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은 활기를 띠었다. 오랜만에 이수와 함께한 식사 자리에서 세상에는 어디에나 잘못을 함께 고쳐나가려는 사람이 있기 마련이라고 얘기하기도 했다. 남편 맞은편에 앉은 이수는 어떤 반응도 보이지 않고 시선을 돌리지도 않고,
밥만 욱여넣었다. 남편은 언제나 이수에게 교훈을 주고 싶어 했다. 하지만 이수는 스스로 배웠다. 자기가 본 것과 들은 것을 생각하고 의미를 헤아리고 판단할 줄 알았다이수를 어리다 여겼고 나이보다 어린 줄 알았지만, 아니다.
남편은 대꾸 없는 이수를 서운한 듯 쳐다보지만 더 말을 잇지는 않았다. 그는 앞으로 이수에게 "아무 일도 아니야"라고 말하지 못할 것이다. 이수가 얼마 전 제발 그렇게 말하지 말라고 부탁해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