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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가 좋은 아이 - KBS 특집 다큐멘터리 : 읽기혁명, 한 살 아기에게 책을 읽혀라
KBS 읽기혁명 제작팀.신성욱 지음 / 마더북스(마더커뮤니케이션) / 2010년 1월
평점 :
이 책 표지에는 '뇌가 좋은 아이' 라는 제목 말고도 '한살 아기에게 책을 읽혀라'라는 소제목이 붙어 있다.
이 소제목 때문에 책을 읽는 내내 뭔가 자꾸 어긋나는 느낌을 받았다.
책에서 말하는 주된 내용은
아이들 어려서 글자를 깨친다고 해서 진정한 의미의 '읽기'를 할수 있는 상태가 아닌데도
우리나라 부모들은 조기교육 열풍에 휩쓸려 아이가 글자를 소리내서 읽으면 책읽기가 가능하다고 생각해서
그때부터 본격적인 '교육'을 시작하게 되는데 이는 오히려 아이들의 뇌발달에 해가 될수 있다는 것이다.
더불어 TV나 인터넷 등을 자주 접하면서 능동적으로 뇌가 발달할수 있는 '읽기' 보다는 수동적인 '보기'만 가능하게 변해가고 있다는 것이다.
흔히 알고 있는 '독서영재'는 진정한 의미의 영재가 아니라 '다독과 속독'의 의미만 가지고 있는 허울이라고 말한다.
결론적으로는 3살 이전의 아이들에게 책은 부모와의 상호작용을 더 잘 할수 있도록 도와주는 매개체 이상도 이하도 아니라는 것이다.
책의 내용이 중요한게 아니라 그 책을 아이를 껴안고 같이 보는 동안 부모의 목소리를 들려주고 애착관계를 형성하기 위한 도구로 인식해야한다는 것이다.
그러니깐 '한 살 아기에게 책을 읽혀라'가 아닌 '한 살 아기에게도 (부모가 직접) 책을 읽어주어라'가 맞는 게 아닌가.
물론 책의 내용에도 있듯이 '읽기'라는 해석이 어떻게 되느냐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책을 읽게 하는데 큰 영향을 미치는 소제목이, 책을 읽은 후에야 제대로 의미를 파악할 수 있는 문구라는건 좀...
책 보는 내내 '아니, 그래서 한살 아기한테 책을 읽히라는 말이야 읽히지 말란 말이야'라는 비죽거림이 맴돌았다는.
TV에서 방영한 내용에 방송하지 못한 내용들까지 추가해서 책으로 편집한 거라서
약간은 내용 연결이 중간에 뚝뚝 끊기는 느낌이 있기도 했다.
'일반적인 책들이 물 흐르듯이 쭉 흘러가는 편이구나'라는
정작 '일반적인 책'을 볼때는 몰랐던 걸 이 책을 보면서 알게 됐다.
이 두가지만 빼면
내용에 대해서는 매우 공감하며 꼭 다루어야 할 필요한 내용이라고 생각한다.
뇌 발달의 과학적 설명이 절반 정도나 차지해서 다소 어려운 감도 있었지만.
영유아의 교육문제를 시장에 전적으로 맡겨서는 안 된다는 주장에 대해서 특히 공감한다.
핀란드나 미국에서는 국가차원에서 관리를 한다는데
우리나라는 되레 교육시장에 국가가 휘둘리고 있으니 ...
모든 아기들이 천재로 태어나서 환경에 따라 자극이 들어오지 않는 부분은 소멸되며
뇌의 전체적인 부분을 가장 활발하게 활성화 시키는 것은 부모와의 애착형성 과정이라는 것만 기억해도
교육에 대해 어떻게 접근해야 하는지 어느 정도 답이 나오지 않을까.
* 리우리 교수는 실험 전후에 각각 논리력, 수학, 기억력, 인지력 등을 검사해서 분석했다. 결과는 닌텐도 게임을 한 그룹의 기억력이 오히려 17% 감소한 반면에 퍼즐을 푼 그룹은 33%나 좋아졌다. 수학에서는 닌텐도 그룹과 퍼즐 그룹이 모두 19% 향상됐는데 아무 과제도 부여받지 않은 네 번째 그룹도 18% 향상돼 주목할만한 차이가 나타나지 않았다. (중략) 닌텐도사는 이러한 다양한 문제제기에 대해 게임이 인지 기능을 향상시키는 점이 과학적으로 증명됐다고 주장한 적은 없다는 입장을 발표했다. 닌텐도사의 대변인은 '두뇌 훈련 게임은 간단한 산수, 암기, 읽기가 포함된 다양한 프로그램을 즐기는과정이 마치 두뇌훈련과 같고 이를 통해서 사용자의 기억력을 자극하도록 도울 뿐'이라고 말했다.
* 아기 뇌 발달에는 결정적 시기가 있다. 이 결정적 시기에 아기는 부모나 주 양육자와의 상호작용을 통해서 적정한 자극(언어습득 등)을 받아야 뇌의 구조가 온전하게 갖춰진다. 이를 절대로 간과해서는 안 된다. 자신의 아기가 특히 영유아기 과정에 있다면, 엄마, 아빠는 아무리 바빠도 하루에 30분만이라도 아기와 눈을 맞추고, 말을 걸로, 같이 놀아줘야 한다. 머리(뇌)가 좋은 아이의 비결, 말 잘하는 아기의 비법은 바로 부모의 사랑과 관심, 행동에 있다.
* 미국 시애틀에 있는 워싱턴 주립대학 음성언어 및 청각학과 교수인 캐트리샤 쿨 박사는 아기들의 놀라운 언어 능력에 대해 우리의 상식을 훨씬 뛰어넘는 연구결과를 발표해 주목을 받았다. 패트리샤 박사는 모든 아기는 '언어의 천재'라고 주장한다. (중략)
패트리샤 교수는 이 간단한 실험을 통해 최소한 생후 6개월부터 아기들이 언어의 음절, 즉 모음과 자음을 인식하고 있다고 결론지었다. 패트리샤 교수는 이 시기의 아기들에게 '세계의 시민'이라는 별명을 붙이기도 했는데 모든 영아들은 어떠한 언어라도 받아들일 준비가 돼 있다는 뜻이다. (중략)
패트리샤 교수는 아기들을 마치 프린터가 없는 컴퓨터에 비유했다. 아직 입으로는 말(출력)을 할 수 없지만 수백만 가지의 정보를 끊임없이 입력하고 기록하고 있다고 보았다.
* 조산아들을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 인큐베이터 속의 아기에게 엄마의 심장박동을 녹음해서 들려준 후 두살이 됐을 때 IQ를 검사하면 심장박동 소리를 듣지 못한 아기에 비해 IQ가 높다는 연구결과가 밝혀지기도 했다.
* 문자언어와 관련된 뇌의 시스템들이 발달되지 않은 상태에서 아기들이 너무 빨리 섣부른 문자 교육을 주입받게 되면 역효과를 가져오기도 하는 것이다. 실제로 영국의 한 독서학자는 다섯 살부터 읽기교육을 시킨 아이들과 일곱살에 시작한 아이들의 학업성취도를 비교한 적이 있다. 결과는 일반적인 예상을 벗어났다. 다섯 살에 시작한 아이들의 학업성취도가 훨씬 낮은 것으로 나타난 것이다. 이 연구를 통해 네 살이나 다섯 살 이전에 무리한 읽기교육을 시키는 행위는 매우 경솔한 짓이고 많은 경우 역효과를 내기도 한다는 사실이 더욱 많은 지지를 받게 됐다. 과학자들은 "사람에게는 생물학적 시간표가 있다"라고 말한다. 읽기는 시각, 청각, 언어, 개념 등을 연결하고 통합할 수 있는뇌의 능력이기 때문에 반드시 '적절한 때'와 '적절한 방법'이 전제가 되어야 한다.
* 일본 도쿄의 한 초등학교, 이 학교의 아이들은 전교생과 선생님들이 매일 아침 8시 30분부터 10분 동안 함께 책을 읽는다. 특별한 방향을 정해 놓지 않고 편하게 그냥 읽는다. (중략) 아이들에겐 어떤 변화가 생겼을까? 아이들의 학교 성적 가운데 국어는 물론 산수성적이 약 30% 정도 높아졌다. 산수성적이 눈에 띄게 올랐다는 건 뇌가 바뀌고 있다는 확실한 증거라고 여겨졌다.
하지만 이것보다 더 제작팀의 관심을 자극하는 이야기가 있었다. 그동안 일본 학교의 골칫거리로 여겨졌던 이른 바 '집단 이지메'가 사라졌다고 한다. 도쿄의 한 초등학교의 경우, 1992년부터 '아침독서'를 시작했다. 그런데 3년 정도가 지나면서 눈에 띄는 변화들이 생겼다. 말 그대로 집단 이지메가 사라진 것이다. 또 것핏하면 책상이나 걸상을 부수는 아이들, 선생님 말씀을 잘 듣지 않아서 애를 먹였던 아이들의 태도가 바뀌기 시작했다.
* 마쓰이 회장은 읽는 것보다 듣는 것을 중요하게 여기고 있었다. 귀로 들었을 때 이야기가 잘 만들어지는 그림을 좋은 그림이라고도 말했다. "그림책은 들리는 이야기가 점점 보이는 것처럼 표현하는 게 중요해요. 아이들의 그림책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상상력입니다. 말은 눈에 보이지 않지만 이를 그림으로 표현해서 눈에 보이도록 하는 과정을 상상력이라고 하는 겁니다. "
* 먼저 낯선 남자가 아이에게 말을 건다. fMRI상에 아이의 뇌는 푸른색으로 나타난다. 뇌가 가의 활성화 되지 않는다는 의미다. 이번엔 엄마가 말을 건다. 아이의 뇌가 서서히 붉은 색으로 채워진다. 뇌가 활성화되고 있다는 의미다.
Q. 아이의 뇌가 엄마의 목소리에 반응하는 것은 왜 그럴까요?
A. 엄마뿐만 아니라 아빠의 경우에도 뇌는 활성화됩니다. 부모가 말을 걸면 아이들의 뇌가 확실하게 활동을 한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뇌 발달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가족이 아기에게 말을 거는 것, 아기를 안아주는 것, 즉 가족과 접촉하는 비율입니다. 그 과정에서 아기들의 뇌에 다양한 자극이 들어가고 강한 뇌로 성장하는 것입니다.
* 우리나라의 경우 조기교육, 선행학습에 대한 관심이 영유하기를 넘어 태아 시기까지 확대되고 있는 상황이고 아기 교육에 대한 수요도 매우 높다. 과학적 연구는 이제 막 시작되는 단계에 있는데 부모들의 수요는 하늘을 찌른다. 이 수요와 공급의 엄청난 간극을 시장이 비정상적으로 채우고 있다. 주로 비전문가들이 과학적 연구결과를 단편적으로 인용하고 자의적으로 편집해 영유아 읽기 지도 매뉴얼을 제공하는 현실을 취재과정에서 너무 많이 목격했다. 이런 식으로 과장되고 왜곡된 정보는 주로 인터넷을 타고 아기를 둔 부모들 사이에 빠르게 퍼지고 있다.
* 아기의 뇌 발달 과정을 주목하고 있는 뇌 과학, 인지 발달 심리학에서 한결같이 강조하는 결론은 '3세 이전 아기들에게 가장 중요한 일은 부모와의 긍정적인 상호작용'이다. 이 시기 엄마의 품에 안겨 책을 듣는 아기들은 최고의 상호작용을 경험할 가능성이 아주 높다. 책은 그 상호작용을 도와주는 유용한 도구일 뿐이다. 중요한 점은 값비싼 책을 구입하고 월려에 맞춰 책을 떼는 것이 아니다. 아이를 쓰다듬고, 어루만지고, 안아주고, 눈을 맞추고, 대화하는 것, 즉 부모의 전폭적인 관심과 사랑이 그 무엇보다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