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팬지는 어디까지나 침팬지이다. 하지만 유전자 수준에서 보자면 침팬지는 우리와 98.7퍼센트의 유전자를 공유하기 때문에 고릴라나 오랑우탄보다 우리와 훨씬 더 가깝다. 이런 이유로 침팬지를 사람과 같이 묶어서 호미닌hominin 이라는 분류군에 집어넣기도 한다.
어떻게 침팬지가 고릴라나 오랑우탄이 아닌 우리와 더 가까울 수 있을까? 동물원의 유인원사에서는 오랑우탄이나 고릴라의 바로 옆방을 쓰는입장인데도, 침팬지는 우리와 더 가까운 존재이다. 이건 어쩌면 침팬지 입장에서도 이해되지 않을 일인지 모른다. 그렇다면 어떤 특징이 사람을 사람이게 하고, 침팬지를 침팬지이게 하는 건가? 또 고릴라를 고릴라답게,
오랑우탄을 오랑우탄답게 하는 건 무엇일까?
- P16

예를 들면 20년쯤 전의 이 분야 교과서에는 지금 알려진 것과 상당히 다른 내용들이 많다. 대표적으로 그 시절 교과서에는 인류의 조상이 350만년 전 무렵에 처음 등장했다고 쓰여 있다. 하지만 오늘날에는 그 두배가까이 시간을 거슬러 올라간다. 즉 700만 년 전에서 600만 년 전에 살았던것으로 추정되는 사헬란트로푸스 차덴시스saholanthropes thaless 화석이 2001년에 발견되었기 때문에 지금은 이 종이 인류 족보의 첫 장 첫 줄에쓰여 있다.
사헬란트로푸스 차덴시스는 가끔 두발로 걷기도 했지만 주로 네발로걸었던 것으로 보이고, 뇌 용량은 침팬지와 비슷한 수준으로 오렌지 크기만 하다. 이들은 우리 종이 침팬지 계보와 갈라진 후 인류로서의 변화를 보이는 첫번째 종이다. 따라서 지금까지 발견된 종들 중에서는 인류계보에서 가장 오래된 조상임에 분명하다. - P17

이렇게 보자면 호모 사피엔스가 매우 명료하게 정의되지만 우리의 등장과 진화과정은 여전히 모호한 부분이 많다.
또 우리 호모 사피엔스는 지구상에 등장했던 첫 순간부터 사람이라 불리는 유일한 종이었을까? 현재는 우리 종만 남았지만 처음부터 그랬던 것은 아니다. 지금까지 밝혀진 바에 따르면, 어떤 인류도 지구상에 한 종만 존재한 적은 없었던 것 같다.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는 일명 ‘루시‘, 즉 오스트랄로피테쿠스 아파렌시스 Australopitbecus afareisis 도 여러 종들과 공존했다.
호모 사피엔스가 나타나기 이전에는 이미 여러 종류의 사람이 있었다.
즉 현대 호모 사피엔스modern Homo sapiens가 등장하기 이전에 옛 호모 사피엔스archaic Homo sapiens라고 분류되는 사람 속에 속하는 종들이 있었다.
- P19

네안데르탈인은 약 13만 년 전부터 3만 년 전 무렵까지 주로 유럽과 서남아시아 일대에 퍼져 살았다. 화석은 주로 독일과 벨기에, 스페인, 이탈리아, 프랑스 등지에서 많이 발견되었지만 근동과 중동 지역, 중앙아시아까지 그들이 살았던 흔적이 확인된다. 또 화석들이 대부분 동굴에서 발견되었기 때문에 주로 동굴을 근거지로 삼고 살았던 것으로 보인다. 몇 번의 빙하기를 거쳐 살았던 네안데르탈인에게 동굴보다 더 바람직한 주거환경은 없었던 것 같다. 네안데르탈인에서 시작된 동굴 속의 원시인에 대한 이미지 때문에 옛 인류들은 대부분 동굴 속에서 살았을 것처럼 생각되지만 반드시 그렇지는 않다.
우리 호모 사피엔스는 동굴 속에서도 살았지만 시야가 확 트인 동굴 밖에 집을 짓고 살기도 했다. 동굴이냐 동굴 밖이냐가 중요한 건 아니었던것 같다. 중요한 건 이들 모두 뒤로는 병풍 같은 산이, 앞으로는 시원하게 강이나 평원을 바라볼 수 있는 곳에 자리 잡고 살았다는 사실이 다. - P25


안데르탈인이 가진 특징은 새롭고 놀랍다. 그것은 네안데르탈인 이전에 존재했던 호모 속에 속하는 종들, 즉 호모 하빌리스 Homo babillis 나 호모 에렉투스Homo erectus에게서 물려받았다고 보기 어려운 특징들이 네안데르탈인에게서 발견되기 때문이다.  - P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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