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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원 - 인류의 과제 ㅣ 탐 그래픽노블 16
필리프 비우익스 지음, 뱅상 페리오 그림, 소민영 옮김 / 탐 / 2026년 8월
평점 :
자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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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 노블은 언제나 흥미롭다.
안 그래도 문해력이 부족한 나인데 이제 노안도 심하게 와서 글씨를 안경을 벗었다~ 썼다~ 하면서 크고 작은 글씨가 빼곡한 책을 읽는 것이 급격히 힘든 탓에 그래픽 노블은 내용의 전달이 그림과 함께 여서 쉽게 의미를 파악하게 되고 만화의 형식을 일부 차용해서인지 그저 글로만 나왔으면 웃지 않았을 유머와 위트가 주인공의 표정과 대사로 전달될 때가 있다.
아마 글로만 되어있었다면 그 상황에서 독자를 웃기려는 시도 조차 하지 않았을 듯하다.
그렇다고
책이 전하는 바가 한없이 가볍다고 생각한다면 큰 오해이다.
당장 이 책의 첫 장에 넓은 여백 가운데 툭 던진 질문과 그에 대한 답변 두 줄만 읽어봐도 이 책이 얼마나 엄청나게 무겁고 진중한 화두를 다루고 있는 책인지 알 수 있을 것이다.
옮겨본다.
"생명이란 무엇인가?
그것은 밤에 빛나는 반딧불이, 한겨울 들소의 입김, 풀 위로 드리웠다 해 질 녘 사라지는 작은 그림자다."
아메리카 원주민 섹시카족 추장이 마지막으로 남긴 말이라고 한다.
멋진 말이다. 한데 마지막으로 남긴 말이라고 하니 비장하기까지 하다.
그렇게 생명이 있는 것들의 무대, 토대가 되는 지구에 대한 글이며, 그 지구의 자원을 토대로 삶을 영위하고 있는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이다.
이 책의 내용을 이끌어 가는 두 주인공은 다양한 시대와 공간을 넘나들며 그만큼이나 다양한 의견을 갖고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책에 옮긴다.
가장 먼저 '코르누코피언'에 대해 설명하는 것으로 이야기는 시작된다.
라틴어 코르누 코피아이에서 온 말로 풍요의 뿔을 뜻한다고 한다. 그리고 지금 우리는 그 의미를 '기술 발전 덕분에 세상이 풍요로워질 수 있다고 믿는 사람들을 말함'이라고 소개하며 기술이 어떻게 세상을 변화시켰는지가 아니라 앞으로 무엇을 더 할 수 있는가 하는 것에 초점을 맞춘다.
이때 그래픽 노블의 장점이 나타난다.
위에는 바로 풍요의 뿔이 준 축복의 땅 모습이 아래는 그 풍요를 지탱하는 불평등한 모습이 상반된 그림으로 보여준다.
그리고
본격적으로 그 풍요를 가져다준 '자원' 자원에 대해 이야기를 꺼낸다.
13세기 나왔을 것이라고 생각하기 힘든 놀라운 이야기
"우리는 만들 수 있습니다. 항해를 위해 노 젓는 기계, 동물의 힘을 빌지 않아도 믿을 수 없이 빠른 이동 수단, 새처럼 공기를 차고 날아오르는 기계, 강과 바다의 바닥까지 내려갈 수 있는 기계, 교각도 지지대도 없이 강 위를 지나는 다리"
그 당시 허풍에 가까웠을 이야기는 이후 시대를 흘러 실현되고 있다. 물론 맬서스의 이야기, 성장의 한계 이야기가 나오면서 모두가 자원과 기술력에 바탕을 둔 인간의 생존에 긍정적인 면만 지지한 것은 아니었다는 사실도 전해준다.
즉
물질적 한계에 부딪힌 성장과 한계 없는 성장 이 두 가지 관점을 두고 사람들은 편을 갈라 다른 지지를 보내며 지금에 이르렀고, 이제 인간의 기술력은 시선을 우주와 더 깊은 지구 땅 속에 두고 있다.
책을 읽으면서 가장 섬뜩했던 그림이 나오는 페이지는 '종말'에 대한 이야기 보다 '재활용'에 대한 이야기가 언급된 페이지였다.
'수렵 채집을 했던 인간은... 고철 채집을 하게 될 거야!"라는 무서운 예언과 함께 사람들이 폐허더미에서 고철과 금속을 뒤지고 있는 그림이었다.
생존을 위해 쓰레기 더미에서 알루미늄 캔과 플라스틱을 모으는~
계속해서 공포만 심어주는 불안한 이야기만 나오는 무책임한 책은 아니다.
대책과 대안에 대해서도 말해준다.
1. 절제하기
2. 물건을 제대로 설계하고 오래 사용하게 만들기
3. 기술 분별력 발휘하기 즉 꼭 필요한 경우에만 소중하고 희귀한 자원을 사용하는 것이다. 매번 하이테크보다는 로테크를 이용하는 빈도수를 늘리는 방식으로 말이다.
그러면서 다시 우리에게 긴장감을 높여준다. '기준선 이동 증후군'을 소개하면서 말이다.
놀랍도록 적응을 잘하는 인간의 본성은 미래에 대한 긍정적인 전망과 부정적인 전망을 한꺼번에 일으키기 때문일 것이다.
책이 던지는 질문을 옮겨본다.
"지구상에 남아 있는 자원은 우리의 삶을 지탱하기에 충분할까?"
"새와 로켓 중에 더 정교한 것은?"
"인류는 다른 길로 갈 수 있을까요? 기술 문명이라는 이 미치광이 우주선을 천천히 착륙시킬 수 있을까요?"
대답은..."이것은 기대라기보다는 간절한 소망이다."
소망을 갖고 천천히 한번 더 읽어보고픈 책이다.
질문을 다시 한번 되뇌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