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셔: ......
자신이 가르친 교훈을
스스로 따르기는 무척 힘들 거야.
이성은 열정을 제어하게 될 방도를 찾아내겠지만,
뜨거운 열정은 차디찬 계율을 뛰어넘는 법이지.
청춘은 마치 미친 토끼와 같아서,
둔한 절름발이 지혜가 쳐놓은 그물을 뛰어넘어 버리지.
하지만 이렇게 이론을 늘어놔 봤자남편을 고르는 덴 하나도 도움이 되지 않아.
아 ‘선택‘이라는 말!
내가 원하는 사람을 선택할 수도,
싫은 사람을 거절할 수도 없다니.
살아 있는 딸의 의지가 돌아가신 아버님의 유언에 매여 있다니.
너릿서, 내 처지가 정말 너무하지 않니?
내가 누굴 택할 수도 없고 거절할 수도 없으니 말이다.
너릿서: 아씨의 아버님은 참으로 덕이 많은 분이셨지요.
성인들은 임종의 자리에서 영감이 떠오른다고 합니다.
그러니 금, 은, 납으로 된 세 개의 상자 중에서
그분의 뜻이 담긴 상자를 고르는 사람이
아씨를 차지하게 되리라는 제비뽑기를 생각해내신 거죠.
분명히 아씨를 진정으로 사랑하는 분만이
올바른 상자를 고를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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