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
조세희 지음 / 이성과힘 / 2000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책을 읽는 동안 몇번이나 울컥 했는지 모른다.
또 한번 느끼는 거지만 참 편한 세상에서 살고 있구나 하는 생각에,
한편으로는 고맙고 다행이면서도
한편으로는 미안하고 불편하며
다른 한편으로는 저렇게까지 나빠질수 있다는거에 대해 불안하기도 했다. 

우리 전 세대의 어른들은
상상 이상으로 참 혼란하고 어려운 시대를 살았던거 같다.
TV나 신문, 다른 책 등을 통해 많이 들어왔던 얘기지만
사실 실감은 나지 않았다.
임진왜란을 대하는 느낌과 큰 차이는 없었던거다. 

하지만 이 책을 보고는 그런 얘기들이 조금은 가깝게 와닿았다.
우리 엄마, 아빠, 할머니, 할아버지가 저런 시대를 겪으셨구나
하는 생각에 고맙고 미안하고 불편하고 불안한 마음이 들었고...
그때와는 다른 형태로 나타나고 있는
우리 세대의 혼란들에 대해서 막연한 무기력함을 느끼기도 했다. 

모두가 바뀌길 바라면서
아무도 바꾸지 않고 있지 않은가.
주위가 바뀌고 대세를 이루면
그때는 쏜살같이 바꿀수 있는 보잘것 없는 주관들이라는걸 모르고
영원할것처럼 고집을 지키고 있는거지...
나 역시도.

이 작가는
얼마나 가슴앓이를 했을까.
책으로 표현된거는 가슴앓이의 절반정도나 되겠나...
다시는 그 시절을 떠올리고 싶어하지 않는다는 작가의 말은
당연한 거겠지.
이 작가에게 있어 이 책은 어떤 의미일까....


 "그 아이는 돌멩이를 던져 우리집 창문을 깨뜨리지 않았다. 그 아이에겐 잘못이 없어. 아버지는 난장이야."

아버지를 난장이라고 놀리는 아이의 집 창문을 깨뜨린 아들을 혼내면서 아버지는 이렇게 말했다. 스스로를 난장이라고 말한걸 아들은 그날 처음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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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의 심리학
리언 래퍼포드 지음, 김용환 옮김 / 인북스 / 2006년 8월
평점 :
품절



별루야.
내가 기대했던 내용들이 아니였어.
뭣보다
글 속에 '여하튼'이라는 다소 무책임한 연결어구가 많이 들어간게 마음에 안 들었다.

책을 읽고 얻은거라면
평소 내가 먹는 음식들에 대해 한번쯤은 돌아보게 된거?
그리고 나 뿐만 아니라 주변사람들의 식습관에 대해서도
생각해보게 된거 정도?

군데군데 내용들은 도움될만한 것들이 많은거 같은데
아무래도 이 저자는,
머리에 든거에 비해 표현력이 부족해서 그런거 같다.
좀 산만했다.
어려운 이야기가 아닌데도 어렵게 느껴지는..;

아놔...
요즘 계속 고르는 책들마다 왜 이런거야~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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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개츠비
F. 스콧 피츠제럴드 지음, 방대수 옮김 / 책만드는집 / 2001년 8월
평점 :
품절



침대 머리맡 책꽂이에 꽂혀있던, 제목만 많이 들어봤던 이 책을 한번 읽어봐야지 했던게 2,3년 쯤 전. 그당시에 난 두세권의 책을 한꺼번에 읽곤 했었다. 
출근할때는 비교적 얇고 내용이 가벼운 책을,
주말에 마음 먹고 책을 읽어야지 할때는 제법 두껍고
그당시 유행했던, 집중력을 요하는 책을,
자기 전에는 추리소설이나 별 생각없이 '한번 읽어볼까?'하는 마음이 드는 책을 손가는 대로 빼서 읽곤 했었다.
그러다가 종종 셋다 못 읽고 덮는 경우도 있었고 ㅡㅡ;;
자주 그 세가지 책의 내용들이 섞여서 기억되곤 했었다.
(특히 셋다 소설일 경우에는.)

위대한 개츠비를 읽을 때쯤엔 제인 오스틴의 '오만과 편견'과 코난도일의 홈즈 시리즈 중 '주홍색 연구'를 같이 읽고 있었다. 오만과 편견에도 파티 장면이 나오고 부자들이 나온다. 주홍색 연구 중에는... 자세히 기억은 안 나는데 부정하게 돈을 모은 사람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던거 같다. 

그래서 나는....
위대한 개츠비를 읽으면서도 개츠비가 부정하게 돈을 모은 사람이라고 생각했고 이 책은 그런 부와 성공에 관한 이야기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
그리고 그 세권의 책 중, 주홍색 연구만 다 읽고
위대한 개츠비와 오만과 편견은 100페이지도 읽기 전에 덮어버렸다. 

위대한 개츠비가 사랑 이야기라는 놀라운(?) 이야길 듣고 동생방으로 추방시켜놨던 이 책을 다시 불러들였다. 그땐 못 봤는데 책 표지에는 '젊은 날의 슬프고 아름다운 욕망. 단 한번도 잊은 적이 없는 첫사랑' 이라고 적혀있는거다. 그땐 그걸 왜 못 봤지 ㅡㅡ;

사실, 어느 소설에서든 개츠비와 비슷한 캐릭터는 등장하기 마련이라고 생각한다. 주연으로든 조연으로든. 평소 추리소설이 취향인 나는 개츠비와 '용의자 X의 헌신'에서의 주인공 이시가미가 서로 비슷하다고 생각했다.
위대한 개츠비의 내용이 추리소설로 리모델링 된다면 아마
용의자 X의 헌신이 되지 않을까.
하지만 이시가미보다 개츠비가 더 측은하게 느껴지는건
개츠비가 사랑한 데이지 때문인거 같다.
데이지가 악한 사람이라고까지 할건 없지만
그녀의 무책임함은 개츠비의 사랑을 부질없는 짓으로 만들기에 충분했다.

그런데...
개츠비는 왜 갑자기 수영장에 갔을까?
윌슨이 올거라고 생각을 했을까?
아니면 윌슨이 아니였어도 스스로 그렇게 하려 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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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인 에어 1 ㅣ 현대문화센터 세계명작시리즈 13
샬럿 브론테 지음, 서유진 옮김 / 현대문화센터 / 200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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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명하진 않지만, 추리소설, 탐정물 같은걸 좋아했던 초등학교 6학년, 혹은 중학교 1학년이였던 내가 이 책을 읽어야겠다고 마음먹은건 아마도 ,
'있어 보이는' 책을 읽고 싶다는 약간의 허영심이 발동한 탓인듯 하다. 

애거서 크리스티의 80권의 추리 소설을 다 읽어보고 싶다는 작은 목표는 잠시 접어두고
친구집에 장식용으로 비치된 책들 중에서 몇권 고른 것 중에 하나가 바로 제인 에어.
책을 읽은 동기가 순수하지 못한 탓인지, 아니면 내용을 이해하기에는 어렸던 탓인지
지금에와서 다시 읽으면서 어렴풋하게나마 생각나는 장면이 거의 없었다;;

제인에어가 사랑한 남자에게 미치광이 부인이 있었다는 부분 약간과 집에 불이 났다는거, 그리고 나름 해피엔딩이였다는 정도만 기억날 뿐이였다. 

결혼을 약속한 남자에게 미치광이 부인이 있다는 것을 알고 무일푼으로 도망쳐나와 고생한 끝에
고마운 사람들을 만나서 그럭저럭 살다가 친척 아저씨로부터 거액의 유산을 물려받아서
인생역전의 기회가 왔지만
결국은 미치광이 부인이 지른 불에 그 부인과 집과 자신의 시력과 팔 한쪽을 잃은 남자에게 돌아간다는 이야기.

요즘 이런 이야기를 쓰면 '막장소설'이라고 할지도 모르겠지만
줄거리 자체 보다는 주인공 제인에어의 생각과 표현이 감동적이였다.
지극히 솔직하면서도 결코 경솔하지 않고 지적이면서도 지루하지 않으며
얌전하면서도 강인하고 사랑스러운 캐릭터랄까.
'사랑스럽다'는 말이 약간은 가벼운 듯한 뉘앙스를 가지고 있는듯 하지만 그녀의 사랑스러움은 솔직한 지혜로움으로 인한 신뢰 쪽에 더 가까운 것.

당차게 자신의 사랑을 표현하는 제인에어와 그녀의 헌신적 사랑을 미안해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주는 로체스터.
최근에 내가 읽어본 남녀간의 사랑이야기가 주요 이야기거리인 소설들 중에는 제법 마음에 드는 축에 속함.
(사랑이야기가 주인 소설을 별로 안 읽은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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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를 부탁해
신경숙 지음 / 창비 / 200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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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편견.
20대 중반쯤이였나? 책 제목은 기억이 잘 안나는데... 신경숙의 글을 읽고 들었던 생각은 '참 소설가 같이 썼구나'였다.
그때의 나는... 글쓴이의 어투를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했었다.
지금도 물론 어투가 그 글에 대한 내 집중력을 좌우하긴 하지만
그게 전부는 아닌데 그때는 그게 책에 대한 느낌을 80% 이상 좌우했던거 같다.
소설가들은 왜 소설을 너무 소설 같이 쓰지?
하는게 그때의 불만이였다.
사람으로 치면 너무 화장이 진한 사람의 맨 얼굴을 그려야 하는 것 같은 느낌이랄까.
그때는 아마... 열폭이였나보다 싶다. ㅋ

이 책은,
책 표지 말고는 마음에 와 닿지 않는게 하나도 없었다.
회사에서 보다가 2/3쯤 읽고는 집으로 책을 가져갔다.
도저히 눈물이 나서 회사에서는 보고 있기가 민망했다.
빵 터지는 눈물이 아니라
장마철에 습도가 이미 높아질 만큼 높아져 있을때
약간만 움직이면 스르륵 스며나오는 땀처럼 나오는 눈물이였다.

너무 잘 알고 있는 것들이였지만 불편한 마음에 모른척 하고 싶었던 것들을 너무 세세하게 이야기 하는거다. 딸의 입장이기도 하면서 어쩌면 몇년안에 엄마의 입장이 될수도 있는 요즘이라 그 소리가 더 크게 들렸는지 모른다.  

내가 모른 채 하고 있던 괴씸한 것들에 대해 작가는 원망스러우리만큼 날카롭게 표현해 내고 있었다. 작가 역시 엄마이자 딸의 입장에서 그런 것들이 제 살 도려내듯 아팠을텐데 ... 대단하다는 생각 밖에... 


- 엄마라는 말에는 친근감만이 아니라 나 좀 돌아봐줘, 라는 호소가 배어 있다 .혼만 내지 말고 머리를 쓰다듬어줘, 옳고 그름을 떠나 내 편이 되어줘, 라는. 너는 어머니 대신 엄마라는 말을 포기하지 않았다. 엄마를 잃어버린 지금까지도. 엄마라고 부를 때의 너의 마음에는 엄마가 건강하다고 믿고 싶은 마음도 섞여 있었다. 엄마는 힘이 세다고, 엄마는 무엇이든 거칠 게 없으며 엄마는 이 도시에서 네가 무언가에 좌절을 겪을 때마다 수화기 저편에 있는 존재라고.

- 너는 내가 낳은 첫애 아니냐. 니가 나한테 처음 해보게 한 것이 어디 이뿐이간? 너의 모든 게 나한티는 새세상인디. 너는 내게 뭐든 처음 해보게 했잖어. 배가 그리 부른 것도 처음이었구 젖도 처음 물려봤구. (중략) 난 중엔 나날이 니 손가락이 커지고 발가락이 커지는디 참 기뻤어야. 고단헐 때면 방으로 들어가서 누워 있는 니 작은 손가락을 펼쳐보군 했어. 발가락도 맨져보고. 그러구 나면 힘이 나곤 했어. 

- 당신이 아내가 글을 읽을 줄 모른다는 것을 알았을 때 아내는 모욕을 당한 얼굴이었다. 아내는 당신이 젊은날 집 바깥을 떠돈 일, 당신이 이따금 버럭 소리를 지르는 일, 당신이 아내에게 당신은 알 것 없어!라고 언성을 높이는 일들을 죄다 자신이 글을 몰라 무시하기 때문이라고 여겼다. 그것은 아니었으나 부정할수록 아내는 긍정으로 받아들였다. 당신은 이제야 아내의 말처럼 사실은 자신이 은연중에 그래왔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한다. 다른 사람이 아내에게 딸의 소설을 읽어주고 있을 줄은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 이 젊은 여자 앞에서 글을 모른다는 것을 들키지 않기 위해 아내는 얼마나 애를 썼을까. 얼마나 딸의 소설을 읽고 싶었으면 이 젊은 여자에게 이 소설을 쓴 작가가 내 딸이라는 말은 못하고 눈이 잘 보이지 않으니 읽어달라고 했을까. 당신의 눈이 시어졌다. 이 젊은 여자에게 딸을 자랑하고 싶은 걸 아내는 어떻게 참았을까.  

- 언제나 아픈 사람은 당신이었고 그런 당신을 보살피는 사람은 아내였다. 어쩌다가 아내가 배가 아프다고 하면 당신은 나는 허리가 아프다고 한 사람이었다. 당신이 아프면 아내는 이마를 짚어보고 배를 쓸어보고 약국에서 약을 사오고 녹두죽을 끓이고 하였으나 당신은 약 지어다 먹으라고 하곤 그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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