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욱 찾기
전아리 지음, 장유정 원작 / 노블마인 / 201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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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은 지금까지도 아직 김종욱 사랑 찾기에 대한 뮤지컬이나 영화를 보진 못했다. 그러나 이 책의 내용이 어떻게 아름답고 드라마틱하게 연출되었을지 빠른 시일 내에 꼭 봐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또한 이 작품을 읽으면서 내가 기억 하고 있는 사랑의 모습은 어떤 것일까, 그리고 사랑에 대한 지나간 추억을 한동안 되새겨 보는 좋은 계기가 되는 책이었던 것 같다. 전아리 작가의 작품을 읽다 보면 그 안에서 언제나 풋풋하고 싱그러운 감칠맛이 마르지 않는 샘처럼 계속해서 솟아나는 듯하고, 그녀만의 글 속에서 볼 수 있는 나름대로의 독특한 재미와 웃음을 만끽 할 수 있다는 점에서, 그녀가 발표하는 작품들은 간혹 건조해지는 우리의 일상생활에 마치 청량제와 같은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싶은 느낌을 강하게 받게 될 때가 많다. 이번에 새로 출간된 이 책 역시도 독자들에게 그녀 특유의 발랄한 경쾌함이 돋보이는, 그러면서도 독자들로 하여금 책 읽는 재미를 맘껏 느끼게 하는 괜찮은 작품이라는 생각이다. 이 책은 두 남녀가 자신의 인생에서 어딘가에 존재하고 있을 진지한 사랑을 찾아가는 과정이 잔잔한 감동과 함께 코믹하게 그려진 소설로, 아마도 젊은 세대의 독자들에게 있어서는 사랑에 관한 나름대로 깊은 여러 의미들을 함께 생각해 볼 수 있는 동기가 되는 책은 아닐까 싶다.

누구나 인생의 길을 걸어감에 있어 한두 번쯤의 지독한 열병을 앓을 정도로 사랑이란 감정에 휩싸이게 마련이고, 그러한 기억은 한낮 오후의 자신을 따라다니는 그림자처럼 우리의 곁을 떠나지 않고 오래도록 머물러 마침내 애틋하고도 각별한 것으로 남게 된다. 따라서 그런 이유에서 일지는 몰라도 대부분의 많은 사람들은 진정한 의미를 지닌 사랑의 감정에 눈을 뜨게 된 이후, 자신이 경험하게 되는 첫사랑에 관한 것에 대해, 다른 무엇보다도 가슴 속에 더욱 특별하고도 소중히 간직하고 싶은 예쁜 추억의 하나가 되는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그래서 사실 어쩌면 사랑이란 사랑을 이제 막 시작하는 청춘에게도, 혹은 한때 자신의 목숨을 걸 만큼 소중하게 생각했던 사랑 때문에 가슴 아픈 상처의 경험을 갖고 있는 어느 누구에게도 언제나 가슴을 설레게 하는 인생에 있어 커다란 무형의 존재일 수밖에 없을 것으로 생각 된다.

이 책의 주인공 효정은 내일 모레면 서른을 바라보는 미혼의 여자다. 다니던 직장에서 상사와 업무에 관한 문제로 다툼을 벌이다가 자신의 감정을 이기지 못해 사표를 쓰고 나오게 된다. 회사를 그만둔 뒤로 딱히 할 일이 없어진 그녀는, 자신의 친구를 따라 결혼식장에 갔다가 성재라는 남자를 우연히 알게 된다. 한편 성재는 광고회사를 다니다가 감원조정에 걸려 의도하지 않게 직장에서 나오게 되었는데, 자신의 경험을 살려 홀로 광고지 제작에 나서지만 뜻하지 않은 사기에 걸려 낭패에 빠지게 된다. 두 사람의 우연한 만남은 결혼식에서였는데 이들은 성재가 만든 광고지를 “첫사랑을 찾아 드립니다.” 라는 광고 문구를 통해 또다시 재회하게 된다. 해외로의 여행을 좋아 했던 효정은 오래전 인도 여행에서 김종욱 이라는 한 남자를 우연히 알게 되어 첫사랑에 가슴 설레는 기억이 가지고 있었는데, 이들은 이를 찾기 위해 새로운 모험의 길에 나서게 되지만, 생각만큼 그 일은 쉽게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이 책 이야기의 전개는 두 가지 시점, 즉 이 책의 중요한 인물로 등장하는 성재와 효정이라는 두 남녀가 번갈아 가며 이끌어 가고 있다. 이러한 구성은 아마도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사랑이란 일반적으로 남자와 여자와의 관계에서 비롯되는 감정의 산물이기에, 서로 간의 사랑에 대한 그 느낌이나 생각의 차이를 감안한 저자의 의도적인 설정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사랑이 최종적으로 이루어지는 과정까지 그 사이 놓아져 있는 난관들은 사랑을 선택한 당사자들이 짊어져야 할 몫이다. 자라온 환경부터가 다르고 성격이나 가치관 역시도 분명 조금씩은 다를 것이다. 이 책에 나와 있는 남녀 주인공들은 사랑을 준비하려는 많은 이들에게 실제 일어 날 수 있는 여러 가지 비슷한 예를 많이 들고 있어서 적잖은 공감을 불러 일으켜주지 않을까 싶다. 그러나 생각해 볼 것은 누구나 사랑은 아름다운 것이라 말하면서도 정작 사랑을 만들고 지켜가는 것에 대해 서투르다 못해 실패하는 사람들이 더러 있음을 보게 된다. 따라서 가슴 따뜻한 사랑을 갈구하는 자가 있다면 이 책에서의 이야기처럼 첫 사랑의 아련한 기억을 떠올리며 사랑에 대한 진지함에 자신을 한걸음 더 가까이 성숙하게 접근해 보는 것은 어떨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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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수탑
요코미조 세이시 지음, 정명원 옮김 / 시공사 / 201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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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추리소설에 많은 경험이 없어서 인지 국내에 긴다이치 코스케 시리즈가 많이 알려져 있다는 것을 사실 이 책을 읽고 나서야 알았었다. 간혹 책에 대한 자극적인 광고로 인해 충동적인 도서 구매를 하고 나서 나중에 뒤늦게 후회했던 몇 번의 경험이 있어서 그런지 책을 선택할 때마다 매번 주저하게 된다. 그러나 이 책은 그러한 점에서 본다면 책을 읽는 내내 긴장감과 박진감이 넘치면서도 이야기의 전개가 상당히 치밀하고 재미있게 구성 되어 있어서 나름 괜찮은 작품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보며, 저자의 또 다른 작품은 어떨까하는 궁금증을 더해주는 좋은 추리 소설로 여겨진다. 물론 많은 추리소설이 통속적인 것을 다루고 있듯이 이 책 역시도 그러한 범주 안에 있긴 하다. 거대한 유산을 둘러싸고 이를 차지하려는 인척간의 암투의 내용이 처절하게 펼쳐지고, 이런 가운데 의문적인 죽음이 계속 연출 되는 상황을 생생하고도 심도 있게 그려낸 이 작품에 대해 다른 독자들은 어떤 평가를 내릴지 모르겠으나, 내가 읽어본 이 책에 대한 느낌은 중간 중간 이런 부분은 좀 심하다 싶은 정도의 눈살을 찌푸리는 내용이 다소 느껴지기는 하나, 그러한 점을 감안한다 해도 상당히 괜찮은 평가를 해주고 싶은 생각이다. 따라서 추리소설을 좋아 하는 독자 중에서 이 책에 관심을 두고 있는 사람이라면 이 작품을 통해 의외로 즐거운 독서의 시간을 만끽 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책의 제목에서만 보면 사람의 머리가 3개로 이루어져 있는 삼수탑이라는 단어에서 느껴지는 것이 일단 조금은 괴기스럽고 잔인한 장면들이 연상되기는 하나, 그 탑의 상징적 의미는 사실 그것과는 사뭇 다르다. 이 책의 주인공인 오토네는 어려서 부모를 여의고 백부의 양녀로 자라게 되는데 어느 날 겐조라는 자신의 인척으로부터 수백억의 유산상속자로 지정되었다는 소식을 듣게 된다. 그러나 여기에는 하나의 조건이 붙어 있었는데, 그것은 겐조가 지정하는 한 남자와 결혼해야 하는 것이다. 그런데 이 남자는 자신의 양아버지 회갑연 때 의문의 죽음을 당하면서 유산상속의 조건이 돌연 바뀌고 만다. 즉 유산증여자인 겐조는 이러한 일에 대비해 결혼이 성사되지 않을 경우 유산이 그의 혈육 9명에게 고루 분배가 될 수 있도록 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유산을 받게 되는 인물들이 하나 둘씩 연쇄적인 의문의 죽음을 당하는데, 이상하게도 그 사건의 장소에 오토네의 소지품이 발견되면서 그녀는 결국 유력한 용의자로 몰리게 되고, 이 과정에서 의도하지 않은 제3의 인물을 만나 생사를 넘나드는 자신의 일생일대 충격적인 사건에 휘말리는 걷잡을 수 없는 기이한 모험 속으로 빠져 들게 된다.

이 책에는 많은 살인 사건들이 등장하게 되는데, 그런 이유로 여러 가지 다양한 일들이 복잡하게 얽혀져 있을 수밖에 없는 혼란스런 상황이 전개되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 이야기의 방향을 독자들로 하여금 엉뚱한 곳으로 이끌고 가지는 않는 집중력을 유감없이 발휘된 작품이라는 생각이다. 이것은 아마도 애초 저자가 커다한 하나의 사건 배경을 두고 피상적으로 나타나는 일들이 모두 주인공인 오토네라는 한 여인의 시선에 맞추어 전개되도록 한 치밀한 구성 방식에 있지 않을까 싶고, 생각해보면 이 점은 이 작품의 가장 큰 특징이자 장점이 아닐까 여겨지기도 한다. 특히 주인공이 겪게 되는 돌발적인 여러 가지 모험적 내용들은 마치 롤러코스터를 타는 것과 같은 긴장감을 생생하게 전달해주고 있는데다가, 이야기의 중간 중간에 반전과 스릴의 요소들을 적절한 타이밍에 맞추어 잘 배분시켜 나가고 있어 독자들이 책 속으로부터의 몰입에 벗어나지 않게 하는 중요한 구심점 역할을 하고 있다는 생각을 해본다.

한편으로 추리소설 치고 이 책은 그 나름대로의 독특하고 논리적인 트릭을 거의 찾아 볼 수 없다는 것과, 약간은 억지스런 로맨스가 의외로 너무 짙게 바탕에 깔려 있어 다소 어색한 느낌이 들게 한다는 점이다. 또한 아쉬운 점은 실제 사건 해결의 가장 핵심이 되고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명탐정 긴다이치 고스케의 모습이 조금 정교하게 그려졌으면 어떨까 싶은 생각도 든다. 그러나 어떤 추리 작품이라도 읽고 나면 얼마만큼의 아쉬움은 언제나 남게 마련이지 않나 싶다. 추리분야의 책이라 하더라도 독자들 저마다 기대하는 바가 다르고 즐기는 요소도 약간씩 차이는 있는듯하다. 이 책은 한 여자의 시각에서 아슬아슬한 극적인 장면을 자주 등장시켜 드라마틱한 요소를 나름대로 잘 표현한 작품이어서 저자의 또 다른 작품은 어떨지 하는 기대감과 궁금증을 자아내게 하지 않나 싶다. 전반적으로 지루함이 느껴지지 않는 긴장된 분위기를 토대로 흥미를 동반한 활발한 동적인 움직임이 독자의 즐거움을 주는데 있어 충분하는 생각이어서 추리를 좋아 하는 사람이라면 한번쯤 읽어 볼만하다는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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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보우의 성
와다 료 지음, 권일영 옮김 / 들녘 / 201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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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속 인물들의 이야기를 자세히 살펴보면 대개 그 당시 상황에 맞는 적절한 영웅적인 인물들이 있어 동시대에 어떤 어려운 일이나 곤란한 상황에 봉착했을 때, 이들이 바로 중요한 역할을 이루어냄으로서 그 시대의 구심점이 되고 이것이 결국 또 하나의 새로운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하고 있음을 우리는 종종 보게 된다. 이 책의 겉표지를 보면 왠지 어수룩해 보이고 촌스러운 얼굴을 지닌 한 사람이 크게 부각되어 그려져 있음을 볼 수 있는데, 독자들의 호기심을 자극 하는듯한 느낌을 주는 이 책은 일본의 센고쿠시대 뛰어난 무사로 한 세대를 풍미했던 우리에게도 익히 알려진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전국을 호령하던 시절, 실제 존재했던 한 인물의 활약상을 재미있게 그려내어 이 책을 읽는 이로 하여금 훈훈한 감동과 함께 독서의 즐거움을 만끽하게 해주는 좋은 책이라는 생각을 해본다. 어떤 사람이든 그 나름대로의 장점과 단점이 있게 마련이지만 그것이 타인에 의해 언제나 객관적으로 정당하게 평가 되지 않음을 우리는 흔히 보게 된다. 그러한 점에서 이 작품은 이야기의 전개에 따른 독자들에게 다소 코믹하면서도 유쾌함을 전해주기도 하지만, 저자가 이 책에서 한 인물을 통해 우리에게 전달하고자 하는 의미 있는 메시지들이 담겨 있는듯하여 사실 개인적으로는 누구에게나 한번 읽어 보기를 권하고 싶은 책이다.

이 책의 시대적 배경은 일본의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일본 전국시대를 마감하고 통일을 이루기 직전, 마지막으로 남아 있던 간토 지방을 지배하던 호조가문을 무너뜨리는 과정의 시기를 그리고 있다. 호조가문은 도요토미 히데요시에 그 동안 호의적이지 않은 태도를 보임으로서 미움을 사게 되고 결국 50만 대군을 앞세운 그들로부터 침략의 빌미를 제공하게 된다. 이 책에 등장하는 오시성은 오래전 여러 차례 호조가문의 도움으로 받은 이유로 의리를 저버리지 못하고 이들을 돕기 위해 출병을 하게 되고, 오시성은 성주의 사촌 동생인 나가치카에 의해 임시로 맡겨진다. 그는 특별이 하는 일 없이 주로 성에 거주하는 농민들과 함께 일하며 대화하는 것에 관심을 갖지만, 매사 하는 일이 서툴고 어눌해서 사람들은 보통 그를 노보우(얼간이)라 부르며 가까이 하기를 꺼려한다. 한편 호조가문은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보낸 휘하 장수들의 침략을 막지 못해 하루아침에 모든 성을 점령당하게 되고 마침내 그들은 오시성에까지 사자를 보내 굴복할 것을 강요한다. 오시성에 대부분의 사람들은 임시 성주인 나가치카가 위압적인 태도를 보이는 그들에게 당연이 굴복할 것으로 생각했지만, 이와는 반대로 그들의 오만하고 무례한 자세에 격분한 나머지 오히려 결사항전 할 것을 천명하고 성에 거주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전투 준비할 것을 명한다. 수적인 열세는 물론이고 여러 가지 면에서 불리한 입장에 놓인 오시성은 어느 누가 보더라도 쉽게 함락되리라 여겨졌지만 결과는 엉뚱한 방향으로 흐르고 만다.

작품 속에 나오는 여러 인물들을 보면 우리에게도 익숙한 이름들이 등장 한다. 사실 도요토미는 이 책에서 다루고 있는 호조가문을 무너뜨리고 난후 곧 임진왜란을 일으키며 우리나라를 침공하게 되는데 이 당시 출전했던 여러 장수들이 바로 이 책에 나와 있는 그들이기 때문이다. 특히 이 책에서 우리들이 눈여겨 볼 것은 초라하고 보잘 것 없는 극히 불안한 상황에서도 거대한 군벌세력에 맞서 위축됨 없이 당당하게 대처하는 나가치카라는 다소 독특해 보이는 인물이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보통 자신이 아닌 남들을 판단 할 때 외부로 보이는 모습이나 성격과 그리고 학식이나 재산 등과 같은 것에 의해 많이 의존하여 평가하게 마련인데, 이 책은 이것이 때로는 얼마나 잘못되고 그릇된 판단인 것인지를 지적해주지 않나 싶고, 또한 올바르고 바람직하게 여겨졌던 자신의 신념을 내버리고 은연중 어느새 주위 상황이나 남의 의견에 부화뇌동하여 섣부른 행동을 하게 되는 우리들의 어리석음에 하나의 작은 교훈을 주는 책이 아닌가 싶은 생각을 해본다. 이 책은 작가에 의한 어떤 치밀한 구성이 특별하게 드러나지 않음에도 독자로 하여금 책장을 펴면 그 다음이 어떻게 전개 될까 하는 궁금증을 자연 증폭시켜 주는 긴장감이 곳곳에 짙게 배어 있으며, 등장하는 여러 인물들 간의 대화나 아이러니하게 놓이는 여러 상황에서 많은 웃음거리를 우리에게 제공해주고 있어서 순식간 책 속으로 몰입을 하게 만드는 묘한 매력을 지닌 작품이 아닐까 싶다. 개인적으로 오랜만에 아주 재미있는 작품을 읽었다는 느낌이 든다. 바보 같은 한 남자의 내면에 숨겨진 저력을 조용히 음미해보고 싶은 독자가 있다면 한번 관심을 가지고 읽어 보는 것도 좋을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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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보들의 결탁 - 퓰리처상 수상작
존 케네디 툴 지음, 김선형 옮김 / 도마뱀출판사 / 201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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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으면서 문득 이런 생각을 해보았다. 천재와 바보라는 이 두 객체를 놓고 가만 보노라면 평범하지 않다는 점에서 때로는 이들의 존재는 그다지 차이가 없는, 아니 어쩌면 동일한 대상이 아닐까 하는 것이다. 또 하나는 누군가 아무리 기상천외한 생각과 번득이는 기지를 가졌다 해도 이를 충분히 이해하지 못하여 기꺼이 받아들일 수 있는 것이 아니거나, 혹은 어눌해서 비현실적인 느낌이 강하게 우리를 압박하게 된다면 아마도 그러한 사실에 우리는 상당히 당황스럽거나 황당하게 여겨질 것이라는 것을 말이다. 그렇다면 천재와 바보들의 눈에는 우리가 어떤 모습으로 비춰지는 것일까. 모르긴 몰라도 아마 그 반대의 상황이 되는 것은 아닐까 싶다. 사실 이 책을 읽기 전에는 이 책이 과연 어떤 독창성을 지닌 코미디를 다룬 이야기일까에 그 무게를 많이 두었었다. 물론 이 작품을 읽은 독자들마다 저마다 다양한 생각과 느낌이 있겠지만, 나의 경우 완독 후 느낌은 솔직히 혼란스러울 정도의 황당함과 당황스러움을 안겨준 그러면서도 딱히 그 무엇이라고 표현하기 힘든 이상하고도 묘한 매력을 지닌 책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본다. 또한 희극의 표면에 애처로운 비극이 은근이 담겨 있고, 타락한 자본주의 현실에 냉소적인 조롱과 멸시가 거칠게 다루어져 있지만 지적인 품위를 결코 잃지 않으려는 저자의 노력이 매우 돋보이는 작품이 아닌가 싶기도 하다.

이 책 주인공의 엉뚱하고도 발칙한 행동들을 보면 마치 스페인의 작가 세르반테스에 나오는 돈키호테의 모습을 보는듯하지만, 그의 생각 속에서 나오는 이 책의 여러 표현들을 빌리면 또 그와는 전혀 다른 느낌을 준다. 이 책 후반에 나오는 역자 설명에 따라 저자의 생을 잠시 들여다보면 이 책 주인공의 이야기는 그의 실제적인 삶이 많이 반영된 소설이 아닌가 싶다. 주인공 이그네이셔스는 언제나 남들에게는 좀 독특하게 보이는 옷차림새를 고집하여 입고 자기 한 몸 가누기도 힘든 비대한 몸무게를 지닌 다소 기이하고 게으른 성격의 소유자다. 그의 어머니는 남편과 일찍 사별하여 얼마 되지 않는 연금과 남편의 보험금으로 그를 애지중지하여 키웠지만 사사건건 말썽과 사건을 일으키는 아들 때문에 언제나 대립적인 관계를 유지한다. 매일 쏟아지는 엄마의 잔소리와 강요를 이기지 못해 사회생활을 거부한 채 자신의 방에서 글을 쓰며 한가로이 지내던 주인공은 결국 일자리를 찾아 거리로 나오게 된다. 배회 끝에 그는 몇 개의 일자리를 얻게 되지만 그때마다 자신의 주장과 의견만을 강조하며 감당하지 못하는 일들을 크게 벌이며 곤혹스런 낭패에 빠지게 된다. 공장의 흑인 노동자를 자극하여 시위대를 조직하거나 동성애자들의 이익을 위해 사회운동에 앞장서는 등의 현실과는 괴리된 그의 행동에 사람들은 그를 바보로 취급하기에 이르지만 그는 이에 굴복하지 않고 오히려 자신의 진정한 뜻을 이해하지 못하는 세상 사람들이 어리석다고 생각한다.

책 속에는 60년대의 미국의 사회 전반에 관한 많은 이슈적인 내용들이 등장 하는데, 아마도 저자는 조금은 엉뚱한 주인공을 등장시켜 당시 사회의 여러 부조리적인 것과 퇴폐적인 것 등을 간접적으로 풍자하거나 비판하려 하지 않았나 싶고, 특히 눈에 띄는 것은 중간 중간 주인공이 노트에 독백처럼 써놓은 글들을 보면 단순이 웃고 넘길 수 없는 진지한 내용들이어서 독자들이 한번 눈여겨 볼만하지 않나 싶은 생각이다. 또한 이 책에는 거의 모든 부분이 희극적인 것으로 가득 차있는데, 배경 설명에서도 그렇고 등장하는 캐릭터들의 주고받는 대화 내용을 보면 하나 같이 실소를 금치 못할 정도의 웃음을 자아내고 있어 두꺼운 분량에도 불구하고 이 책을 읽는 재미를 더해준다 하겠다. 그러나 이러한 희극의 줄거리 안에는 왠지 모를 서글픔들이나 씁쓸함이 느껴지기도 해서 때로 안타까운 생각이 들기도 한다. 개인적으로 보면 이 책은 여러 가지 면에서 상당히 의미 있게 다가오는 책으로 여겨지기는 하나, 다루고 있는 일부의 내용이 조금 이해하기 힘든 부분이 있고, 간혹 너무 오버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약간의 아쉬움이 있는 작품이다. 그럼에도 근래에 보기 드문 좋은 희극 작품을 읽었다는 느낌이 들게 하는 책이어서 많은 독자들에게 한번 읽어 보기를 조심스럽게 권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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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권으로 보는 그림 세계지리 백과 한 권으로 보는 그림 백과
신현종.최선웅 지음, 김재일.홍성지 그림, 권동희 감수 / 진선아이 / 201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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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즈음은 각종 미디어의 발달과 인터넷의 일반화로 인해 시시각각으로 변하는 세계 각국의 새로운 정보들을 실시간으로 주고받는 시대가 되어 있고, 교통이 발달하면서 지구촌에 거의 모든 활동이 이제 일일 생활권에 안에 들어 있어서, 우리의 시각도 이제는 국내에서 머물기보다 국제적으로 크게 확대시켜야 한다. 특히 이제 한창 자신의 꿈을 키워가는 우리의 청소년들에게 있어서 이러한 세계관의 문제는 매우 중요하게 다루어져야 것이어서 그저 안일하게 넘겨버릴 만한 일은 아닌듯하다. 4년마다 열리는 지구촌의 축제인 올림픽을 보면 아이들은 자신들이 좋아 하는 일부 스포츠의 종목들에 관심이 있을 것이지만, 그런 것 외에도 그들이 궁금해 하는 것 중 하나는 참가하는 각 나라들이 지구촌 어디쯤에 있을지 혹은 풍속이나 언어 등은 무엇일까에 관한 호기심 내지는 상세한 내용을 알고자 하는 지적욕망들이 더러 있으리라는 생각이다.

전 세계 5대양 6대주에 걸쳐 있는 많은 나라들은 지구의 어느 곳에 위치해 있는지에 따라 각 나라마다 기후나 식생 그리고 지형이 다르고 또한 저마다 독특한 풍습이나 특징들이 있게 마련이다. 그러나 아이들이 배우는 학교 교과서나 시중에 나와 있는 이와 관련한 책들을 보면 이러한 내용을 일부 다루기는 했으나 그것이 상당히 지엽적인데다가 그 안에 게재되어 있는 실질적인 것들을 찾아본다 해도 대개 수박 겉핥기식인 경우가 많고, 설사 잘나와 있는 책이라 하더라도 단권이 아닌 전집의 형태를 이루고 있어, 우리의 아이들이 알고 싶어 하는 여러 가지의 것들을 해결해주기에는 여러 가지로 문제점이 있지 않았나 싶은 생각이다. 따라서 지금까지 자녀를 위해 이런 저런 이유로 마땅한 책을 선택하지 못한 부모들이 있다면 이 책에 관심을 가지고 한번 검토해보는 것은 어떨까 싶다.

이 책은 한권의 책 속에 세계의 거의 모든 나라에 대한 다양한 지식과 정보를 상세하게 담고 있어서 그 동안 우리의 아이들이 자료의 부족으로 잘 알지 못했던 각국의 여러 내용들을 재미있고 쉽게 이해하여 그들의 지적 활동에 도움을 주는데, 매우 유용하고 좋은 참고 서적이 되는 책이 아닌가 싶은 생각이다. 책 속에 담겨 있는 내용들을 보면 앞부분에는 아이들이 필수적으로 알아야 하는 세계지리의 기본적인 요소들이 모두 자세하게 설명되어 있으며, 이후 우리나라를 시작으로 하여 6개 대륙에 분포되어 있는 194개 국가들의 지리적인 정보들이 총 망라되어 수록되어 있다. 특히 우리가 이 책에서 눈여겨 볼 점은 누구나 책을 펴들면 한눈에 알아 볼 수 있는 대륙별 그리고 국가별 지도들이 아주 상세하게 나와 있고, 각 나라의 독특하고 특징적인 부분들이 재미있는 삽화와 함께 아이들이 눈높이에서 이해하기 쉽고 흥미롭게 접근 할 수 있도록 최대한의 배려를 했다는 점이다. 더구나 이 책이 담고 있는 모든 내용이 단순하게 초등학교 교과과정에만 그치는 것이 아닌 중학교 사회과목에까지 연계되는 폭넓고 깊이 있는 것들이어서, 단지 눈요기로 한번보고 마는 식의 일시적인 책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아이들의 학교 교과과정을 보면 세계지리에 관한 내용은 대개 초등학교 4학년정도 서서히 등장하기 시작하여 학년이 올라갈수록 그 범위가 점점 확대되어지는 것을 볼 수 있다.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초등학교 자녀를 둔 부모들은 이점에 특히 관심을 가지고 주목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왜냐하면 이때부터 아이들이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이 크게 확대되어 가는 시기가 바로 그 즈음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시기에 세계를 향해 자신의 눈을 크게 뜨지 못하면 단편적이거나 편협적인 사고에 자칫 고립 될 수도 있는 곤란한 상황에 처해 있을 수도 있어서 각별한 주의가 요망된다 하겠다. 사실 사회과목의 분야에서 세계지리의 내용을 아이들이 학교에서 공부하다보면 대부분은 커다란 흥미를 느끼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이는 그 안에서 배워야 하는 내용이 워낙 방대하고 다양한데다가 새로운 용어들도 생각보다 적지 않아서 아이들로 하여금 상당한 부담을 주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책은 그러한 문제점을 고려한 즐겁고 신나는 학습의 시간이 되도록 했기에 아이들에게 한번 권해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다. 오늘도 세계 각국은 자국의 이익을 도모하고자 무역이나 문화교류를 활발히 진행시키고 있으며 ,우리나라의 경우만 보아도 한해 국내로 들어오는 해외 여행객들의 수치가 이전에 비해 점점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이러한 때에 다른 나라들의 다양한 문화나 정보를 알아 가는 것은 매우 당연한 일일 것이다. 따라서 이러한 책을 통해 많은 아이들이 세계 곳곳으로 여행을 해보며 폭넓은 지식과 교양을 쌓았으면 좋을 듯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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