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리카가 많은 사람들 가운데 평범한 한 사람이 아닌 유일하고하나뿐인 존재가 되어야 한다고 어머니는 역설한다. 이 계획은 언제나 어머니 머릿속에 들어 있다. 에리카도 요즘에는 스스로 자신이 개성 있는 인간이라고 말하고 있다. 자신은 아무것에도 또 어느 누구에게도 종속될 수 없다고 말하는 것이다. 그녀는 어디에든 소속되기가 어려운 존재다. 에리카 같은 사람은 오직 한 번만 존재하고 또 다시는 있어서는 안 되는 것이다. 세상에 무언가 도저히 대체될 수 없는 존재가 있다면 그것은 바로 에리카라고 사람들은 말한다. 그녀를 질색하게 하는 것은 온갖 형태의 획일화, 이를테면 개성을 전혀 고려하지 않는 획일적인 학제 개편 따위다. 비록 다른 사람들이 에리카와 똑같은생각을 가졌다고 주장한다 하더라도 에리카는 다른 사람들과 동일시 될 수는 없다. 그녀는 즉시 눈에 뛸 것이다. 에리카는 바로 에리카 자체이며 지금 그대로의 모습이고 더이상 아무것도 변화시킬 수는 없다. 어머니는 안 보이는 곳에서 딸이 나쁜 영향을 받을까봐, 무엇보다도 한 남자가 에리카를 지금과는 다른 인간으로 변형시킬까봐 노심초사한다. 에리카는 모순덩어리이긴 하지만 개성을 가진 존재이기 때문이다. 그녀 내부에 있는 모순들도 그녀를 대중화에 단호히 저항하도록 만든다. 에리카는 강한 성격을 가진 인물로 자신의 학생들인 대중에 정말 혼자서 맞서고 있는 것이다. 대중에 홀로 맞서 그녀는 예술이라는 기선의 핸들을 움직이고 있다. 다른 사람들과 한데 묶는 일은 에게 결코 정당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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