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드힐 스토리에코 2
하서찬 지음, 박선엽 그림 / 웅진주니어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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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드힐 

#하서찬 #박선엽 #웅진주니어 


좋은 기억 

나쁜 기억 

나쁜 기억이라고 하기엔 너무 큰 트라우마 

그것도 아직 누워있는 혼수상태의 형을 보았을 때 끝나지 않은 진행형 

어쩔 수 없는 이별 

그곳에서 다시 

악연 

방관자 

가슴 떨리는 인연 

다시 나쁜 기억이 될 구렁텅이 속으로.... 

용기... 용기로 얻은 새로운 인연 

친구와 함께 탈출... 

누군가를 돌보아야 할 상황 

친구의 편지 


뜬금없지만 

인도 사람들이 시바신을 좋아하는 이유를 알고 있다. 

창조의 신, 유지의 신도 아닌 파괴의 신 시바신을 좋아하는 이유... 


지금 현생의 자신의 상태를 파괴해 줄 유일한 신, 그 완전한 파괴를 통해 윤회를 거쳐 지금과 전혀 다른 삶으로의 탈출을 꿈꾸는... 


어쩜 이렇게 다이내믹할 수 있을까? 

책 속 작가님이 정해 놓은 소제목 말고도 나름 이야기를 정리해 보았을 때 그리 두껍지 않은 책 속 이야기 안에 주인공과 그 친구들이 겪은 속상하고 아픈 일들이 가득하다. 좋은 일이라고는 사고 나기 전 형과의 추억... 그마저도 부모의 싸움 즉 '전쟁'이라고 표현한 그 답답함을 피한 탈출이었을 뿐... 결국 그 탈출의 끄트머리로 형은 사고를 동생은 평생 지울 수 없는 자책을... 

그렇게 중국으로의 탈출은 탈출이라고 보기엔 이전 나쁜 기억과 현실이 너무 질기게 이어져 완전한 파괴가 이루어지지 않았기에.... 

성공하지 못한 탈출로 생각된다. 게다가 도망친 곳이 이전보다 나아진 현실이라기보다는 새로운 위협과 부담, 고통스러운 사건이 연속된 곳이었기에... 


후반부의 탈출도 그러하다. 

무언가에 단단히 씌운 아빠의 억지 속에서 충분히 사랑을, 돌봄을 받지 오히려 강요에 의한 어느 선을 넘어야 하는 압박을 견뎌는 상황도 그렇고... 탈출의 과정도 순조롭지 않다. 가짜 명품 시계로 밝혀지는 것, 암표를 구매하는 순간에서도 속고, 가방을 도둑맞고, 톱으로 위협하는 어른을 만나고, 기차에서 뛰어내리고, 다치고, 그 와중에 돌보아야 하는 아이가 생기고... 

도대체 이런 탈출이라면 어디로 도망가야 한다는 것인가? 

겨우 형이 있고 라희가 있는 곳이라는 이유 말고는..


아빠가 말하는 진시황의 위대함이 나오는 대목이 있다. 

진흙으로 만들어진 강인한 눈을 갖고 있는 병마용의 흙으로 빚어진 병사들... 


"냉정해야 하고 

가족도 짐일 뿐이니 네 성공만 생각하고 다른 건 다 필요 없다며.. 

대단한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병마용의 병사들을 빚은 그 흙은 

지훈이가 다니던 학교 운동장에서 끝없이 불어 눈을 까끌거리게 했던 모래와 무엇이 다른지 생각해 본다. 

이 책에서 흙과 모래는 무엇을 상징하고 무슨 메시지를 전하는지와 함께 말이다. 

그리고 그것과 다른 곳의 흙... 

라희가 쓰러졌던 곳에서 지훈이가 움켜쥐려던 흙, 형이 입원해 있는 병원에 돌아와서 토기인형을 돌려보낸 흙은 또 어떤 의미인지 


흙 말고도... 

형에게서 받아 시작된 토기인형을 빚던 조각칼, 아이에게 벗어준 운동화가 품은 상징성은 어떻게 확장될 수 있는지.. 


멍이 든 배를 또 맞을 때, 밟힌 등을 또 밟힐 때처럼 그렇게 지속되고 반복되는 상황 속에서 친구로부터 얻는 작은 위안만이 이 소설의 메시지가 전부는 아닌 듯하다. 아니면... 복잡한 무언가가 있다기보다는 이 세상에 이런 힘듦이나 아픔은 좀 없었으면 하는 아주 간단한 바람이 있을 뿐일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상처가 있다면 조금은 아물도록... 


#샌드힐 #책추천 #청소년소설 #운진주니어 #웅진출판사 #도서협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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