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다 양자역학 때문이야
제레미 해리스 지음, 박병철 옮김 / 문학수첩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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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다 양자역학 때문이야! 

_우주 만물의 근본적 특성에 대해 알고 싶어? 

#제레미해리스 #박병철 #문학수첩 


어렵다. 

어렵고 말고... 

이 책의 화두는 '양자역학'이다. 

무려 인문 계열 전공자가 읽은 양자역학'에 관한 책이다. 

하나 더 보태면 이젠 새로운 무언가를 받아들이기에는 나이가 많고 모험심이 적은 인문 계열 전공자가 읽은 양자역학에 관한 책이다. 


그래도 이 책을 꺼내들 수 있었던 나름의 이유는 나름 인문계열 중에서도 자연계열의 지구과학 영역에 한쪽 다리정도를 슬쩍 걸치고 있는 지리학을 공부하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싶다. 그리고 지리학이야말로 책에 소개된 대로 좌뇌와 우뇌를 연결하는 뇌량 같은 학문이라고 스스로도 생각하기에 덥석 이 책을 겁도 없이 집어 들은 것이 아닌가 싶다. 

표지의 고양이가 예뻐서이기도 하다. 

쉬뢰딩거의 고양이는 왜 늘 이렇게 예쁘게 표현되는지 너무 어려워 화가 나는 독자들의 마음을 최대한 누그러뜨리고 재도전할 것을 꼬시는데 최고의 수훈감이다. 


나름 열심히 읽었다. 

근거를 대볼까? 

난 저자의 이름이 jeremy가 아니라 jeremie라고 똑바로 적을 수 있다. 

그리고 

출판사 편집자님들께는 죄송하지만 p143 6번째 줄 '~고양의의 꼬리가'에서 오타가 있음도 찾아낼 정도로 꼼꼼하게 읽었다고 자부한다. 


작가는

천천히 

조급해하지 않고... 

하고 싶은 말이 있어도 때를 기다리며 

어려운 용어일수록 반복해서 사용하는 능숙한 글쓰기 스킬을 통해 

작가는 거의 멱살과 머리채를 잡고 억지로 끌고 가듯 어떻게든 일정한 수준에 도달시켜 주는 책이라고 표현하고 싶다. 

그래서 이 책을 골라 첫 장을 펼치는 순간 읽는것을 중간에 포기하지는 않을 듯하다. 


보어의 붕괴이론_관측자가 물리계를 바라보는 순간 계에 존재했던 여러 개의 상태들이 순식간에 붕괴되고 단 하나의 상태만이 최종 선택! 


고스와미의 우주의식_잠재적 세계가 있음을... 누군가의 관측으로 하나의 가능성이 선택되어 현실 세계로 승격! 


그냥 붕괴 이론 


에버릿의 다중우주 가설 


데이비드 봄의 유도파동_여기에는 냉전, 사상에 따른 학문적 차별까지... 


위 내용은 날개단에 적힌 요약이다.


본문을 다 읽고도 너무 어려워 정의가 어렵다고? 


이 책의 구성은 치밀하다. 


어렵다고 읽었어도 기억이 안난다고 생각하는 순간 날개단에서 다시 요약해 주고 뒤 표지에서 또 이야기해 준다. 


아무튼 이 책을 읽고 드는 생각을 생각나는 대로 적어보면... 


시간의 흐름에 따라 양자역학에 대한 학자들의 논쟁이 어떻게 서로 반박하며 발전시켜 나왔는지에 대한 서사 

"닥치고 계산이나 해!"라는 대답에 대한 통쾌한 반항 

현대 물리학이 발견한 아름답고 복잡한 양자 세계를 둘러볼 수 있도록 안내하는 과학서이다. 그러나 필요한 양을 정확하게 계산하는 것 말고도 인간의 의식이 물리학에 섞여 들어오는 시점부터 지금까지의 이야기들을 차분히 천천히 기다려주는 이야기 

어느 시점까지는 우주를 '정상적인 방법으로 설명하는 이론'만을 추구하는 것만이 지지를 받는 것이 맞는가?라는 의문에 더해 알고 보니 '정상'이라는 것 자체가 사물을 다스리는 이치 중 가장 기이한 방법이란 깨달음을 공감하고 싶어 하는 책 

자연의 법칙, 우주 만물의 근본적 특성에 대해 알고 싶다는 지적인 호기심을 양자역학과 함께 풀어내보려는 시도 


그리고 


'위엄과 빈자루는 자루만큼의 가치가 있다.'는 인용문에서 하고 싶은 말처럼 보어를 중심으로 한 코펜하겐 학파, 아인슈타인의 견해가 갖고 있던 크기와 무게보다 라면 먹고 하루 4시간 자는 대학원생일지라도 새롭게 제시하고 도전하는 학문적 의견에 대한 존중을 함께 말하고픈 책이라고 감히 글을 남겨본다. 


#이게다양자역학때문이야 #문학수첩 #과학 #양자역학 #책추천 #쉬뢰딩거고양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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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드힐 ㅣ 스토리에코 2
하서찬 지음, 박선엽 그림 / 웅진주니어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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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드힐 

#하서찬 #박선엽 #웅진주니어 


좋은 기억 

나쁜 기억 

나쁜 기억이라고 하기엔 너무 큰 트라우마 

그것도 아직 누워있는 혼수상태의 형을 보았을 때 끝나지 않은 진행형 

어쩔 수 없는 이별 

그곳에서 다시 

악연 

방관자 

가슴 떨리는 인연 

다시 나쁜 기억이 될 구렁텅이 속으로.... 

용기... 용기로 얻은 새로운 인연 

친구와 함께 탈출... 

누군가를 돌보아야 할 상황 

친구의 편지 


뜬금없지만 

인도 사람들이 시바신을 좋아하는 이유를 알고 있다. 

창조의 신, 유지의 신도 아닌 파괴의 신 시바신을 좋아하는 이유... 


지금 현생의 자신의 상태를 파괴해 줄 유일한 신, 그 완전한 파괴를 통해 윤회를 거쳐 지금과 전혀 다른 삶으로의 탈출을 꿈꾸는... 


어쩜 이렇게 다이내믹할 수 있을까? 

책 속 작가님이 정해 놓은 소제목 말고도 나름 이야기를 정리해 보았을 때 그리 두껍지 않은 책 속 이야기 안에 주인공과 그 친구들이 겪은 속상하고 아픈 일들이 가득하다. 좋은 일이라고는 사고 나기 전 형과의 추억... 그마저도 부모의 싸움 즉 '전쟁'이라고 표현한 그 답답함을 피한 탈출이었을 뿐... 결국 그 탈출의 끄트머리로 형은 사고를 동생은 평생 지울 수 없는 자책을... 

그렇게 중국으로의 탈출은 탈출이라고 보기엔 이전 나쁜 기억과 현실이 너무 질기게 이어져 완전한 파괴가 이루어지지 않았기에.... 

성공하지 못한 탈출로 생각된다. 게다가 도망친 곳이 이전보다 나아진 현실이라기보다는 새로운 위협과 부담, 고통스러운 사건이 연속된 곳이었기에... 


후반부의 탈출도 그러하다. 

무언가에 단단히 씌운 아빠의 억지 속에서 충분히 사랑을, 돌봄을 받지 오히려 강요에 의한 어느 선을 넘어야 하는 압박을 견뎌는 상황도 그렇고... 탈출의 과정도 순조롭지 않다. 가짜 명품 시계로 밝혀지는 것, 암표를 구매하는 순간에서도 속고, 가방을 도둑맞고, 톱으로 위협하는 어른을 만나고, 기차에서 뛰어내리고, 다치고, 그 와중에 돌보아야 하는 아이가 생기고... 

도대체 이런 탈출이라면 어디로 도망가야 한다는 것인가? 

겨우 형이 있고 라희가 있는 곳이라는 이유 말고는..


아빠가 말하는 진시황의 위대함이 나오는 대목이 있다. 

진흙으로 만들어진 강인한 눈을 갖고 있는 병마용의 흙으로 빚어진 병사들... 


"냉정해야 하고 

가족도 짐일 뿐이니 네 성공만 생각하고 다른 건 다 필요 없다며.. 

대단한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병마용의 병사들을 빚은 그 흙은 

지훈이가 다니던 학교 운동장에서 끝없이 불어 눈을 까끌거리게 했던 모래와 무엇이 다른지 생각해 본다. 

이 책에서 흙과 모래는 무엇을 상징하고 무슨 메시지를 전하는지와 함께 말이다. 

그리고 그것과 다른 곳의 흙... 

라희가 쓰러졌던 곳에서 지훈이가 움켜쥐려던 흙, 형이 입원해 있는 병원에 돌아와서 토기인형을 돌려보낸 흙은 또 어떤 의미인지 


흙 말고도... 

형에게서 받아 시작된 토기인형을 빚던 조각칼, 아이에게 벗어준 운동화가 품은 상징성은 어떻게 확장될 수 있는지.. 


멍이 든 배를 또 맞을 때, 밟힌 등을 또 밟힐 때처럼 그렇게 지속되고 반복되는 상황 속에서 친구로부터 얻는 작은 위안만이 이 소설의 메시지가 전부는 아닌 듯하다. 아니면... 복잡한 무언가가 있다기보다는 이 세상에 이런 힘듦이나 아픔은 좀 없었으면 하는 아주 간단한 바람이 있을 뿐일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상처가 있다면 조금은 아물도록... 


#샌드힐 #책추천 #청소년소설 #운진주니어 #웅진출판사 #도서협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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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홉 살 환경 사전 ㅣ 아홉 살 사전
박성우 지음, 김효은 그림 / 창비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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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홉 살 환경사전 

#박성우 #김효은 #창비 


초등학교에 아홉 살 시리즈홉 살 환경사전 

#박성우 #김효은 #창비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아홉 살 시리즈이기에 고등학교에서 근무하는 내가 읽고 학생들에게 소개하기에는 좀 그런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세상을 살아가는데 필요한 진리는 단순하지 않나? 

그 단순한 진리가 어린아이에게나 청소년에게나 어른과 노인 굳이 달리 표현될 이유가 없지 않나 싶었다. 

그리고 단순하면 단순할수록 굳이 복잡할 필요 없이 '간결'하게 표현하면 되는 거 아닌가 싶다. 


'간결하게 표현된 단순한 진리' 


이렇게 생각하니 초등학생이건 고등학생이건 굳이 따질 필요 없고 오랜 시간 공부 좀 했다는 나도 이 책 안에서 어린아이와 함께 진리를 함께 구해낼 수 있지 않을까~ 기대를 하고 읽었다. 


하루 아니 일정 기간 동안 

환경 사전에 나오는 단어를 무심히 칠판에 툭 크게 적어 놓고 "우리 한번 해보자!"라고 마무리 짓는 수업을 해보고 싶다. 

어떠했는지 얼마나 실천했는지 실적을 따지지 말고 "또 해보자!" 하면 될 테니까~말이다. 


맘에 드는 단어가 참 많았다. 

7월 학교 특색 사업으로 '환경장터'를 학생들과 계획 중인데 내가 쓰지 않고 있는 물건 중 남이 쓸만한 물건을 내고 내가 필요한 물건으로 바꿔가는 활동이 기본이다. 이 기본을 위해 '순환하다'라는 단어를 찾고 기분이 좋아졌다. 


'순환하다'를 알고 이를 실천하기 위해 '물려주다', '나눠주다', '바꿔주다'로 이어질 수 있는 활동을 계획하고 말이다. 

그리고 이런 올해 1학기 활동이 2학기에도 '이어지자'_(그 안에 담긴 마음이 자연을 아끼는 지혜로 이어질 거예요.라는 사전의 글과 살짝 의미가 다르지만 말이다.)가 되면 얼마나 좋을까?라는 바람까지 적어본다. 


책을 읽다가 인상 깊어서 필사한 것을 옮겨본다. 


'소중하다' 낡은 물건을 보며 내가 함께한 시간을 떠올려 보세요. 


'신비롭다' 올해 가장 신기하고 마법 같은 일을 한 가지 떠올리고 적어보세요.


'알리다' 새가 통과하기 어려워 보이는 공간은 날아들지 않는대... 




이 사전의 마지막이 '회복하다'여서 좋았다. 

최근 일어난 산불을 인재다 자연재해다라는 분류가 무슨 소용이 있나 싶은 차에... 

'ㅎ' 이어서 마지막이었을 테지만 그래도 '회복하다'가 마지막인 것은 신의 한 수 같은 모양새이다. 


원래의 상태를 되찾다. 


[본문] 


'버들치는 맑은 물에서만 산다던데...' 

물이 맑아지자 깨끗한 물에서만 사는 물고기가 돌아왔어. 

갯벌이 살아나서 갯고동도 갯가재도 짱둥어도 게도 돌아왔어. 

농약을 치지 않자 한동안 들판에서 사라졌던 메뚜기가 보이기 시작했어. 


[한번 해보자! 마음 건강 지킴이] 


힘들고 속상한 일이 있을 때에는 가족과 함께 공원을 걸어 보세요. 자연과 함께 쉬다 보면 우리도 조금씩 회복할 수 있어요. 


'다시는 산불이 나지 않으면 좋겠어.' 

나무가 자라난 숲에 새들이 들어와 살기 시작했어. 


회복된 숲과 산불이 난 숲의 그림이 극명하다. 

산불로 피해가 난 산도 그 산에 살던 사람들의 마음도 그 사람들의 슬픔을 지켜보기만 했던 우리의 안타까운 마음도 회복되었으면 좋겠다. 


다시 말하지만 좋은 말, 힘이 되는 말이 참 많구나 싶다. 

'배려하다', '살리다', '다양하다', '돕다', '함께하다' 등등... 읽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좋아지는 단어, 그림으로 가득 채워진 책을 읽었다. 


#서평단 #협찬 #책추천 #환경사전 #아홉살환경사전 #어린이를위한환경사전 #환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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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 2026 북스타트 선정도서, 2026 문학나눔 선정도서 ㅣ 날개달린 그림책방 64
김완하 지음, 이명애 그림 / 여유당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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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그림책 #이명애 #여유당 


뜬금없지만 

기억이 가물가물한 옛날 이야기 하나를 적어보고자 한다. 


옛날 옛적에 

돌아가신 어머니가 그리워진 어느 임금님이 엄마와 아이가 함께 있는 그림을 구해오라는 명령을 신하들에게 내렸다. 

그 명령을 받고 대신들은 자신이 추천하는 화가의 그림이 선택되기를 바라는 마음에 유명한 화가들을 모으고 부담스럽게 압박을 했다. 

하지만 최종적으로 왕이 선택한 그림은 유명 대신들의 추천을 받은 화가들의 화려한 그림이 아니라 엄마가 살짝 입을 벌린 채 아이를 무릎에 앉히고 숟가락에 음식을 떠서 아이에게 먹이려는 모습을 그린 이름 없는 화가가 그린 수수한 그림이었다. 


대신들은 왕에게 물었다. 


"왕이시여... 어째서... 더 잘그린 유명한 화가의 그림을 마다하고... " 


왕이 말하기를... 


"이 그림을 잘 보거라. 엄마가 숟가락에 있는 뜨거운 음식을 후후 불어주는 듯하지 않는가? 그리고 아이에게 무언가를 먹일 때 그 부모는 "아~"라고 입을 벌려 아이에게 따라 하라고 먼저 하지 않던가? 이 화가는 직접 아이에게 무언가를 먹여본 경험이 있는 사람일 것이다. 이 그림을 제외하고 다른 그림은 그런 사랑의 감정이 하나도 느껴지지 않더구나." 


엄마... 

그림책에서 난 그때 그 왕이 되어 본다. 


누워있는 엄마의 안경을 잡으려는 아이를 그린 그림 

이불속으로 파고들어 가는 아이를 그린 그림 

짐을 챙기는 엄마에 안겨 뒤에 액자 속 사진의 엄마를 보고 "엄마"라고 부르는 그림 

엄마랑 같이 하늘을 쳐다보는 그림 

떨어지는 나뭇잎을 잡으려는 듯 손을 뻗은 아이를 그린 그림 

풍선을 쫓는 아이를 그린 그림 


이렇게 보이는 것 말고 아이가 하고 싶어 하고 하는 것을 세세히 다 알고 있는 사람이 그린 그림... 

그런 사람들과 그런 사람들 주변의 모든 것들이 키우는 아이에 관한 그림... 


멋지고 기분 좋아지는 그림책을 선물 받았다. 해시태그도 '선물책'이라고 써달란다. 

다 커버린 어른의 아이를 닮은 웃음이 나온다. ^^ 


#선물책 #엄마 #여유당출판사 #책 추천 #김완하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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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원예찬 - 반짝이는 사유의 조각들
현진 지음 / 담앤북스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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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원예찬 

_반짝이는 사유의 조각들 

#현진 #담앤북스 


책 사이사이에 예쁜 엽서가 있다. 살짝 힘을 주고 빼려 해도 나오지 않아 살짝 당황했다. 

모아진 글의 분위기가 바뀔 때마다 작가님의 손글씨가 적힌 예쁜 엽서가 책과 하나 되어 끼워져 있는 것이다. 

엽서의 풍경은 스님이기도 하신 작가님이 머무시는 마야사의 풍경 중 하나일 것이다. 

언제고 마야사를 찾게 되면 보물찾기 하듯 엽서의 사진을 촬영한 그곳을 하나하나 짚어보리라 생각해 본다. 

엽서에는 겹벚꽃, 구절초, 목수국이 있었으니 방문은 한 번으로 안되리라. 


속이 좁고 편협하여 딴지 걸기를 좋아하는 난 이 책을 읽으면서 이런 생각을 했다. 


정원보다 텃밭이 낫지 않은가? 책 속에 나오는 엄청난 에너지를 쏟아 텃밭을 가꾸고 그것으로 나눔 하고... 


내가 이렇다. 

앉아서 편히 하는 비판.. 트집.. 결국 내 집 한편에 무엇하나 심지 않고 가꿀 배짱도 실력도 없으면서 남이 하는 것에 교과서적이며 실용적인 묻지 않은 대안을 툭 던진다. 아니나 다를까 나 같은 사람을 몇 만나신 모양이다. 

대답이 나온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남을 헐뜯는 것을 좋아한다.라고 툭 혼내신 뒤 정원과 텃밭의 구분을 굳이 두지 않는 이야기가 나온다. 

속세에서 모든 것을 효율성에 맞춰 생각하고 내게 정원과 꽃, 나무는 무용하다는 내 틀에 갇혀서 작은 정원이라도 만들고 가꾸면 그곳이 그 사람의 '정토세계'가 된다는 말을 깨닫기 위해서는 난 얼마의 시간을 더 책을 읽고 수양해야 하는지... 

시간을 담고 서 있는 정원의 나무처럼 나도 시간을 안고 품어야 될 일이라 생각해 본다. 


일본식 정원에 대한 언급에서도 책을 읽으며 대놓고 혼자 툴툴거렸고, 낙엽을 바로바로 쓰는 부분에서도 삐죽거렸다. 


다 알고 계신 듯하다. 

어느 부분에서 어떤 독자들이 무엇을 못마땅하게 생각할지를... 

역시 모든 사람에게 칭찬받으려는 욕심은 없으신 듯하다. 

낙엽을 매번 쓸고 있는 이유를 포함해서 특정 양식에 구애받지 않고, 취향대로 자신의 정원을 만들어가는 과정을 조목조목 설명해 준다.


인상 깊었던 문장을 옮겨본다. 


'봄꽃이 순서대로 피듯 인간사도 예외일 수 없다. 모든 일이 순서대로 이루어져야 평온한 일상이 된다.' 

'조사부사자사손사' '죽을 사'를 잔뜩 넣어 놓은 게 썩 내키지 않았다. 이를 알아챈 선사가 다음의 설명을 덧붙였다. 

'이보다 더 좋은 가훈이 어디 있소? 할아버지가 죽은 다음에 아버지가 죽고, 아버지가 죽은 다음에 아들이 죽고, 아들이 죽은 다음에 손자가 죽어야 하지요. 이 순서가 바뀌어 부모가 자식의 상을 치르지 않는다는 뜻이오.'... 뭐든 순서를 어기면 조화롭지 못하다. 장미가 피었다고 옆의 능소화가 시샘하거나 부러워하지 않는다. 


언제부턴가 봄이 되면 매화가 필테고.. 다음에는 목련이 피는 순서라고 읊으며 그 꽃을 찾는다. 순서대로 피는 봄꽃의 이어달리기... 앞서거나 늦거나 하면서 피고 지는 꽃처럼 때로는 느리고 때로는 빠르게 그때를 맞이하는 것이다. 이것을 알면 모든 일이 빨리 이루어지지 않는다고 조급해할 필요가 없다. 사람의 일도 순서대로 하나씩 성취되는 까닭이다.라는 작가님의 사유가 보태지는 것이 참 일화와 사유가 잘 어울린다고 생각했다. 


'땅에 씨앗을 심고 시간의 시를 쓰는 곳이 정원이다.' 

'상대방은 내 기대를 내가 바라는 것을 들어주기 위해 태어난 사람이 아닌데...' 

'탄광이 무너져 사망한 사람 1명은 시계를 갖고 있던 광부...' 

'행복한 사람은 있는 것을 사랑하는 사람, 불행한 사람은 없는 것만 사랑하는 사람..' 

'일상에서 집착보다 집중의 비중을 높이는 것이다.' 

'꽃은 무심히 향기를 내고 있는데 나는 마음을 꽃에 두고 바라보고 있구나.' 

'바람이 절을 쓸고 달이 법당을 밝히거늘 무엇을 걱정하랴' 


영화나 드라마 속 장면 같다. 

주인공이 답답한 마음을 풀러 고즈넉한 곳에 자리 잡은 사찰, 암자에 가서 차 한 잔 앞에 두고 수양이 깊은 스님에게 무언가 뻥 뚫리고 쿵 하고 뭔가 깨달음을 얻게 되는 한 마디를 듣는 순간.. 그 한 마디 같은 문장들을 다 옮기기엔 지면이 부족하다. 단 화두는 한결같다. 흙, 풀, 나무가 있는 정원이다.


#도서협찬 #책추천 #정원예찬 #정원 #마야사 #현진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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