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에 대해 잘 알 만큼 오래 살지 않았다는 생각도 했다.이제는 남편이 상대와 화제에 따라 다르게 행동하는 사람이라는 걸 받아들여야 할 것이다. 나 자신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50년 가까이 살아왔지만, 나를 툭 치고 가는 임시교사에게 분노를 느끼는 인간이 될 줄 몰랐다.
언젠가 남편이 보낸 문자메시지를 본 적 있다. 남편이 마당의 잡초를 거칠게 뽑아대는 동안 휴대전화는 거실에무심히 놓여 있었다. 오래전 것은 지워졌고 최근에 보낸 문자메시지가 몇 개 남아 있었다. 천박하고 속된 욕설로 가득 찬 문자였다. 나는 여러 번 그 문자를 읽었다. 남편은 임시교사에게 겁을 주고 싶었던 모양이고, 나는 겁을 먹었다.
나는 결코 남편에게 임시교사 얘기를 꺼내지 않는다. 하지만 남편은 알아차린 것 같다. 어딘가 달라진 나를 빤히 쳐다보는 시간이 늘었다. 

....잔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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