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작의 탄생 - 소설이 끝내 우리에게 말하지 않은 것들
이재은 지음 / 강단 / 2015년 1월
평점 :
절판


문학은 인류의 정신활동역역 중에서 가장 오랜 연원과 역사를 지녔다고 한다. 그리고 통상 고전이라 일컬어지는 문학에서의 명작들은 시간이 흐르고 사회가 바뀌어도 많은 사람들에 의해 변함없이 꾸준한 사랑을 받는다. 그도 그럴 것이 이러한 작품들은 때로 감동의 여운을 남겨주기도 하고 또한 우리가 미처 인식하지 못한 새로운 일깨움의 동기부여로 작용하여 우리의 메마른 영혼을 자극시키며 세상과 내가 아닌 타인을 이해하는데 적잖은 도움을 주기 때문일 것이다. 다른 독자들은 어떤지 모르겠으나 개인적으로 문학을 작품을 읽으면서 느껴지는 가치 있는 의미 중 한 가지는, 작품의 내용을 통해서 자기 자신을 무심코 되돌아보게 하는 계기를 마련해 준다는 것이다. 그래서 독자의 입장에서 보면 조금은 더 성숙된 자아의 모습을 갖출 수 있게 하지 않나 싶다. 그런데 여러 문학작품을 대하면서 종종 궁금하게 여겨지는 점은, 작품의 내용과 관련하여 작가가 자신의 작품을 만들어 가는 과정에서 무엇에서 모티브를 가져왔으며 작품으로 독자들에게 어떤 메시지를 독자들에게 전달해주고자 했는지, 이야기의 내용이 혹시 작가의 직접적인 경험담에서 비롯된 것일까 하는 것이다. 물론 작품 후기에서 작가의 소회를 통해 그러한 호기심을 풀어볼 수 있기는 하지만 충분하지는 않아 보인다. 그러한 시각에서 이 책은 국내 유수의 문학상을 수상한 작가들의 작품과 관련하여 자신의 작품에 대한 저자의 개인적 생각이나 의견은 물론이고, 문학창작을 향한 그들 나름대로의 개인적 고충, 그리고 작품이 탄생하기까지의 다양한 에피소드들이 소개되어 있어 주목을 이끈다.


이 책은 저자가 동인문학상이나 이상문학상 등 국내 문학계에 권위 있는 상을 수상한 작가들을 직접 만나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는 인터뷰 형식으로 엮은 일종의 대담집이라고 할 수 있다. 아마도 문학을 관심이 있어 조금이라도 접해본 독자들이 있다면 이 책에 나오는 작가들이나 작품에 대해 다소 친숙함을 느낄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대한민국을 대표한다고도 볼 수 있는 국내 유명작가 19인을 대상으로 자신들의 수상작품에 관한 다양한 내용들이 담고 이 책에는, 작품 집필의 시작에서 완성되기까지 비화를 들어보는 작가들의 생생한 목소리와 아울러서 작품 스토리에 따른 상세한 이야기, 문학을 사랑하고 갈구하며 작가로서 살아가는 그들의 삶에 일면을 독자들이 간접적으로 엿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듯하다. 책의 내용을 살펴보면 다른 무엇보다 우선하여 눈에 확연하게 들어오는 것은 문학을 대하는 이들의 진지한 자세와 태도에 있지 않을까 싶다. 책 속에서 한 작가는 말하기를 작가란 자기 삶에 어떤 체험, 눈에 보이는 것과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을 통합적으로 연결하는 능력이 필요하게 마련인데, 그런 관점에서 본다면 소설은 노경의 문학이라고 할 수 있으며, 또 다른 작가는 문학에 대해 언급하기를 사람들이 아직 못 보았거나 늘 보아 오던 실체나 대상을 아주 낯설게 만들어 작품을 통해 독자들로 하여금 제대로 인식하게 만드는 문학의 사회적 기능을 이야기하고 있기도 하다. 그래서 이 책은 어떤 면에서 보면 작가들의 진솔한 이야기를 통해 행여 독자들이 소설을 읽게 될 때에, 미처 생각지 못한 문학의 다양한 부분을 체크해 보는 것과 동시에 문학이 우리에게 주는 가치와 의미를 다시 한 번 되새겨 보는 좋은 기회가 되지 않을까 싶다.


문학을 자주 접하는 독자들일 경우 작품을 통해 기대 이상의 감명과 희열을 맛보게 되고나면 자신도 한번 소설을 써볼까 하는 유혹적인 마음을 가져본 기억이 있지 않을까 싶다. 그런데 이 부분과 관련하여 책 속 여러 작가들의 말을 들어보면, 타고난 문학적 재능이 있다고 해도 마치 숙명처럼 여겨지는 문학을 향한 열정과 애정이 없이는 결코 쉽지 않은 길임을 알 수 있으며, 겉으로 드러나 있지는 않지만 하나의 작품을 완성하기까지 오랜 시간에 걸쳐 고뇌와 번민을 시간을 보내야 하는 그들의 고독한 인내의 삶을 독자들은 잠시나마 들여다 볼 수 있을듯하다. 그래서 책 속 어느 유명작가는 대부분의 작가들은 자신의 작품을 정신의 자식으로 비유한다는 말이 괜한 것이 아님을 짐작할 수 있게 한다. 근래 들어 독서를 대하는 인구가 점점 줄어드는 경향을 보인다. 더군다나 우리 사회의 거의 모든 것이 언제부터인가 과도한 경쟁의 구조로 몰입되어 진행되다보니, 많은 사람들이 문학에 심취하기보다는 자기계발서와 같은 실용적인 도서에 더 많은 관심을 쏟고 있는 실정이다. 물론 실용적인 것이 나쁘다는 말은 아니다. 그러나 문학은 세상을 보다 다각적인 방향에서 이해하고 타인과의 자유로운 소통을 돕는 하나의 의미 있는 방편이 될 수 있다고 본다. 그래서 일부에서는 인문학이 활성화 되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지만 아직은 그 힘이 미약하지 않나 싶은 생각을 해본다. 이 책은 작가들을 통해서 작품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을 포함해 거시적인 측면에서 문학을 어떻게 바라보고 자신의 것으로 받아들일 것인가에 새겨들을 만한 여러 조언들을 담고 있다. 따라서 이 책으로 인해 많은 독자들이 문학에 대한 관심의 눈길이 한층 확대되었으면 싶은 생각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10% 행복 플러스 - 행복 지수를 높이는 시크릿
댄 해리스 지음, 정경호 옮김 / 이지북 / 2014년 12월
평점 :
절판


최근 어느 신문 보도에 따르면 극심한 스트레스로 인해 젊은 세대에게서 탈모현상이 점차 증가하는 경향을 보인다고 한다. 사실 의학계에서는 이미 오래전부터 스트레스는 각종 질병을 유발할 수 있는 무서운 질병 중 하나라고 규정한 바 있다. 더욱이 요즘처럼 날이 갈수록 개인 간의 경쟁이 과열되어가고 극도의 이기주의가 마치 당연한 것처럼 받아들여지는 사회구조의 흐름이 계속해서 이어진다면 스트레스로 인한 고통은 앞으로도 더욱 가속화 될 것으로 여겨진다. 그래서 이제는 더불어 살아가려는 이타주의가 강조되어야 할 것으로 보이지만, 현실은 너나없이 하나 같이 모두가 경쟁의 구도에 매몰되다보니 그러한 기대조차 하기 힘든 상황이 되어버린 듯하다.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 때문에 오늘도 우리는 자신의 성공적인 삶을 위해서 오로지 앞만 보고 달려가려고 한다. 그렇게 하는 것이 마치 자신을 행복으로 이끌어 가는 당연한 지름길인 것처럼 말이다. 그러나 부단한 노력을 통해서 자신이 목표했던 어떤 성취를 이루었다고 하더라도 그에 대한 기쁨은 잠시일 뿐 그리 오래가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오히려 그러한 성취감이 채 가시기도 전에, 언제 어느 순간 하염없이 추락할 수도 있다는 불안감으로 더 많은 노력과 시간을 투자해야 한다는 정신적 압박감에 사로잡혀 때로는 고통 아닌 고통에 시달리게 될지도 모른다. 이 책은 그러한 관점에서 명상이라는 방법을 통해서 성공일변도로 가야 한다는 우리 내면의 강요된 목소리에 당당히 맞서 자신을 위한 진정한 행복이 무엇인지를 알고 이를 되찾는 기술적인 과정을 독자들과 함께 공유해보고자 했다.


이 책의 저자 댄 해리스는 미국 ABC News의 간판 프로그램 나이트 라인굿모닝 아메리카주말 방송의 공동앵커로 현재 일하고 있다. 그는 방송국에 입사해 오랜 시간 동안 팔레스타인, 아프가니스탄, 이라크와 같은 중동지역에서 종군기자로 전장을 누볐으며, 그 외에도 캄보디아, 콩고에서 벌어지는 범죄의 실태를 고발하는 사건기자로서 나름대로 자신의 입지를 다져왔다. 겉으로는 승승장구하며 남부럽지 않은 직장생활을 영위하는 것처럼 보였지만, 그는 이 책을 통해 언제나 특종을 발굴해야 한다는 기자라는 직업의식과, 한편 동료들과의 경쟁에서 우위를 차지하기 위한 개인적 욕망으로 인한 정신적 스트레스로 언제나 남모를 우울함과 불안감에 시달려 왔음을 토로한다. 그러면서 자신은 이를 극복하기 위해 한때 마약에 심취하기도 했으며, 정신과 치료를 병행했지만 기대와는 달리 효과적인 치료를 거두지 못했음을 밝히고 있다. 이후 그는 불안정한 자신의 심리상태를 해결하기 위해 종교지도자를 만나기도 하고 자기계발분야에 권위가 있는 여러 유명인사를 찾아가 현재 자신이 안고 있는 문제를 풀어보려는 노력을 시도했지만 이마저도 뚜렷한 해결책이 되고 있지 못한다는 사실에 절망의 나날을 보내왔다고 한다. 그러던 과정에서 그는 불교에서 유래된 명상의 수련을 통해서 그동안 자신을 괴롭혀왔던 심리적 불안요인을 한층 완화시키고 행복의 지수를 향상시키는 놀라운 경험을 직접 체험했음을 책의 내용을 빌어 독자들에게 상세히 소개하고 있다. 그리고 이제는 과거 자신이 그래왔던 것처럼 무언가를 이루어야 한다는 집착과 욕망으로 심적인 고통을 당하는 많은 이들을 위해, 명상의 기법으로 만족할만한 행복감을 하루빨리 되찾기를 이 책에서 역설하고 있다.


이 책은 저자가 과거 성취일변도의 욕망에서 기인한 정신적인 압박감과 스트레스로 마약에 빠져있기도 했으며, 자신이 어느새 불안하고 공격적인 성향으로 변해가고 있다는 사실을 인식하면서, 명상의 수련으로 과거에는 느낄 수 없었던 행복한 삶을 누리기까지의 과정을 솔직하고 흥미진진하게 담고 있어 독자의 눈길을 이끈다. 누구나 행복한 삶이 유지되기를 바라고 원한다. 하지만 현실생활에서 행복한 인생을 살고 있음을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 사람은 과연 얼마나 될까 싶다. 책 속 저자의 고백처럼 어쩌면 행복한 삶을 방해하는 우리 자신의 내부에 또 다른 내가 있어, 유혹을 이기지 못하고 결국 불행의 끝으로 치닫는 것은 아닐까 싶은 생각도 든다. 책 속에도 나와 있지만 우리는 평생을 살아가면서 스스로를 속이고 기만하는 수없이 많은 행동을 한다. 이를테면 이것만 가질 수 있다면 혹은 이렇게만 된다면 하는 더 이상 바랄게 없다고 말하면서 정작 그러한 것을 이루고 나면, 이내 다른 것에 눈을 돌리는 스스로가 약속을 지키지 못하는 위선적인 행동을 일삼으며 살아간다. 물론 가치 지향적인 것을 위해 자신만의 목표를 설정하고 이를 위해 노력하며 분투하는 일은 응당 권장해야할 일이다. 하지만 우리는 언제나 더 나은 것을 추구하려는 개인적인 욕망으로 가득해서, 한편으로 생각하면 행복을 추구하는 것 자체가 어찌 보면 불행의 근원이 되는 것은 아닌지 한번 되돌아 볼 필요가 있어 보인다. 저자는 책에서 명상을 통해 탐욕과 증오심을 버리고 깨달음을 얻는데 효과적인 수련의 과정을 비교적 상세하고 구체적으로 소개하고 있다. 명상을 수련하는 것이 결코 쉬워 보이는 것은 아니지만 스트레스에 억눌려 불편한 나날을 조금이라도 극복해낼 수 있다면 한번 시도해볼만한 충분한 가치가 있지 않을까 싶다. 따라서 많은 독자들이 이 책에서 소개하는 명상의 수련을 기반으로 자신만의 행복지수를 높이는 하나의 해결책으로 삼아보았으면 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전쟁의 물리학 - 화살에서 핵폭탄까지, 무기와 과학의 역사
배리 파커 지음, 김은영 옮김 / 북로드 / 2015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전쟁은 승자든 패자든 상관없이 쓰라린 비극을 초래하는 결코 있어서는 안 될 극악한 폭력의 수단임에도 불구하고, 지나온 인류의 역사를 들여다보면 셀 수 없을 만큼 크고 작은 전쟁들이 있어왔음을 알 수 있다. 그래서 어떤 이는 인류의 역사를 곧 전쟁의 역사라고 간주하기도 한다. 전쟁이란 대개 집단과 집단 간의 다툼이 있을 때, 이를 해결하기 위해 최종적으로 무력을 동원해 상대방을 굴복시키고자 하는데 그 목적을 두고 행해진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전쟁에서 승자는 모든 것을 얻는 것이고 반대로 패자는 잃게 되는 결과를 낳는다. 그래서 어떤 이유로든 전쟁이 발생하는 상황이 전개되면 전쟁에 임하는 당사자는 승리하기 위해 다양한 방법들을 동원하게 마련이다. 그런데 전쟁의 승패를 좌우하는 여러 조건 중에서 가장 먼저 고려되는 것은, 아무래도 다수의 인명을 살상하거나 건물을 파괴할 수 있는 무기를 얼마만큼 많이 보유하고 있는가에 있다. 오늘날 과학의 발전에 힘입은 무기의 발달은 가공할만하다 할 수 있다. 그런 이유로 아마 모르긴 몰라도 만약 세계대전이 벌어지게 된다면 현저하게 파괴력이 높아진 무기의 위력으로 이제는 단순히 어느 특정 국가나 세력이 무너지는 것이 아니라, 지구촌 전체가 위험의 상황에까지 다다르는 불행한 결과를 초래하게 될지도 모른다. 현대무기가 오늘날처럼 엄청난 폭발의 힘을 갖출 수 있었던 것은 다른 여러 요인들이 작용했겠지만, 그 바탕에 물리학 이라는 학문이 존재하지 않았다면 거의 불가능했을 것이다. 일례로 원자폭탄이나 수소폭탄은 물리학이 만들어낸 무기라고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물리학과 깊은 연관이 있으며, 그 외의 다양한 무기의 발명에도 직접적인 관계가 있다. 이 책은 그러한 관점에서 지나온 인류의 수많은 전쟁사를 통해 물리학이 무기에 끼친 다양하고 상세한 부분을 깊이 고찰해보고자 했다.


이 책의 내용에는 고대 전쟁사에서부터 현대에 이르는 수없이 많은 전쟁을 통해서 그 과정에 어떤 무기들이 등장했는지에 대한 원인과 배경을 살펴보고, 물리학과 과학이 그 밑바탕이 되고 있음을 시대별로 소개하고 있어 눈길을 이끈다. 아울러 이 책은 물리학의 거의 모든 갈래를 다루는 것과 동시에 군사적으로 어떻게 응용되었는지를 독자들이 이해하기 쉬운 방향에서 다루고 있기도 하다. 우선 책의 초반부에는 인간이 만든 최초의 개인용 무기로 제작된 활과 화살로만 치러지는 전쟁에서부터 오늘날 원자폭탄과 수소폭탄에 이르는 인류사의 거의 모든 전쟁의 역사를 개괄하여 설명하고 있어, 독자의 입장에서 기억해야할 주요 전쟁사의 흐름을 한눈에 볼 수 있도록 했다. 중반부에는 기초물리학을 응용한 중세시대의 노포나 공성 투석기의 등장배경과 화약과 대포의 발명으로 촉발된 한층 성능이 향상된 다양한 무기들을 관찰해볼 수 있는데, 이 부분에서 독자들은 물리학에 바탕을 둔 무기들이 고대이래로 빈번하게 행해져 왔음을 알 수 있을 것이다. 더불어 역사 속 어느 시대에도 물리학이 무기를 개발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해왔음을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특이한 것은 중세 이전의 전쟁사를 보면 물리학이나 과학이라는 학문의 세계가 지금처럼 구체화되어 있지 않았음에도 물리의 법칙을 이용할 수 있었음을 보면 새삼 놀랍기까지 하다. 책의 후반부에는 우리가 한번쯤 궁금하게 여겼을 전차나 탄도미사일과 같은 지상무기를 비롯해 잠수함과 레이더, 공기역학을 이용한 군사용 항공기에 관한 다채롭고도 폭넓은 내용을 담고 있어서 조금은 어렵게 느껴질 수 있는 물리학의 세계를 손쉽게 다가설 수 있을 것으로 여겨진다.


책의 서두에서도 나와 있듯이 오늘날과 같이 빠른 시간 안에 대량살상이 가능한 무기들이 획기적으로 만들어 질 수 있었던 것은, 다른 무엇보다도 본질적으로 물리학이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볼 수 있다. 그동안 지나온 전쟁역사를 들여다보면 전쟁에서의 승패가 갈리는 주요 원인에는 언제나 새롭고 강력한 무기의 힘이 컸다고 할 수 있는데, 그러한 무기가 만들어지기까지의 과정에는 여러 과학의 원리와 법칙이 작용했음을 이 책은 밝히고 있다. 그런데 이 부분에서 우리가 한번 쯤 생각해봐야 하는 것은 문명의 발달이 우리에게 풍요로운 혜택을 준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지만, 상대적으로 문명의 이기로 인해 생각지 못한 문제점이 드러나고 있는 것처럼, 물리학과 같은 과학의 발전이 우리의 생활에 편리함을 전해준 이면에는, 인간을 살상하는 무기개발에 이용되어 왔음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 물리학을 공부를 해본 독자들이라면 알겠지만, 사실 물리의 세계를 이해한다는 것은 생각만큼 쉬운 일은 아니어서 어느 정도 기초적인 학습이 전제되어야만 한다. 그런데 이 책은 다양한 무기에 대한 속성을 이해하기 위해 일부 물리학의 기본적인 몇 가지의 이론을 담고 있기는 하지만, 물리학을 잘 모르는 독자들이라도 저자의 설명을 따라가다 보면 어렵지 않게 다가설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 책은 전쟁사를 시기적으로 구분지어 중간 중간 독자들이 이해하기 쉽도록 새로운 무기들이 탄생하게 된 배경과, 그 진행과정에서 물리학이 무기에 어떻게 적용되어 실전에 활용될 수 있었는지를 흥미롭게 엮어내고 있어서, 한 권의 책속에 전쟁과 무기, 과학과 역사의 내용을 두루 살펴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수 있을듯하다. 따라서 많은 독자들이 전쟁의 역사 중에서 무기라는 가장 본질적인 요소에 초점을 맞춘 이 책을 통해 무기와 연계한 물리학의 세계로 한번 여행을 떠나보면 어떨까 싶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절망의 끝에서 세상에 안기다 - 암을 치유하며 써내려간 용기와 희망의 선언
이브 엔슬러 지음, 정소영 옮김 / 자음과모음(이룸) / 2014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평상시에는 건강의 소중함을 모르다가 막상 뜻하지 않은 중병을 앓거나 누군가를 통해 건강에 대한 위기의식을 느끼게 될 때, 비로소 우리는 건강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를 깨닫게 마련이다. 건강을 잃는 다는 것은 어떻게 생각하면 그동안 자신이 쌓아올린 모든 것을 한 순간에 내려놓아야 한다는 것과 다를 바 없을 것이며, 그와 더불어 안타까운 것은 죽음에 임박했다는 두려움에 절망과 좌절에 실의에 빠져 있게 될 것이다. 오늘날 의학의 발전에 힘입어 과거에 비해 많은 사람들이 병으로 인해 죽음을 맞는 위험에서 벗어나고 있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그러나 여전히 완벽하게 고칠 수 없는 질병이 존재하고 또한 새로운 형태의 병이 등장하기도 한다. 질환으로 인해 자신이 죽음의 문턱에 한걸음 다가서게 되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두 가지 선택의 기로에 서 있게 마련이다. 하나는 그것을 마치 숙명처럼 받아들이며 더 이상의 고통을 잊기 위해 모든 것을 포기하는 것이고, 또 하나는 자신을 죽음으로 몰아가는 질병과 마주하여 용기와 의지로 극복하고 새로운 삶의 전환기로 맞이하는 것이다. 그래서 심각한 질병에 걸린 사람들 중에는 오랜 치료과정을 견디지 못하고 중간에 자포자기의 심정으로 삶을 마감하는 경우가 있지만, 반대로 살아갈 수 희망을 토대로 마음을 긍정적으로 가지며 결코 포기하지 않는 신념으로 죽을 고비를 넘기고 자신의 건강을 되찾고 이전과는 또 다른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도 제법 많다는 사실이다.


이 책의 내용은 저자가 암 말기라는 판정을 받고 7개월간의 처절한 죽음과의 사투에서 겪게 된 고통의 과정을 담담하고 솔직하게 담아냈는데, 그 이면에 지금 이 시간에도 외부로부터의 갖은 폭력을 견디지 못하고 불행한 삶을 살아가야하는 아프리카 콩고 여성들의 현실을 결부시켜 공동체 방식의 치유라는 색다른 이야기를 더하고 있어 눈길을 이끈다. 저자는 암으로 인해 자신의 장기 일부 훼손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로 병원에서 침울하고 암담한 입원생활을 해야 했는데, 그 치료과정에서 과거 자신이 가정에서의 견디기 힘든 성폭력을 경험했으며, 어머니의 자유방임적인 양육을 받으면서 이후 젊은 시절 마약과 방탕하고 문란한 생활과 그리고 이후 전 세계를 돌며 가난하고 힘없는 여성들을 위해 헌신적인 삶의 여정을 보낸 다양한 이야기들과 연관하여, 결국 자신의 몸과 세상의 몸은 이질적인 것이 아님을 역설하면서, 독자들로 하여금 보다 확대된 세계관으로 세상을 바라봐야 할 것을 말하고 있다. 책의 내용은 그녀가 암 판정을 받고 병을 치료하기까지의 생생한 과정들이 추보적인 방식으로 상세하게 소개되어 있는 것이 특징이다. 그런데 다른 무엇보다 책이 담고 있는 내용이 의미 있게 여겨지는 것은, 위기의 순간이 다가올 때마다 자신이 오래전 겪어야만 했던 뜻하지 않은 여러 사건들을 중첩시켜 세계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는 폭압에 억눌린 여성들의 실상을 고발하고 있는 것과 동시에, 그럼에도 불구하고 근원적인 생명력으로 결코 무너지지 않는 자생의 힘으로 희망적인 메시지를 내포하고 있어서 독자의 입장에서 인상 깊게 다가온다는 점이다.


이 책의 저자 이브 앤슬러는 여성의 내면에 간직되어 있는 은밀한 부분을 속 시원하게 털어놓은 성에 대한 고백서 버자이너 모놀로그를 발표함으로써 국제적인 명성을 얻고 있는 극작가이자 사회운동가로 활동하고 있다. 이 책의 내용을 보다 가까이 들여다보고 가슴 가득 느껴보기 위해서는 그녀가 펴낸 저서 버자이너 모놀로그를 참고하면 좋지 않을까 싶다. 이 책은 다양한 연령대와 직업을 가진 여성 200여명과 인터뷰를 바탕으로 여성의 몸 가운데서도 가장 억압받고 금기시 되어왔던 여성 성기를 둘러싼 그녀들의 고민과 남성 폭력의 기억을 담아낸 다큐멘터리 성 보고서이다. 위트가 넘치면서도 신랄하게 여성들의 비밀스러운 이야기를 전하고 있는 이 책은 여성성의 본질과 여성의 몸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전하고자하는데 그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 그녀의 저서에서 보듯 이 책의 역시도 겉으로는 암에 걸린 환자가 이를 극복하는 치료의 내용이 언급되어 있지만, 실질적으로는 세상이라는 하나의 거대한 몸체 덩어리에 구멍을 내고 파괴하는 인간의 욕망에 의한 탐욕스런 부조리의 일면을 은유적으로 표현하여 간접적으로 비판하고 있기도 하며, 이러한 예로 강간과 폭력, 전쟁으로 점철된 아프리카 콩고의 여성들의 삶이 피력되어 있어 그 실체를 독자들에게 알리는데 주안점을 둔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그녀는 이 책의 내용에서 자신이 의학적인 도움으로 암을 극복해 낼 수 있었지만, 한편으로 폭력과 억압으로 굴종된 삶을 살아가면서도 끈질긴 생명력을 보여준 콩고 여성들의 용기와 도전과도 다르지 않음을 비유적으로 시사하고 있다. 따라서 저자 자신의 치부를 솔직담백하게 밝히면서도 암과의 투병을 통해 세상은 홀로 살아가는 것이 아닌 더불어 살아가야함을 강조한 이 책에서 많은 독자들이 색다른 감흥의 시간을 한번 가져보는 것도 괜찮을 듯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거지왕 사형집행인의 딸 시리즈 3
올리퍼 푀치 지음, 김승욱 옮김 / 문예출판사 / 2014년 12월
평점 :
절판


여러 장르소설 가운데에서도 여전히 많은 독자들에게 꾸준한 관심과 주목을 받고 있는 분야는 아마도 긴박감이 넘치는 스릴의 분위기를 담은 추리물이 아닐까 싶다. 그래서 인지는 몰라도 최근 들어서 부쩍 그와 같은 유형의 장르물들이 제법 많이 등장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한 가지 아쉽게 느껴지는 것은 이러한 작품 대부분은 현대물이 많다는 것이고, 반면에 상대적으로 역사와 관련한 시대스릴러물은 생각만큼 찾아보기 힘들다는 점이다. 그래서 어느 특정한 시대를 중심으로 펼쳐지는 역사스릴러물을 접해보고 싶어도 그와 관련한 작품이 생각만큼 많지 않아서 불가분하게도 그 선택의 폭에 다소 제한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 그런 이유에서 이 소설은 마음 한편 반가우면서도 내용적으로도 마녀사냥과 종교적 분쟁이 극에 달했던 유럽의 중세 봉건시대를 배경으로 작품 전반에 흥미진진하고 긴장감이 넘치는 스릴의 요소와, 매력적으로 느껴지는 스토리의 전개가 펼쳐져 있어서 독자의 입장에서 흡입력은 물론이고 다채로운 감상을 가능하게 만든다는 점에서 눈길을 이끌고 있지 않나 싶은 생각이다. 이 작품은 이전에 출간되었던 <사형집행인의 딸>이라는 시리즈의 3번째에 해당하는 것으로 이 시리즈가 조금은 각별하게 여겨지는 것은, 각 편마다 같은 등장인물을 내세웠으면서도 내용적인 면에서는 별개의 독립적인 이야기의 흐름으로 진행되고 있어서 늘 새롭게 다가온다는 것이다. 특히 이 시리즈는 이미 아마존에서 밀리언셀러로 기록될 만큼 수많은 독자들의 호평에서 보는 바와 같이, 작품성인 면에서나 내용적인 면에서도 나무랄 것이 없을 정도여서 국내 독자들에게도 기대 이상의 만족감을 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작품 속 사건의 주인공 야콥 퀴슬은, 숀가우라는 도시의 사형집행인으로 일하는데, 그는 직업적인 문제로 여타의 사람들에게 온갖 멸시와 천대를 받으면서도 맡은바 책임을 다하며 아울러서 우락부락하고 무뚝뚝한 외모의 모습과는 달리, 따뜻하고 여린 마음씨를 가진 성격의 소유자다. 그의 집안은 대대로 이어지는 사형집행인 가문이었던 관계로 사회적으로 여러 가지 제약을 받아야만 했는데, 평생을 그렇게 살수 없다면서 오래전 고향을 등지고 다른 도시에 정착해 행복한 삶을 살고 있는 여동생으로부터 뜻하지 않은 한통의 편지를 받게 된다. 그 내용은 현재 자신의 여동생이 심각한 중병에 걸려 있으며 죽기 전에 오빠를 보고 싶다는 간절함을 담고 있었다. 편지를 읽은 퀴슬은 잠시 과거의 회상에 잠겨 있다가, 동생을 찾아가기로 결정하고 그녀의 집을 방문하기로 마음먹고 곧바로 실행에 옮긴다. 그는 힘들고 머나먼 여정 속에서도 동생의 중병을 걱정하며 마음 한편으로는 그녀와 해후할 수 있다는 가슴 설렘으로 그곳에 도착하지만, 막상 그가 보게 된 것은 부푼 기대와는 달리 누군가에 의해 예리한 칼날에 난자당한 채로 죽어 있는 동생과 그녀 남편의 모습이었다. 그런데 그가 그 모습을 보고 마음의 상심과 충격을 느끼기도 전에, 자신의 동생과 남편을 살해한 당사자로 지목되어 체포되어 감옥에 갇히는 상황을 맞닥트리게 된다. 한편 퀴슬의 딸 막달레나는 의사로 일하는 지몬과 서로 마음속으로 흠모하는 사이지만, 이들은 엄격한 사회관습에 따라 이룰 수 없는 사랑을 괴로워 하다가, 그와 함께 자신의 고모가 있는 곳으로 자유를 찾아 몰래 도망을 하기에 이른다. 그러나 새로운 세계가 펼쳐져 있을 것으로 생각했던 그곳에서 막달레나와 지몬은 퀴슬이 억울한 누명을 쓰고 조만간 사형에 처해질 것이라는 암울한 소식을 접하게 되면서 작품 속 이야기는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든다.


이전의 시리즈 내용이 주로 작품 속 주인공 퀴슬이 태어나고 자랐던 숀가우를 그 배경으로 하고 있다고 한다면, 이번 작품은 17세기 독일 바이에른 주에 있는 레겐스부르크라는 도시가 등장하고 있는 것이 조금은 색다르다. 사실 이곳은 중세 고딕양식이 지금까지 온전히 보존되어 있어 관광지로서 유명한 장소로 알려진 만큼 오랜 역사의 유적이 남아있는 곳으로, 이 소설이 역사추리물이라는 점에서 보면 아마도 걸 맞는 장소의 선택인 것 같기도 하다. 게다가 독자들이 책의 내용을 읽어 내려가다 보면 사실적인 묘사의 서술로 인해 마치 중세 시대에 자신이 와있는 것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키기도 한다. 작품 속 줄거리의 흐름은 발단에서부터 주인공 퀴슬이 누군가가 사전에 치밀하게 만들어 놓은 함정에 빠지게 되면서 시종일관 긴장을 늦출 수 없는 긴박한 상황으로 치닫게 되는 스릴의 묘미가 전개되는데, 그 과정에서 사건과 관련한 여러 등장인물들의 음모와 배신 그리고 누명을 벗기 위해서 안간힘을 쓰는 퀴슬과 아버지를 구출하기 위해 사건의 진범을 쫓아 추적하는 그의 딸 막달레나와 지몬이 벌이는 숨 막히는 모험의 광경이 비교적 생생하게 그려져 있다. 그런데 개인적으로 다른 무엇보다 이 소설이 흥미롭게 받아들여지는 것은, 사건이 시작되고 진행되는 그런 외적인 부분도 재미있게 다가오지만, 작품의 줄거리를 통해서 17세기 당시 독일의 시대상을 반추해 볼 수 있는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해주고 있다는 것과, 작품의 이면에 양심에 따르는 윤리도덕적인 면이 은연 중 강조되어 있어서 여러 가지로 생각할 것이 많다는 점이다. 따라서 추리스릴러물을 선호하는 독자들이라면, 개성적이고 특색 있는 캐릭터와 장르적 요소를 적절하게 결합하여 역사추리물로서 흥미로움을 전해주는 이 작품을 한번 읽어보면 좋을 듯싶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