했던 자신의 남편과의 문제로 우크라이나 경찰의 심문요청으로 이송되는 과정에서, 과감한 탈출을 감행하기에 이른다. 아무런 연고도 없는 덴마크라는 낮선 나라에서 나타샤는 불행한 자신의 과거사를 뒤로하고 난민캠프에 남아 있는 자신의 딸을 데리고 조용히 살고 싶어 하지만, 그녀가 한때 남편과의 결혼생활에서 우연히 알게 된 모종의 일들이 결국 그녀의 꼬리표로 작용해, 자신의 목숨을 위협하는 급박한 상황으로 번지게 된다. 결국 과거 자신의 남편에게서 우연히 비밀스런 일을 알게 된 그녀와, 비밀이 새어나가지 않도록 하기 위해 그녀를 쫓는 우크라이나의 경찰 사이에서 벌어지는 숨 막히는 긴장감이 전개되는 작품 속 이야기는, 독자들이 쉽게 예측할 수 없는 방향으로 흘러간다.


이 소설은 니나보르 시리즈의 세 번째 작품에 해당되지만, 각 작품마다 개별적인 사건의 이야기가 펼쳐져 있어서, 독자들의 입장에서 이를 굳이 순서대로 읽을 필요는 없어 보인다. 이 시리즈에서 특별히 눈에 띠는 것은, 다른 작품들과는 달리 서사적인 부분이 상당히 중점적으로 다루어져 있고 그것이 바탕이 되어 사건이 점차 확대되어가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 작품을 읽다보면 마치 역사 추리물을 보는 것과 비슷한 같은 느낌을 갖게 한다. 개인적으로 볼 때, 이러한 흐름의 스릴러물 구성이 나름 괜찮다고 여겨지지만, 단순명료한 논리와 트릭의 묘미를 선호하는 독자들에게는 그 호불호가 명확하게 갈릴 수 있지 않을까 싶고, 이에 따른 평가도 큰 차이를 나타낼 것으로 생각된다. 현재와 과거라는 두 개의 흥미진진한 서사가 교차로 진행되는 이 작품은, 미스터리한 사건을 사전에 미리 제시해놓고 독자들로 하여금 왜 이러한 일들이 벌어지고 있는가에 대한 그 원인에 대한 궁금증을 풀어가는 방식으로 전개되어 있다. 그리고 전편들에서 보는바와 마찬가지로, 결말 부분에 가서야 비로소 거의 반전에 가까운 놀라운 사실들이 펼쳐져 있어서 긴장감이 갈수록 커지는 것도 하나의 뚜렷한 특징이자 장점이 아닐까 싶다. 그런데 이 시리즈를 읽으면서 조금 아쉽게 느껴지는 것은, 사건에 직간접적으로 연계되어 있는 간호사 역할을 하는 니나의 캐릭터가 생각보다 괴리감 있게 느껴진다는 점이다. 물론 그녀의 그러한 행동이 과거 아버지로부터 영향을 받은 일종의 트라우마에 기인한다고는 해도, 사건정황에 맞지 않는 오지랖 넓은 행동들을 볼 때, 이는 오히려 작품을 읽는 독자들로 하여금 흥미의 집중도를 떨어트리는 것이 아닌가 싶을 정도로 답답하게 느껴져서 다소 불만스럽다. 니나보르 시리즈는 우리 사회의 범죄 사각지대에 놓인 사회적 약자에 대한 의식을 일깨울 정도로 고발적 성격이 강한 작품이다. 그래서 스릴러의 재미는 물론이고, 우리의 일상을 다시금 되돌아 볼 수 있게 하는 의미 있는 작품이라 생각되어 ,추리물을 선호하는 독자들이라면 한번 읽어볼만 하다고 여겨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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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계 재판 - 사람이 아닌 자의 이야기 다카기 아키미쓰 걸작선 2
다카기 아키미쓰 지음, 김선영 옮김 / 검은숲 / 201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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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다양한 분야의 책을 폭넓게 읽기를 바라면서도 장르분야의 작품을 오래도록 손에 놓지 못하는 이유는, 그 내용에 장르의 본질적인 요소인 스릴이나 반전 그리고 미처 생각지 못한 트릭의 묘미가 흥미롭게 여겨지는 부분도 있지만, 작품 속 사건과 관련하여 등장하는 여러 인간 군상들의 모습을 보면서, 일종의 선입견 같은 고정관념을 일깨울 수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하지만 새로운 작품들이 꾸준히 출간이 되고 있다고는 해도 이런 나의 기대와는 달리 적잖은 실망감을 주는 작품도 많이 있는 것이 사실이고, 의외의 좋은 작품을 만난다는 것이 결코 쉽지는 않은 일이다. 그런 측면에서 생각해 본다면, 이 작품은 근래에 내가 접했던 여타의 다른 작품들과 비교하여, 내용면에서의 몰입도도 상당히 좋았으며 작품 이면에 담겨 있는 의미 있는 메시지를 감안해 볼 때, 조금은 후한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고 싶은 작품이 아닐까 싶은 생각을 해본다. 사실 이 소설을 읽어보기로 선택하게 된 주된 이유는, 법정스릴러물을 본격적으로 다루어 왔던 존 그리샴의 작품들을 오래전에 읽었던 기억 때문이다. 그래서 이 작품을 통해서 다시 한 번 그때와 비슷한 기분을 느낄 수 있으리라는 막연한 기대감이 자리하고 있었다.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내게 있어서 이 작품은 줄거리 전개방식이나 미국의 법제도 차이점에서 기인하는 약간의 이질적인 부분을 제외하고는, 기대 이상의 흡족한 만족감을 안겨주지 않았나 싶다. 물론 같은 작품을 두고도 어떻게 받아들이는가에 따라 독자의 평가는 제각각 달라질 수 있다고 본다. 그러나 이 작품을 읽은 독자의 입장에서, 법정스릴러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독자들이라면 이 작품이 나름대로의 괜찮은 선택이 될 수 있으리라 여겨지기에 조심스럽게 추천을 권해본다.


우선 대체적으로 법정스릴러를 기반으로 한 기존의 작품들이 배심원제도와 관련이 많았다고 본다면, 이 작품은 그러한 제도와 연관한 내용을 다룬 것이 아닌, 1960년대의 일본법정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작품 속 이야기는 무라타 가즈히코라는 한 남성이 두 번의 연속살인과 시체유기라는 사건의 범죄용의자로 지목되어 검찰의 기소로 재판에 회부됨으로서 시작한다. 그는 재판부 앞에 나와 간곡하게 증언하기를 첫 번째 살인이 일어난 후 시체를 유기했다는, 단 한 건의 범죄 사실은 인정하지만 나머지 3건의 범죄에 대해서는 자신과는 전혀 무관하다면서 확신에 찬 무죄를 호소한다. 그러나 사건의 여러 정황상으로 볼 때, 어느 누구도 그의 무죄를 받아들이기에는 다소 무리가 많았다. 이 사건에 두 명의 피해자는 바로 그가 한 때 목숨을 다해 사랑했던 내연녀와 그녀의 남편이었고 더구나 범죄 현장에 그의 소지품이 발견되었던 까닭에, 그의 유죄는 당연한 것으로 판단되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사건의 당사자인 피고인의 증언에 진정성이 있다고 생각한 하쿠타니라는 변호사는 그의 변호인이 되기를 자청했고, 이후 피고인에게 불리했던 일방적인 재판의 흐름은, 그의 노련하고 치밀한 조사에 의해 새로운 사실들이 하나 둘씩 표면위로 드러나면서 상당한 파장을 일으키게 된다. 이 작품의 특징은 다른 여타의 작품들과는 달리, 처음부터 끝까지 일관되게 법정 내부에서 벌어지는 증인들의 진술과 더불어 검사와 변호인 간의 증인들을 향한 반대심문의 이야기로만 구성되어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사건과 관련하여 으레 전개되는 범죄과정의 행위나 공권력을 통한 범죄자를 추적하는 일련의 과정들은 전혀 그려져 있지 않다. 그런 이유로 장르가 주는 흥미의 요소가 다소 반감될 수 있을 것으로 여겨지지만, 독자들이 작품 속 내용을 들여다보면, 다른 어떤 스릴러물 이상의 재미를 느낄 수 있을듯하고, 특히 피고인의 무고와 관련하여 펼쳐지는 이야기는, 독자들이 한번 되새겨 볼만한 의미 있는 것을 시사하고 있어서 주목할 만한 작품으로 간주된다.


이 작품은 법정을 취재하는 기자의 눈으로 보는 시각에서 전체적인 줄거리가 전개된다. 그리고 내용은 오로지 검사와 변호인의 변론과 그리고 증인들의 증언을 기반으로 이 사건의 판결을 어떻게 결정할 것인가에 모든 것이 맞추어져 있다. 그렇다보니 이 작품을 읽는 독자의 입장은 마치 법정의 배심원이 되어 재판을 참관하는 것과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키게 한다. 그런데 이점은 작가가 애초 독자들로 하여금 사건을 가급적 객관적으로 들여다보게 하려는 의도적인 것이 아니었나 싶기도 하다. 이 작품은 여러 가지 면에서 생경하게 느껴지는 것이 많다. 그 중에서도 작품의 내용적인 부분과 관련하여 독자들이 유의해 볼 것은, 자신도 모르는 그릇된 우리의 선입관이 때로 어떤 결과를 초래하는지에 관한 것이다. 작품 속 피고인으로 지목된 주인공은 봉건제도의 오래 잔재가 일부 남아 있던 당시의 시대적 분위기에 따라 주위로부터 눈에 보이지 않는 심한 차별을 받게 되는데, 그 원인은 그의 집안이 대대로 하층민출신이라는 신분적인 문제에 기인한다. 이로 인해 주인공은 자신의 개인적 능력과는 별개로 사회생활은 물론 군대에서도 자연스럽게 따돌림을 당할 수밖에 없었고, 심지어는 자신의 부인에게까지 업신여김을 받게 되기에 이르자, 그 충격으로 사람에 대한 신뢰를 그만두고 마침내는 스스로를 고독한 섬에 가져다 놓게 된다. 결국 이러한 피고인의 태생적 배경은 그로 하여금 이번 사건의 비참한 현실을 부르는 참극의 대상이 되게 만들었고, 재판의 과정에서도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는 결과를 이어지는데, 이 작품은 이러한 일련의 과정을 사실적인 묘사와 함께 생동감 있게 그려내고 있음을 독자들은 확인할 수 있다. 개인적으로 이 작품을 읽으면서 새삼 느꼈던 것은 사건의 실질적이고 세부적인 내용이 없이도 기대 이상의 짜릿한 스릴과 반전의 묘미를 흥미진진하게 즐길 수 있었다는 점이다. 따라서 기존의 장르내용과는 색다른 독특한 전개를 이루고 있으면서도 뛰어난 작품의 완성도를 선보이고 있는 이 작품에, 독자들의 많은 관심이 있었으면 싶은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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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 살아가는 힘 - 내가 선택하고 결정하는 인생법
문요한 지음 / 더난출판사 / 201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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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은 수 없는 선택의 연속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아마 지금 이 시간에도 우리는 어떠한 일에 대해 무엇을 어떻게 할 것인지에 관하여, 신중한 선택을 해야 하는 상황에 놓여 있을지 모른다. 물론 그 선택이 어떤 결과를 나타낼지는 알 수 없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이에 대한 책임은 다른 누구도 아닌 본인의 몫이라는 점이다. 그런데 이런 선택의 과정에서 우리가 생각해 볼 것은, 과연 확고한 자신의 의지나 의사가 얼마만큼 반영되었는가 하는 점이다. 한번 곰곰이 자신의 지나간 시간을 돌이켜 보자. 혹시 이미 결정해버린 어떤 사안에 대하여 자신은 그렇게 하고 싶지 않았음에도, 타인에 의해 반강제적으로 마지못해서 한 것은 아닌지, 또는 나의 의견과 생각보다는 남들의 말에 더 비중을 두어 판단한 선택은 아니었는지를 말이다. 인간은 혼자서는 존재하기 힘든 사회적 동물이라고 한다. 그래서 우리 자신은 다른 누군가와 사회적인 관계를 맺고 어울리며 부대끼며 살아가게 마련이다. 그러나 때로 우리는 그러한 관계의 중심에 타인의 생각이나 행동양식을 전적으로 모방하거나 추종하면서 자신의 존재를 망각해버리는 경우가 종종 있다. 문제는 그 결과가 자신에게 흡족한 만족을 주지 못했을 때, 뒤늦은 후회를 하거나 합리화 하는 방식으로 스스로를 위안 삼는다는 것이다. 자신의 인생은 자신이 만들어 가는 것이지 결코 남이 만들어 주는 것이 아니다. 그럼에도 우리는 은연 중 자신의 의지와는 별개로 행동하는 우를 흔히 범한다. 하지만 이러한 행동방식이 지속된다면 자신의 성공된 삶은 요원한 일이 될 수 있음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이 책은 그러한 논지에서 스스로의 의지에 따른 자율적인 삶을 위해 무엇이 우선되어야 하고, 또한 어떻게 자신의 인생을 이끌어 갈 것인지를 구체적으로 설명하고 있어서 독자들이 관심을 가져볼만하지 않나 싶다.


저자는 이 책에서 향후 우리의 사회가 1인 가구의 확대와 평균수명의 연장, 그리고 정보통신의 발달에 따른 새로운 인간관계가 일반화되고 있음을 볼 때, 자율적인 삶을 유지하지 못한다면 그 인생은 정체되거나 퇴보할 가능성이 많다고 말하면서, 우리 자신의 내부에 잠재되어 있는 자율성 회복에 힘써야 함을 강조하고 있다. 저자의 말에 따르면 인간은 누구나 스스로 결정하고 자신의 의지대로 살아가고 싶은 욕구가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러한 욕구가 가족이나 사회구성원으로서 살아가기 위한 인간관계의 과정에서, 타인을 너무 지나치게 의식한 나머지 이를 스스로 억압하게 되어 수동적이거나 심지어는 결정장애와 같은 정신적 문제를 일으킬 수도 있다고 한다. 그래서 저자는 이를 극복하기 위해 단계적인 훈련을 거쳐 자신의 몸에 자연스럽게 습관화시키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말한다. 책 속에는 우리들이 자율적인 삶을 구가하기 못하는 여러 가지 문제점을 지적하며 이에 대한 구체적인 방법이 제시되어 있는데, 그 내용이 일부 공감이 가기도 하고 충분히 수긍할 만 한 것이어서 주목해 볼만하다. 이를테면 자신의 행동에 관하여 가슴 속에서 우러나오는 순수한 감성을 바탕으로 하여 가치를 부여할 필요성이 우선되어야 한다는 것과, 무심코 행해지는 충동을 억제하기 위한 자기 조절의 능력을 배양해야 한다는 저자의 논리는 상당히 긍정적으로 다가온다. 또한 자율적인 삶은 우리의 생각만큼 단기간에 도달하기에는 여러 가지 고려해야 할 변수가 많아서, 자기 자신과의 피드백을 통한 소통이 원활하고 지속적으로 이루어지도록 노력해야 한다는 점도 유의할 만하다고 여겨진다. 이외에도 우리 스스로가 자율적인 삶을 갈구하면서도 왜 이것이 현실에서 실행되고 있지 못하는지에 대한 세부적인 저자의 설명은, 독자들로 하여금 새로운 인식의 깨달음을 제공해줄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오늘 우리의 시대는 과거 획일적이고 통제된 사회와는 확연히 다르다. 개성이 존중되며 모든 것이 빠른 속도로 다원화되어가고 있음은 인지의 사실이다. 이와 같이 개인의 권리와 자유가 보장이 되는 사회에 살면서, 타율에 의해 지배되거나 속박되어 살아가고 싶은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아마도 우리들 대부분은 지금까지 자신이 주체적인 삶을 살아왔다고 생각할 것이다. 그러나 자신의 지나온 삶을 돌이켜 들여다보면, 그것이 꼭 그렇지만은 않다는 것을 발견하게 될지도 모를 일이다. 왜냐하면 부모의 기대에 어긋나지 않기 위해 자신의 생각과 의지를 굽힌다거나, 타인으로부터의 의식을 두려워 한 나머지 하기 싫은 것을 억지로 하는 식의 일들은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광경이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러한 일들이 지속되다 보면 어느새 자신도 모르게 습성처럼 몸에 배이게 마련이고, 결국 우리로 하여금 능동적이지 못하고 수동적인 존재로 전락하게 만든다는데 있다. 자기만의 세계관이나 철학이 없는 삶은 언제나 남의 보호아래 한정된 인생을 살아갈 수밖에 없다. 만약 그러한 삶이라면 과연 자신의 인생에 무슨 발전이 있겠으며, 어떻게 온전한 자신만의 기쁨과 행복을 누릴 수 있겠는가. 타인에 의해 의존적인 삶이 지속되면 지속 될수록 자신의 인생은 협소하고 피폐해질 뿐이다. 그럼에도 이를 고치려고 노력하지 않거나 될 때로 되라는 식으로 방치한다면, 머지않아 인생의 낙오자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우리는 기억해야 한다. 언제까지나 끌려 다니는 인생을 유지할 수는 없는 일이다. 이 책에 의하면 자율적인 삶은 살아가는 방법은 복잡하지도 않고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님을 알 수 있다. 따라서 이 책의 내용을 바탕으로 인생의 주인은 바로 우리 자신임을 인식하고, 내 스스로가 선두에 서서 나를 이끄는 새로운 삶을 개척하는데 좋은 기회를 얻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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