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영국인 아편쟁이의 고백 세계문학의 숲 3
토머스 드 퀸시 지음, 김석희 옮김 / 시공사 / 201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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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지나간 과거의 일들 중에서 그리 반갑지만은 않은 이야기를 타인에게 솔직하게 드러낸다는 것도 그리 쉬운 일이 아닐진대, 이를 고백하는 회고록의 형태를 취하면서도 화려한 문체로 자신의 깊이 있는 철학적 사유를 함께 담아내고 있는 작가의 거룩한 용기는 어디에서부터 비롯되어 생성되는 것일까. 아편의 역사가 오래되긴 했어도 개인적으로 아편에 대한 지식이 거의 없는데다가 심각한 환각증상을 동반한다는 의학적 경고를 알고 있는 터라, 아편에 대한 자신의 솔직한 경험을 토대로 이 책을 썼고, 동시대의 문인들로부터 높은 평가를 받았으며 그들에게 있어 문학에 큰 영향을 주었다는 것에서 이 작품은 나에게 여러 가지로 호기심을 주기에 충분했던 책이다. 물론 이 책을 읽지 않은 독자들이라면 나와 같은 생각으로 접근하는 이도 있는지 모르겠으나, 그런 이유가 아니더라도 문학적 가치를 지니고 있으면서도 자신의 경험을 다룬 회고록에 관한 책이 우리 주위에 그다지 많지 않았던 것이 사실이기에 이런 장르의 분야도 한번 읽어 보는 것도 좋지 않을까 싶고, 이런 작품을 통해서 그 당시 유행했던 문학의 흐름을 간접적으로나마 느껴보는 것도 하나의 작은 소득이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이 책은 모두 2부로 나뉘어져 있는데 1부는 작가 자신의 기억될만한 젊은 시절 학교를 등지고 가출하여 방황 기아와 굶주림에 허덕이면서도 자신 스스로에게 결코 비굴하지 않으려 하는 삶의 모습과 한 여인과의 애틋한 사랑의 이야기 등 아편을 하기 전까지의 다양한 과거의 이야기가 그려져 있으며, 2부는 자신이 아편을 왜 하게 되었는지 그리고 자신이 아편에 서서히 중독되어가면서 느끼게 되는 두 가지 상반되는 쾌락과 고통이 진행되는 약물의 양면성을 솔직하게 고백한 내용을 담고 있다. 그는 영국인이면서도 15세 때 그리스어를 유창하게 사용 할 정도로 어학에 뛰어난 소질을 보였고 문학에 많은 관심을 가졌지만, 어려서 부모를 잃고 후견인의 품안에서 자라오다가 이에 회의를 품고 가출하여 런던의 거리에서 배회하며 비참한 삶을 살아간다. 이후 후견인과 화해하고 대학에 다니다가 치통에 대한 고통을 줄이려는 목적으로 아편을 섭취하게 되면서 점점 중독되어간다. 그리고 아편이 자신에게 주는 쾌락과 아편을 복용함으로서 신체적으로 점점 피폐해져가는 고통을 동시에 겪게 된다.

그는 이 책 안에서도 밝혔듯이 자신의 고백서가 사람들의 감동을 불러일으키지 않는 사소한 글로 나열되어 문장의 효과까지를 망쳐버리는 일에 상당한 경계를 했던 것으로 보이며 자신의 글로 인하여 누군가가 아편에 대환 특별한 환상을 갖거나 그런 인식을 심어준다는 것과는 별개의 문제로 글을 써내려 간듯하다. 또한 저자가 살았던 그 당시 아편의 복용에 관해 죄악시 하지 않았던, 그리하여 그를 포함한 많은 동시대의 사람들이 어떤 편견도 갖지 않고 사용하다가 이후 약물에 대한 법이 새로 제정 되면서 이 책에 관한 여러 가지의 논란이 계속 되어 왔지만, 그의 주장대로 영원히 철학에 근거한 삶을 살기 위한 그의 본심이 이 책 속에 잘 드러나 있지 않나 싶기도 하다. 작가는 아편을 복용하면서 자신이 느꼈던 쾌락의 순간과 고통의 과정을 상세하게 이 책에서 그려내고 있는데, 우리가 눈여겨 볼 것은 아편으로 인해 자신이 감당해야 하는 육체적 고통의 과정, 즉 현실을 인식하지 못하고 몽환적 환상에 빠져들어 그로 인해 심지어 손 하나 움직일 수 없을 만큼의 극심한 체력저하인 상태가 되는 상황을 상당히 미학적인 시각에서 담담하게 표현해가고 있다는 것이며, 그의 글 곳곳에서 철학에 대한 자신만의 확고한 신념과 문학과 예술을 바라보는 그만의 해석이랄까 같은 독특한 관점들을 엿볼 수 있다는 점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작가를 통해 그 당시 영국의 여러 가지 사회모습을 간접적으로나마 볼 수 있었고, 그가 문학적인 재능을 지니고 있으면서도 아편으로 인해 인생의 대부분을 초라한 삶으로 영위해야만 했던 안타까움과, 내면적으로는 확고한 철학적 사상으로 바탕으로 자신의 품위를 잃지 않기 위해 부단히 스스로를 채찍질하며 노력했던 순수한 가치관을 지닌 소유자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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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빼기 3 - 어느 날… 남편과 두 아이가 죽었습니다
바버라 파흘 에버하르트 지음, 김수연 옮김 / 에이미팩토리 / 201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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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언제까지나 내 곁에 남아있어 사랑과 행복을 나누며 함께 할 것이라고 믿었던 존재들이 어느 날 홀연히 아무 말도 없이 사라져 버렸을 때 이를 능히 감당하고 극복해 낼 수 있는 사람들은 과연 얼마나 되는 것일까. 아무런 준비도 없이 갑작스럽게 그런 일을 당한 경우, 당사자는 뜻하지 않은 새로운 트라우마에 갇혀 자신도 모르게 불현듯 나타나는 고통의 세월을 보내야 할 것이고, 남아있는 인생을 지속하며 살아갈 진정한 의미는 어느새 사라져 공허한 시간 속에서 표류된 채 현실적으로 부딪쳐야 하는 아픔의 과정들은, 아마 실제 경험한 사람이 아니라면 그 누구도 결코 그 내면의 심정을 쉽게 헤아릴 수는 없을 것이다.

이 책은 한때 믿음직한 남편과 사랑스런 두 아이를 키우며 단란하고 행복한 결혼생활을 누리며 살다가 뜻하지 않은 우연한 교통사고로 인해 남편과 두 아이를 하늘나라로 보내고 난후, 극심한 정신적 충격 속에 슬픔과 고통의 나날들을 보내면서 새로운 삶으로의 희망을 얻기까지, 작가가 실제 겪었던 내용을 아무런 여과장치 없이 솔직하고도 담담하게 고백의 형태로 적어놓은 일기장 같은 책이라고 할 수 있겠다. 따라서 지금 어떤 이유가 되었던 이로 말미암아 자신이 처해 있는 환경이 좌절과 절망 그리고 고통과 같은 순간으로 가득 차 있다고 느끼는 독자들이 있거나, 혹은 자신의 주변에 그런 사람들이 있다면, 이 책을 통하여 희미하게 보이지 않는다고 생각했던 아름다운 미래를 향한 희망의 날개를 다시 한 번 힘차게 펼쳐보는 계기로 삼는다면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개인적으로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그녀가 겪어야만 했던 통한의 시간이 얼마나 괴롭고 힘들었을지 그리고 그 아픔이 서서히 아물기까지 자신을 억누르고 견뎌야 했던 그녀의 지나간 날에 대한 슬픈 회상들이 너무도 생생해서 때로 나의 가슴을 먹먹하게 만들곤 했다.

인생을 살아가면서 결코 맞닥트리고 싶지는 않지만 어쩔 수 없이 받아들여야 하는 한두 번쯤의 아픈 이별의 경험들은 누구나 겪게 마련이다. 그러나 깊은 슬픔에 빠져 있을 때 자신을 알고 있는 주위 사람들은 대개 그렇듯 애도하는 간접적인 위로의 말을 전하지만 정작 당사자의 입장에서는 믿기지 않는 현실에 감당하기 힘든 시간만이 오로지 존재 할 뿐이다. 이 책에는 의도하지 않았던 갑작스런 이별에 홀로 남을 수밖에 없었던 작가의 고통스런 흔적들이 사실적으로 나타나 있어 이 책을 읽는 독자로 하여금 가슴 뭉클하고 코끝을 시리게 하지만 끝내 희망을 잃지 않고 일어서는 작가의 의지에서 잔잔한 감동을 충분히 감지하리라는 생각을 해본다.

타인으로부터 자신의 가족이 교통사고를 당했음을 알았을 때 그녀는 왜 그 자리에 자신이 함께하지 못했던가에 큰 자괴감에 빠지고 만다. 사고현장에 급히 달려갔지만 남편은 이미 하늘나라로 그리고 아이들은 사고의 여파로 회생의 가능성이 없는 상태로 의식을 잃고 있었다. 그리고 그녀는 그들의 모습을 말없이 묵묵히 지켜보아야만 하는 망연자실한 상황을 겪게 된다. 결국 지금까지 자신이 그들에게서 받았던 행복과 사랑, 그리고 함께하고 있음으로 해서 느끼던 안락함에 비해 홀로 남은 그녀가 가족에게 해줄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남아있지 않았음을 알고 그들과의 마지막 인연의 끈을 놓으며, 우울한 장례식장 대신 지금까지 그들이 함께 했던 모든 사람들을 초청하여 화려한 파티를 열어 준다. 이후 그녀는 아이들 그리고 남편과 함께했던 지나간 행복했던 순간들을 떠올리며 자신은 결코 그들과 이별을 한 것이 아니며 어쩔 수 없는 현실에 잠시 동안 떨어져 있는 것이라고 스스로를 위로하며 고통스럽지만 새로운 삶을 위한 희망의 끈을 놓지 않으며 자신에게 주어진 운명을 극복해 간다.

누구에게나 자신의 인생길을 걸어감에 있어 필연적으로 만나게 되는 것은 선택의 갈림길이며, 자신이 선택한 결과가 때에 따라서는 힘든 고난의 연속일수도 있고 참을 수 없을 만큼의 커다란 아픔이 동반되는 혹독한 결과로 나타날 수도 있다. 그러나 이를 극복해 가는 것은 타인의 몫이 아닌 오로지 자신만이 책임지고 감당해야 하는 스스로의 몫인 것이다. 작가는 이 책에서 가족을 잃음으로서 자신이 겪고 있는 아픔을 이기지 못해 외부와의 접촉을 끊고 슬픔, 고통, 분노로 이어지는 어두운 길을 헤쳐 나오면서 자신에게 또 다른 삶이 있음을 깨달았고, 그 과정을 독자들에게 자신의 솔직한 고백을 통해 희망적인 메시지로 전달해주고 있음을 볼 수 있다. 우리는 언제나 행복한 삶이 지속될 것을 기대하고 살지만 그렇다고 해서 우리의 생각과 의지대로 그런 순간들이 항상 우리 주위에 머물러 있는 것은 아니다. 또한 어떤 사람도 죽음으로부터 자유로운 사람은 아무도 없으며, 이로 인해 우리가 겪어야 하는 슬픔의 과정들을 거부하거나 회피할 수는 없는 일이다. 중요한 것은 이 책의 작가처럼 지독한 슬픔이 우연하게 우리를 찾아 왔을 때, 현실에서 도피하지 않고 이를 어떻게 극복해 갈 것인가 하는 자신을 위한 새로운 미래의 길을 모색하는데, 그리고 어떤 형태로든 살아간다는 것은 그 자체만으로도 의미가 있기에 비록 오늘이 힘들고 버거울지라도 희망이라는 두 글자를 향해 자신을 밝게 비추었으면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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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염병 - 대유행으로 가는 어떤 계산법
배영익 지음 / 스크린셀러 / 201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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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자연의 법칙을 거스르고 인간들이 편리나 혹은 어떤 사적인 이익을 취하기 위해 인위적으로 저질러놓은 일들, 물론 그것이 생각하기에 따라서는 의도적일 수도 있고 의도적이지 않을 수도 있지만, 그로 인해 우리의 생명이 위협받게 되는 자연의 은밀한 변화들은 아마도 지금 당장에는 우리 눈앞에 보이지 않을 뿐, 인류의 큰 재앙이 될지도 모를 극히 위험한 요소를 내포한 채 우리 주변에 곳곳의 자리 잡고 있으면서 언제 어디에서 그 마각을 드러낼지, 우리로서는 쉽게 가늠 할 수 없는 일일 것이다. 사실 무슨 일이든 극단적인 것을 가정하여 생각하는 것은 그리 권장할 만한 것이 못되지만 사안에 따라서는 이 책에서의 내용과 같이 이를 중요하게 받아 들여야 할 때도 분명 있다고 본다. 인류에게는 마치 재앙처럼 간주 될 수 있는 주제들을 다룬 영화들, 주로 급작스런 자연의 기후 변화에 대한 것이 대부분이기는 하지만 이 책처럼 인간에게는 극히 치명적인 바이러스의 존재 유무를 놓고, 이를 둘러싸고 벌어지는 미스터리적이면서 스릴이 넘치는 내용을 접하기는 영화로도 그리고 책으로도 처음이어서 솔직히 개인적으로는 생소한 느낌이 들게 했던 책이다. 그러나 결론적으로 생각해본다면, 여러 면에서 이 책은 매우 신선하면서도 서스펜스적인 내용을 유감없이 만끽하게 해주었던, 그리고 흥분과 재미가 잘 조합된 나름대로 상당히 괜찮은 작품이 아니었나 하는 생각을 해보며, 가능하다면 앞으로 이 책을 토대로 다큐멘터리와 같은 형태의 영화로 재구성 되어 만들어진다고 할 때 더욱 사실적인 생동감으로 많은 사람들에게 커다란 흥미를 주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게 했던 책이다.

역사적으로 살펴보면 심각한 병원체가 빌미가 되어 인간에게 커다란 재앙을 겪게 하는 사실들이 이전부터 계속 존재해왔고 이는 지금도 여전이 유효하게 진행되고 있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스페인 독감이 한때 맹위를 떨치며 유행했던 시절 전 세계적으로 1억 명 가까운 사람들이 목숨을 잃었고, 근래에는 중국에서 발생된 사스 바이러스가 한동안 우리를 불안하게 만들었으며, 그리고 현재 발병되어 있는 에이즈(AIDS)의 경우에도 아직까지 완벽한 치료제가 나오지 않은 상태여서 앞으로도 얼마나 많은 우리의 인명을 앗아 갈지 알 수 없는 일인데, 이 책은 그러한 공포를 우리에게 다시 환기시켜 주기라도 하듯 사실적인 묘사와 치밀한 구성을 바탕으로 전개되는 이 책의 이야기를 통해 독자들에게 숨 막히는 아슬아슬한 서스펜스적인 요소들을 아낌없이 제공해주고 있어서 책을 읽는 즐거움을 한층 더해준 좋은 작품이라는 생각이다.

명태를 잡기 위해 북극 근처에서 원양 어업을 하던 선박이 국내로의 귀항 도중 바다 속으로 침몰하는 우연한 사고가 발생 한다. 침몰의 원인이 베일에 가려진 채 이 배에 타고 있던 항해사와 선원 하나가 구명보트를 타고 극적으로 탈출하여 표류하다 구조되었는데, 이후 며칠이 지나 서울 근교에서 이전에는 전혀 볼 수 없었던 새로운 바이러스에 감염되어 사람이 죽는 사고가 발생 한다. 정부 산하기관인 질병관리본부와 보건부의 조사 결과, 이 바이러스에 감염된 사람의 초기 증상은 본인도 모를 정도로 아무 이상이 없는 잠복기를 거치다가, 일주일정도 경과하면 우울증이나 타인을 공격하는 이상적인 행동을 보이다가 인체 면역계의 파괴를 일으키며 과다출혈로 곧바로 사망에 이르는 무서운 바이러스임을 알게 된다. 사회 혼란을 야기 할 수 있다는 이유로 비밀리에 정부는 이를 밝히기 위해 역학 조사에 들어가지만, 바이러스가 어디에서부터 시작되었고 전파자가 누구인지 알 수 없는 묘한 상황에 빠져버린다. 그리고 불행하게도 이후 계속해서 같은 증상을 보이는 환자가 속출하면서 전국적인 확산은 물론 급기야는 각 나라로 급속히 퍼져나가면서 신종 전염병에 대한 공포에 전 세계가 돌연 휩싸이게 된다.

이 책을 읽지 않은 독자들이라면 이 책이 담고 있는 내용이 조금은 황당한 이야기라고 치부 할지 모르겠지만, 실제 책을 읽다 보면 급박하게 돌아가는 이야기의 전개 속에 쉴 새 없는 터지는 사건들, 그리고 새로운 바이러스에 대항하는 항체를 찾기 위해 의료진과 경찰 그리고 보균자와의 쫓고 쫓기는 과정이 매우 사실적이고 현실적으로 그려져 있어서 독자들로 하여금 상당이 흥미로운 경험을 안겨 줄 수 있으리라는 생각을 해본다. 더불어 아무런 치료 대책도 없는 상태에서 바이러스 전염의 확산으로 인해 우리의 사회가 죽음이 난무하는 아비귀환으로 변해가자 불현듯 나타나는 생존을 위한 인간들의 추악한 모습들은 우리에게 많은 것을 생각하게 만들고 있기도 하다. 다만 아쉬웠던 건 중간 중간 의학의 전문적인 용어에 대한 간단한 주석이 없기에 일부 독자들에게는 책을 읽으면서 조금은 불편을 느낄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것과 이야기가 마무리 되어가는 과정에서 너무 석연치 않게 끝나가고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이다. 그러나 탄탄한 스토리에서 공포와 미스터리의 내용을 모두 느껴 볼 수 있게 하는 이 책은, 작가의 입장에서 그리 다루기 쉬운 소재가 아님에도 독자들로 하여금 마치 스케일이 큰 블록버스터 영화 한편을 본 것과 같은 감상에 젖어들게 하는 묘한 매력을 가지고 있는 책이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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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
박범신 지음 / 자음과모음(이룸) / 201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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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부턴가 우리 사회의 큰 줄기를 이루며 이를 지탱해오던 원칙과 상식이 지켜지지 않으면서 정의를 이야기 하면 오히려 바보로 인식되거나 왕따가 되어버리는 묘한 사회에 내 자신이 존재하고 있음을 문득 깨닫게 될 때가 있다. 먹고 사는 것이 매달려 어쩌다보니 그렇게 되었노라고 애써 나 자신에게도 변명해보지만 돌이켜 생각해보면 은연 중 그러한 부도덕적이고 통속적인 사회의 흐름에 우리 모두가 각자 한 몫을 하여 온당치 못한 사회의 구성원이 되어 오늘을 살아가고 있는 건 아닌지 깊이 한번 생각해 볼일이다. 사랑이 언제나 달콤하고 행복한 시간만을 제공해주는 것이 아니듯, 성장과 발전이라는 모토아래 자본의 위력에 힘입은 우리의 생활이 그 편리성이나 수준에 있어 예전보다 조금은 높아졌는지 모르지만 화려한 도시의 불빛에 가려진나머지 수면아래 침잠되어 잘 보이지 않는 우리의 어두운 그늘이 존재 하고 있음을 우리는 때로 망각하고 사는지도 모른다. 우리에게 문학이 존재하는 것은 바로 이런 이유 때문이라고 말해 주는듯한 이 작품은, 오늘 우리의 눈에 그저 호화스럽게만 비춰지는 자본주의 사회의 모습 이면에 비참하고 처절한 또 다른 상황이 존재하고 있음을 작가의 예리하고 날카로운 시선을 통해 이 작품에서 찾아 볼 수 있을듯하며, 또한 작가는 이 책에서 독자들에게 더 이상 회복의 기미가 보이지 않을 정도로 심각하게 파괴되어버린 우리의 순수한 인간성을 앞으로 어떻게 회복시켜 갈 것인지에 대한 구체적인 물음을 던져주고 있다는 점에서, 이 책은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하는 의미 있는 작품이라는 생각이다.

주인공인 나는 한때 순수한 꿈을 잃지 않고 살아가고픈 청순한 여자라고 자부하며 살았지만, 결혼이후 무능한 남편이 벌인 사업 실패로 인해 대도시의 비정한 삶에 환멸을 느끼고 지방 어느 소도시에 정착하여 자식에게만은 더 이상 자신과 똑같은 가난한 삶을 물려주기 싫어 은밀한 성매매로 자식의 성공만을 위해 살아가는 타락해버린 연약한 존재이며, 나와 우연히 마주하고 있는 그는 한때 정직한 경찰로서의 삶을 살았고 이후 타의에 의해 사표를 쓰고나와 성공적인 인생의 길을 걷다가 부의 유혹에 물든 나머지 과욕을 부리다 아내를 잃고 자폐를 앓고 있는 아들과 살면서 지금은 부유한 집만을 골라 절도를 일삼는 도둑에 불과하다. 우리는 서로 필요에 의해 비정상적인 비즈니스의 관계로 뜻하지 않게 만났지만, 나는 그와 만나면서 그의 순수하고 인간적인 모습에 감동했고, 세상을 등지고 애정결핍에 목말라 있는 그의 아이에게서 내가 한때 잃어 버렸던 티 없이 맑은 심성이 있음을 다시 보게 되면서, 이전에 내가 가지고 있던 소박한 꿈을 다시 이어가기 위한, 자본주의 병폐에 물든 내 현재의 삶에서 발버둥 치며 벗어나려는 내면에 깊이 잠들어 있던 나의 자아가 비로소 조금씩 깨어나고 있음을 발견하게 된다.

작가는 책속에서 나와 그를 표현함에 있어 자본주의 권력에 힘없이 굴복하는 나약한 하나의 존재이면서도 인간 본연의 모습만은 결코 잃고 싶지 않으려는 우유부단한 인물로 묘사하고 있지만, 두 인물을 통해 독자의 입장에서라면 과연 어떻게 살아가는 것이 정말 인간답게 살아가는 것인지를 스스로 자문하게 만들고 있지 않나 싶은 생각이 들고, 또 하나 우리가 이 작품에서 생각해 볼 것은 이 책의 공간적인 배경이 되는 도시의 변화과정의 모습을 보면, 이곳은 한때 지방의 자그마한 소도시였다가 시류에 따른 개발붐에 의해 대도시로 탈바꿈되면서 구시가지와 신시가지로 구역이 인위적으로 나누어지는 과정에서, 가진 자와 가지지 못한 자가 자연스럽게 구별되어 형성되어가는 모습을 그려가고 있는데, 이는 작가가 오늘날 오로지 자본에 의해 주종관계를 성립해 가는 마치 퇴폐적인 자본주의로 대변되는 지금 우리가 겪고 있는 불편한 현실과 우리사회에서 은연 중 벌어지고 있는 여러 가지 부조리와 병폐의 내용에 경종을 울리고 있는 것 같아, 이제라도 건전한 사회 형성을 위한 우리의 인식의 전환이 시급히 전개되어야 함을 강조하고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을 해본다.

오늘날 자본의 위력에 힘입어 우리들의 겉모습은 과거와 달리 눈부실 정도로 화려해졌고 먹고 사는 것이 풍족해 졌음을 우리는 결코 부인 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내부적으로는 자본주의로 인해 우리가 상실해버렸던 인간성회복과 같은 여러 문제점들에 대한 인식이나 그 해결책에 관한 고찰의 방식들은 진보되어 앞으로 한발 나아가지 못하고 정체되거나 오히려 후퇴하는듯해 보인다. 게다가 돈으로 살 수 없는 것은 세상에 없다고 할 정도로 우리 스스로가 만들어낸 금전만능주의는 이미 오래전부터 우리의 가슴을 갉아 먹어왔고 급기야 이제는 손을 쓸 수 없을 만큼 너무 비대해져 그것이 지금은 우리를 압제하고 구속하는 괴물이 되어 우리 중 일부를 고통스런 사지로 내몰고 있음을 본다. 맑고 깨끗한 순수함을 지녔기에 그 가치가 더욱 빛난다고 했던 사랑도, 인륜은 곧 천륜이어서 무엇으로도 끊을 수 없을 것이라고 여겨왔지만 지금 우리의 자본 사회가 과연 이런 도덕의 관념까지를 지켜준다고 믿는 이는 아마 거의 없을 것이다. 따라서 작가가 이 책의 이야기를 전개함에 있어 1인칭의 시점으로 이끌어 간 것은 아마도 이 작품을 통해 심각하게 굳어가는 우리의 사회 구조적인 문제를 제기하면서 독자와 함께 생각해보고 이야기해보고자 한 것은 아닐까 싶다. 타락한 천민자본주의가 진행되면 될수록 우리의 모습은 점점 시들어 갈 것이고 결국 모든 것이 파괴되고 망가져 기계적인 삶만이 존재하는 허망한 현실이 존재한다고 보면, 작가가 이 책을 통해 우리에게 전달하고자 했던 것은, 이제는 이쯤에서 잘못된 우리의 모습을 되찾고 함께 더불어 사는 방법을 모색해보자는 권장할만한 이성적 권유 일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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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대중문화 분야 주목할만한 신간 도서를 보내주세요

 

현대 미술 세계의 다양한 면을 이 한권의 책에서 모두 볼수 있을것 같은 책입니다. 미술분야 에서 벌어지는 그들의 은밀한 세계와 미술작품과 딜러 그리고 그 유통의 과정을 이러한 책이 아니면 결코 둘러 볼수 없는 이야기라 무척 관심이 가네요. 꼭 읽어 봤으면 싶네요. 

 

 

 

 

 

 

우리에게는 익히 알려진 대중음악로서 그가 생전에 추구하려 했던 음악의 세계와 우리가 잘 알지 못했던 존레논 그의 솔직한 이야기들을 이 책을 통해서 읽고 싶네요. 

 

 

 

 

 

 

할리우드를 통해서 보는 미국의 세계가 매우 흥미롭게 생각됩니다. 그들이 만들어 가는 각색된 영웅적 인물의 이야기와 할리우드를 통해서 보는 미국경제의 자본의 실체 등 이 책이 다루고 있는 여러 내용에서 오늘의 미국을 새롭게 들여다 보는 계기가 되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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