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남자는 차를 가져갈 수 없자 분노가 치밀었어. 열쇠가 없었기 때문이야. 그리고 강도질이 실패했고 개새끼 취급을 받았고 놀림을 당했기 때문이지. 그래서 총을 쏘아대며 그 청년을 뒤쫓기 시작했어. 그런데 청년이 그 총알 하나에 맞고 말았어. 청년이 쓰러지자, 그 남자는 청년의 몸에 올라타더니 다시 총탄 및 발을 쏘아 확인 사살했어. 교통이 마비되고, 경적과 고함으로 혼란스러운 가운데 살인자는 유유히 사라졌어 인권을 너무나도 중시하는 주요 신문과 방송 매체들은 그를 살인 ‘용의자‘라고 부를 거야. 이것은 여기서, 그러니까 법과 헌법의 나라인 이 민주주의 국가에서는 형을 선고받기 전까지는 그 누구도 유죄가 아니며, 재판을 받지 않으면 형을 선고받지 않고, 체포되지 않으면 재판을 받지 않으며, 체포는 곧석방을 의미해. 콜롬비아의 법은 불처벌이 원칙이고, 범죄자이면서도 처벌받지 않은 첫 번째 인간은 바로 대통령이야. 모두 엉망진창으로 만들어 놓고 있을 거야. 어디에 있느냐고? 일본, 멕시코・・・・・ 멕시코에서 그는 특강을 하고 있어.
그 살인 용의자에 관해서는 단지 ‘용의자‘라는 말만이 산후안 거리의 공기 속에서 미묘하게 떠다니다가, 마침내 그런
‘용의‘는 자동차들의 스모그 속으로 사라져 버렸어. 아니면 수세기 전부터 문법 학자들의 땅이었던 이 나라에서 정확한 단어 선정에 집착하는 사람이라면, ‘추정‘이라는 말을 선호할 거야. - P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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