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보급판 문고본) - 교육과학기술부 산하 사단법인 한국교육지원회 선정 아침독서 10분 운동 필독서
루이스 캐럴 지음, 강미경 옮김 / 느낌이있는책 / 2008년 4월
평점 :
절판


생각보다 많은 종류의 미니북들이 있어서
뭘 골라야 할지 망설이고 있었는데 진열대 아래쪽 구석에 꽂혀 있던 이 책이 눈에 확 들어왔다. 

최근, 문학잡지를 통해 알게된 '황정은'이라는 작가에게 관심이 좀 갔었는데 그 작가가 가장 영향을 많이 받은게 바로 이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라고 했던게 생각났기 때문이다.

분명히 어릴때 TV만화로도 봤고 책도 읽었었는데
이상하게 전체 내용이 뭐였는지 생각이 안 나는거다.
생각나는 거라곤
시계를 보면서 항상 급하게 달려가는 토끼와 
트럼프 병정들, 라켓볼인가? 크로켓인가?를 즐기는 여왕과
스르르 나타났다 스르르 없어지는 웃는 얼굴의 고양이 정도가 다였다.
그것들간의 상관관계에 대해서는 전혀 생각이 나지 않았다.
내용이 궁금했다. 

그런데 막상 읽어보니...
사실 에피소드간, 캐릭터들간 상관관계는 애초에 존재하지 않는거였다. ^^;;
모든일이 갑자기 일어나고 모든 일은 상식을 벗어나 있었다.
반쯤 읽을때까지는 이야기가 너무 터무니가 없어서 사실 좀 황당했다.
오가는 대화 중에는 평범한게 없었다.
(동물과 사람이 나누는 대화니까 평범하지 않은게 어쩌면 당연한거겠지만^^;;)

평범...독특... 이런걸 떠나서 자연스러운 대화가 없었다ㅡㅡ;
그래서 뭔가 뚝뚝 끊기는 느낌이여서
'어릴땐 이게 왜 재밌다고 생각했지?'하는 느낌 뿐이였다. 

그런데 ...
절반을 넘어가면서는 이게 은근히 중독인거다.
적응했다 싶으니 이야기는 어느새 끝나 있었다;
이걸 보고 황정은의 단편 이야기들을 떠올려보니...
황정은 이야기는 특이한게 아니였다는... ^^;;
물론 그 상황을 표현해 내는 능력은
한국어의 느낌을 잘 살린 그녀가 더 탁월하게 느껴졌지만.
(번역본을 볼때는 언제나 뭔가 덜 읽은듯해...;;)

이제 막 그 패턴에 적응하고 호기심을 느꼈는데 이야기가 끝나서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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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도 편지하지 않다 - 제14회 문학동네작가상 수상작
장은진 지음 / 문학동네 / 2009년 9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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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봄.
뭔가 새로운 마음으로 문학잡지를 받아보기로 하고 나름 고르고 골라 문학동네라는 문학잡지 1년 구독을 끊었다. 계절별로 나오는 계간지라 1년구독이래봤자 4권이지만 사실 한권 읽기가 만만치 않았다. 

특히 나는 작가의 문체에 예민한 편인데 문학잡지라는 거에는 내가 좋아하지 않는 문체를 늘어놓는 작가의 글들도 실려있기 때문에. 작가들 인터뷰랑 마음에 드는 몇가지 글만 읽고 쌓아두었는데
어느 날 날아든 '비매품'이라고 찍힌 소설책 하나. 

문학동네에서 주최하는 신춘문예에 당선된 작가의 소설이였다.
젊은 작가들에 대한 왠지모를 편견이랄까?
어쩐지 글을 읽으면 잔뜩 시크만 하거나 잘난척 투성이일거라고 생각했는데
왠걸...

막상 읽어보니 담백했다.
화려한 수식어 없이도, 간결한 문장만으로도 뜻을 뚝딱뚝딱 잘 전달하고 있었다.
노래로 치면... 김연우 노래 같은?
너무 재밌지는 않았지만 지루하지도 않았다.
그렇다고 '별로'라거나 '그저그렇다'고도 할수 없는...

이 책을 다 읽고 나서는,
당연히...
편지가 쓰고 싶어졌다. 


 

 

- 내가 숫자를 좋아하는 건 숫자는 적어도 거짓말을 하지 않기 때문이다. 명확하고 확실한 대답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 성장과 변화의 과정 없이 초반부터 과속으로 치고 나간 자들은 결국에는 불행해지고 간혹은 재기가 불가능할 정도로 주저앉게 되기도 한다. 가불받은 월급처럼. 그들은 단지 자신의 행복을 남들보다 앞당겨 써버린 자들에 불과할지도 모른다.

각자에게 할당된 행복의 양이 정해져 있고 그 행복을 자신의 의지대로 배치할 수 있는거라면 그 행복은 앞에 놓는게 좋을까 뒤에 놓는게 좋을까. 나라면 뒤에 배치하겠다고 누군가에게 말하고 싶다.

 

- 그 후 나는 생의 모든 일은 하루 사이에 일어난다는 걸 알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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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마의 사전 (보급판 문고본) - 기지와 해학 위트의 백과사전
앰브로스 비어스 지음, 정시연 옮김 / 이른아침 / 2008년 4월
품절


- 게으름(laziness)
신분이 낮은 자가 자기 처지에 걸맞지 않게 침착한.

- 감사하는 마음(gratitude)
받은 은혜와 기대하는 은혜의 중간에 위치한 마음

- 무모한(foolhardy)
용기 있는 짓을 한 것까지는 좋았는데 재수가 없는.

- 언어학자
다른 나라 말에는 정통하지만 자기 나라 말의 구사에는 신통찮은 사람


- 영사(consul)
국민으로부터 아무런 공직을 부여받지 못하고 대신에 모국을 떠난다는 조건으로 정부로부터 관직을 받은 자

- 지인
돈을 빌릴 정도의 안면은 있어도 이쪽에서 꿔줄 정도는 아닌 사람. 상대방이 가난하고 하찮을 때는 고작 얼굴이나 아는 정도라고 말하고, 돈푼이나 있고 유명할 때는 절친하다고 말하게 되는 우정의 정도.

- 질병
조물주가 기부한 의과대학의 기금

- 충고
친구를 잃는 방법에는 여러가지가 있으나 그중에서도 특히 미련한 자가 선택하는 방법

-0쪽

- 온정
우쭐한 기분을 당장 누리고 싶은 자의 태도에서 나타나는 특유의 간지러운 행동

- 가능한 (possible)
매사에 참을성과 돈만 있으면.

- 감동 (emotion)
심장의 피가 머리로 올라오는 것이 원인이 되어 생기는 육체를 소모시키는 병. 때로는 눈에서 염화나트륨 용액을 부단히 방출하는 증세를 수반하기도 한다.

- 감탄(admiration)
타인이 자기와 닮은 점을 예의바르게 인정하는 것.

- 거절(refusal)
정말로 바라고 있는 것을 거부하는 것.

- 경멸(contempt)
함부로 대항하기에는 만만찮은 강적에 대하여 신중한 사람이 품는 감정

-0쪽

- 계획(plan)
뜻밖의 결과를 달성하기 위하여 최선의 방안을 놓고 애태우는 것.

- 기회(opportunity)
'실망'을 잡으려면 이것이 그 찬스

- 대포(connon)
국경선을 수정하는 데 쓰이는 도구

- 상담하다(consult)
이미 스스로 결심한 방침에 대해 타인의 동의를 구하다.

- 아마추어(amateur)
취미와 수완을 착각하고 자신의 야심을 능력과 혼돈하는 공해인간

- 아침(morning)
밤의 종말이며 우울의 시작. 아침을 발견한 이는 칼데아의 한 천문학자로, 별을 관찰하는 중에 무엇인가가 자꾸 방해하므로 그 원인을 규명해 보니 바로 아침이란것이었다. 수세기에 걸친 과학자들의 논쟁 끝에 아침은 문제의 주된 방해 원인이며, 끊임없이 반복되는 자연현상이라고 일반에게 알려져 있다.

- 열광
젊은이들이 걸리기 쉬운 병. 경험이라는 연고를 바르면서 후회라는 내복약을 조금씩 복용하면 낫는다.

-0쪽

- 외교
조국을 위하여 거짓말 하는 재주와 임무

- 위안
자기보다 유능한 자가 실은 자기보다 불행하다는 것을 아는 것

- 의사
병으로 번창하고 건강으로 죽는 신사

- 재고하다 (reconsider)
이미 내린 결정에 대한 변명거리를 찾다.

- 정치
주의, 주장이라는 미명에 정체를 감추고 있는 이해관계의 충돌. 사리(私利)를 위해 공리(公利)를 운영하는 것

- 평화
국제 관계에 있어서 전쟁과 전쟁 사이에 존재하는 속임수의 기간

- 회사
개인적인 책임을 지지 않고 제각기 자기의 이익을 얻을 수 있도록 교묘하게 꾸며진 조직체

- 회상하다
있지도 않았던 것까지 덧붙여 생각해 내다.
-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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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페포포 레인보우
심승현 지음 / 예담 / 2009년 10월
평점 :
품절



파페포포 시리즈를 3번째까지 읽으면서
3번째는 1,2편만 못하다 싶어 이번 거에는 크게 기대를 하지 않았었다. 

하지만 막상 읽어보니...
파페포포를 처음 읽을 때처럼 마음이 짠하면서도 공감되는 것들이 굉장히 많았다.
이 작가도 아마, 이 시리즈를 쓸때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고 하면서 인생에 변화가 있었는지, 지금의 시점에서 읽으니 공감 백배였다. 

거짓말처럼 내 마음을 잘 표현한 것들도 많았고 위로가 되는 것도 많았고
가슴 아픈 사실들도 많았고....
어떤 부분에서는
슬픈 내용은 아닌데도 심하게 공감한 나머지 눈물이 뚝뚝...
그런 섬세한 공감들이 어쩐지 내 마음을 보듬어주는것 같았다. 
 

사랑은 거울이다.
서로를 있는 그대로 비추기에
거울 앞에 설 때는 일부러라도 웃어야 한다.
사랑하는 사람을 행복하게 해주고 싶다면
우선 내가 행복해야 한다.
사랑하는 사람을 따뜻하게 해주고 싶다면
우선 내가 따뜻해야 한다. 

드라마에서 이런 대사가 나왔다.
"나는 이제껏 살아오면서 한번도 외로워 본 적이 없는데, 당신을 만나고 나서 처음으로 외로움을 느꼈어요." 
누군가를 사랑하게 되면 더 외로워지는 모순,
그건 바로 사람이기 때문이다.
적당한 거기를 유지해야 오래 가까울 수 있는 이유,
인간은 원래 혼자이기 때문이다.
사람과 사람 사이에는
언제나 바람이 오고갈 만큼의 거리가 필요하다. 
누구나 결국엔 혼자라는 사실을 받아들일 때,
외로움이 슬퍼할 일만은 아니라는 사실을 인정하게 된다.
그때서야 비로소 우리는 오랜 동행을 꿈꾸게 된다.

"너를 사랑한다"고 말하면서 난 나를 바라보았다.
혹시 나를 위해 누군가를 사랑하는 걸까?

아프리카의 어느 건조한 사막에는  일 년에 한두 번만 비가 내린다.
비가 내리자마자 식물들은 곧바로 싹을 틔우고 재빨리 꽃을 피운다.
그리고 정말 짧은 기간 동안 씨를 내려 다음 비가 올 때까지 뜨거운 사막에서 참고 견뎌 내며
삶을 이어 간다.
기회는 그것을 기대하고 인내하는 사람에게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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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곱시 삼십이분 코끼리열차
황정은 지음 / 문학동네 / 200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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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문학잡지에서 우연히 신춘문예에 당선된 신인작가
황정은의 인터뷰를 읽게 되었다.
그리고 그녀의 단편 단락들을 조금 읽어보고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이번에 읽게 되었다. 

책 표지 날개에 있는 작가의 사진과 문체는 매우 일치하는 편이다.
76년생 치고는 어려보였지만 만만치 않은 내공이 압축되어 있는 듯한 눈빛...
나랑 세살 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데 어떻게 저런 글들을 쓸수가 있지 신기했다. 

가장 기억에 남는건
모자로 변하는 아버지와 같이 사는 세남매의 이야기인 '모자'와
어느 날부턴가 점점 오뚝이로 변해가는 아내와 남편의 이야기인 '오뚝이와 지빠귀'
그리고 인간 이외의 말하는 생물인 '곡도'에 대한 이야기인 '곡도와 살고 있다'
이 세가지.

이건... 뭐랄까... 환타지 다큐 같다고나 할까;;

아버지가 갑자기 모자로 자꾸 변해서 이사를 다니고, 이웃의 항의를 받게 되는 세 남매는, 아버지가 모자로 변한다는 사실 자체를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마치 일상에서 우리가 '두통이 가끔 있는데...' 하는 정도로 받아들이는...
세 남매 뿐만이 아니라 이웃들 역시 모자로 변하는 것 자체를 이상하게 생각하지는 않는다. 다만 그 사실이 아이들에게 교육상 좋지 않다고 항의 할 뿐.
아버지가 모자로 변한다는 사실 자체를 모두들 그냥 현실로 받아들이는 것이다.

오뚝이와 지빠귀에서도 아내가 점점 오뚝이가 되어 가는걸 남편은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그들의 친척들도 병문안을 와서 보고 간다. 애를 낳으면 다시 돌아오기도 한다는 이야기를 하며...

곡도와 살고 있다에서도 말하는 생물에 대해 놀라지 않는다.
아래층 여자가 기르는 곡도는 원숭이 모양을 하고 있는데
기분이 안 좋을 때마다 자꾸 작아져서 마침내는 콩만해졌다.
아래층 여자는 그 콩만한 곡도가 자기의 코나 귀나 입 등을 통해 인체로 들어갈 것을 염려한다.
고양이를 닮은 곡도와 살고 있는 주인공은
곡도에게 매일 이야기를 해야한다. 이야기가 재미 없으면 곡도로부터 냉소적 반응을 얻게 되어 스트레스를 받곤 한다.
애완 생물체와 그를 기르는 인간들이 뭔가 주객이 전도된 느낌이랄까. 

최근에 본 책들 중에 가장 특이한 책이였다.
마음에 들면서도 ... 우중충함을 너무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거에 대해 작가 자신이 걱정되기도 한다.
어쨌든 글은, 자기 내면에 있는 생각들을 표현한 거니깐 작가도 그런 고립되면서도 우중충한 생각들을 우중충하다고 느끼지 않으며, 당연하게 받아들이며 지내고 있다는게...

혹시나 해서 작가의 싸이를 찾아봤지만 역시 없다.
딱 봐도 ... 그런걸 할 것 같지는 않아보였지만.

우중충하긴 했지만 그 상상력만큼은 대단한 것 같다.
어떻게 저런 생각을 했지 하는게 한둘이 아니였다.
해리포터 이후 가장 상상력에 놀란 책이랄까.
파피용도 대단한 상상력이지만 그건 뭔가 그럴듯하고 가능한 듯한 상상력이라면
이건 뜬금없고 너무 엉뚱해서 연관조차 지을수 없는 그런 기발함...
 

* 왜 동물원에 오자고 했어. 나는 물었다.
평범하니까. 인간답고.
무슨 말인지 모르겠어.
동물원은 가장 인간적인 영역이잖아.
그런가.
우리를 만들어서 동물들을 넣어두고 관람료를 받는 일 같은 것을 인간 외에 어떤 동물이 생각해내겠어. 동물을 관리하는 인간이 있고 동물을 관람하는 인간이 있고 동물을 관람하는 인간들을 관리하는 인간이 있고 그런 인간들에게 통제되고 영향받는 소수의 동물들이 있는 곳. 압도적인 인간의 영역, 그게 동물원이야. 동물원의 동물들이 어딘지 사람의 얼굴을 하고 있는 것은 그 때문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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