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기.호모 속인 호모 하빌리스나 호모 루돌펜시스(1972년 리처드 리키 팀이 케냐의 루돌프호수에서 발견한 170만~250만 년 전 초기인류)는 아직 살아있는 동물을 사냥할 정도로 진화가 이루어지지 못했기에 동물의 사체에서 골수와 뇌를 꺼내 먹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골수와 뇌에 함유된 풍부한 단백질과지방은 초기 호모속의 몸집을 키우고 뇌 용량을 늘이는 데 기여했을 것임에 틀림없다. 특히 동물성 지방에 다량 함유되어 있는 지방산인 DHA (탄소수 22개, 이중결합 6개의 오메가-3계열의 고도불포화지방산,
docosa hexaenoic acid)와 아라키돈산(탄소수 20개, 이중결합 4개의 고도불포화지방산, arachidonic acid)이 뇌의 크기뿐만 아니라 활성화에도 중요한 역할을 담당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호모속이 식물성 식품에서 동물성 식품으로 음식 자원을 변경한 초기에는 신체가 적응하기 쉽지 않았을 것이다. 1974년 리처드리키 팀에 의해 케냐의 쿠비포라에서 발굴된 인류 화석 KNM-ER1808은 이를 입증하는 흥미로운 증거이다. 170만 년 전 것으로 추정되는 이 화석에는 육식동물의 간을 지나치게 많이 먹어 생기는비타민 A 과다증을 앓을 때 나타나는 종양의 흔적이 있다. 이를 통해 이때의 호모 에렉투스의 식성이 동물성 식품에 크게 의존했음을 알 수 있다.
한편 이것은 당시의 호모속이 과잉의 동물성 지방과 단백질을 처리할 수 있을 만큼은 진화하지 못했음을 보여주는 증거이기도 하다.  - P39

호모 에렉투스에게는 150만 년 전부터 아포이 엡시론 4(APOE epsilon-4) 유전자가 나타나는데 이것은 아포지단백질(apolipoprotein)를 이용해 혈중의 지방과 단백질을 간으로 이동시켜 혈액 내 지방의 농도를 낮추는 데 관여한다. 결국 인체는 수십만 년에 걸쳐 유전적인 변화를 겪고 나서야 본격적으로 고기를 먹을 수있도록 적응된 것이다. 이런 과정을 거쳐 키가 170센티미터 정도로장대해지고 뇌 용량이 1,000시시로 커진 호모 에렉투스는 죽은 동물의 청소부에서 살아있는 동물을 잡아먹는 종으로 발전했다.
사냥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더 복잡한 전략이 필요하다. 우선 좋은 도구를 제작하는 기술을 갖춰야 하는데 그러려면 머리를 써야 한다. 도구 제작과 관련된 뇌 영역은 소뇌와 대뇌 피질 부위로사람은 이 면적이 유인원의 3배에 이른다. 호모 에렉투스는 다른유인원이나 오스트랄로피테쿠스가 결코 만들 수 없었던 날카로운 아슐리안 주먹도끼를 만들었다. 이 같은 도구의 제작과 사용은 사람의 진화에 큰 영향을 미쳤다. 또한 사냥의 성공을 위해서는 협력과 의사소통이 중요하다. 뇌의 영역 중 전두엽이 언어와 관련 있는데, 호모 에렉투스는 두개골에 전두엽인 브로카 영역이 있었다. 이를 보아 호모 에렉투스는 언어를 사용한 것으로 여겨지고, 언어 사용은 협동하여 사냥하는 데 매우 유리하게 작용했을 것이다.
뿐만 아니라 와시번과 랭카스터는 남자는 사냥을 하고 여자는 채집을 하는 초기 수렵채집인의 생활이 그 후 남녀의 역할을 결정하고 남성 우위의 사회를 만드는데 크게 관여하게 됐다고 주장한다. - P40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