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어 장수 문순득, 조선을 깨우다 - 조선 최초의 세계인 문순득 표류기
서미경 지음 / 북스토리 / 201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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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간 역사적 사실에 대하여 우리는 그 동안 학교 교과서를 통해 극히 정형화 되고 단편적인 형태로 그 동안 여러 번 반복하여 보아오고 배워왔던 것 같다. 그러나 지금에 와서 생각해보면 그러한 내용들이 우리들의 가치관이나 역사관에 미친 영향들은 극히 미미한듯해 보인다. 이는 이제껏 우리가 알아왔던 역사의 여러 사실들이 일부 중심인물들에 의해 주로 그 초점이 맞추어져 나열 되어 있는데다가 역사가 우리에게 주는 여러 가지 의미를 깊이 생각해보는 다각적인 분석이나 의의를 찾기보다는, 단순한 사실만을 적시하여 우리가 깊이 생각해 볼 수 있는 여건을 제공하여주지 않음으로서 수박 겉핥기식의 다소 형식적면으로 치우쳐 가는 것은 아닌가 싶고, 이런 점에서 지금까지 역사를 다루어 온 학자들이나 역사를 배우는 우리의 기본적인 자세에 분명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우리가 역사를 배우는 가장 큰 이유는 지나간 역사를 본보기로 삼아 보다 나은 미래를 건설하기 위함이고 또한 비극적이고 슬픈 역사를 또다시 반복하지 않으려는 일종의 교훈을 얻기 위한 것이라고 생각해 볼 때, 지금까지 우리가 공부해왔던 역사의 내용에 만족하기보다는 충분하고 자신에게 큰 도움이 될 만큼 가치가 있는 것을 찾아 각자 스스로가 능동적인 행동을 취해 지금보다 진일보한 시각을 갖추고 있어야 하지 않을까 한다.

이 책은 조선후기 그다지 주목을 받을 수 없었던 홍어장수 문순득의 표류기를 토대로 그가 보았던 새로운 세계에 대한 여러 경험과 그가 목격한 실제 사실들이 조선 실학의 내용에 어떤 영향을 주었으며 결코 의도하지 않았던 기이하고도 우연한 그의 여행을 통해서 당파싸움으로 어지러웠던 폐쇄적인 조선의 사회 모습을 다시 한 번 깊이 생각해 볼 수 있다는 것과 그리고 그의 행적이 오늘날 동아시아사의 중요한 역사의 사료가 된다는 점에서 그 의의가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이다. 그는 홍어를 시장에 내다파는 장사치로 자신의 생활을 영위해오다 물건을 사기 위해 배를 타고 지금의 전라남도의 우이도에서 태사도로 돌아오는 도중 풍랑을 맞아 표류를 하게 된다. 그 당시 섬 지방은 대개 조정에서 죄인들을 다루는 유배지가 되는 곳이었는데, 그곳에는 이미 조선 후기의 실학자인 정약전, 정약용의 형제가 전라남도의 우이도와 강진에 각각 유배되어 있었고 문순득은 그들에게 각별한 대우를 하며 도움을 주고 있었다. 바다에 표류하고 있던 문순득이 제일 먼저 닿은 곳은 지금 일본의 오키나와 지방이었는데, 이곳에서 그는 6개월을 머물다가 중국으로 가는 조공선을 타고 있던 도중 다시 표류하여 필리핀의 루손섬에 도착하게 된다. 생김새도 다르고 말이 전혀 통하지 않았던 이국에서 그는 그곳의 새로운 문화와 풍습을 익히다가 9개월이 지난 후 중국 마카오로 가는 배를 얻어 타고 난징과 베이징을 경유해 고향 우이도로 기적적으로 살아 돌아오면서 장장 3년 2개월 만의 표류 생활을 끝내기에 이른다. 눈여겨 볼 것은 그의 귀향을 가장 반갑게 맞아 주었던 사람은 바로 정약용의 형이었던 정약전이었고, 그는 문순득이 표류를 통해 보았던 동아시아의 새로운 문물과 여러 생활모습 그리고 언어 등 이국에서의 경험을 생생한 기록으로 남겨 놓았는데 그것이 바로 오늘날 전해지는 표류시말 이라는 책이다.

저자는 이 책에서 문순득의 그 당시 표류 행방을 따라 표류시말을 근거로 하여 역사 추적의 과정을 상세하게 나타내었는데 놀랍게도 그가 보아왔던 여러 가지 역사적 사실의 내용을 실제로 밝혀내면서 우리가 그 동안 잘 몰랐던 많은 새로운 내용을 전달해주고 있으며, 특히 문순득 그가 타국에서 익히고 배웠던 그 나라의 언어들과 사회생활의 여러 풍습은 물론이고 그가 보았던 서양의 새로운 문물들의 이야기가 조선의 실학자 정약전과 정약용의 글을 통해 그 연결의 고리가 이어져 오늘 우리에게 많은 것을 시사해주고 있다는 점에서 독자의 입장에서는 이 책이 매우 유익한 역사 교양서가 되는 것은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든다. 문순득 그가 보아온 서양의 합리적인 일부 사회 문물들은 정약용이 강진 유배시기에 저술되었던 일부 책에도 그 근거가 되어 우리에게 전해지고 있지만, 새로운 시대의 조류를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변화에 대한 두려움과 안일한 관료주의 사회와 타락하고 편협적인 사고에서 깨어나지 못한 일부 정치 세력들에 의해 점점 몰락해가는 쓰라린 우리 조선 후기의 역사 내용을 생각해 볼 때 참으로 안타까운 마음이 들기도 한다. 우리가 맞고 있는 오늘의 현실은 한 점에서 그대로 머물러 있지 않고 언제나 다각적인 변화를 모색하여 새로운 발전의 단계로 한걸음 앞으로 나아가게 마련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처하여 우리 스스로 사고를 고정시키고 인위적으로 붙잡아 두려 한다면 우리가 바라는 내일을 위한 희망은 결코 우리 앞에 나타나지 않을 것이다. 따라서 문순득의 우연한 표류기를 통해서 본 이 책에서의 내용처럼 현실에서의 안일한 자세에서 벗어나 긍정적인 방향으로 우리 스스로를 개혁하고, 급격한 변화에도 유연하게 적응할 수 있는 폭넓은 가치관을 심어 다가오는 미래에 철저하게 대비해야 하는 것이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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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셀 베이커 자서전 : 성장
러셀 베이커 지음, 송제훈 옮김 / 연암서가 / 201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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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어른들로부터 흔히 듣는 말 중 하나는 자신에 인생 역경의 과정을 책으로 쓰면 아마 몇 권 정도는 족히 넘을 것이라는 이야기다. 즉 이 말은 아마도 우리의 인생사가 그리 만만치 않은 험난한 과정의 연속임을 증명시켜주는 대다수 사람들의 실질적인 증언이라고 간주해도 별 무리는 없을 듯싶다. 우리에게 주어진 인생의 시간이 보는 각도에 따라서 길다고 생각 하면 길 것이고 짧다고 생각하면 짧게 여겨지겠지만, 그 안에 구성되어 있는 자신의 삶의 과정을 반추해 보노라면 처절하고도 고독한 몸부림에도 희망을 추구하려는 삶에 대한 강렬한 애착은 분명 존재해 있었을 것이고, 때로 삶의 무게에 고통스럽게 짓눌린 채 망연자실한 스스로의 모습도 그리 어렵지 않게 찾아낼 수 있을 것이다. 아무리 멋지게 살아온 인생도 돌이켜 보면 회한의 순간은 어느 정도 있게 마련이고,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그야말로 초라한 인생을 설사 살아왔다 해도 몇 번이고 다시 머릿속에 되뇌고 싶을 만큼 가슴 속이 뭉클하고 행복했던 소중한 추억의 장면들은 누구나 공통적으로 조금은 가지고 있으리라 생각한다. 우리가 인생을 살아간다는 것은 목적에 가치가 있고 없고의 판단을 떠나서 주어진 환경에 자신을 얼마만큼 제대로 적응해 갈수 있는지를 끝없이 시험하며 이를 어떻게 극복해갈지에 대한 자신과의 혹독한 투쟁의 과정이라고 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그런 일련의 시간 속에 일부는 어쩌다보니 낙오자라는 누명 아닌 누명의 테두리를 가슴에 달고 인생의 끝자락에 와있으며 더러 일부는 행운인지 노력인지 알듯 말듯 모호한 이유로 많은 사람들에게 본받을 만한 성취자로의 표본으로 남기도 한다. 그러나 윤동주 시인이 노래했던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 없는 시의 내용처럼 스스로를 돌아다 본 솔직한 자신의 인생이 진정 아름다운 생이었는지는 아니었는지는 어느 때고 한번 깊이 생각해 볼일이다.

이름을 말하면 누구나 알 수 있는 유명 인사의 자서전을 더러 읽기는 했어도 이처럼 나에게는 무척이나 생소한 어느 한 인물에 대한 자서전을 읽기는 사실 처음이다. 그럼에도 내가 이 책 읽기를 원했던 것은 어찌 보면 단순하고 편협적인 생각일지는 모르겠으나, 이 자서전이 1982년 미국의 권위 있는 퓰리처상을 거머쥐었다는 이유와 도대체 어떤 근거를 토대로 이 자서전이 많은 사람들에게 호응을 얻게 되었는지 그리고 일반적인 시각으로 보았을 때 자서전이란 인물의 비중이 크게 좌우할 듯싶음에도 불구하고 그와는 별 상관이 없어 보이는 것 같은 조금은 특이한 자서전이 아닐까 생각되는 일종의 호기심이 가미된 내 개인적 판단에서다. 이 책의 전체적인 맥락을 살펴본다면 우리가 흔히 자서전 하면 생각 할 수 있는 보통의 다른 어떤 위인들의 자서전에 비해 내용에서 상당한 차이점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 다른 그 무엇보다 큰 특징이라 할 수 있겠고, 자서전을 읽는 독자로 하여금 주인공이 어쩔 수 없이 겪어야 하는 어렵고 힘든 고통의 과정을 강제적이고 일방적으로 주입 시키려는 외부적인 힘이 결코 드러나지 않는다는데 있다.

젖먹이의 시절을 이제 막 떼고 한창 천진난만하게 뛰어놀 나이에 집안의 기둥이 되었던 아버지를 여의고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그의 어린 시절은 최악의 대공황이 한창 진행되고 있었던 시기다. 가난한 집안 형편 때문에 어린 나이에도 거리로 나가 신문을 팔아야 했던 불우한 배경은 청소년기를 지나도 좀처럼 나아지지 않았고, 어떤 일에도 적극적이며 교육열이 강했던 어머니와 달리 소극적이며 자신감이 적었던 저자는 자라면서 주변 인척들에게서 삶의 교훈을 조금씩 배워가며 스스로 인생을 개척해 나가야함을 깨닫게 된다. 문학을 좋아했지만 문학에 빠져들기에는 거리가 먼 불편한 현실의 삶을 살아야 했고, 어려운 집안 환경으로 어렵사리 우여곡절 끝에 장학생으로 대학에 입학까지의 과정과 순진하고 숫기가 별로 없었던 그의 젊은 시절, 만남과 이별의 반복과정을 거치며 결코 순탄하지 않았던 그의 결혼에 관한 이야기는 독자로 하여금 잔잔한 미소를 잃지 않게 만드는 우리들의 삶과 결코 동떨어져 있지 않는 어떤 동질감을 유발하고 있는 듯하다. 치매를 앓고 요양소에서 남은여생을 보내고 있는 어머니의 병문안을 시작으로 자신의 어린 시절을 마치 한 편의 전원적인 어느 조그만 시골마을의 영상을 세밀하게 그려가듯 담담하게 써내려간 이 자서전은 희극 안에 비극적인 요소를 비극 안에 희극적인 요소를 동시에 담고 있는 듯해서 한 인물의 전기를 읽으면서도 독자가 책을 읽는 내내 전혀 불편함을 느끼게 만들지 않은 바로 우리들의 이야기를 본 것 같은 생각이 들게 한다.

저자는 이 책에서 자신의 어린 시절 성장과정이나 사춘기를 벗어나 성인의 시기에 이르기까지 그리고 사회인으로서 남들에 비해 크게 두각을 나타낼 만한 어떤 극적인 성취의 과정이나 이를 본받을 만한 어떤 교훈적인 내용을 독자들에게 전달하려 하기보다는, 누구나 성장과정에서 한두 번 쯤은 겪을 수 있는 가슴 아픈 순간이나 심각한 갈등의 국면에서도 인위적인 냄새가 나지 않는, 사실 있는 그대로를 솔직하게 표현하여 마치 독자가 저자의 성장 과정을 옆에서 보는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키게 하는 이야기의 전개 방식을 취하고 있는듯해 보인다. 게다가 글을 읽는 독자가 자칫 자신도 모르게 느낄 수 있는 최소한의 그 어떤 부담감도 가급적 배제시켜주고 있어서 책을 읽는 즐거움은 물론 그 속에서 느껴지는 잔잔한 감동의 물결이 서서히 가슴 가득 밀려들게 하여 이야기 속으로 독자가 저절로 동화되어 가는 보이지 않는 매력이 이 책속에 짙게 배어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어떤 이의 삶도 그 내부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각자 살아온 인생의 길은 다를지언정 그 자체로 의미 없는 삶을 살아 간 것은 아닐 것이다. 그러나 생각해 볼 것은 언젠가 자신의 생을 돌아다보았을 때 이 책의 주인공처럼 객관적으로 자신의 모습을 모두 외부로 드러냈을 때라도 타인으로부터 거부감을 나타내지 않는 극히 자연스러운 삶으로 남아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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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의 극과극>을 읽고 리뷰를 남겨 주세요.
사진의 극과 극 - 카피라이터 최현주의 상상충전 사진 읽기
최현주 지음 / 학고재 / 201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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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이라는 분야로 한걸음 조심스럽게 그 안을 들여다 볼 때마다 느끼는 건 내가 정말 미적 가치를 알기위해 진정으로 다가서는지에 대한 내 스스로의 물음에 선뜻 대답하지 못하는 두려움에 소심한 내 자신이 그 한가운데 외롭게 서 있다는 것이다. 전문적인 지식은 그렇다하더라도 적어도 어느 정도 기본적인 것은 갖추어져야 하지 않나 하는 나만의 선입관이랄까 여하튼 그런 비슷한 관념들, 게다가 이런 것에 더해져 다소 어정쩡한 내 자세에 간혹 마주치는 외부적 시각들을 우연하게라도 발견하게 될 때면 괜한 만용을 부리기라도 한 것 같아 간혹은 예술이라는 것에 대해서 에둘러 손사래를 먼저 치는 경우가 더러 있다. 사진예술에 관한 작품을 보기 위해 사실 예전에는 가끔 일부러 시간을 내어서라도 감상 비슷한 경험을 하곤 했는데 관심은 가지고 있어도 이런 저런 이유로 발길을 끊은 지가 이젠 기억조차 가물 하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책을 통해 이렇게라도 작품 해설의 친절한 안내를 받아 마음 내키는 시간을 골라 즐길 수 있는 여유가 아직은 조금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어떤 예술 작품이든 간에 그것이 수많은 시간을 관통하고 어려운 과정을 통해 마침내 얻어지는 창조의 산물인데다가 누군가 어떤 영감에 의해 혹은 무언가의 깨달음에서 마치 우연처럼 생겨난 보기 드문 것과 같은 것이어서 나와 같은 초보 감상자에게는 이를 어떻게 보고 받아 들일지에 대한 구체적 방향의 틀을 잡아나가는 것이 그리 쉽지만은 않은 일처럼 여겨진다. 그렇다고 보면 이 책은 사진 속에 나타난 예술의 내용을 우리가 어떻게 이해하고 감상 할지에 대한 상세한 길잡이가 되는 책은 아닌가 싶고, 언제 어느 때에라도 사진작품에 자기 나름대로의 의미를 부여하며 즐기고 참고하는데 있어 더 없이 좋은 책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본다.

책의 제목에서 보듯 이 책에는 극명하게 대비되는 여러 가지 많은 작품들이 저자의 상세한 설명과 함께 진짜와 가짜, 전쟁과 평화, 꿈과 현실과 같은 다양한 테마의 내용을 담고 독자들의 눈길을 기다리고 있는데, 이 책이 담아내고자 하는 것은 독자들이 사진을 감상 할 때 그 속의 어떤 면을 어떻게 보느냐에 대한 기본적인 가이드를 마련해주고자 한 것이다. 책속에 나와 있는 사진작품으로만 놓고 본다면 일부의 것은 초보 독자들이 보아도 금방 느낌이 오는 것도 있지만 대개는 이 작품을 어떻게 해석할 것인가에 대한 그 중심을 찾기가 쉽지 않아 보이는데, 다행이도 저자는 마치 전시장의 큐레이터라도 되는 듯 외부적으로 보이는 사진의 여러 특징들과 사진이 갖는 내부적인 부분까지도 일일이 짚어 내어 설명하는데 주저 하지 않고 있어 작품사진을 보고 분석하고 싶어 하는 독자들의 상상력과 기본적인 틀을 마련해주는데 매우 유용한 책이라는 생각을 해본다. 게다가 이 책 안에는 일방적이고도 단순한 사진 작품의 설명에서 끝나기보다는 각 파트마다 작품에 연결 할 수 있는 에세이들을 미리 선보이고 있어, 어느 누구라도 작품을 감상함에 그 이해의 폭을 넓혀주는데 주안점을 두고 있고, 작품을 보면서 우리가 흔히 놓치기 쉬운 중요한 요소들을 조목조목 다듬어내어 감상의 재미를 한층 배가 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고 하겠다. 아마도 이러한 점이 이 책이 우리에게 주는 가장 큰 장점은 아닐까 싶다. 또한 작품의 분류에서만 보더라도 이 책은 인물 사진에서부터 자연의 풍경, 설치예술, 풍자 그리고 퍼포먼스에 이르기까지 매우 다양한 내용을 담아, 그 속에서 작가 특유의 예리한 미적 감각이라든지 작품이 나타내는 독특한 표현들을 감상 할 수 있다는 점에서만 생각해도 독자에게는 그 나름대로 큰 의미가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이다.

저자가 서두에서 말했듯이 극과 극은 정 반대의 결과로 서로 상충 할 수밖에 없어 보이지만 그렇다고 따로 떼어내어 생각 할 수도 없는 것이 바로 극과 극이 갖는 미묘한 관계이기도 하여 그러한 관점에서 이 책의 내용을 접근 한다면 그 동안 우리가 쉽게 이해 할 수 없었던 사진예술의 다양한 부분에 대한 인식의 범위가 상당히 넓어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모든 사물은 정지된 부분이 없는 동작의 연속처럼 보이는 것 같아도 생각해보면 모든 것은 일련의 정지된 순간의 무한 집합의 형태라고 봐야 하지 않을까 싶다. 그렇다고 볼 때 아마도 사진예술은 그렇게 수없는 순간의 상황들 속에 의미와 가치를 가지는 단 하나의 부분을 포착해내는 고도의 창작과정 일 것이다. 그렇기에 작가가 세상에 내놓는 작품 하나하나의 내용에는 미적가치가 있는 부분을 포함해 많은 함축적인 것들이 분명 포함 되어 있을 것이며 작가는 그 작품을 통해 관객에게 메시지를 전달하는 한편 소통의 도구로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는 매개체가 되기도 할 것이다. 따라서 우리가 사진 작품 하나를 감상 하는데 있어 이 책에서와 같이 그러한 부분을 사전에 어느 정도 인지하고 이해하려는 노력을 조금만 기울인다면 이전에는 알 수 없었던, 작품을 통해 바로 작가가 느꼈던 예술적 희열의 정수를 본격적으로 함께 맛보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그 동안 사진 속에 나타난 예술 세계를 이해하기 힘들었거나 그 시각을 확장 시키는데 있어 한계를 느꼈던 독자가 있었다면 저자의 설명에 따라 산책하듯 이 책을 한번 가까이해 본다면 앞으로 사진을 보는 자신의 안목에 분명 놀라운 변화가 있으리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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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집 일루저니스트 illusionist 세계의 작가 20
손석춘 지음 / 들녘 / 201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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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의 근대사 내용을 조금 가까이 들여다보면 그리 긴 시간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다른 그 어느 시대에 못지않을 만큼의 방대하고 중차대한 역사의 궤적들이 매우 복잡하게 얽혀져 있음을 알 수 있다. 돌이켜보면 그 당시 우리는 스스로의 자주성을 확립하지 못하고 현실을 직시하려는 인식의 부재 등으로 사분오열 하며 총체적 난국을 자초했으며, 결국 이를 극복하지 못한 채 오늘날까지도 쓰라린 아픔으로 간직 할 수밖에 없는 남북 분단이라는 비극적인 상황을 맞이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런데 오늘 우리 현대사와 가장 근접하게 맞물려 있는 이 시기의 이야기들에 대해서 그 실상들을 제대로 알고 있거나 객관적으로 인식하는 사람들은 생각보다 그리 많지 않아 보인다. 해방이후 우리의 혼란스런 정국을 틈타 주변 강대국들은 우리의 생각과 주장에는 상관없이 자신들의 실질적인 이익을 위해 이데올로기를 앞세워 그들 임의대로 38선을 그어버렸고 이제는 봉합 할 수 없을 만큼 그 간극이 커져버린 오늘의 현실을 우리는 어떻게 받아 들여야 하는 것인지, 그리고 이를 해결하는데 있어 지금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무엇인지 한번 깊이 생각해 볼일이다. 과거에 연연하자는 이야기가 아니라 우리는 왜 아직도 우리민족의 일을 우리 스스로 해결하지 못하는지 또한 이를 위해 지금까지 어떠한 노력을 해왔으며 앞으로 고통스런 민족분단의 상처를 어떻게 치유하여 갈 것인지를 다시금 우리 스스로 냉철하게 판단해봐야 한다는 것이다.

이 책은 순수한 사회주의를 표방하는 한 남자의 파란만장한 일생을 통해 평생을 걸쳐 자신의 변함없는 조국애에 대한 끝없는 열망과 회한을 고스란히 담고 있는 책이다. 주인공 이진선은 1930년대의 후반부터 1990년대의 후반까지의 기간 동안, 마치 자신의 일기를 적어가듯 그가 경험했고 느낀 바를 생생하게 수첩에 남기기 시작하는데, 일제 치하로부터의 해방 그리고 미소군정의 시기를 지나 남과 북으로 갈라져 현대에 이르기까지 우리의 지나간 역사의 흔적을 전반적으로 상세하고 치밀하게 나열하고 있어서, 격변기 속에 그 당시 우리의 정치 사회상은 물론 우리 민중들의 삶을 한 발자국 깊이 들여다 볼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되는 책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본다. 주인공은 광복의 꿈을 안고 대학에 첫 발을 내딛지만 일제의 악랄하고 잔악한 행위에 억눌린 조국의 현실에 안온하게 살아가려 하는 자신의 욕망에 죄책감을 느끼며 비록 고단하고 힘들지만 대의를 위해 살아가는 것이 자신의 시대적 사명이라는 신념하에 희망찬 조국의 미래를 위하는 일에 몰두하게 된다. 하지만 현실은 그가 염원하는 대로 움직이지 않고 마침내 해방 이후 혼란한 정국을 틈타 남과 북으로 갈라지는 현실을 그대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암울한 상황이 되어, 평생 자신을 자책하는 고통스러운 삶으로 점철되는 회한의 인생으로 남고 만다.

한편의 실화를 보는 것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키게 만드는 이 작품에는 우리가 익히 아는 많은 실존적인 인물들이 자주 등장 하는데, 특히 이 책에서 주인공은 친일적인 행동에 앞장서는 언론들의 기회주의적인 행태와 권력의 달콤함에 물들어 나라와 민족의 안위를 돌보지 않는 남과 북의 독재 권력자들에 대한 날카로운 비판은 물론 타의에 의해 강제적으로 분단된 우리나라의 통일에 대한 당위성을 잘 그려내고 있어서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많은 것을 시사해주는 좋은 책이 아닌가 싶어 많은 독자들이 시간을 내어 한번 정독했으면 하는 생각을 해본다. 인생을 살아감에 있어 누구나 시대적 사명감이라는 것이 있게 마련인데 이러한 점에서 과연 우리 모두는 자유로울 수 있는 것인지 그리고 자신도 모르게 그릇된 이데올로기에 사로 잡혀 편협하고 자신의 안일함만을 생각하는 무의미한 삶을 살아가는 것은 아닌지 스스로를 이쯤에서 한번 되돌아보아야 하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우리의 남북관계는 그 지향하는 바가 매우 다른 상반된 현상들을 보이고 있다. 게다가 좌익이니 우익이니 우리에게는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 이념대립과 같은 불필요한 싸움에 지금까지 너무 많은 힘을 소비해 온 것은 아닌지, 또한 자주적인 정신을 가지고 우리 스스로 해야 할 중요한 일은 내팽개쳐 버린 채 사대주의적인 태도를 취하는 어리석은 행동을 이제껏 범해왔던 것은 아닐까 싶은 생각마저 든다. 자국의 이익이 철저하게 요구되는 오늘의 국제사회를 생각해보면 지금 우리는 냉철하게 현실을 직시해야 하고 앞으로 우리가 추구하고 나아가야 할 길이 진정 무엇인지를 깨닫고 이를 실천하는데 노력해야 할 시기처럼 보인다. 또한 우리의 분단된 조국의 역사는 지금까지도 계속 진행되고 있음을, 따라서 이 책 주인공에서의 이야기에서 보듯 언제까지나 민족의 아픔을 이대로 좌시하고 방치하기보다는 이제라도 그 해결의 길이 무엇인지를 찾아내고 이를 극복해내기 위한 최대한의 역량을 모으는 것이 바로 지금 이시대가 우리에게 요구하는 시대적 사명은 아닐지 깊이 생각해야 할 때가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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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쿠 머니! - 몰랐지용? 경제의 기초 타임 어린이 지식교양 시리즈 : 까불래용의 알겠지용 5
홍성철 지음, 현태준 그림 / 타임주니어 / 201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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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를 둔 부모의 입장에서 가끔은 아이들의 경제교육은 언제쯤 해야 좋을지 고민을 하거나 혹은 어떤 방법으로 해야 할지에 대한 생각들을 한번쯤 하지 않았을까 싶다. 전문가들의 말에 따르면 아이들에게 있어서 경제관념에 대한 인식은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고 한다. 그러나 자녀를 키우는 부모가 무엇보다 먼저 생각해야 할 것은 경제 교육에 있어 평소의 생활에도 그릇된 경제 행동이 몸에 배지 않도록 하는 정직하고 올바른 행동으로 솔선수범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것과 경제가 어떻게 이루어지고 행해지는지에 대한 경제의 기초개념에 대한 교양상식의 내용들을 잘 인지 할 수 있도록 책을 통한 충분한 지식을 쌓을 수 있게 해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 생활의 주위를 둘러보면 모든 것이 경제와는 따로 떼어서는 생각 할 수없는 많은 일들이 존재 한다. 그럼에도 아이들의 수준에서 쉽게 이해 할 수 있는 경제 활동에 관한 보조적인 책들이 생각보다 그리 많지 않음을 본다.

경제교육은 아이들에게 있어서 현실을 자각하게 하고 자신의 미래를 설계하는데 있어 매우 중요하고 기본적이며 필수적인 부분이다. 그런 면에서 본다면 이 책은 다소 어렵게 느껴질 수 있는 다양하고 복잡한 경제의 용어의 충분한 해설은 물론 정부나 기업 그리고 가정에서의 경제 활동이 어떻게 이루어지며 진행 되어 가는지에 대한 친절하고도 상세한 설명이 나와 있어 아이들이 경제에 관련한 폭넓고도 깊이 있는 지식을 쌓는데 많은 도움을 주는 책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본다. 책의 내용 안에는 경제의 기초 상식에 관한 중요한 키워드 50개가 수록 되어 있는데 각 페이지마다 객관식의 질문 문제 형태로 나와 있어 아이들이 문제를 풀어감과 동시에 경제 용어에 대한 개념정리와 그 이해도를 효과적으로 해결할 수 있다는 것과 그리고 무엇보다 학교 교과서와 연계하여 학습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 본다면 이 책은 가히 충분하고도 알찬 경제 참고 서적이 되지 않나 싶다.

보통 사회과목의 여러 내용들은 아이들에게 있어 따분해 하고 쉽게 싫증을 느끼는 경우가 많은데 이것은 새로운 용어에 대한 깊은 이해와 설명이 곁들여 지지 않는데서 기인한 가장 일반적인 문제점 들이다. 그리고 또 하나 생각해 볼 것은 우리가 흔히 보는 뉴스나 신문의 내용에 그 절반의 것이 모두 경제와 관련된 일이며 평소에도 아이들은 용돈에 의해 물건을 사고 저축을 하는 경제생활을 영위하고 있음에도 구체적으로 경제에 대한 기본적인 내용을 알고 있는 아이들은 그리 많지 않아 보인다는 것이다. 이것은 아마도 경제가 어려울 것이라는 다분히 선입관적인 요소가 있기 때문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다. 따라서 아이들이 흥미와 관심을 유발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 줄 수 있으며 아이들이 평소에 궁금해 하거나 잘 몰랐던 내용을 해결 할 수 있는, 더구나 스스로 창의적인 생각할 수 있는 힘을 키워 가는데 많은 도움을 주는 이러한 책을 통하여 아이들의 유익한 교양을 쌓는 것은 물론이고 경제의 상식을 넓히는데 좋은 도움을 얻었으면 좋지 않을까 한다.

맹목적이고도 주입식에 의한 교육은 이미 많은 문제점을 낳고 있어 부모의 입장에서는 아이들의 교육을 단순하게 학교 교육에만 의지 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결국 어떤 지식을 어떻게 쌓아갈지에 대한 심층적이고도 다각적인 노력이 절실하게 필요한 것이 요즈음 현실이다. 사실 경제 교육은 용어나 원리를 먼저 이해하고 실제 사례를 통해 천천히 하나 둘씩 익혀 간다면 그리 어렵지 않게 배울 수 있는 교과 부분이며 실생활에서도 쉽고 즐겁게 적용 가능하기에 조금만 신경 쓴다면 아이들이 무척 재미있게 받아들일 수 있을 거라고 본다. 따라서 많은 우리의 어린이들의 입장에서 자칫 건조하게 느껴 질수도 있는 경제의 이야기를 매우 흥미 있게 엮어낸 이 책을 통해서 경제에 대한 많은 도움과 더불어 다양한 지식을 얻었으면 싶고, 경제에 대한 시각을 한층 높여 가는 좋은 자료로 삼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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