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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작의 탄생 - 소설이 끝내 우리에게 말하지 않은 것들
이재은 지음 / 강단 / 2015년 1월
평점 :
절판
문학은 인류의 정신활동역역 중에서 가장 오랜 연원과 역사를 지녔다고 한다. 그리고 통상 고전이라 일컬어지는 문학에서의 명작들은 시간이 흐르고 사회가 바뀌어도 많은 사람들에 의해 변함없이 꾸준한 사랑을 받는다. 그도 그럴 것이 이러한 작품들은 때로 감동의 여운을 남겨주기도 하고 또한 우리가 미처 인식하지 못한 새로운 일깨움의 동기부여로 작용하여 우리의 메마른 영혼을 자극시키며 세상과 내가 아닌 타인을 이해하는데 적잖은 도움을 주기 때문일 것이다. 다른 독자들은 어떤지 모르겠으나 개인적으로 문학을 작품을 읽으면서 느껴지는 가치 있는 의미 중 한 가지는, 작품의 내용을 통해서 자기 자신을 무심코 되돌아보게 하는 계기를 마련해 준다는 것이다. 그래서 독자의 입장에서 보면 조금은 더 성숙된 자아의 모습을 갖출 수 있게 하지 않나 싶다. 그런데 여러 문학작품을 대하면서 종종 궁금하게 여겨지는 점은, 작품의 내용과 관련하여 작가가 자신의 작품을 만들어 가는 과정에서 무엇에서 모티브를 가져왔으며 작품으로 독자들에게 어떤 메시지를 독자들에게 전달해주고자 했는지, 이야기의 내용이 혹시 작가의 직접적인 경험담에서 비롯된 것일까 하는 것이다. 물론 작품 후기에서 작가의 소회를 통해 그러한 호기심을 풀어볼 수 있기는 하지만 충분하지는 않아 보인다. 그러한 시각에서 이 책은 국내 유수의 문학상을 수상한 작가들의 작품과 관련하여 자신의 작품에 대한 저자의 개인적 생각이나 의견은 물론이고, 문학창작을 향한 그들 나름대로의 개인적 고충, 그리고 작품이 탄생하기까지의 다양한 에피소드들이 소개되어 있어 주목을 이끈다.
이 책은 저자가 동인문학상이나 이상문학상 등 국내 문학계에 권위 있는 상을 수상한 작가들을 직접 만나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는 인터뷰 형식으로 엮은 일종의 대담집이라고 할 수 있다. 아마도 문학을 관심이 있어 조금이라도 접해본 독자들이 있다면 이 책에 나오는 작가들이나 작품에 대해 다소 친숙함을 느낄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대한민국을 대표한다고도 볼 수 있는 국내 유명작가 19인을 대상으로 자신들의 수상작품에 관한 다양한 내용들이 담고 이 책에는, 작품 집필의 시작에서 완성되기까지 비화를 들어보는 작가들의 생생한 목소리와 아울러서 작품 스토리에 따른 상세한 이야기, 문학을 사랑하고 갈구하며 작가로서 살아가는 그들의 삶에 일면을 독자들이 간접적으로 엿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듯하다. 책의 내용을 살펴보면 다른 무엇보다 우선하여 눈에 확연하게 들어오는 것은 문학을 대하는 이들의 진지한 자세와 태도에 있지 않을까 싶다. 책 속에서 한 작가는 말하기를 작가란 자기 삶에 어떤 체험, 눈에 보이는 것과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을 통합적으로 연결하는 능력이 필요하게 마련인데, 그런 관점에서 본다면 소설은 노경의 문학이라고 할 수 있으며, 또 다른 작가는 문학에 대해 언급하기를 사람들이 아직 못 보았거나 늘 보아 오던 실체나 대상을 아주 낯설게 만들어 작품을 통해 독자들로 하여금 제대로 인식하게 만드는 문학의 사회적 기능을 이야기하고 있기도 하다. 그래서 이 책은 어떤 면에서 보면 작가들의 진솔한 이야기를 통해 행여 독자들이 소설을 읽게 될 때에, 미처 생각지 못한 문학의 다양한 부분을 체크해 보는 것과 동시에 문학이 우리에게 주는 가치와 의미를 다시 한 번 되새겨 보는 좋은 기회가 되지 않을까 싶다.
문학을 자주 접하는 독자들일 경우 작품을 통해 기대 이상의 감명과 희열을 맛보게 되고나면 자신도 한번 소설을 써볼까 하는 유혹적인 마음을 가져본 기억이 있지 않을까 싶다. 그런데 이 부분과 관련하여 책 속 여러 작가들의 말을 들어보면, 타고난 문학적 재능이 있다고 해도 마치 숙명처럼 여겨지는 문학을 향한 열정과 애정이 없이는 결코 쉽지 않은 길임을 알 수 있으며, 겉으로 드러나 있지는 않지만 하나의 작품을 완성하기까지 오랜 시간에 걸쳐 고뇌와 번민을 시간을 보내야 하는 그들의 고독한 인내의 삶을 독자들은 잠시나마 들여다 볼 수 있을듯하다. 그래서 책 속 어느 유명작가는 대부분의 작가들은 자신의 작품을 정신의 자식으로 비유한다는 말이 괜한 것이 아님을 짐작할 수 있게 한다. 근래 들어 독서를 대하는 인구가 점점 줄어드는 경향을 보인다. 더군다나 우리 사회의 거의 모든 것이 언제부터인가 과도한 경쟁의 구조로 몰입되어 진행되다보니, 많은 사람들이 문학에 심취하기보다는 자기계발서와 같은 실용적인 도서에 더 많은 관심을 쏟고 있는 실정이다. 물론 실용적인 것이 나쁘다는 말은 아니다. 그러나 문학은 세상을 보다 다각적인 방향에서 이해하고 타인과의 자유로운 소통을 돕는 하나의 의미 있는 방편이 될 수 있다고 본다. 그래서 일부에서는 인문학이 활성화 되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지만 아직은 그 힘이 미약하지 않나 싶은 생각을 해본다. 이 책은 작가들을 통해서 작품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을 포함해 거시적인 측면에서 문학을 어떻게 바라보고 자신의 것으로 받아들일 것인가에 새겨들을 만한 여러 조언들을 담고 있다. 따라서 이 책으로 인해 많은 독자들이 문학에 대한 관심의 눈길이 한층 확대되었으면 싶은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