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데믹 패닉(슬라보예 지젝, 강우성 옮김, 2020, 북하우스)📖7월에 나온 책이다. 책이 얇기도 하고, 종료되지 않는 이 시국에 대한 갑갑함을 조금이나마 해소하고자 구입했다.📖서점에서 책을 처음 보았을 때 표지 아이디어가 좋다고 느꼈다. 투명종이에는 방독면이, 커버 안쪽에는 지젝의 얼굴이 인쇄되어 흡사 사람이 방독면을 쓴 모습이다.📖짧은 기고문들을 엮여 각 장의 길이가 짧다. 그래서인지 몇 년 전에 읽었던 그의 다른 책보다 책장이 더 잘 넘어간다. 코로나가 세계에 어떤 화두를 던졌는지에 대한 그의 생각이 궁금하다면 이 책을 한번 읽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밑줄긋기-이 감염병을 하나의 재수 없는 사건으로 여겨서, 우리의 건강관리 체계를 약간만 조정한 채, 그 결과들을 삭제하고 예전처럼 매끄러운 일 처리 방식으로 돌아가는 것으로는 충분치 않다. 정곡을 찌르는 질문을 던져야 할 것이다. 과학자들이 수년에 걸쳐 경고했음에도 우리를 아무 대비 없이 파국에 빠지게 만든 우리 시스템은 뭐가 잘못된 것일까?(20쪽)-지금 널리 퍼져 흔히 접할 수 있는 달콤한 말은 지금 우리 모두 이 위기를 함께 겪고 있는 만큼 정치는 잊고 오직 우리 스스로를 구하기 위해 힘을 합쳐야 한다는 것이다. 이 생각은 틀렸다. 지금이야말로 진짜 정치가 필요하다. 연대를 위한 결단은 대단히 정치적인 것이다.(117쪽)-그렇지만 그저 텔레비전이나 모니터 화면에 몰두하는 일은 우리를 완전히 구해주지 못할 것이다. 가장 중요한 과제는 우리의 일상적 삶을 탄탄하고 의미 있는 방식으로 직조하는 일이다.(161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