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의 산타

나만의 산타 ㅣ 웅진 세계그림책 218
나가오 레이코 지음, 강방화 옮김 / 웅진주니어 / 2021년 11월

크리스마스가 기다려지는 12월. 아무 것도 하지 않아도 그냥 산타를 기다리게 되는 달이다.

자연스럽게 크리스마스, 산타할아버지가 나오는 그림책에 관심이 간다.

이 그림책의 특징을 먼저 살펴보면,

일단 작다. 크지 않아서 부담스럽게 손에 잡히지 않아서 좋다.

여느 그림책보다 조금 작은 것이 오히려 매력적이다.

책의 그림, 자수로 되어 있다. 그림 속에 있는 모든 그림이 자수다. 말 그대로 한 땀 한 땀 정성스럽게 그림이야기를 만들어간다. 나무숲, 도로, 집, 밤 등도 모두 자수로 된 그림책이다. 실과 매듭도 등장한다. 따뜻해 보이는 천 위에 수가 놓인 그림은 겨울이 주는 느낌을 제대로 보여준다. 따뜻함을 느끼게 해준다.

이야기는 그림은 일년을 담고 있다. 봄부터 산타가 아이에게 즉, 나에게 크리스마스에 줄 선물을 준비하는 모습을 보게 한다. 그리고 점점 시간이 흘러 크리스마스에 꼭 맞게 선물을 전달해 준다. 그것도 아이가 꼭 필요한 것을.

그러니 나만의 산타이다.

이야기를 읽고 있으면 모두의 산타이기도 하고, 나만의 산타이기도 하다는 느낌도 가지게 한다. 산타는 무조건 내편이고, 나의 마음을 알고 있다고 믿으니까.

그러니 일 년 동안 한 일을 다 알고 있으니 선물도 꼭 필요한 것을 준다고 믿게 한다.

괜찮은 그림책을 만났다.

밥보다 진심

밥보다 진심 - 내 마음 모를 때, 네 마음 안 보일 때 52개 진짜 마음 사용 설명서 ㅣ 밥보다
김재원 지음 / 책밥상 / 2021년 10월

살아가면서 느끼는 것 중의 하나가 내가 나를 얼마나 잘 아느냐에 대한 것이다. 이것은 늘 궁금증으로 남지만 답은 또 스스로 알고 있다는 것이 사실이다.

다만, 스스로에 대한 감정이나 위로를 얼마나 잘 하느냐가 살아가면서 풀어야할 과제이다.

어릴 때에는 무심하게 그냥 지내다가 왜 이제야라고 하겠지만, 이제라도 알아가려는 나의 이야기가 또한 대단한 일이라고 생각된다.

이 책은 감정에 대한 이야기이다. 이쯤 되면 다른 사람의 감정이나 행동, 생각을 이해하려고 하기 보다는 우선 나부터의 감정 이해가 먼저다.

이 책은 일단 두 가지를 비교해서 알아가게 한다. 그것도 감정에 대한 것을.

비슷해 보이지만 다른 감정을 서로 짝지어 특징, 차이, 무엇인지 설명한다. 읽다보면 그 두 가지의 비교덕분에 차이를 알게 된다.

작가는 전문가적인 이야기로 감정이 지닌 장점에 대해 말해준다. 또한 감정이 지닌 다른 면이 자신에게 어떤 불편한 점을 보여주는지도 이야기한다. 중요한 것은 나의마음의 중심은 내가 만들어간다는 점이다. 건강한 인간관계를 위한 나의 노력이다.

막연하게 이 두 가지를 비교하는 것만은 아니다. 영화나, 책 등을 경우로 내세운다.

설명의 끝에는 스스로에게 숙제를 준다. 체크리스트를 통해 잘 이해하는지 스스로에게 묻는다. 아마도 이 점은 이 책이 사용설명서인 역할을 제대로 하려는 의미인듯하다.

눈 내린 날

눈 내린 날
사카이 고마코 지음, 김숙 옮김 / 북뱅크 / 2021년 12월

이 이야기의 재미는 마지막부분이다. 일단 이야기는 눈이 오는 날 아이가 밖에 나가서 놀고 싶은 마음을 먼저 읽게 한다. 아이들은 누구나 그렇다. 눈이 오면 일단 그 눈을 맞으며 충분히 그 시간을 즐기고 싶다. 어른들도 눈이 오면 괜히 기분이 좋아진다. 눈이 와서 겪는 불편함은 일단 뒤로 한다.

그래서 눈이 오면 설렌다. 아이든 어른이든. 하지만 눈이 오는 날 밖에서 놀게 되면 엄마는 여러 가지가 걱정이다. 그래서 밖에 나가 놀더라도 단단히 채비를 해서 아이와 함께 눈이 오는 것을 즐기고 싶다. 두꺼운 옷을 입고 문 밖을 나선다.

두 사람은 눈 내리는 소리만 들어도 기분이 좋은 하루다. 눈이 오는 풍경은 아름답기 그지없다. 이것만으로도 겨울이 주는 특별한 선물이다.

아이는 엄마와 함께 하루 종일 눈 내리는 곳을 충분히 즐긴다. 유치원도 가지 못하고, 장보러 가지 못하는 눈 오는 날이지만 엄마와 함께 한 하루가 되었다. 그것만으로도 아이와 엄마에게는 즐거운 시간이 된다. 이 모습은 마치 둘만이 있는 듯하지만 오히려 두 사람이 온전히 서로에게 집중하는 시간이다.

그림은 그 느낌은 충분히 전해준다. 아주 따뜻하게. 글없이 그림만 보아도 이야기를 만들어 낼 수 있을 만큼 그림이 정겹다.

아이에게, 엄마에게 겨울이 주는 선물은 눈 내리는 것이 아니었다. 이 눈이 그치면 두 사람을 만나러 올 아빠이다. 눈이 와서 엄마와 즐겁게 지낸 하루로 이야기를 끝낼 줄 알았던 그림책이었다. 무심히 넘긴 마지막 장, 아빠와의 만남을 기다리는 아이의 모습, 엄마의 모습이 끝까지 따스함을 전해주는 그림책이다.

산타클로스는 할머니

산타클로스는 할머니
사노 요코 지음, 이영미 옮김 / 어린이나무생각 / 2021년 11월

산타가 정말 있었으면 하는 바람은 아직도 가지고 있다. 그러니 산타에 대한 이야기, 크리스마스에 대한 이야기책, 그림책을 즐겨보기도 한다.

이 책은 우리가 가지고 있는 생각을 아주 경쾌하게 바꿔주는 그림책이다.

사노 요코의 책은 이전에 접한 적이 있다. 그의 그림책을 볼 때마다 재미를 흠뻑 느끼곤 했었다. 그러니 이번 책도 기대를 하게 된다.

이 책을 읽고 있으면 떠오르는 단어가, 도전, 용기, 의지, 끈기, 사랑 등이다. 이 글의 주인공인 할머니는 산타모집에 당당히 도전을 한다. 우리가 생각하는 할아버지만이 산타가 될 수 있다는 것에 도전장이다. 물론 그 사이에는 어려움이 있다. 하지만 산타클로스가 된 할머니이다. 이건 또 용기다. 이 모든 것은 어린이에 대한 사랑, 가족에 대한 사랑이 바탕이다.

이야기의 감동이야 물론 가지고 있다. 하지만 제일 강하게 와 닿은 것은 도전이며 용기다. 이건 개인적으로 너무 부러운 모습이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이런 말에는 더욱 서툴게 되어 있는데 할머니는 그렇지 않다. 당당하게 맞서는 의지가 있다. 기어이 해 내고야 마는 것은 어디서 나온 힘일까? 부럽기만 하다.

할머니가 산타클로스가 되어 하던 일은 무조건 선물만 나눠주는 것이 아니다. 그 아이가 꼭 필요한 것을 해결해주는 것도 선물에 포함이다.

산타클로스 할머니가 꼭 산타클로스가 되고 싶었던 이유가 무엇이었는지 우리는 이 그림책을 다 읽고도 기분 좋게 생각하게 된다.

그림책 모임 잘하는 법

그림책 모임 잘하는 법 - 함께할수록 깊고 따뜻해지는
박은미.신동주.오수민 지음 / 북바이북 / 2021년 10월

어릴 때에는 그림책을 잘 보지 않았다. 아니 거의 본 적이 없다. 이러 저러한 이유로 그림책을 보기 시작한 것은 훌쩍 자란 뒤부터였다. 어느 날 내게 다가온 그림책 한 권, 그것은 다른 사람에게는 아무렇지 않게 보여진다고 했다. 그런데 유독 내게만 그 그림책이 특별했다. 그래서 아직까지도 그 그림책은 끼고 있다. 낡을 때로 낡아서.

이번에 보게 된 이 책은 그런 이들이 모여 이야기를 하면 좋은 것들에 대해 말해주는 책이다. 세 명이 저자다. 보통 이런 경우 공동저자라고 한다. 그렇지만 세 명이 만난 책이기에 오히려 지루하지 않게 읽게 된다는 점이 좋다. 장점이다.

제목에서 그림책 모임 잘 하는 법이라고 하지만 꼭 그렇지만은 않다. 이야기의 시작은 모두 어떻게 그림책을 만났고, 어떻게 사연들을 나누는지에 대해서부터 말한다. 그리곤 그 책의 또 다른 면, 장점, 숨어 있는 의미에 대해서도 살펴보게 한다. 그러고 나서 자신들이 가지고 있는 책이야기 나누는 법에 대해 말해준다. 제법 꼼꼼하다. 아니 촘촘하게 그 방법을 설명한다.

그림책 모임을 할 때 힘들지 않도록 그곳에서 꼭 지켜야할 것들에 대해서도 말해준다. 모임의 교과서처럼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