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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 읽기 - 날씨와 기후 변화, 그리고 우리를 둘러싼 공기에 숨겨진 과학
사이먼 클라크 지음, 이주원 옮김 / 동아시아 / 2025년 11월
평점 :
하늘 읽기
#사이먼클라크 #이주원 #동아시아
제목을 보고 참 낭만적이라고 생각했다.
얼마 전 '구름 관찰자', '파도 관찰자'라는 단어가 들어간 책을 보고 그래 너무 고개 숙이고 일만 하지 말고 하늘 쳐다보면서 바다 보러 가면서 살자! 뭐 이런 생각을 살짝 했었는데 '하늘 읽기'라니 너무 낭만적이야! 좋아! 이랬었다.
헌데...
부제는 날씨와 기후 변화 그리고 우리를 둘러싼 공기에 숨겨진 과학
표지는 태풍 위성사진? 호수 바닥이 드러나 거북이 등껍질처럼 갈라져버린 아랄해? 지구온난화 이야기에 단골 주인공인 북극곰
아...
눈을 뜨고 하늘을 보고 다시 눈을 지그시 감고 낭만에 빠지기보다는 정신 똑바로 차리고 읽어 내려가야 하는 책이라는 것을 슬슬 느끼게 되었다.
우선 내 짧은 지식과 역량으로 빨리 읽어 내려가기엔 전문적인 책이다.라고 말해둔다.
사실 그래서 더 천천히 읽어가며 다 이해하고 싹 다 내 것으로 만들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다 읽은 후 난 실패했다는 생각이 들어서 그래 한번 더 읽자!라고 마음먹은 후 지금은 오히려 느긋한 심정이다.
책을 다 읽고 나서 한 권을 술술 요약해서 말할 수 있을 정도로 통찰할 수 없다고 판단될 때가 있다.
그땐 욕심 내지 않고 우선 인상 깊었던 문장들을 이곳에 옮겨 기록해 두고, 파편적이지만 이 기억들마저도 휘발되어 사라지지 않도록 노력하곤 한다.
아참, 왜 어렵게 느꼈는지부터 변명해 보자.
기본적인 지구과학, 물리학 지식과 정보를 토대로 날씨와 기후, 기상에 대해 기존에 알고 있던 사실과 더불어 새로운 이야기를 보태준다.
내 문제는 기존에 알고 있던 사실과 정보, 지식의 깊이와 양이 현저히 적다는 것이다. 그러니 새로운 지식이 덧대어질 때 어렵게 느껴지는 것이 당연한...
부끄럽지 않다.
새로운 것에 대한 호기심과 보물을 찾은 듯한 느낌으로 난 지금 기분이 참 좋다.
물론 살짝 자책을 하고 있기는 하다. 공부 좀 더 할걸
'여호와의 길은 회오리바람과 폭풍 속에 있고 구름은 그 발의 티끌이로다.(나훔서 1:3)'
처음 만난 인상 깊은 문장이다.
과학서에 성경 말씀이라서?라는 단순한 이유일 수도 있으나, 이 책은 이렇듯 과학 이야기만으로 가득 채워져있지 않다.
과학자의 출생(어려운 가정 상황 속에서 태어나 대학 수위로 일하면서 도서관을 자유롭게 이용하면서부터~이런 출생과 교육받은 과정이 소개)과 사망(집안을 수증기로 덥게 만들어놓으면서까지 연구하다가 계단에서 가운을 밟고 미끄러져서 사망한 듯하다~라는 이야기까지..)을 이야기해 주기도 하고, 연구와 실험 중 에피소드 또한 풍부하게 기록되어 있다.
독자들 중 여럿이 이 책을 어렵게 느낄 것이라는 예상도 분명히 했던 것 같다.
#파란 하늘 빨간 지구 저자인 조원호 님의 추천사를 보면 과학적 지식과 역사적 통찰, 인문학적 감성이 절묘하게 어우러진 대기 과학 전문가 영역을 소개한다는 추천사가 그 어떤 한 줄 평, 소개보다 이 책을 잘 설명하고 있다고 생각된다.
'날씨의 뿌리는 바람이다.'
'바람은 그 자체로 하나의 날씨 현상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모든 날씨를 가능하게 합니다.'
오호 날씨 = 바람? 이런 생각은 사실해보지 않았었다. 날씨는 순간의 기상현상, 기후는 30년 정도의 기상현상의 평균값으로만 스스로 이해하고 살았는데 역동적인 바람으로 그 순간의 날씨를 이제 설명하고, 기후의 변화와 위기를 이해해 나가는 것을 시도하는구나.라는 생각이 들게 하는 문장이었다.
'1735년에 제정된 영국의 주술법은 미래를 예측할 수 있다고 주장하는 행위를 주술의 한 형태로 규정했고~'
이런 그래서 일기 예보 역시 주술?
그럼 이런 미신으로 취급받던 것들을 과학의 경지로 올려놓는 그 과정은?
특히 독실한 기독교 신자였던 피츠로이가 찰스 다윈의 진화론 정립을 지원한 경험과 재정적 어려움, 신앙, 사회적 반대 속에서 바다 위 생명을 구하기 위한 도덕적 책임감과 지적호기심 이런 것들의 복합적이고 감당키 어려운 무게를 책에서 느껴볼 수 있다.
'텔레커넥션'
'냉장고 속과 실온 속 콜라캔의 치익 소리 크기 실험'
'비늘나무와 석탄 형성 과정' 등은 다른 곳에서 듣지 못했던 새로운 지식이고, 정보였다.
그리고 진짜 마지막 문장
'대기는 우리를 필요로 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대기가 필요합니다.'
왜 이 책을 다시 읽고 제대로 이해해야 하는지에 대한 이유를 분명하게 하는 문장이라 생각되었다.
어깨에 힘을 빼고 너무 긴장하지 말고 다시 읽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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