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읽는 엄마, 책 먹는 아이 - 한복희의 15년 살아 있는 독서지도
한복희 지음 / 여성신문사 / 200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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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엄마는 책을 '읽는다'라고 하고 아이는 책을 '먹는다'라고 했을까?'

제목을 보고 이런 궁금증이 들어 책을 읽어보면서 수사에 들어갔다.

수사결과는

아이들에게 책은 비타민이 되기도 하고 칼슘이 되기도 하고 단백질이 되기도 하기 때문이란 것이다.

성장에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이다.

편식이이 좋지 않듯 편독 역시 좋지 않다는 것이다.

먹는 것에 비유한 것이 정말 적절한 것 같았다.

 

아이들 뿐만 아니라 어른들 역시도 책을 '먹게' 된다면

더 없이 좋겠지.

아동발달에 따른 독서발달이론 같은 거에보면

'독서습관도 다 때가 있다'고 한다.

하지만 난 이 의견에 반댈세.

어른이 되고 나서는 필요에 의해 습관을 들이다보면

몸에 베일수 있는거 아니겠어.

물론 쉽지가 않아서 그렇지.

꾸준히만 하고 절실하다면 어쩌면 어른들은 한순간에 샥~하고

습관이 벨수도 있는 것 같다.

뭐... 이거랑 이 책 내용이랑은 별 관계가 없지만 ^^;;

 

이 책을 보고 나서 든 생각은?

동화책을 좀 보고 싶다는 생각.

가끔 언니집에서 현준이 책을 볼때가 있는데

그때마다

'아... 저 책들만 다 읽어도 박학다식해 질 뿐만 아니라 정서적으로도 좋겠는걸' 하는 생각이 많이 든다.

요즘은 성인들을 상대로 동화치료 같은 것도 한다니까....

아이들이 보는 책은 모두 유치할 거라고 생각했는데

결코 그렇지 않았다.

오히려 쉽지만 많은 것을 전달하고 있었다.

무엇을 읽느냐 보다 어떻게 읽느냐가 중요하다는.

 

 

- 우리가 아이에게 먼저 전래동화를 읽히고 창작동화를 읽히는 이유는 무엇인가? 지식 이전에 감수성을 기르기 위해서다. 그렇다면 왜 지식보다 감수성이 먼저인가? 바로 감수성이 삶의 바탕이자 기초이기 때문이다. 당장에 이익이 되는 지식보다 삶이 위기에 처했을 때 이겨 낼 수 있는 문제 해결능력은 감수성에서 나온다. 그렇기에 감수성을 기르는 최고의 방법인 독서가 중요하다.

문제는 아이의 정서적인 변화는 당장 눈에 띄지 않는 반면, 지식의 성장은 눈에 확 띈다는 것이다. 부모들은 눈에 보이는 부분에 치중을 하게 된다. 독서가 홀대 받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그러나 책을 읽어야 사물에 대한 올바른 반응 능력이 생기고, 가치관이 형성되며, 인격적 자아를 형성할 수 있다.

 

- 힘이 넘치는 아이들은 수업 시간에 자신의 의사를 적극적으로 표현하고 인정받기를 원한다 .반대로 욕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수업에 적응을 못하기도 한다. 가정에 문제가 없는 경우에는 명랑하고 장의적인 아이가 되지만, 그렇지 못한 경우에는 친구관계를 맺는 데 어려움을 겪을 위험이 크다.

 

- 독서 편식에 빠진 아이들이 의외로 무척 많다. 이런 아이들의 독서 습관을 바꾸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흔히 초등학교 1~2학년쯤 이런 편독 현상이 나타나기 쉽다. 그러나 처음부터 너무 억지로 고루 읽히게 하려고 강제하는 것도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 처음에는 아이가 좋아하는 책을 섭렵하게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삼국지'를 좋아한다면 차라리 '삼국지'를 다양하게 써놓은 책을 골고루 사다 읽히는 거다. 그러다 보면 오히려 다양한 관점을 배우 수도 있고, 같은 책을 다르게 볼 수 있는 방법도 얻게 된다. 마찬가지로 같은 장르의 책을 읽히는 것도 좋다. '삼국지'를 읽고 '서유기', '수호지' 등 역사물 시리즈를 읽으면 배경지식을 쌓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 아이에게 최고급 문화를 경험시키는 것은 호사스러운 일이 결코 아니다. 매일 라면만 먹다가도 일 년에 한두 번 고급 레스토랑이나 공연장에 아이를 데리고 가자. 아이에게 정장을 입히고 엄마 아빠도 그날만큼은 멋지게 차려입고 공연에 가는 것이다. 아이는 그날의 기억만으로도 일 년을 행복하게 보낼 수 있다. 아이에게 책과 문화로 좋은 경험을 쌓게 하는 것은 돈의 많고 적음이 아니라 마음의 여유에서 나오는 것이라는 사실을 명심하자.

 

- 우리가 그 일을 했을 때 어떠한 일이 일어날지 우리는 알 수 없다. 그 일의 결가는 아무도 모르는 것이다. 하지만 우리가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면 어떠한 결과도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우리가 중요시 여기는 일을 해야만 하는 것이다. - 간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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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지몽 탐정 갈릴레오 시리즈 2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양억관 옮김 / 재인 / 200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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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된지 1년 반 정도 밖에 안 된 책 치고는

겉모양이 너무 헤져있어서 조금 실망했더랬다.

하지만 도서관 책이니만큼

헤져있는 정도로 대출빈도를 짐작해 볼 수는 있으니

표지가 더이상 뜯기지 않게 조심조심 넘기며 책을 읽었다.

 

제목과 작가만 보고 고른 책이라

단편인줄도 모르고 읽다가

두번째 이야기로 바꼈을 때야

아... 단편이구나 했다.

다섯가지 이야기 모두가

'비현실적', '초자연적', '비과학적'인 것만 같았던 사건들을 

'과학적'으로 풀어내니 

결과는 같지만 동기와 전개가 다른 전혀 다른 이야기가 되더라는

그런 구성으로 되어 있다.

 

어릴때 꿈에서 본 소녀를 현실에서 만나게 되고

죽은 애인의 모습을 다른 공간에서 보게 되고

물건들이 공중에 날아다니는 폴터가이스트 현상이 나타나고

도깨비 불을 보게 되고

예지몽을 꾸게 되고...

이런 일들이 표면적으로 봤을 때는

기묘하고 비과학적인 일 같지만

알고보면 과학적으로도 충분히 설명될 수 있는 일이였다는...

 

영혼의 존재를 믿고 안 믿고의 문제라기 보다는

'현실에서 일어날 수 없는 신기한 일'이라고 생각하게 되는 동시에

그 현상에 대해 과학적으로, 논리적으로 풀어나가려는 의지가

약해져 버리는 것에 대한 경고랄까.

 

히가시노 게이고의 책을 많이 읽어본 건 아니지만

어쩐지 이번 책은

재미는 있었지만

지금까지 읽었던 작가의 책들 중에서는

다소 평범한 느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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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도전 - 문학소녀의 꿈, 독서지도사의 삶
심지연 외 지음 / 한우리북스 / 200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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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 이사한 집에서 도서관까지 한번 걸어가보자 하고

저녁 식사 후 남편과 함께 운동삼아 나섰다.

생각보다는 먼, 빠른 걸음으로 20분 정도의 거리.

힘들게 걸어서 온 만큼 많이 빌려가야겠다 벼르고

개인 최대 대여 한도인 다섯권을 빼들었다.

 

그 중에 마지막으로 고른 책이 이 책인데

폐관 시간이 다 되어가서 급한 마음에 제목만 보고 빼왔는데

집에서 보니 어라? 한우리 북스에서 펴낸 책이였다.

그러고보니 소제목이 '문학소녀의 꿈, 독서지도사의 삶'이였다.

오호라~

간절히 원하면 그것들을 주변으로 끌어당기고 어쩌고 한다더니

그래서 이게 내 손에 집혔나?

하고 믿기로 했다. ㅎㅎ

 

다섯명의 독서지도사들의 이야기가 실려있는데

결론적으로는 ... 이 책을 읽고는 힘이 되기 보다는

오히려 겁이 났다.

쉬운 일이 어디있겠냐만은

시작 전에 염두해뒀던 힘든 점들이

그때는 뭣 모르고

'일단 뛰어들어서 부딪히면서 이겨나가는거지' 했던 마음들이

이 책을 읽으면서는 뭔가

'역시 ... 많은 아이들에게 영향을 줄 수 있는 만큼

더 준비가 되었을 때, 더 큰 사명감을 가지게 됐을 때 시작하는게 맞는건가' 하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어떻게 보면

손바닥 뒤집듯 한순간에 이렇게도 저렇게도 생각할 수 있는 것들인데 책을 읽으면서는 그 손바닥이 왠지 뒤집기 어려운 손인건 아닌가 걱정이 들었던거다.

 

걱정은 커졌지만

한편으로는 그래서 좀 더 시간을 잘 활용해야겠다 하는 생각도 들었다.

생각보다 공부해야 할 게 많으니

실전에서 배워야겠다 했던 것도

미리 최대한 많이 공부해두는게 좋겠다 싶었다.

얼마나 잘 실천할지 수 있을지 의문이지만 ^^;;

 

* 어느 유명한 안과의사가 불우한 이웃을 위해 의술을 펼치면서 "내가 가진 기술을 돈 버는 데에만 쓰기엔 너무 아깝잖아요" 했다는 이 말.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한다.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돈만 버는 것으로 만족하기엔 너무 억울할 것 같다는 생각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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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가 좋은 아이 - KBS 특집 다큐멘터리 : 읽기혁명, 한 살 아기에게 책을 읽혀라
KBS 읽기혁명 제작팀.신성욱 지음 / 마더북스(마더커뮤니케이션) / 201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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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 표지에는 '뇌가 좋은 아이' 라는 제목 말고도 '한살 아기에게 책을 읽혀라'라는 소제목이 붙어 있다.

이 소제목 때문에 책을 읽는 내내 뭔가 자꾸 어긋나는 느낌을 받았다.

 

책에서 말하는 주된 내용은

아이들 어려서 글자를 깨친다고 해서 진정한 의미의 '읽기'를 할수 있는 상태가 아닌데도

우리나라 부모들은 조기교육 열풍에 휩쓸려 아이가 글자를 소리내서 읽으면 책읽기가 가능하다고 생각해서

그때부터 본격적인 '교육'을 시작하게 되는데 이는 오히려 아이들의 뇌발달에 해가 될수 있다는 것이다.

더불어 TV나 인터넷 등을 자주 접하면서 능동적으로 뇌가 발달할수 있는 '읽기' 보다는 수동적인 '보기'만 가능하게 변해가고 있다는 것이다.

흔히 알고 있는 '독서영재'는 진정한 의미의 영재가 아니라 '다독과 속독'의 의미만 가지고 있는 허울이라고 말한다.

결론적으로는 3살 이전의 아이들에게 책은 부모와의 상호작용을 더 잘 할수 있도록 도와주는 매개체 이상도 이하도 아니라는 것이다.

책의 내용이 중요한게 아니라 그 책을 아이를 껴안고 같이 보는 동안 부모의 목소리를 들려주고 애착관계를 형성하기 위한 도구로 인식해야한다는 것이다.

 

그러니깐 '한 살 아기에게 책을 읽혀라'가 아닌 '한 살 아기에게도 (부모가 직접) 책을 읽어주어라'가 맞는 게 아닌가.

물론 책의 내용에도 있듯이 '읽기'라는 해석이 어떻게 되느냐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책을 읽게 하는데 큰 영향을 미치는 소제목이, 책을 읽은 후에야 제대로 의미를 파악할 수 있는 문구라는건 좀...

책 보는 내내 '아니, 그래서 한살 아기한테 책을 읽히라는 말이야 읽히지 말란 말이야'라는 비죽거림이 맴돌았다는.

 

TV에서 방영한 내용에 방송하지 못한 내용들까지 추가해서 책으로 편집한 거라서

약간은 내용 연결이 중간에 뚝뚝 끊기는 느낌이 있기도 했다.

'일반적인 책들이 물 흐르듯이 쭉 흘러가는 편이구나'라는

정작 '일반적인 책'을 볼때는 몰랐던 걸 이 책을 보면서 알게 됐다.

 

이 두가지만 빼면

내용에 대해서는 매우 공감하며 꼭 다루어야 할 필요한 내용이라고 생각한다.

뇌 발달의 과학적 설명이 절반 정도나 차지해서 다소 어려운 감도 있었지만.

영유아의 교육문제를 시장에 전적으로 맡겨서는 안 된다는 주장에 대해서 특히 공감한다.

핀란드나 미국에서는 국가차원에서 관리를 한다는데

우리나라는 되레 교육시장에 국가가 휘둘리고 있으니 ...

 

모든 아기들이 천재로 태어나서 환경에 따라 자극이 들어오지 않는 부분은 소멸되며

뇌의 전체적인 부분을 가장 활발하게 활성화 시키는 것은 부모와의 애착형성 과정이라는 것만 기억해도

교육에 대해 어떻게 접근해야 하는지 어느 정도 답이 나오지 않을까.

 

* 리우리 교수는 실험 전후에 각각 논리력, 수학, 기억력, 인지력 등을 검사해서 분석했다. 결과는 닌텐도 게임을 한 그룹의 기억력이 오히려 17% 감소한 반면에 퍼즐을 푼 그룹은 33%나 좋아졌다. 수학에서는 닌텐도 그룹과 퍼즐 그룹이 모두 19% 향상됐는데 아무 과제도 부여받지 않은 네 번째 그룹도 18% 향상돼 주목할만한 차이가 나타나지 않았다. (중략) 닌텐도사는 이러한 다양한 문제제기에 대해 게임이 인지 기능을 향상시키는 점이 과학적으로 증명됐다고 주장한 적은 없다는 입장을 발표했다. 닌텐도사의 대변인은 '두뇌 훈련 게임은 간단한 산수, 암기, 읽기가 포함된 다양한 프로그램을 즐기는과정이 마치 두뇌훈련과 같고 이를 통해서 사용자의 기억력을 자극하도록 도울 뿐'이라고 말했다.

 

* 아기 뇌 발달에는 결정적 시기가 있다. 이 결정적 시기에 아기는 부모나 주 양육자와의 상호작용을 통해서 적정한 자극(언어습득 등)을 받아야 뇌의 구조가 온전하게 갖춰진다. 이를 절대로 간과해서는 안 된다. 자신의 아기가 특히 영유아기 과정에 있다면, 엄마, 아빠는 아무리 바빠도 하루에 30분만이라도 아기와 눈을 맞추고, 말을 걸로, 같이 놀아줘야 한다. 머리(뇌)가 좋은 아이의 비결, 말 잘하는 아기의 비법은 바로 부모의 사랑과 관심, 행동에 있다.

 

* 미국 시애틀에 있는 워싱턴 주립대학 음성언어 및 청각학과 교수인 캐트리샤 쿨 박사는 아기들의 놀라운 언어 능력에 대해 우리의 상식을 훨씬 뛰어넘는 연구결과를 발표해 주목을 받았다. 패트리샤 박사는 모든 아기는 '언어의 천재'라고 주장한다. (중략)

패트리샤 교수는 이 간단한 실험을 통해 최소한 생후 6개월부터 아기들이 언어의 음절, 즉 모음과 자음을 인식하고 있다고 결론지었다. 패트리샤 교수는 이 시기의 아기들에게 '세계의 시민'이라는 별명을 붙이기도 했는데 모든 영아들은 어떠한 언어라도 받아들일 준비가 돼 있다는 뜻이다. (중략)

패트리샤 교수는 아기들을 마치 프린터가 없는 컴퓨터에 비유했다. 아직 입으로는 말(출력)을 할 수 없지만 수백만 가지의 정보를 끊임없이 입력하고 기록하고 있다고 보았다.

 

* 조산아들을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 인큐베이터 속의 아기에게 엄마의 심장박동을 녹음해서 들려준 후 두살이 됐을 때 IQ를 검사하면 심장박동 소리를 듣지 못한 아기에 비해 IQ가 높다는 연구결과가 밝혀지기도 했다.

 

* 문자언어와 관련된 뇌의 시스템들이 발달되지 않은 상태에서 아기들이 너무 빨리 섣부른 문자 교육을 주입받게 되면 역효과를 가져오기도 하는 것이다. 실제로 영국의 한 독서학자는 다섯 살부터 읽기교육을 시킨 아이들과 일곱살에 시작한 아이들의 학업성취도를 비교한 적이 있다. 결과는 일반적인 예상을 벗어났다. 다섯 살에 시작한 아이들의 학업성취도가 훨씬 낮은 것으로 나타난 것이다. 이 연구를 통해 네 살이나 다섯 살 이전에 무리한 읽기교육을 시키는 행위는 매우 경솔한 짓이고 많은 경우 역효과를 내기도 한다는 사실이 더욱 많은 지지를 받게 됐다. 과학자들은 "사람에게는 생물학적 시간표가 있다"라고 말한다. 읽기는 시각, 청각, 언어, 개념 등을 연결하고 통합할 수 있는뇌의 능력이기 때문에 반드시 '적절한 때'와 '적절한 방법'이 전제가 되어야 한다.

 

* 일본 도쿄의 한 초등학교, 이 학교의 아이들은 전교생과 선생님들이 매일 아침 8시 30분부터 10분 동안 함께 책을 읽는다. 특별한 방향을 정해 놓지 않고 편하게 그냥 읽는다. (중략) 아이들에겐 어떤 변화가 생겼을까? 아이들의 학교 성적 가운데 국어는 물론 산수성적이 약 30% 정도 높아졌다. 산수성적이 눈에 띄게 올랐다는 건 뇌가 바뀌고 있다는 확실한 증거라고 여겨졌다.

 하지만 이것보다 더 제작팀의 관심을 자극하는 이야기가 있었다. 그동안 일본 학교의 골칫거리로 여겨졌던 이른 바 '집단 이지메'가 사라졌다고 한다. 도쿄의 한 초등학교의 경우, 1992년부터 '아침독서'를 시작했다. 그런데 3년 정도가 지나면서 눈에 띄는 변화들이 생겼다. 말 그대로 집단 이지메가 사라진 것이다. 또 것핏하면 책상이나 걸상을 부수는 아이들, 선생님 말씀을 잘 듣지 않아서 애를 먹였던 아이들의 태도가 바뀌기 시작했다.

 

* 마쓰이 회장은 읽는 것보다 듣는 것을 중요하게 여기고 있었다. 귀로 들었을 때 이야기가 잘 만들어지는 그림을 좋은 그림이라고도 말했다. "그림책은 들리는 이야기가 점점 보이는 것처럼 표현하는 게 중요해요. 아이들의 그림책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상상력입니다. 말은 눈에 보이지 않지만 이를 그림으로 표현해서 눈에 보이도록 하는 과정을 상상력이라고 하는 겁니다. "

 

* 먼저 낯선 남자가 아이에게 말을 건다. fMRI상에 아이의 뇌는 푸른색으로 나타난다. 뇌가 가의 활성화 되지 않는다는 의미다. 이번엔 엄마가 말을 건다. 아이의 뇌가 서서히 붉은 색으로 채워진다. 뇌가 활성화되고 있다는 의미다.

Q. 아이의 뇌가 엄마의 목소리에 반응하는 것은 왜 그럴까요?

A. 엄마뿐만 아니라 아빠의 경우에도 뇌는 활성화됩니다. 부모가 말을 걸면 아이들의 뇌가 확실하게 활동을 한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뇌 발달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가족이 아기에게 말을 거는 것, 아기를 안아주는 것, 즉 가족과 접촉하는 비율입니다. 그 과정에서 아기들의 뇌에 다양한 자극이 들어가고 강한 뇌로 성장하는 것입니다.

 

* 우리나라의 경우 조기교육, 선행학습에 대한 관심이 영유하기를 넘어 태아 시기까지 확대되고 있는 상황이고 아기 교육에 대한 수요도 매우 높다. 과학적 연구는 이제 막 시작되는 단계에 있는데 부모들의 수요는 하늘을 찌른다. 이 수요와 공급의 엄청난 간극을 시장이 비정상적으로 채우고 있다. 주로 비전문가들이 과학적 연구결과를 단편적으로 인용하고 자의적으로 편집해 영유아 읽기 지도 매뉴얼을 제공하는 현실을 취재과정에서 너무 많이 목격했다. 이런 식으로 과장되고 왜곡된 정보는 주로 인터넷을 타고 아기를 둔 부모들 사이에 빠르게 퍼지고 있다.

 

* 아기의 뇌 발달 과정을 주목하고 있는 뇌 과학, 인지 발달 심리학에서 한결같이 강조하는 결론은 '3세 이전 아기들에게 가장 중요한 일은 부모와의 긍정적인 상호작용'이다. 이 시기 엄마의 품에 안겨 책을 듣는 아기들은 최고의 상호작용을 경험할 가능성이 아주 높다. 책은 그 상호작용을 도와주는 유용한 도구일 뿐이다. 중요한 점은 값비싼 책을 구입하고 월려에 맞춰 책을 떼는 것이 아니다. 아이를 쓰다듬고, 어루만지고, 안아주고, 눈을 맞추고, 대화하는 것, 즉 부모의 전폭적인 관심과 사랑이 그 무엇보다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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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심장을 쏴라 - 2009년 제5회 세계문학상 수상작
정유정 지음 / 은행나무 / 200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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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았다고 생각했다.

멍청하다고도 생각했다.

어디선가 누군가가 '정유정이란 간호사가 쓴 소설이 세계문학상을 수상했다'라고 말한 것만 보고 무슨 대단한 소설인가 싶어 보게 됐다.

저 문장 중 내가 낚인 건 '세계문학상'이라는 단어였다.

좀 더 자세하게는 '세계'라는 단어였다.

저 세계는 그 세계가 아니였다 ㅡ.ㅡ;

세계일보에서 주는 문학상이였던거다.

아무튼 그래서

속았다고 생각했고 멍청하다고도 생각했다.;

 

엄마의 자살을 목격한 후 자신을 꽁꽁 가둬버린 주인공 이수명은

여러 정신병원을 떠돌다가 수리 희망병원에서 재벌의 혼외자로 태어나 실명으로 인해 자신의 꿈을 펼칠수 없어 미쳐가는 류승민을 만나 그로 인해 자신의 벽을 허물고 세상으로 나오게 된다는 그런 이야기.

 

'운명이 내 삶을 침몰시킬 때, 나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작가는 이 질문에서 이 소설이 시작됐다고 했다.

소설 속에는 여러 형태로 삶이 침몰되어가는 사람들이 등장한다.

그리고 그런 침몰에 대한 대응 방법 역시 다양하다.

작가는 .... 그 '무엇'을 이 책을 쓰면서 과연 찾아냈을까?

주인공 이수명은

자신이 침몰해갈때 

침몰해 간다는 사실을 알수 없게, 본인조차도 알수 없도록

자신을 단단한 벽속에 가두어버렸다 .

그러다가 승민으로 인해

벽을 허물고 진실을 받아들이고 현실 속으로 뛰어들었다...

그러면 작가의 '무엇'은

진실을 받아들이고 현실속으로 뛰어드는건가? 

진실이란, 현실이란

생각하는 것만큼 위협스럽지 않을지도 모른다 생각하면서?

 

살면서 겪게 되는 두려움들 중 꽤 많은 것들이

실제 일어난 일 자체보다는

그 일로 인해 생겨난 '감정' 또는

앞으로 일어날 일들로 인해 겪게 되는 힘든 '감정'에 대한 두려움을

지레 짐작하기 때문에 생겨난 걸지도.

 

'모리와 함께한 화요일'에서 모리가 말한 것처럼

그런 것들은 튕겨내면 튕겨낼수록 더 세게 내게 되돌아 오게 되고

오히려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면 슥... 하고

얼마간 힘든 후에 지나쳐 버리게 된다는 것과

비슷한 이야기 같다.  

 

속았다는 괴씸함과 멍청했다는 자괴감에

얼마나 재미있는지 보자는 식으로

째려서 봤는데

칙칙한 듯 하면서도 피식 웃게 만드는 표현들과

덤덤한 듯한 어조가 마음에 들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재미있었다.

 

우리 신랑의 반응처럼

이 책은 표지가 에러다.

표지만 보면, 표지에 적힌 글들만 보면

정신병원에 대한, 정신병 환자들에 대한 이야기 같지만

실제로는

그저

자신의 동굴에서 빠져나오기 위해 발버둥치는

지극히 인간적인 사람들의 이야기인데 말이다.

 

나는 진실에 얻어맞아 고꾸라지지 않았다. 어쩌면 진실은 내가 겁냈던 것만큼 거인이 아니었는지도 모른다. 내가 내 그림자에 놀라 끝없이 달아났던 것인지도 모르고. 어쨌든 그걸로 됐다고 생각했다. 당장은 스스로 걸을 수 있는 것만으로도 괜찮은 거라고.

 

승민은 손을 내밀었다. 머뭇머뭇 맞잡았다. 손을 떼자 손바닥에 승민의 시계가 놓여 있었다.

"이제 빼앗기지 마."

승민의 눈이 고글 속에서 웃고 있었다.

"네 시간은 네 거야."

 

"이수명 씨는 류승민 씨의 죽음을 인정하나요?"

나는 잠자코 있었다. 승민은 내게 죽음이나 삶으로 분류되는 존재가 아니었다. 승민 자체로 존재했다. 시간과 공간, 삶과 죽음, 기억이나 실체 같은 개념이 가닿지 않는 어떤 차원이기도 했다. 나는 거기에 맞는 이름을 찾아내지 못했다. 그러므로 대답할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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