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죽을지 몰라. 죽으면 어떡하지? 신이시여, 제 몸에서 시체 썩는 냄새가 나기 시작하면 어떻게 하죠? 홀로 죽음을 맞이하지 않으려면 과연 저는 무엇을 해야 할까요? 아무도 제 죽음을 모른다면 전 비참한 죽음을 맞이하고 말 겁니다. 불쌍한 몸, 불쌍한 내몸뚱이.

1. 동반자
마리암 마흐주바 - P20

빗물이 뽕잎을 천천히 씻어 내린다. 흰 개는 눈을 감고 그녀의 문밖에 앉아 있다. 추적추적 비는 내리고, 그녀는 빗속으로 연기를 내뿜는다.

1.동반자
마리암 마흐주바 - P22

옆방에서 큰소리가 들린다. 시어머니와 시누가 깔깔거리며 이야기를 나눈다. 무슨 대화를 하는지 궁금하다. 샤리파 sharith와 너자닌Nazanin이 어디 있는지는 신만이 아실 것이다. 임신 8개월이 된지금까지 나는 정기 검진조차 받지 못했다. 이번에는 아들일 것같지만 혹여 무슨 일이라도 생길까 봐 두렵다. 부드러운 목소리가들린다. 누구지? 셋째 딸 버스미나 Basmeena다. 버스미나는 날 위해 샐러드 접시를 준비한다. 고사리손이 너무 사랑스럽다.
시금치와 고기 요리는 쉽고 빠르게 마무리할 수 있다. 나는두 요리를 금세 마친다. 그런데 이 밥솥을 어떻게 혼자 들지 막막하다. 지난번 마카이Makai 아주머니는 쩔쩔매며 물 양동이를 드는 나를 보고 알아서 일을 도와주셨다. 지금 이 밥솥은 그 양동이보다 훨씬 크다.

2. 여덟 번째 딸
프리쉬타 가니 - P24

때마침 물라ulian(이슬람교 성직자)가 저녁 기도 시간을 알린다. 어쩌면 누가방에서 나와 밥솥 드는 것을 도와줄지 모른다. 사람들이 나오기전에 나는 금식을 멈출 생각이었다. 하지만 음식을 집어 먹기 직전에 큰시누가 들어와 다그친다. ‘잘하는 짓이다. 손님들은 도착하지도 않았는데 사흘 굶은 고양이처럼 냄비를 핥고 있네!"
한 입 겨우 밀어넣은 음식이 목구멍에 걸렸다. 겁에 질려 음식이 밑으로 내려가지 않는다. 나는 얼른 접시를 치운다. 더이상뭘 먹을 기분이 들지 않는다. 할 말은 많지만 나는 조용히 서서입을 닫는다. 친정어머니는 늘 시어머니에게 불손하게 굴지 말라고 하셨다. 내가 모든 걸 감내해야 한다는 뜻이다. 알았어요. 어머니 시누가 부엌에서 나가자 폭포처럼 눈물이 쏟아진다.
나는 큰 솥을 씻어 스토브 위에 올리고 불을 키운다. 내 삶이 꼭 솥 안에서 끓고 있는 물 같다. 행복은 수증기처럼 끓어 증발해 버리곤 한다. 쌀이 부드럽게 잘 익었다. 창밖을 내다봐도 솥을 내리도록 도와줄 사람은 보이지 않는다. 어쩔 수 없지. 내가 들면 된다. 아무 일도 생기지 않을 것이다.

2. 여덟 번째 딸
프리쉬타 가니 - P25

심장이 빠르게 뛴다. 이번에는 제발 아들이기를 바라고 또 바란다. 신이 이번에는 내 기도를 들어주셨겠지만, 또 딸이면 어떡하지. 내 삶은 지옥이 될 것이다. 심장이 점점 빠르게 뛴다. 내 기도가 이루어졌기를 이번에는 정말 아들을 낳고 싶다. 신이여, 도와주소서. 아들을 낳았다면 당신의 이름으로 가난한 자들에게베풀고 나누겠습니다. 당신의 이름으로 금식하고 성지순례도 하겠습니다. - P27

여자들이 부엌으로 들어온다. 누가 달려와 나를 일으켜 세우고는 한숨을 쉬며 중얼거린다. "불쌍한 사람 같으니, 이 여자 남편이 다른 여자와 결혼했잖아요." 누가 큰소리로 맞장구친다. "정말안됐지. 운이 안 좋았어. 이번이 여덟 번째인데, 또 딸이래." - P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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