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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욱 찾기
전아리 지음, 장유정 원작 / 노블마인 / 2010년 11월
평점 :
품절
책을 읽은 지금까지도 아직 김종욱 사랑 찾기에 대한 뮤지컬이나 영화를 보진 못했다. 그러나 이 책의 내용이 어떻게 아름답고 드라마틱하게 연출되었을지 빠른 시일 내에 꼭 봐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또한 이 작품을 읽으면서 내가 기억 하고 있는 사랑의 모습은 어떤 것일까, 그리고 사랑에 대한 지나간 추억을 한동안 되새겨 보는 좋은 계기가 되는 책이었던 것 같다. 전아리 작가의 작품을 읽다 보면 그 안에서 언제나 풋풋하고 싱그러운 감칠맛이 마르지 않는 샘처럼 계속해서 솟아나는 듯하고, 그녀만의 글 속에서 볼 수 있는 나름대로의 독특한 재미와 웃음을 만끽 할 수 있다는 점에서, 그녀가 발표하는 작품들은 간혹 건조해지는 우리의 일상생활에 마치 청량제와 같은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싶은 느낌을 강하게 받게 될 때가 많다. 이번에 새로 출간된 이 책 역시도 독자들에게 그녀 특유의 발랄한 경쾌함이 돋보이는, 그러면서도 독자들로 하여금 책 읽는 재미를 맘껏 느끼게 하는 괜찮은 작품이라는 생각이다. 이 책은 두 남녀가 자신의 인생에서 어딘가에 존재하고 있을 진지한 사랑을 찾아가는 과정이 잔잔한 감동과 함께 코믹하게 그려진 소설로, 아마도 젊은 세대의 독자들에게 있어서는 사랑에 관한 나름대로 깊은 여러 의미들을 함께 생각해 볼 수 있는 동기가 되는 책은 아닐까 싶다.
누구나 인생의 길을 걸어감에 있어 한두 번쯤의 지독한 열병을 앓을 정도로 사랑이란 감정에 휩싸이게 마련이고, 그러한 기억은 한낮 오후의 자신을 따라다니는 그림자처럼 우리의 곁을 떠나지 않고 오래도록 머물러 마침내 애틋하고도 각별한 것으로 남게 된다. 따라서 그런 이유에서 일지는 몰라도 대부분의 많은 사람들은 진정한 의미를 지닌 사랑의 감정에 눈을 뜨게 된 이후, 자신이 경험하게 되는 첫사랑에 관한 것에 대해, 다른 무엇보다도 가슴 속에 더욱 특별하고도 소중히 간직하고 싶은 예쁜 추억의 하나가 되는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그래서 사실 어쩌면 사랑이란 사랑을 이제 막 시작하는 청춘에게도, 혹은 한때 자신의 목숨을 걸 만큼 소중하게 생각했던 사랑 때문에 가슴 아픈 상처의 경험을 갖고 있는 어느 누구에게도 언제나 가슴을 설레게 하는 인생에 있어 커다란 무형의 존재일 수밖에 없을 것으로 생각 된다.
이 책의 주인공 효정은 내일 모레면 서른을 바라보는 미혼의 여자다. 다니던 직장에서 상사와 업무에 관한 문제로 다툼을 벌이다가 자신의 감정을 이기지 못해 사표를 쓰고 나오게 된다. 회사를 그만둔 뒤로 딱히 할 일이 없어진 그녀는, 자신의 친구를 따라 결혼식장에 갔다가 성재라는 남자를 우연히 알게 된다. 한편 성재는 광고회사를 다니다가 감원조정에 걸려 의도하지 않게 직장에서 나오게 되었는데, 자신의 경험을 살려 홀로 광고지 제작에 나서지만 뜻하지 않은 사기에 걸려 낭패에 빠지게 된다. 두 사람의 우연한 만남은 결혼식에서였는데 이들은 성재가 만든 광고지를 “첫사랑을 찾아 드립니다.” 라는 광고 문구를 통해 또다시 재회하게 된다. 해외로의 여행을 좋아 했던 효정은 오래전 인도 여행에서 김종욱 이라는 한 남자를 우연히 알게 되어 첫사랑에 가슴 설레는 기억이 가지고 있었는데, 이들은 이를 찾기 위해 새로운 모험의 길에 나서게 되지만, 생각만큼 그 일은 쉽게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이 책 이야기의 전개는 두 가지 시점, 즉 이 책의 중요한 인물로 등장하는 성재와 효정이라는 두 남녀가 번갈아 가며 이끌어 가고 있다. 이러한 구성은 아마도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사랑이란 일반적으로 남자와 여자와의 관계에서 비롯되는 감정의 산물이기에, 서로 간의 사랑에 대한 그 느낌이나 생각의 차이를 감안한 저자의 의도적인 설정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사랑이 최종적으로 이루어지는 과정까지 그 사이 놓아져 있는 난관들은 사랑을 선택한 당사자들이 짊어져야 할 몫이다. 자라온 환경부터가 다르고 성격이나 가치관 역시도 분명 조금씩은 다를 것이다. 이 책에 나와 있는 남녀 주인공들은 사랑을 준비하려는 많은 이들에게 실제 일어 날 수 있는 여러 가지 비슷한 예를 많이 들고 있어서 적잖은 공감을 불러 일으켜주지 않을까 싶다. 그러나 생각해 볼 것은 누구나 사랑은 아름다운 것이라 말하면서도 정작 사랑을 만들고 지켜가는 것에 대해 서투르다 못해 실패하는 사람들이 더러 있음을 보게 된다. 따라서 가슴 따뜻한 사랑을 갈구하는 자가 있다면 이 책에서의 이야기처럼 첫 사랑의 아련한 기억을 떠올리며 사랑에 대한 진지함에 자신을 한걸음 더 가까이 성숙하게 접근해 보는 것은 어떨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