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평등 경제 - L’economie des inegalites
토마 피케티 지음, 유영 옮김, 노형규 감수 / 마로니에북스 / 201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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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주의 시장경제 원리에 따른 불평등의 심화와 재분배의 문제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그럼에도 최근 이 문제가 많은 사람들의 입에 자주 오르는 이유는, 과거에 비해 그 체감의 정도가 확연히 달라졌기 때문이다. 불과 몇 년 전 만하더라도 우리나라는 지속적인 경제 성장에 힘입어 중산층이 점차 증가하는 추세를 보여 왔었다. 하지만 고용불안과 물가상승이라는 대외적인 요인과 내부적으로는 주거와 사교육비의 증가로 인해, 점차 중산층이 붕괴되는 결코 바람직하지 못한 방향으로 흐르면서 이제는 점차 가속화 되어가는 현상을 보이고 있는 듯하다. 이에 대해 정부는 그러한 문제점에 인식을 같이 하면서도 근본적인 해결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러나 우려되는 것은 이러한 사회 흐름이 계속해서 이어진다고 할 때, 향후 국민들의 위기감은 한층 팽배해 질 것이고, 급기야는 사회 안정화를 해치는 하나의 커다란 불안 요소로 자리 잡게 될 것이라는 점이다. 그런데 이 부분은 우리나라에만 국한되는 문제는 아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보고서에 의하면 1980년대 이후부터 대다수 주요 선진 국가들은 소득 불평등의 격차가 더욱 증가하고 있음을 밝힌바 있다. 최근 홍콩에서는 연일 반정부 시위가 날로 확산되어 가면서 진정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는데, 그 원인을 살펴보면 홍콩 행정장관 선거 안에 반대하는 자국민의 민주화에 대한 열망이 하나의 이유가 될 수 있겠지만, 또 다른 한편으로는 몇몇 경제 전문가들의 지적에서 보는 바와 같이 극심한 빈부격차에 의한 소득 불평등이 그 바탕에 깔려있다는 것을 배제하고 있지 않다는 분석이다. 그러한 관점에서 이 책은 오늘날 전 세계적으로 불거지고 있는 불평등 문제에 관하여 그 원인에 대한 핵심적인 부분을 살펴보고, 수없이 제기되어 왔던 여러 경제적 이론과 관련하여 원만한 해결책을 모색해보고자 했다.


이 책은 21세기 자본론과 관련하여 극히 일방적이고도 편향적인 흐르고 있는 부의 이동을 다양한 관점에서 들여다보고 이해관계에 얽혀 있는 당사자들의 피해를 최소화 하면서 어떻게 하면 최적의 효과를 거둘 수 있는지 그 원인과 해법에 대해 집중조명하고 있다. 책의 서두에 나와 있는 것처럼 그동안 많은 경제전문가들은 부의 불평등과 재분배의 문제를 두고 마땅한 해결책을 위해 시각을 달리하는 두 가지의 논점이 있어왔다. 이를테면 시장원리와 개인주의에 따라 정부의 개입을 가급적 줄이는 대신에 생산성의 증가에 초점을 맞춰 이를 기반으로 불평등을 해소해야 한다는 자유주의적인 우파의 주장과, 반면에 사회주의 이론에 입각하여 시장원리가 자본소유자들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전개되고 있는 만큼, 단순히 세금을 물려 재정이전에 출자하는 것에만 그치지 말고, 생산과정에까지 정부의 적극적인 공적개입이 있어야 한다는 좌파의 입장이 바로 그것이다. 그래서 저자는 이 책에서 이 두 가지 관점을 어느 한쪽에만 치우쳐 생각할 것이 아니라, 지난 경제의 역사과정에서 드러난 몇 가지의 구체적인 사실을 통해 몇몇의 지표들을 토대로 지금까지 불평등을 초래해왔던 메커니즘에 대한 분석이 우선되어야 함을 명시하고 있다. 그리하여 이미 폭넓게 합의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정당한 재정적 재분배가 이루어지지 못했던 사실에 근거하여, 기존의 재분배 전체를 보편적 이전으로 대체하기보다 기존의 제도적 도구, 즉 부의 소득세와 기초소득을 보장해주는 세액제도를 충분히 활용하고 부차적으로는 교육의 투자와 공적인 사회제도를 병행 유지할 때, 비로소 불평등의 개선에 가시적인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보았다. 더불어서 경제 활성화를 이유로 무리한 인플레정책이나 자본수요를 증가시키려는 경기부양책은 실질적인 재분배에 오히려 역효과를 불러일으킬 수 있음을 역설한다.


저자는 지난 250년간의 경제적 부의 집중과 재분배라는 주제에 관심을 가지고 연구해 오면서 결론적으로는, 글로벌 부유세를 도입의 필요성을 주장하여 경제 불평등에 해소에 역점을 두어야 한다고 말한바 있다. 그는 이 책에서 불평등을 해결하는 많은 경제이론들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것이 내용상으로는 그럴 듯하게 보이는 것일지는 몰라도, 실질적으로는 효율적 재분배를 역행하거나 비생산적일 수 있음을 기억해야 한다고 말한다. 아울러서 인적자본의 모든 불평등을 단지 차별 현상 탓으로 돌린다거나, 임금 저하의 모든 원인을 고용자들의 수요독점권으로 돌리는 행태도 결코 바람직한 모양새는 아니라는 것이다. 결국 이 책에서 저자의 말하려는 요지를 함축해 본다면, 국가는 불평등을 야기하는 사회경제적 메커니즘의 본질적인 부분을 깊이 인식하고 단기적인 효과를 위한 부양책에 몰두할 것이 아니라, 노동시장에 직접 개입하여 시장원리에 불리한 입장에 직면해 있을 수밖에 없는 저소득층들의 처지를 개선하거나, 세제개혁을 통한 재분배의 확대와 고등교육과 같은 공적지원의 활성화를 강조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물론 아무리 유효한 정책이라고 하더라도 시행되는 과정은 공정하고 투명하여야 하며, 다른 무엇보다 경제를 바라보고 이해하는데 있어 좌우 어느 한쪽에 치우치지 않는 우리의 균형적인 시각이 선행되어야 함은 당연하다. 이 책의 저자이면서 21세기 자본을 출간하여 전 세계에 피케티 신드롬을 일으켰던 그는 최근 국내에 방한하여 고도의 성장을 이루어낸 우리의 경제 현황에 대해 놀라움을 표시하면서도, 한편 소득 불평등에 관한 문제에 대해서는 상당히 우려할만한 수준이라면서, 이에 대하여 누진세 정책과 교육에 대한 투자와 같은 다각적인 방법들이 뒤따라야 할 것이라고 충고하고 있다. 따라서 이 책을 통해 많은 독자들이 오늘 우리의 경제가 안고 있는 소득 불평등의 문제점을 직시하는 좋은 계기로 삼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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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명 높은 연인 스토리콜렉터 25
알렉산데르 쇠데르베리 지음, 이원열 옮김 / 북로드 / 201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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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언제부터인가 북유럽나라의 장르물이 꾸준히 국내에 유입되기 시작하여 기대 이상의 주목을 받게 되면서, 그 결과로 몇몇의 작가의 경우에는 현재 상당한 독자층을 확보하고 있을 만큼의 선풍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는듯해 보인다. 장르를 선호하는 독자의 입장에서 또 다른 한편으로 반갑게 생각되는 것은, 그러한 현상을 계기로 이들 지역에 새로운 작가의 작품이 심심치 않게 소개되고 있다는 점이다. 그런데 사실 그동안 국내 독자들에게 선보였던 북유럽의 여러 작품의 내용을 살펴보면, 대부분 추리스릴러물에 가까운 것이 많지 않았나 싶은 생각이다. 그래서 상대적으로 볼 때, 사건 전후 과정의 추리적 요소에 초점을 맞춘 본격추리물이라든지, 액션을 가미한 역동적이고 생동감이 넘치는 느와르풍의 스릴러물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그런 관점에서 생각한다면, 이 작품은 기존 북유럽의 스릴러물에서는 극히 찾아보기 힘들었던 하드보일드적인 색채가 강하게 베여 있는 느와르 분위기의 범죄 소설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작품의 작가는 국내에 처음 소개되는 관계로 아마 독자들에게는 조금은 낯설고 생소하게 받아들여 질 수 있을지 모르겠다. 그러나 이미 북유럽은 물론이고 언론에서 주목할 정도로 역량 있는 작가로 알려져 있다고 한다. 이 작품은 발표되자마자 자국 스웨덴의 독자들로부터 호평을 받은 것을 시작으로 동시에 유럽의 전역으로 확대되고 있으며, 앞으로 원작을 통한 영화로까지 제작될 예정이어서 작품 내용에 대한 나름대로의 검증은 확인되었다고 할 수 있을듯하다. 이 소설은 전개되는 줄거리의 흐름으로 볼 때, 이 한권의 전체 내용이 서사 과정에 불과할 수 있을 만큼 다채로운 감상의 포인트가 내재되어 있다. 따라서 이와 같은 장르에 관심을 가진 독자들이 있다면 한번 살펴보았으면 한다.


작품 속 주인공 소피는 오래전 남편과 사별하고 아들과 함께 안락한 삶을 보내는 평범하면서도 타고난 미모를 지닌 간호사다. 그녀는 자신이 근무하던 병원에 입원을 하고 있던 엑토르라는 중년의 남성에게 호감을 갖게 되는데, 엑토르 역시 그녀에 대해 깊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엑토르는 소피와 달리 평범한 인물은 아니다. 그는 겉으로 출판사의 사장의 모습을 하고 다니지만, 실제로 그가 하고 있는 일은 자신의 아버지의 뒤를 이어 코카인을 몰래 반입하여 유통시키거나 주가를 조작하여 돈을 벌어들이는 등의 불법을 저지르는 스페인 마피아의 실질적인 보스다. 엑토르는 며칠 전 자신들이 거래하던 물건을 노리고 계획적으로 몰래 빼돌린 독일의 마피아 조직에게 경고성 차원에서의 응징을 가하게 되는데, 이 사건이 빌미가 되어 두 조직은 복수에 복수를 거듭하게 되고 급기야는 전면전으로 확산되어 버린다. 이러한 사실을 전혀 모르고 있던 소피는 엑토르와의 만남을 이어가던 도중에, 이들 조직 간의 다툼에 자연스럽게 휘말리게 되는 결과를 초래하고 만다. 한편 국립범죄센터의 팀장으로 근무하고 있던 형사 구닐라는 엑토르가 벌이는 불법적인 거래 과정을 포착하기 위해 몇 년 전 부터 은밀하게 뒷조사를 하고 있었는데, 소피가 엑토르와의 자주 접촉을 한다는 사실을 알고, 소피를 만나 결정적인 증거를 얻기 위한 도움을 요청한다. 하지만 소피는 자신이 왜 그런 상황에 처하게 되었는지에 대해 혼란스러워 하면서도, 엑토르에 대한 호의적인 감정으로 인해 모든 사실을 감춘다. 하지만 그녀의 예상치 못한 그러한 행동은 결국 조직에 깊숙이 발을 들이게 되는 원인으로 작용하고, 엑토르는 만약 자신에게 무슨 일이 생길 경우를 대비해 소피에게 조직을 이끌어 갈 수 있는 모든 전권을 부여하게 되면서 작품의 분위기는 또 다른 국면으로 전개된다.

 

이 작품은 불법과 탈법으로 어둠의 세계를 지배하는 두 개의 마피아 조직 간의 세력다툼과, 이들의 약점을 포착하여 이득을 갈취하려는 부패한 경찰세력들이 서로 연계되면서 느와르 스릴러의 분위기를 연상시키는 흥미로운 이야기를 담고 있다. 이 소설이 눈길을 사로잡는 것은 이미 언급했듯이 풍부한 서사를 바탕으로 하여 엄청난 스케일을 자랑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이번 소설은 작품 속 이야기의 전체적인 흐름을 예상해볼 때 발단에 가깝다고 할 수 있으며, 추후 어떤 내용이 전개될지에 대한 기대감이 자못 크게 느껴진다. 또 한 가지는 제목이 암시하는 바와 같이 독특하고 개성적인 캐릭터의 등장이다. 통상 이런 느와르풍의 주인공은 대체적으로 마초적인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남성이 등장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고 한다면, 이 소설은 평범한 간호사 출신의 여성이 전면에 부각되고 있는 것이 눈에 띈다는 점이다. 게다가 주인공을 뒤를 쫓는 경찰의 핵심인물도 여성이라는 것을 감안하면, 여타의 작품에서 찾아보기 힘든 예외적이고 특이한 설정이 아닐까 싶다. 그럼에도 작품의 내용은 느슨하고 정적인 방식으로 전개되는 것이 아니라, 여타의 느와르가 보여주었던 것 이상으로 매력 있는 스토리에 역동적이고 호쾌한 액션이 주를 이루고 있어서 독자들의 입장에서 스릴러물로서의 묘미를 즐기는데 부족함이 없다는 생각이다. 다만 원작에서 기인한 것인지 아니면 번역과정에서 문제가 있는 것인지는 몰라도 내용을 이해함에 있어 매끄럽게 전달되지 못한 부분이 있는데 이는 조금 아쉽게 여겨진다. 이 소설은 시리즈의 형식을 띠고 있어서, 단 한권의 내용으로 전체적인 내용을 단정하고 가늠하기에는 다소가 무리가 있지만, 지금까지 전개된 줄거리를 고려하면 의외의 스펙터클한 작품이 되지 않을까 싶다. 따라서 사소한 복수가 결국에는 조직 간에 다툼으로 크게 번지고, 그 과정에서 뜻하지 않게 발을 딛게 된 한 여인의 운명적인 삶이 드라마틱하게 그려진 이 작품에 독자들의 관심 높은 선택이 있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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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허한 십자가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이선희 옮김 / 자음과모음(이룸) / 201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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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어느 나라의 어떤 사회를 막론하고 오래도록 유지가 가능하기 위해서는 정해진 규칙이나 법의 확립이 필수적이다. 그러나 실행과정에서 형평성에 따른 법적용의 과정은 언제나 많은 논란이 되기도 한다. 그동안 이와 관련한 많은 문제가 있었지만 그 중에서도 연쇄살인이나 아무런 이유가 없음에도 살인을 저지르는 잔악한 범죄의 내용을 두고, 가해자에게 법적으로 그에 상응하는 사형을 내릴 것인가 하는 사형제도의 존치 문제와 관련한 의견의 경우, 각기 보는 시각에 따라 찬반의 의견이 크게 엇갈리고 있음을 본다. 그래서 사형을 찬성하는 사람들의 주장을 들어보면 사형은 없어서는 안 되는 마치 최후의 보루처럼 여겨지는 것 같기도 하고, 상대적으로 반대하는 이들의 논리를 살펴보면 그 역시 수긍이 가기도 한다. 세계적인 추세로 보면 대체적으로 과거에는 사형을 실시했지만 이미 폐지했거나 설사 그러한 제도가 있더라도 명목상으로만 존재할 뿐 이행하지 않는 경향을 보이고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것이 완벽한 해결책이라고 말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러한 측면에서 이 작품은 아직까지도 수많은 사람들에 의해 팽팽한 의견이 대립되고 있는 사형제도의 내용을 직접적으로 다루고 있어서 이채롭지 않나 싶은 생각을 해본다. 사형제도의 모순과 갈등을 긴장감 있으면서도 흥미롭게 담아낸 이 소설은, 개연성 있게 전개되는 줄거리와 짜임새 있는 구성으로 독자들로 하여금 작품 속으로 몰입을 하게 만드는 상당한 매력을 지닌 작품으로 판단된다. 아울러서 주목해 볼만한 점은, 작품 속 사건의 본질적인 사안을 두고 단순히 사건에만 국한되어 끝나는 것이 아닌, 만약에 당신이 당사자의 입장에 서 있다면 어떻게 판단할 것인가를 진지하게 묻고 있기도 해서, 우리 사회의 법제도와 관련한 문제의식을 제고해보는 의미 있는 작품이 될 듯하다.


작품 속 이야기는 같은 학교에 다니는 중학생 남녀가 서로에게 관심을 갖게 되어 풋풋한 사랑의 감정을 느끼게 되는 과거의 장면이 그려지면서 시작한다. 하지만 본격적인 이야기의 진행은, 외삼촌에게 물려받은 반려동물의 장례식장을 경영하던 나카하라가, 경찰로부터 오래전 자신과 이혼을 했던 전 부인이 사요코가 누군가에게 살해되었다는 뜻하지 않은 전화 한통을 받게 되면서부터다. 아이러니하게도 그에게는 평생 잊지 못할 사건이 하나 있었는데, 그것은 오래전 자신의 집에 침입한 강도에 의해 사랑하던 자신의 딸을 잃게 되었다는 사실이다. 그리고 당시의 사건은 자신과 자신의 부인에게 커다란 충격으로 남았고, 결국 이를 극복하지 못하고 서로 이혼을 하게 되는 원인이 되기도 했다. 그는 이번 사건을 계기로 11년 전 자신의 딸을 잃었고, 그 아픈 기억이 채 가시기도 전에 자신의 전 부인이 살해당하는 불행한 현실을 맞이하는 상황에 놓이고 만다. 경찰 조사에 따르면 사요코를 살해한 사람은 60대의 노인이었는데, 사건이 일어난 지 이틀 만에 자신이 범인이라면서 경찰서를 찾아와 자수를 했다고 한다. 하지만 이 사건에는 여러 가지 의문이 존재했다. 이를테면 용의자에게서 살인을 저지를 만큼의 어떤 원한 범행동기도 찾아볼 수 없었으며, 금품을 노린 범죄라고 하기에는 뭔가 석연치 않은 부분이 많았다는 점이다. 한편 사요코의 부모는 자신의 딸을 죽인 범죄자를 결코 용서치 않겠다면서 법정에서 사형이 구형될 수 있도록 하는 강경한 자세를 취하는 가운데, 나카하라는 범행 당사자였던 노인의 사위로부터 사죄를 표한다는 간곡한 내용의 편지를 받게 된다. 그리고 사요코가 자신과 이혼 이후에 어떤 일과 생활을 해왔는지에 대해 조금씩 알아가게 되고, 그 과정에서 이 사건이 일어나게 된 그 직접적인 배경과 생각지 못한 놀라운 사실이 숨겨져 있음을 인식하게 된다.


이 소설은 히가시노 게이고 작가가 문단에 데뷔한지 올해로 30주년이 되는 시기에 맞춰 출간된 작품으로, 일본 자국 내의 독자들에게 상당한 호평을 받으며 현재 베스트셀러로 꾸준한 인기를 얻고 있다고 한다. 사실 국내에도 오래전부터 세계 각국의 많은 장르작품들이 소개되고 있지만 히가시노 게이고만큼 두터운 독자층을 형성하고 있는 작가는 그리 많지 않다. 개인적으로 작가에 대한 많은 작품을 접했다고는 말할 수 없지만, 그의 작품을 읽다 보면 대체적으로 풍부한 서사와 치밀한 구성, 그리고 가독성을 높이는 매혹적인 스토리가 조화롭게 엮어져 있지 않나 싶은 생각이다. 그래서 아마도 그가 국내에서 꾸준한 인기를 구가하고 있는 것도 어쩌면 그러한 면이 크게 작용하고 있기 때문은 아닐까 싶다. 특히 그의 작품에는 본격추리물을 다루고 몇몇의 소설도 흥미롭지만, 이 작품이 보여주는 바와 같이 사건을 통해 우리 사회의 부조리하고 모순적인 모습을 비판적인 시각에서 바라보고 문제의식을 이끌어 내고 있는 사회파형식의 작품이 제법 많기도 해서 독자의 입장에서 눈여겨볼만하다 하겠다. 다만 이 소설에서 조금 아쉬운 것은, 추리물을 조금 읽어본 독자라면 중반부를 넘어 누가 범인이라는 것을 유추할 수 있을 듯해서 추리적인 요소가 의외로 약하지 않았나 싶다는 점이다. 이 소설은 한때의 예기치 못한 실수로 인해 평생 동안 죄의식을 안고 살아가야만 했던 두 남녀의 애틋한 에피소드가 드라마틱하게 펼쳐져 있다. 더불어서 그 이면에 살인을 저지른 가해자에게 사형을 구형하여 그 죄의 대가를 치르게 할 것인지, 아니면 참회의 시간을 주고 거듭난 삶을 살게 할 것인지에 대해 진지한 질문을 독자들에게 묻고 있기도 하다. 따라서 이 작품을 통해 많은 독자들이 장르에 대한 흥미로운 감상을 즐기는 것은 물론이고, 히가시노 작가에 대한 면모를 다시 한 번 실감해보는 좋은 기회가 됐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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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에 지지 않을 용기 - 나에게 힘을 주는 아들러 심리학
알프레드 아들러 지음, 박미정 옮김, 오구라 히로시 해설 / 와이즈베리 / 201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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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사람들에게 관심이 없는 사람은 인생을 사는 데 가장 어려움을 당하고, 다른 사람에게도 가장 해를 끼치는 사람이다. 인간의 모든 실패는 바로 이런 유형의 인물에서 비롯된다. 누구에게나 공감이 갈 것 같은 이 문장은, 오스트리아의 심리학자이면서 개인심리학의 창시자로 알려져 있는 알프레드 아들러의 명언이다. 대부분의 많은 사람들은 자신이 꿈에 그리던 바람직한 방향에서 인생의 행로를 걷고자 한다. 그러나 세상을 살아가다 보면 누구나 몇 번 쯤은 인생에 커다란 위기에 직면하게 되고, 고난과 역경을 딛고 행복하고 성공적인 삶을 이루어 내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아마 지금 이 시간에도 우리 중에 누군가는 세상을 향해 용기 있게 맞서지 못하고 좌절과 절망에 빠져 안타까운 시간을 보내고 있을지 모른다. 그리고 앞으로도 그와 유사한 고통의 과정을 겪는 사람들은 계속해서 나오게 될 것으로 본다. 그런 의미에서 개인적으로 정신분석학자 아들러가 주장한 개인 심리학적 측면에서의 인간관 이론에 주목할 필요가 있지 않나 싶은 생각을 해본다. 그에 따르면 인간은 누구나 열등감을 갖고 있고, 이를 극복하기 위해 우월성 내지 자기완성을 추구하게 되는데, 이때 그 물꼬를 잘 터주는 경우, 자신의 잠재력을 크게 발휘할 수 있다고 한다. 더불어 인간은 환경과 유전에 의해 결정되는 존재가 아니라, 이성의 힘으로 사건을 해석하고 영향을 줄 수도 있으며, 마침내는 자기의 삶을 스스로 결정하는 창조적인 능력을 가진 존재라는 것이다. 이 책은 아들러의 저서 내용 중에서 독자들이 눈여겨 볼만한 것을 발췌하여, 때로 우리가 자신감이 결여된 채 세상을 살아갈 의지와 용기를 잃거나, 혹은 자신의 인생을 어디서부터 어떻게 꾸려야 할지에 대해 막연한 상태에 있게 될 경우 그에 대한 지침서로서 참고할 만한 유익한 내용을 담았다.


우선 책의 제목이 의미하는 바와 같이 그 내용을 들여다보면, 짧은 문구마다 언제 어느 때인가 누구나 경험을 해봤을 법한 다양한 상황을 제시하고 있으며, 그에 상응하는 우리의 생각과 행동의 문제점이 된 부분을 핵심적으로 짚어 내어, 자각과 사유의 시간을 제공하고 있지 않나 싶은 생각이다. 이 책의 내용을 크게 분류하여 나누어 본다면 를 중심으로 하여 사회, 가족, 친구라는 3가지 측면에서 생성되는 피할 수 없는 중요한 요소들이 면밀하게 다루어져 있다. 책에 따르면 먼저 나와 사회라는 관점에서 다루고자 했던 것은, 누구에게나 주어진 인생에서 잊지 말고 반드시 명심해야 할 것은, 주인은 바로 나 자신이라는 것을 인식해야 한다는 점이다. 일부의 사람들은 원하던 목표에 도달하지 못했을 때, 모든 것을 자신의 책임이라 여기고 절치부심하여 새로운 도전에 나서게 되지만, 의외로 남 탓을 하거나 환경 때문에 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더러 있게 마련이다. 그러나 돌이켜 보면 모든 선택은 우리의 의지에서 발현된 것이며 단지 그 결과로서 실패라는 뜻하지 않은 상황을 맞게 된 것일 뿐이다. 그래서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스스로가 책임의식을 가지고 이전에 자신이 생각해왔던 가치관이나 시각을 바꿀 필요가 있으며, 실천의 의지를 보인다면 얼마든지 긍정적인 방향으로 바뀔 가능성이 있음을 이 책은 시사하고 있다. 그 다음으로는 가족에서 오는 문제에 관한 것이다. 가족관계는 우리의 인생에서 빼놓을 수 없을 정도로 많은 부분을 차지한다. 그래서 책에는 우리의 라이프스타일을 결정하고 사회인으로 성장하기까지의 구심점 역할을 하는 가족 구성원들에 필연적으로 살펴봐야할 내용들이 구체적으로 명시하고 있다. 특히 내용 중에는 부모와 자식 간에 불거질 수 있는 다양한 상황을 예시하며 지적하고 있는데, 그에 대한 적절한 충고는 깊이 새겨볼만하지 않나 싶다.


끝으로 나와 대인관계에서 발생하게 되는 여러 가지의 내용을 담았다. 오늘 우리가 맞닥트리고 있는 현실은 경쟁이 날로 심화됨에 따라 개인적인 이기주의가 점차 팽배해져가는 경향을 보인다. 이러한 문제와 관련하여 책에서는 우리가 건전하고 원만한 대인관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다른 무엇보다 공동체 의식이 선행되어야함을 주지시키고 있다. 심지어 우리가 겪고 있는 모든 고통의 원인도 결국 그러한 공동체 의식이 심히 결여되어 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자신만 잘되면 아무런 상관이 없다고 말하는 사람들은 대개 공동체 감각이 남들에 비해 현저하게 떨어져 있거나, 상대방보다 자신을 우선시 하는 경향을 보인다는 것이다. 그래서 이들이 아무리 사회적으로 성공했다 하더라도 내면적으로는 진정한 행복을 느끼지 못하게 되는 불안정한 상태에 놓여 있을 수 있다는 점에 우리는 주목할 필요가 있다. 그런 이유에서 우리는 상대가 설사 불완전하고 부족하더라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일 수 있어야 하며 자신 역시도 불완전하다는 것을 깨닫게 될 때, 비로소 의미 있고 가치 있는 인생으로써의 만족감에 도달할 수 있음을 기억해야 한다. 결과적으로 이 책의 저자 아들러는 인간은 혼자로서 살아갈 수 없기에 누군가와의 관계 형성을 위한 사회적 동기가 필요할 수밖에 없으며, 인간의 거의 모든 행동은 사회적 관계 속에서 일어난다고 보았다. 그래서 우리를 힘들게 하는 문제의 원인은 누군가와의 관계를 통해서 이해되어야 하고, 사회적 존재로서 상호작용에 무게중심을 두고 그 과정에서 우리 자신을 변화시키려는 부단한 노력과 실천에 경주할 것을 강조한다. 저자는 세상을 살아가면서 설사 실패의 경험을 했더라도 그것은 이미 지나간 일이고, 그렇다고 과거에 얽매여 미래를 두려워 할 필요는 없고 말한다. 아울러서 현실을 직시하고 자신의 의지로 할 수 있다는 가능성에 그 초점을 맞춘다면 머지않아 새로운 나를 발견하게 될 것이라 조언한다. 이 책은 누구나 고민해봤을 다양한 문제점에 대해 짧고 간결하면서도 명쾌한 해결책을 제시하고 있다. 따라서 많은 독자들이 관심을 가지고 한 번 일독해 보기를 권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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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키드 퓨처 - 당신의 모든 움직임을 예측하는 사물인터넷의 기회와 위협!
패트릭 터커 지음, 이은경 옮김 / 와이즈베리 / 2014년 9월
평점 :
절판


사물인터넷이란 말이 요즘 많은 사람들에 입에 자주 오르내리고 있는 듯하다. 이 말이 의미하는 것은 사물에 센서나 데이터 취득이 가능한 구조의 인터넷을 연결한 기술을 일컫는데, 빅 데이터를 중심으로 하여 우리의 사회 여러 분야 곳곳에 응용되어 새로운 경제 산물로 각광받고 있기 때문이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빅 데이터는 일부에서 극히 편의적인 이유에서 사용되었을 뿐, 단순한 자료로써 어떠한 가치적 의미도 지니지 못했었다. 하지만 최근 그것을 가공하여 우리의 실생활을 편리하게 만드는 획기적인 기술들이 개발됨에 따라, 그 쓰임의 용도가 다양해지고 세분화 되면서 우리의 새로운 미래를 가능케 하고 있다. 이런 이유로 상당한 자본을 소유한 기업들은 그와 같은 빅 데이터를 이용해 막대한 이익을 창출할 수 있다는 것에 가능성을 두고 다각적인 측면에서 바쁜 움직임을 보이고 있고, 한편 정부에서도 공공적인 차원에서 적잖은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기도 하다. 몇 년 전부터 이동통신망의 급격한 발달에 힘입은 텔레메트리 서비스는 현재 우리 생활의 일부에까지 깊숙이 들어와 있는 상태다. 그리고 점차 다양한 분야로까지 그 확대를 꾀하고 있는 실정이다. 아울러 그에 발맞춰 그동안의 여러 실제적인 데이터가 그 자체로 의미 있는 패턴을 추정할 수 있도록 하는 인터넷 보급 속도 역시 점점 빨라지고 있으며, 스마트 폰의 개발은 이를 더욱 가속화 시키고 있음을 본다. 따라서 이 책은 그와 같은 현상에 대해 향후 그 전망은 어떻게 될 것인지, 그리고 다가오는 미래의 환경에 대하여 우리는 어떻게 대처할 것이며, 또한 그러한 과정에서 어떤 기회를 포착할 것인가 하는 그 세부적인 내용을 논하고자 했다. 따라서 독자들은 이 책을 통해 그동안 잘 모르고 있던 빅 데이터와 사물 인터넷이 가져올 놀라운 변화의 과정을 상세히 들여다 볼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이 책은 우선 사물인터넷이 가져온 가히 혁명적이라고 할 만큼의 여러 가지의 사실들을 구체적으로 분류하여 소개하고 있어 주목을 이끈다. 저자는 후쿠시마의 원자력 발전소가 지진으로 문제가 되었을 당시, 지진 속보시스템에 의해 많은 인명피해를 줄일 수 있었듯이 앞으로는 사물인터넷이 만드는 글로벌 신경계가 구축됨에 따라, 우리의 산업분야에 적잖은 영향을 줄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그래서 그동안 이런 저런 문제로 제약을 받을 수밖에 없었던 군사, 의학, 소방, 환경 분야에서 불확실했던 상황이 사전에 어느 정도 충분한 예측이 가능해졌으며, 그 범위가 점차 확대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효율적인 시스템은 우리로 하여금 질적인 삶을 누리게 하는데 핵심이 될 것으로 단언한다. 아울러서 현재 다양한 분야에서 진행되고 있는 텔레메트리는 인간의 지각능력을 훨씬 능가하는 그 이상의 것이 발휘하고 있다는 사실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그 근거로서 책에는 몇 가지의 실제 사례들을 소개하고 있어 이채롭게 다가온다. 그 중 일부를 살펴보면 만약 어느 특정 지역에서 인플루엔자로 인해 전염이 명백한 환자가 발생하였을 경우, 그 지역의 사람들의 정보를 이용해 빠른 시간 내에 다른 지역으로의 전염을 차단하는 효과를 거둘 수 있으며, 자가 데이터의 추적으로 인해 자신의 건강이상에 대한 위험 신호를 미리 감지하여 건강한 삶을 오래도록 유지할 수 있게 됨을 밝히고 있다. 이뿐 만이 아니라, 예술에 대한 인간의 반응을 분석하여 최적화 된 텔레비전 프로그램을 소비자에게 제공한다든지, 교육 분야에 있어서도 학업성취도가 제각기 다를 수밖에 없는 학생들에게 개개인의 특성을 고려하여 맞춤형 교육 형태인 온라인 상호작용 강의를 제작하여, 현재와 같은 교육 시스템에서는 해결할 수 없었던 문제점을 보완하는데 지대한 역할을 할 수 있음을 언급한다.


책 속에서 저자가 나열한 모든 일이 현실적으로 완벽한 기능을 다하기까지에는 풍부한 개인의 데이터가 필요하며, 상대적으로 개인의 사적인 정보가 노출됨으로서 야기되는 문제점이나, 기술 전체주의로 인해 우리 스스로가 종속적인 관계에 놓이게 되는 부작용은 그저 단순하게 넘길 수만은 없는 우려되는 부분임에는 틀림없다. 그리고 우리가 미처 생각지 못한 또 다른 어떤 문제점이 나타날 수도 있을 것이기에 이를 극소화하는 차원에서라도 추후 세밀한 연구들이 계속해서 뒤따라야 할 것으로 본다. 저자는 책의 서문에서 우리가 이전 보다 더 정확한 개인적 예측으로 인해 공공적인 면에서 뿐만 아니라 개인적으로도 다가올 미래와 관계를 맺는 방식이 근본적으로 바뀌게 될 것으로 예견하고 있으며, 그러한 결과에서 얻어진 생활의 편리성은 결국 우리의 모든 것을 세상 밖으로 드러나게 하는 개방적인 방향으로 흘러갈 것이라는 판단하고 있는듯하다. 그런데 저자의 말이 어느 정도 공감이 되는 것은 책의 내용에서 볼 수 있듯이, 우리가 맞고 있는 현실이 조금은 더디지만 그와 같은 흐름으로 진행되어가고 있다는 사실이다. 그래서 저자는 이 책 내용을 통해 독자들에게 빅 데이터에 이용할 것인지 아니면 이용당할 것인지 하는 선택의 기로에서 그 판단을 묻고 있다.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이 세상은 끊임없는 변화과정의 연속이며, 그 연장선상에서 컴퓨터와 인터넷의 발전은 오늘 우리의 사회를 하루와 다르게 엄청난 속도로 탈바꿈 시키고 있다. 하지만 다가올 미래가 우리에게는 기회가 될 수도 있지만 반면에 위기가 될 수도 있음을 우리는 기억해야만 할 것이다. 이 책은 빅 데이터와 사물인터넷이 가져올 다양한 면을 살펴봄으로서 우리가 무엇을 이해하고 준비해야 하는지를 명확하게 안내해준다. 그런 관점에서 많은 독자들이 이 책 내용을 바탕으로 조만간 새롭게 개편될 우리의 현실에 남보다 한발 앞서 도약하는 좋은 계기로 삼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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