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평등은 살고 있는 지리에 큰 영향을 받아 형성되며, 누가 이웃인지 여부가 우리의 건강, 교육, 소득 및 미래 직업을 예측하는 데 좋은 지표가 된다. 거주지는 늘 운명을 결정하는 데 중요한 영향력을 발휘한다. 같은 나라 안에서도 빈민가에 살다가 일자리와 기회가 많은 역동적인 도시로 이주했을 때, 이전보다 나은 삶을 살 수 있는 기회가 생긴다는 것은 오랜 경험에서 증명된 사실이다. 하지만 이제는 이조차 힘들어졌다. 집값이 폭등하면서, 몇몇 도시의 경우 거주지를 구하는 것이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비싸졌고, 인구 밀도도 높아졌으며, 대중교통비가 오르면서 장거리 통근의 장점 또한 사라져 버렸다. 결국 국가와 도시 내 지역별 차이가 점점 심해지면서, 불평등의 기준이 거주지가 되어버렸다.  ...... 오스트레일리아처럼, 중국도 부가 동부 해안지방에 집중되어 있다는 점,
브라질 남동부 지역이 북서부와 북동부 지역보다 잘 산다는 점, 그리고 이탈리아북부에 부가 집중되어 있다는 점 등이 잘 드러난다.
- P214

교육은 불평등을 극복할 수 있는 강력한 수단이다. 차후 언급하겠지만, 국가간, 국가 내 교육 수준에는 상당한 격차가 존재한다. 부유한 부모가 자녀에게 취학전에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할 가능성은 가난한 부모가 그렇게 할 가능성보다 5배 이상 높다. 초등 교육 때의 불평등은 향후 수년 뒤에도 영향을 미친다. 영국케임브리지대학과 옥스퍼드대학 학생 중 80퍼센트가 상위 2개 사회 계층 출신이다. 35 기회의 불평등은 심지어 더 심하다. 영국 성인 중 1퍼센트 미만이 옥스퍼드대학 또는 케임브리지대학 출신이지만, 영국 내 100개 남짓한 대학 중 이 두 대학에서만 총리, 원로 법관, 고위공무원 중 절반 이상을 배출했다. 54기회를 위한 공정한 경쟁의 장을 마련하는 것은 형평성 차원에서 더 공평할 뿐만 아니라, 개개인의 잠재력을 최대한 끌어낼 수 있는 기회를 가지기 위해 반드시필요하다. 이는 특정 개인뿐만 아니라 사회 전체에 도움이 된다. 이렇게 하지 못했을 때 따르게 될 대가는 위험할 정도로 분명하다. 관련 연구에서는 극심한 불평등은 경제 성장률 침체, 범죄율 증가, 질병 및 우울증을 포함한 사회, 경제적 문제의증가와 관련이 있다는 점을 강조한다. 불평등의 심화는 포퓰리즘과 경제 보호무역주의의 부상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으며, 이것은 추후에 다루기로 한다.
불평등의 감소가 필요한 윤리적 이유도 충분하다.  - P219

정부는 불평등을 극복하는 데 중추적인 역할을 한다. 불평등을 줄이는 것은 단순히 소득 증가나 경제 성장률 상승보다 훨씬 큰 범주의 문제이긴 하지만, 여전히 핵심적인 사안이다. 교육, 보건, 에너지, 인터넷 및 기타 서비스에 평등하게 접근 가능한 것과, 최저 기준을 보장하는 것은 똑같이 중요하다. 국가마다 불평등수준이 서로 상이하고, 나라별로 불평등이 감소한 분야가 다른 이유는 대부분 정부 정책 때문이다. 이는 불평등은 당연한 현상이 아니며, 현명한 정책을 통해 큰변화를 가져올 수 있음을 보여준다.
- P224

일반적으로 불평등이 심해질 경우, 도시의엘리트 계층과 정부를 향한 분노 또한 치솟기 마련이다. 
불평등이 사회 결속력을 느슨하게 만들었을 때 필연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이 바로 포퓰리즘과 국수주의의 부상이다. 영국의 브렉시트 투표,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 그리고 유럽 전역에 퍼진 포퓰리즘 정당과 반동단체 모두 독발직전인 불평등과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다.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주마 대통령(2009-2018년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 재임)과 보우소나루 Baler 대통령 (2018년 10월 브라질 대통령으로 선출) 당선도 이와 같은 맥락의 결과이다. 비극적인 사실은 이와 같이 대중의 인기에 영합한 지도자들이 시행하는 정책이 다수가 아닌 소수에게 혜택을 주어 불평등을 심화시키고 지속시킨다는 것이다. 희망이 있다면 포퓰리즘에 입각한 이 지도자들이 무능하고, 그래서 임기가 줄어들 수 있다는 것 정도이다.
허울뿐인 공약만으로는 불평등을 해소할 수 없다. 소위 말하는 아메리칸 드림은 아무리 가난하더라도 열심히 일하면 성공할 수 있다고 말한다. 하지만 이는 장밋빛 환상일 뿐이다. 한 사람의 지성, 교육, 혹은 직장에서의 근면성실함보다.
미래의 성공을 훨씬 분명히 예측하게 하는 요소는 바로 그 사람 부모의 재산이다. 역경을 이겨낸 놀라운 성공담은 축하받아 마땅하나, 사실 이는 극소수에 해당한다. 불평등을 극복하려면 근본 원인을 해결해야 하며, 빈곤층과 취약 계층이그들 앞에 놓인 터무니없이 높은 장애물을 넘어야 하도록 방치해서는 안 된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빈곤과 불평등이 전례 없이 심각해졌다. 불평등은 저 멀리 있는, 추상적인 위협이 아니다. 이는 현실이며 실질적인 위험이다. 인류와 지구의 행복을 우선시한다면, 반드시 불평등을 극복해야 한다.
- P226

기원전 3700년부터 서기2000년까지 진행된 도시화 
도시는 국민국가보다 훨씬 오래전부터 존재했다. 하지만 인류는 존재한 이래 대부분유목 생활을 하였고 도시에 정착하지 않았다. 영구 정착은 1만 년에서 1만 2,000년 전이 되어서야 처음 등장하기시작했다. 
- P126

도시 취약성 심화: 아프리카 도시의 90퍼센트이상은 취약하다.

급속히 성장하는 도시가 모두 같은 양상을 보이는 것은 결코 아니다. 부국과 빈국들 모두 마찬가지로 일부 도시는 후기 산업화 단계에 진입한 반면, 여전히 제조와 사양 산업이 중심인 도시도 있다. 민주국가에서 고군분투하는 도시가 있다면 독재주의속에서도 번성하는 도시도 있다.  인도의 수라트, 중국의 이같은 도시는 두 자릿수 경제 성장률을 구가하고 있지만 이라크의 모술과 소말리아 수도 모가디슈는 경제 성장의 최하위권에 머물러 있으며, 도움을 받아 겨우 연명하는 수준이다. 정치적 격변과 경제 불안으로 타격을 받은 도시에서는 지방 정부와 도시거주자의 결속을 책임지는 사회 계약도 전부 붕괴하고 있다. 왜 어떤 도시는 다른 도시에 비해 취약한 걸까? 코린트나 폼페이 같은 고대 도시는 살아남지 못했다. 이들 도시는 전쟁, 지진, 화산과 같은 대격변으로 인해 사라졌다. 아누라다푸라와 티칼처럼 인구 밀도가 낮은 도시의 경우 부실한 계획과 불운으로 인해 너무나 쉽게 자원이 고갈되고 말았다.  도시 취약성의 원인은 한 가지로 귀결되지 않는다. 높은 불평등과 빈곤 수준, 통제없이 늘어난 인구, 치솟는 실업률, 혼잡과 오염, 폭력 범죄, 자연재해 노출과 같은 다양한 스트레스 요인이 누적된 결과이다. 
도시 취약성은 불변 상태가 아니며 시간 경과에 따라 변동하지만 일부 위험 요인은 더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예를 들어, 인구가 매년 3퍼센트 이상 증가하는 도시에 심각한 소득 불평등이나타나고 치안 및 형사 사법이 결핍되면 그 도시는 다른 도시보다 더 취약한 경향이 있다. - P152

향후 가장 심각한 도시 안보와 개발 문제는 아프리카에서 발생할 것이다. 아프리카는 전 세계에서 가장 젊고 빠르게 성장하는 대륙이며 지구상 그 어느 곳과 비교해도 가장 빠르게 도시화되고 있다. 아프리카의 인구는 약 11억 명이고 2050년까지 2배 증가할 것이며 그중 80퍼센트는 도시와 도시의 슬럼에서 증가할 것이다. 1폭발적 속도로 진행되는 도시화와 급증하는 젊은 인구(이들은 대부분 제대로 된 직장을 구하지 못할 것이다)는 시한폭탄과 같다. 현재도 아프리카인구의 약 70퍼센트는 30세 미만이다. 아프리카 도시가 직면한 가장 큰 문제는 수많은 젊은 인구를 통해 경제력을 높이는 방법을 찾는 것이다. - P155

AI가 가난한 국가의 일자리를 위협한다

개발도상국에는 숙련된 노동력보다 저비용, 중간 단계 숙련도의 노동력이풍부하다. 개발도상국들은 저소득 국가에서 중소득, 나아가 고소득 국가로 발전하기 위해 이러한 풍부한 노동력을 활용해서 빈곤을 극복하고 성장한 국가들의 선례를 따를 토대를 마련했다. 한국, 싱가포르, 홍콩 대만은 빈곤을 극복하고 동아시아의 호랑이로 불렸고 이후 중국, 대만, 베트남이 발전을 이루었다. 우려되는 점은 숙련도가 낮은 반복적인 일자리가 이전에는 개발 사다리를 오를 수있게 했던 중간 단계 역할을 했는데, 지금은 이러한 일자리가 자동화 프로세스로 대체되면서 사라지고 있다는 점이다. 인구 챕터에서 언급한 것처럼 아프리카에서 향후 10년간 1억 명의 젊은 인구가 노동 시장에 편입될 것으로 추정된다.
AI와 로봇공학이 3D프린팅 등 다양한 새로운 기술과 결합하여 아프리카의 젊은 층은 양질의 일자리를 찾기가 더 어려워질 것으로 보인다. 자동화와 3D프린팅 등의 새로운 산업 기술로 소비자들은 옷과 신발, 처방약등의 제품을 맞춤형으로 주문하고 며칠 또는 몇 시간 내로 집으로 배송받을 수있게 되었다. 제조 설비를 상대적으로 저렴한 노동력을 제공했던 멀리 떨어진 곳에 두는 것이 비용상 장점이 줄어들고 있고, 고객 서비스를 고객과 가까운 곳에서 제공하는 것의 장점이 늘면서, 개발도상국에 생산을 아웃소싱하는 시대가 빠르게 저물고 있다. 보호무역주의 정치가 이를 더 가속화한다. 제조 시설을 다시자국 내로 가져오려는 선진국들의 수요가 그 어느 때보다 높은데, 물론 함께 들어오는 건 일자리가 아닌 자동화된, AI 기반의 로봇 프로세스이다. ‘미국 우선주의‘가 미국을 장악하고 있고, 중국과 유럽, 영국에서도 국수주의가 대두되고있다. 여기에 기술을 이용해 제조업을 고객과 가까운 곳에 두고 고객의 니즈를 빠르고 더 저렴하게 충족할 수 있게 되면 글로벌 공급망의 파편화가 정점에 치닫게 될 수도 있다. - P1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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