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의 힘을 합친 모스크바와 베이징이 자신들의  ‘절대적 주권‘을 강조하고 서방측이 제시하는 보편적 가치와 기준에 반기를 들고 나섰기 때문이다. 또한 양국은 국가 주도의 경제 정책을 지지하면서 이른바 미국의 주도적 위치와 ‘일방주의‘ 에도 대항하고 있다. 하지만 이 새로운 지정학적 결속에 있어 제일 중요한 건 역시 에너지 자원이다. 한때 마르크스(Marx)와 레닌의 공산주의 이념으로 뭉쳤던 두 나라는 이제 석유와 천연가스를 중심으로 다시 하나가 되었다.
- P196

1991년 소비에트 연방의 붕괴가 시작되고 2008년 금융위기가 전 세계를 덮치기 전까지만 해도, 세계 경제 질서를 관리하는 미국의 방식을 전 세계는 별다른 불만 없이 받아들였다. 그렇지만 2008년 금융위기의 대재앙은 다름 아닌 미국 경제의 심장부를, 아니 중국의 표현처럼 "자본주의 세계의 중심"을 강타하고 말았다. 국가 혹은 공산당 같은 정당이 경제 문제를 책임지는 ‘중국식 모형‘은 미국 방식에 대한 대안을 제시했다. 게다가 중국은 세계 경제가 2009년부터 위기를 벗어나 다시회복세에 접어들게 해준 핵심 동력이었고, 이제 더 이상 자신들이 따라야 할 모범으로 미국을 바라볼 필요를 느끼지 못했다. 중국의 관점에서 금융위기는 "미국과 중국의 관계에 있어 역사적인 분수령" 이었으며 이때를 기점으로 "미국은 중국을 동등한 존재로 바라보게 되었다.  - P201

금융위기 이후 중국의 한 전략 분석가는 『중국의 꿈: 미국 이후 시대의 강대국의 조건과 전략적 준비 ( 同时代的大同思惟)이라는 책을 펴냈다. 중국에서 큰 화제가 된 이 책은 미·중 양국의 대결은 이제 피할 수 없다는 주장을 담고 있었다.
이러한 변화는 세계 경제의 무게중심이 바뀌면서 더욱 가속화될 것이다. 중국은 산업혁명 시대에 영국이 했던 역할을 그대로 이어받았다.
바로 세계의 공장‘ 역할이다. 몇 가지 사례를 들어보자, 현재 중국은 세계 철강 생산량의 50퍼센트를 책임지는 최대 생산국이며 알루미늄과 컴퓨터, 반도체는 물론 전기자동차와 풍력 발전기 제작에 꼭 필요한 희토류 생산량 규모 역시 세계 최대다. 2011년에서 2013년까지의 3년간중국은 미국이 20세기의 100년 동안 소비했던 것보다 더 많은 시멘트를 소비했다. 또한 외환보유고도 충분해서 중국 인민은행의 국가외환관리국(国家外管理局)은 모두 3조 달러 규모의 외환을 보유하고 있으며 그중 3분의 1은 미국 정부가 발행한 국채다.
또한 중국 정부가 수출 중심에서 소비 중심으로 경제 변화를 모색함에 따라 중국은 빠르게 소비자들의 나라가 되어가고 있다. 2000년당시 중국에서는 190만 대, 미국에서는 1,730만 대의 자동차가 팔렸다. 그런데 2019년에는 그 숫자가 2,500만 대와 1,700만 대로 크게 역전되었다. 세계 경제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를 통해 분명하게 드러났다. 2002년 사스(Severe Acute RespiratorySyndrome, SARS), 즉 급성호흡기증후군이 유행했을 당시 전 세계GDP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4퍼센트에 불과했으나 2020년에는16퍼센트로 증가했다. 이는 중국이 자국의 경제력만으로 전 세계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정도의 규모다.
- P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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