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사람에게 굿은 생활의 일부였다. 두이레 열나흘 보름달이 완성되는 동안 해야 끝나는 제주큰굿에서는 많은 본풀이가 구송된다. ‘본풀이‘는 ‘신의 본(本)을 푼다‘는 신의 이야기, 신화다. 제주큰굿은 많은 본풀이와 제주어를 심방의 구송을 통하여 들려주는 구비문학사전이다. - P4
제주신화는 주로 무속신앙을 통해서 전승되고 있다. 두 이레 열나흘 동안 이어지는 제주큰굿에서 신화가 구송된다. 신들의 이야기인 신화를 제주에서는 본풀이라고 하는데, 본풀이는 ‘신의 본(本)을 풀어낸다‘는 의미이다. 신의 탄생과 성장 과정, 혼인과 출산, 공을 세우고 좌정하기 등의 내용으로 되어 있다.
"신의 본(本)을 풀면 신나락 만나락하고, 생일(生人)의 본을 풀면 백년원수가 된다"는 말이 있다. 신의 내력담을 풀어내면 신의 영험함이 드러나면서 신명이 절로 나고, 산 사람에 대해 따지고 들면 험담으로 흘러가서 원수지간이 된다는 의미이다. 신들의 이야기인 본풀이를 읊는 것은 신을 칭송하여 신을 기쁘게함으로써 인간들을 지켜주고 하는 일이 잘 되도록 도와주기를바라는 마음이 담겨 있다.
제주에 전해지는 신화인 본풀이는 보통 당본풀이와 일반본풀이 그리고 조상본풀이로 구분한다. - P9
제주에 전해지는 신화인 본풀이는 보통 당본풀이와 일반본풀이 그리고 조상본풀이로 구분한다. 제주의 각 마을에는 신들이 좌정한 신당이 많게는 여섯, 일곱 개까지 존재하고 있는데,
마을의 성소인 신당에는 당신화, 즉 당본풀이가 전해지고 있다.
당신화는 내용이 짧은 것들이 대부분이지만 그 속에는 마을의 형성과 관련 있는 설촌 역사와 지역문화가 담겨 있어 선인들의 삶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자료가 되고 있다.
신들이 좌정해 있는 성소인 신당은 마을 근처 호젓한 숲에 자리하고 있는 것이 대부분이다. 당에 이르는 길인 당올레는 그윽하고 호젓한 분위기를 자아내며, 오랜 세월을 품고 있는 신목팽나무도 인상적이다. 그리고 사람들이 다녀간 역사가 지전물색에 담겨 있어 선인들의 삶과 문화가 오늘에 이어지고 있음을느끼게 한다. 이렇게 당과 올레는 제주의 아름다운 문화경관을 형성하고 있다.
일반본풀이는 제주신화의 핵심으로 열두 본풀이가 전해지고 있다. 천지창조에서부터 태어나고 성장하며 생산 활동을 하고 죽음에 이르는 등 사람들의 삶의 이야기가 열두본풀이 속에담겨 있다. 일반본풀이는 서사구조가 뚜렷하고, 사건전개가 흥미진진하며 그 속에 다양한 의미들을 담고 있어 제주신화의 핵심이라 할 수 있다. 그래서 일반본풀이를 대상으로 학술 연구가활발하게 진행되고 있으며, 문화단체나 예술가들이 연극이나뮤지컬, 그림 등으로 다양하게 표현하고 있다. - P10
조상본풀이는 조상을 신으로 받들어 조상신을 칭송하는 이야기이다. 제주 사람들은 유독 제사를 중시하고 조상을 위해 굿을 하는데, 이는 조상이 신적인 존재로 자손들을 지켜준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전해지는 조상본풀이 중에 대표적으로 와산마을에 전해지는 ‘고전적본풀이‘와 ‘양씨아미본풀이‘가 있다.
이 신화들은 셰익스피어의 ‘4대 비극‘ 못지않은 비극미를 담고있는 것이 특징이다. - P11
천지왕본풀이는 제주도에서 전해지고 있는 천지개벽신화이다. ‘천지개벽은 하늘과 땅이 열리는 것이다. ‘천지‘는 넓게는 ‘우주‘, 좁게는 ‘인간세상‘을 의미한다. 천지개벽신화는 우주가 열리고 신에 의해서 인간세상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담은 이야기라고 할 수 있다. - P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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