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지 버나스 쇼 (1856-1950)

정치와 사회에 관심이 깊었던 쇼는 사회주의가 자본주의 보다 우월하다는 신념을 극으로 썼을 뿐 아니라 증명하고자 했다. 그는 신랄하면서 재기 넘치는 재치로 자신의 도덕적 목적을 위장하면서 당시 사회조직의 비정함, 낭비,
무능력 같은 여러 맹점들을 폭로하였다. 쇼는 개혁논자의 비판적 사고를 널리 보급하는데 일익을 담당하면서 후세에 자신의 정치적 신념을 전했다. 그의 재치, 뛰어난 언어감각과 필력은 극이 단순한 선전극으로 전락하는 것을 막는데 결정적 역할을 하였다. 게다가, 쇼는 매우 재미있게 쓴 서문을 통해 자신의 생각을 피력하였다. 입센과 마찬가지로 쇼는 낭만적인 무대 관습이 현실을 외면한다고 생각했다. 그의 극 세계에서 우연적인 사건들과 짜 맞춘 줄거리, 파국,
낭만적 속임수들은 단지 어리석고 불합리한 것으로 그려진다. 쇼는 정통극이란 극작가가 "주인공의 열정이 단순히 결혼이나, 검시관의 조사를 받고, 처형되는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철학, 시, 예술, 치국책을 내다볼 열정을 지닌 인물로, 그리는 극이라고 정의하면서 정통극을 추구했다. 따라서 쇼 극의 주제는 등장인물의 내적 갈등, 등장인물들 간의 갈등 혹은 주인공과 그 시대의 종교풍습, 예법, 정치, 관습과의 투쟁을 다루는 것이다. 주인공들은 쇼만큼이나 재치 있고 세련되었으며 자신과 주위 상황을 또렷하고 냉철하게 이해하고 있다.
쇼는 자신의 극을 "문제극" [가벼운 극과 대비되는 진지한 극]이라 칭하면서 극의 가치를 그것의 사회적 유용성에서 찾았다. 쇼에게 있어, 셰익스피어는사회와 그 복잡한 구조를 잘 이해하면서도 시사적 사고를 덜 가지고 작품을 쓴 시인으로, 사회변혁을 부르짖으며 돌아다닌 이보다 덜 중요한 그런 작가이다. 쇼는 다음과 같은 말을 하였다. "한 여름 밤의 꿈이 갓 칠한 페인트럼 상쾌할 때, 『인형의 집』은 도랑에 괜 물처럼 밋밋할 것이다. 그러나 후자는 사회에 기여하는 바가 더 클 것이고, 최고의 천재에게는 그것으로도 충분하다."
쇼의 첫 공연작 『홀아비의 집 (1892)에서는 빈민가에 지주들이 존재하도록 내버려두는 사회 현실을 비판하는데, 매우 사실적이다. - P16

 쇼는 지금껏 논의의 관례가 없었던 항목을 지적하기 위해 극적 관습들을 사용하였던 것이다. 『피그말리온 (1913)은 계급 차별의 천박함을 보여준다. 음성학 교수인 헨리 히긴스는 말투와 행동방식, 현실 인식법을 바꿈으로써, 동부 런던 토박이인 꽃파는 소녀 엘리자 두리틀을 6개월 내에 숙녀로 변화시킨다. 자신이 만든 동상이 사람이 되어 그와 사랑에 빠지는 예술가의 이야기인 그리스 신화 ‘피그말리온‘을 배경으로 한 이 극은 전통적 기법을 사용하는 ‘로맨스‘ 이지만, 쇼의 여주인공은 남주인공과 결혼하지 않는 것이 당당하게 강조된다.
많은 사람들이 생각했던 것처럼 쇼가 무신론자였던 것은 아니지만, 그는 조직화된 기독교 체제와 교리를 거부했다. 대신 ‘생명력‘ 사상과 ‘창조적 진화‘
이론을 주장하는 니체 철학을 신봉했고, 이를 ‘돈 주앙‘의 현대판인 『인간과 초인』(1905)에서 그렸다. 쇼는 여성은 생명을 창조하므로 ‘생명력의 한 부분이라고 말했다. 남성 또한 ‘생명력‘의 일부이다. 자기 내부의 또 다른 동력인 지성이라는 능력에 이끌려 자신 보다 위대한 존재[초인]을, 또한 현세보다 더나은 세상을 창조하도록 되어있기 때문이다.
쇼는 몇몇 극에서 교회와 교회가 의미하는 모든 것에 도전하고 있다. 『악마의 제자』(1897)에서는 법적이고 사회적인 낭만이나 선지자뿐 아니라 종교에서 등을 돌린 사람을 옛 부족의 우상인 여호와의 청교도 폭정 아래서 진화한 존재로 묘사하고 있다. 하지만 시험을 받게 되었을 때, 그 사람은 자신의 본성과 삶의 대의 때문에 목사를 위해서 자신의 목숨을 기꺼이 내어놓는다. 『안드로클레스와 사자』(1913)에서 쇼는 다양한 종교 이야기를 극화하는데 있어 전통적인 기독교 순교극을 택했다. 이 극은 로마인들 [오늘날의 엄격한 시민]이 초기 기독교인들을 박해한 이유는 그들이 당시의 전통적 종교에 순응하지 않으면서 기존 사회의 기준을 따르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10년 후
,《성녀 조안》(1923)에서는 비국교도자와 국교도자의 입장을 둘 다 제시했다.
이 작품은 쇼의 최고의 몇 작품 중 하나로 꼽히는데 기존 종교의 권위를 뛰어넘는 인식을 가진 개인 조안과, 그런 조안을 위협적인 존재로 느껴 제거하려는 권력층간의 충돌을 그린다. - P18

이 극이 전율을 주는 이유는 조안이 선한 사람들에 의해 죽임을 당한다는 사실이다.
『성녀 조안』에는 이러한 종교, 사회적 주제 외에도 여성의 주제가 담겨있다. 경이로운 존재이며, 순교자이고 마침내는 성자가 되는 조안이란 인물은 강인한 여성상을 보여주는 것으로 쇼의 극에 자주 등장하는 전형적인 인물이다. 《워렌 부인의 직업》의 주인공 역시 강한 의지의 여성이다. 한낱 매춘부에서 이제 여러 채의 유곽을 소유하게된 그녀는 뉘우치지도 후회하지도 않는다.
그 직업을 유지하는 것만이 자립할 수 있고 자존심을 지킬 수 있는 유일한 방법임을 잘 알기 때문이다. 작가 역시 워렌 부인을 비난하지 않고 매춘이란 직업을 필요악으로 만든 사회제도를 질책한다. 또 다른 의지의 여성상은 잘 구성된 극 『캔디다』(1897)의 주제가 된다. 이 극은 중후한 남편의 뻔한 상식과 젊은 시인의 낭만주의 사이의 갈등에 초점을 두고 있다. 입센의 인형의 집과 비교해보면 노라와는 달리 캔디다는 인형은 아니다. 그녀는 자신의 결혼에관한 진실 즉, 남편 모렐이 예리한 인식의 소유자인 젊은 시인 마치뱅크스 보다 더 악하고 여러 면에서 더 낭만적이라는 사실을 처음부터 잘 알고 있는 것이다.
아무도 모른다(1899)에서 쇼는 매우 다른 방식의 결혼을 이야기한다.
전통에 얽매이지 않는 어머니와 보수적인 빅토리아 시대의 아버지는 여러 해떨어져 살다가, 자녀 양육권을 가지고 의견 충돌을 빚게 된다. 어머니의 근대적 사고 방식에 의해 외국에서 자란 아이들은 영국에 귀국한 뒤 어머니의 방식이 시대에 뒤떨어졌다는 사실을 깨닫게된다. 『부적절한 결혼』(1910)에는 리자 스체파노스카라는 또 다른 해방된 여성이 나온다. 리자는 비행기를 타고지붕을 박살내면서 까지 빅토리아 여왕 시대의 숨막힐 듯한 가족생활에 타격을 가해 보다가 결국에는 낭만적 혼란을 해결하고 가족들의 권태감을 덜어준다.
여성과 성, 결혼에 관한 쇼의 결정적인 대사는 『인간과 초인』(1905)에서 찾아볼 수 있다. "엄격한 생물학적 목적"이란 명령에 의해 여자들은 아이를 갖기 위해 남자를 추구한다는 철학을 유머를 더해가며 설명하면서도 쇼는 상당히 진지하다. - P18

극의 구조는 빅토리안 소극의 틀을 주축으로, 흔히 따로 공영되기도 하는 극중극 ‘지옥의 돈주앙‘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이 극중극에서 쇼는 생명력에 관한 자신의 사상을 충분히 피력한다. 주인공 존 태너가 천생배필인 앤 화이트필드에게 마침내 사로잡히고 말았을 때, 존은 창조의 도구라는 생물학적 운명은 받아들이지만 기쁨과 축하로 가득한 결혼이라는 낭만적 사고는 거부한다. 결혼은 해야하지만 그 목적은 오직 출산에 있고 결국 초인이 태어날 가능성을 품는 것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진화론적 사회주의를 신봉했던 단체 페이비언 협회의 멤버였던 쇼는 자신의 사회주의적 믿음을 투사하는 중요한 몇 작품을 남겼다. 『바바라 소령
(1905)에서 그는 백만장자 탄약 제조업자인 앤드류 언더셰프트를 통해 가난이 모든 범죄 중 가장 나쁜 것이라고 주장한다. 언더셰프트는 자신의 딸 바바라를 구세군 소령으로 만들지만, 바바라는 "눈에 배고픔의 허기가 절절한 사람을 향해 종교에 관한 이야기를 입 밖에 낼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의사의 딜레마 (1906)에서는 자유 방임의 상태에서 모든 직업은 자기 이익을 추구하는 음모가 된다는 사실을 검토한다. 주인공은 분명히 사악한 천재와 환자를 위해 최선을 다하는 가난하고 평범한 개업의 중 누구를 살려야 하는지 결정해야 한다. 주인공은 올바른 사람을 선택하지만 그 이유는 다른데 있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쇼는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실제 치료법을 제시한다. 바로 환자를 치료하도록 의사에게 돈을 지불하는 국민건강 보험이다. 쇼는 셰익스피어와 엘리자베스 여왕의 우연한 만남을 다룬 재치가 넘치는 1막극 『소네트의 다크 레이디』(1910)란 극에서 또 하나의 국가 기관, 바로 국립 극장을제안한다. 쇼는 사과수레 (1929)에서 의회 민주주의에 대한 자신의 비관론을펼쳐 보인다. 미래의 시점을 배경으로 한 환상극에서 대중의 이익에 가장 위험이 되는 것은 재벌로, ‘파괴 주식회사‘는 실제로 정부까지 좌지우지하는 것으로 그려진다.
첫 성공작 『무기와 인간 (1984)에서 쇼가 다룬 것은 전쟁이다.  - P19

낭만적인 군대극의 형식을 따랐지만 쇼는 그 낭만적 태도를 비난하고 전쟁의 외관과 매력에 사로잡힌 나머지 그 야만적 성격을 간과하는 것이 얼마나 쉬운가를 지적한다. 쇼는 애국심의 발로가 아닌 생계수단으로 직업 군인을 택한 한 스위스용병이 명예를 추구하는 과정에서의 군인의 어설픈 태도를 보여준다. 1890년대 영국 대중들에게 전쟁에서 낭만적인 요소를 제외한다는 것은 용기와 애국섬, 제국에의 신망이라는 존재 자체를 부인하는 것을 의미했다.
시저와 클레오파트라』(1898년작, 1906 공연)는 쇼가 당대 최고의 배우라.
여겼던 존스톤 포브스-로버트슨을 염두에 두고 썼던 극이다. 그 과정에서 쇼는 시저에 대한 셰익스피어의 생각을 반박한다. 쇼는 시저를 최고의 현자로 묘사하고 클레오파트라와의 관계를 대부분 교사로서의 관계로 그린다.
제 1차 세계대전은 쇼의 사고방식에 커다란 변화를 가져왔다. 전쟁의 충격으로 쇼는 『상심의 집.(1920)에서 절망이라는 새로운 고찰을 끌어낸다. 이 극은 체콥 풍의 방식으로 붕괴하기 직전의 부패한 사회를 그린다. 『무드셀라로돌아가다. (1922)는 인간의 비참한 상황에 대한 유일한 해결책은 창조적 진화이론에 있다는 결론을 담고 있다. 다시 말해 인간이 자신의 파괴적인 힘을 이겨내기에 충분히 강인하여 초인으로 진화하기만 한다면, 인간의 문제들이 해결되고 문명사회가 구원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5편으로 구성된 이 극은 창세기에서 신탁까지의 생물학적 역사의 과정을 다루고 있으며, 공연에도 수 시간이소요된다. 마지막 편에서 쇼는 주인공인 "장수자"들이 작가가 이상적 사회주의사회를 위해 필요하다고 생각한 몇몇 계획들이 현실화되어 있는 이상향의 세계에서, 순수한 사고의 존재가 되어 쇼 식으로 완벽한 상태에 도달하려고 시도하는 것을 보여준다. 쇼가 겪은 전후 환멸은 <너무 진실해서 선이 될 수 없는>(1932)에서 더 명확하게 그려진다. 전쟁의 충격으로 도둑이 된 성직자는할 말이 한마디도 남지 않을 때까지 계속 설교할 필요가 있다는 것을 깨닫는다.
버나드 쇼는 여러 주제들, 수많은 희극적 상황과 심각한 상황들, 끝도 없는 기발한 생각들을 다루었다. 그 대부분은 니체에게서 영향을 받은 것이었다.
- P20

쇼는 반세기가 넘는 세월 동안 사회에서 귀찮아하는 것들을 재치와 매력과 그리고 시야가 넓은 천재의 통찰력 있는 시선으로 묘사했다. "나는 어떤 영웅적 모험도 하지 않았다. 사건이 내게 찾아온 것이 아니라 그 반대로 내가 그 사건에 다가갔고 내 모든 경험들은 책과 연극 안에 남아있다. 읽어보거나 관람해 보아라. 내 모든 이야기를 알 수 있을 것이다."
- P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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