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0년대 스페인 극문학은 시와 소설의 혁신적 분위기에 크게 영향을 받아 세찬 변화를 보이기 시작한다. 즉 다양한 형태의 극문학 가운데서 새로운 개념이 나타나는데, 도피와 거짓된 이상화를 지양하고 사실주의적 성격을 지향하고자 하는 특징이 바로 그것이다. 이러한 형태의 희곡을 대표하는 극작가가 바로 안토니오 부에로 바예호로서, 그는 주로 미래에 대한 막연한 믿음의 바닥에 깔린 불안감을 작품으로 형상화한다.
- P181

그의 작품은 여러 가지 특징을 갖고 있다. 첫째, 부에로 바예호의 가장 큰 관심은 인간과 그들의 비극적 삶이다. 작가에게 비극은 인간 본질을 알아내는 방법의 하나이고, 그는 이를 위해 모든 관심을 쏟아 붓는다. 이는 스페인 문학에 한 획을 그은 98세대 작가 우나무노의 영향과 무관하지 않다. 비극적 삶이란 원조적으로 한계를 지닌 인간이 그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끊임없이 투쟁하며 살아야 함을 의미한다. 다시 말해 부에로 바예호는 작품들을 통해 자아 실현, 자유에 대한 열망, 사랑, 그리고 내면의 갈등 등을 보여줌으로써 삶의 진정한 의미를 깨닫게 하고자 한다. 인간은 혼자 살 수 없는 결속된 존재이며, 근본적으로 한계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자신이 속해 있는 사회와 부딪칠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그의 모든 작품에서 보여주고 있다.
둘째, 부에로 바예호는 주로 상징을 통해 독자와 관객들에게 본인의 의도를 전달하고자 한다. 그가 가장 즐겨 쓰는 상징들은 신체 장애인과 빛과 어둠의 대립이다. 신체 장애인들은 인간의 한계를 보여주고자 하는 의도에서, 빛은 희망과 진실을 찾으려고 하는 사람들이나 그들의 행동을, 어둠은 잘못된 것을 알면서도 이를 무시하고 발전 없는 편안한 삶에 안주하려는 자들을 상징한다. 그의작품에 등장하는 대부분의 장애인들은 자신의 꿈을 실현시키거나 사회의 변화를 이끌어 내는데 실패하지만, 다른 주위 사람들에게 그들의 끔을 실현시킬 수 있도록 희망을 준다.
......
셋째 그는 작품의 결론을 확실하게 내리지 않는다. 독자와 관객에게 결론을 맡김으로써 그들이 다시 한번 상황을 짚어보고 생각하게 하여 그의 의도를 정확히 파악하도록 한다. - P1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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