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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먼 산책 - 국경을 넘은 강아지와의 삶, 그리고 인연들
최수향 지음 / 흐름출판 / 2026년 8월
평점 :
아주 먼 산책
#아주먼산책 #최수향 #흐름출판 #반려동물 #에세이
우선 난 반려동물과 함께 하지 않는다.
아주 친한 지인 중에도 함께 하는 사람이 그리 많지 않다.
음...
마음에 걸리는 것은 아버지의 꿈 중에 하나가 마당 있는 집에서 중형견 정도 되는 반려견과 함께 해보고 싶다는 소원이 있다는 것을 아는 것이다.
마침 매제가 용인 농장에 진돗개를 한 마리 분양받아서 '웅'이라는 이름을 붙여주고 키우게 되어 두어 번 찾아 먹이도 주고 이런저런 놀이를 해주고 오셨다. 이후 자주 매제가 보내주는 웅이 영상에 활짝 웃으시는 모습을 보면 자꾸 소원 생각이 나지만 아직도 난 결단을 못 내리는 중이다.
소원을 모르면 모를까 알면서 그 소원을 이루기 위한 노력을 안 하는 것이 좀 부담이 크다.
난 왜 반려동물을 부담스러워하는 것일까?
핑계이지만 마지막 이별의 슬픔과 절차를 감당키 힘들다는 것과 시간적, 경제적 여유가 부족하다는 것이 가장 크다고 할 수 있겠다.
아프리카에서 파리, 독일까지 늘 디디를 돌봐줄 본인 외 다른 사람을 구해야만 하는 상황이 책에서도 자세히 나온다. 디디의 죽음도 그렇지만 그전부터 노견으로서의 보살핌이 극대화되는 시기에서 죽음, 그리고 그 유골을 다시 아프리카까지 가서 고향에 묻어주는 그 행위 그것은 내 평소의 내 예상을 크게 뛰어넘는다. 그보다 못한 책임만을 내 머릿속에 그려보고는 그마저도 자신이 없는 것이 사실이라서 난 반려동물과 함께 하는 것을 엄두를 못 내는 것이 맞다.
겁이 많은 사람, 나 혼자의 생활도 버거워하는 삶의 무게... 사실 많은 사람들이 그러할진대 이를 극복하고 함께 하는 사람의 이야기가 이 책에 담겨 있다.
'국제기구의 한 부서 과장 정도의 소득이 되니까 돌봐줄 사람을 두고, 비행기로 함께 이사를 하고, 유골을 고향 아프리카에 묻어주는 일을 할 수 있는 것이다.'라고 삐딱하게 생각할 수도 있다고 생각이 든다.
하지만... 그저 시간을 내고 돈을 들여 강아지 한 마리를 케어하며 살아가는 단순한 이야기로 읽히지 않는다.
'디디'로 계속 생겨나고 이어지는 인연에 대한 이야기
'디디'를 챙겨야만 하는 애완동물이 아니고 서로 각자 삶의 시간을 쪼개고 겹쳐서 삶을 함께 나누는 짝이면서 정서적인 면을 공감하는 상대로서의 인연으로 생각하는 작가님의 이야기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 물론 디디의 말과 글을 듣고 읽을 수 없지만 작가님이 풀어낸 이야기 안에 디디가 생각하는 작가님과 주변 지인들에 대한 생각과 그 생각이 밑거름이 되어 선택된 행동들이 잘 전해지는 느낌을 받는다.
흐름 출판사 마케터님이신 파도님과의 짧은 DM에서 많은 눈물이 났다는 슬픔에 대한 공감도 잘 전해진다.
어찌 늘 행복하겠는가? 아프리카에서의 따스한 햇살이 가득한 발코니의 행복, 그보다 서늘하고 흐리지만 독일에서 함께 한 시간이 오래였기에 누렸던 행복을 공감하면서 웃을 수 있었지만 아무래도 사랑하는 짝이었는데 나보다 먼저 가는 그 짝을 보내고 추모하는 그 여정 속에 진심 어린 슬픔과 그리움이 묻어나는 글을 읽다 보면 왜 숨이 살짝 가빠지고 체온이 오르며 눈이 뿌여지는 지 알겠다는 생각이 스며든다.
언제는 주변에 경사가 많아 시간과 비용이 축하하는데 소모되었다면 이제는 노인이 노견을 챙기는 것이 쉽지 않다는 작가님의 말에 살짝 공감할 시기가 되어서인지 주변에 애사가 많아 시간과 비용을 위로와 격려하는데 많이 쓰고 있다. 한데 주변이 아니라 나의 이야기이고 내 가족의 이야기가 되는 순간 난 잘 감당할 수 있을까? 그 슬픔을... 그리움을...
'사람도 아니고 그저 강아지일 뿐인데 참 유난스럽다~'란 뾰족하고 매정하고 삐딱한 말은 이 책을 읽는 내내 끼어들 틈이 없다.
여러 말들이 떠오른다.
'추억이 재산이다.' 난 사람 아니 꼭 사람이 아니더라도 나 아닌 다른 생명체와 어떤 추억을 쌓고 있는가?
작가님의 이 말도 기억난다. 오랫동안 학비를 대주고 경제적 지원을 아끼지 않았고 꼭 그 때문이 아니더라도 좋은 인연으로 만났던 사람들과 그 인연을 이어나가기 위한 작은 노력들이 천국의 문턱을 아주 살짝 넘는데 도움이 되지 않겠느냐는~
난 어떠한가? 나에 대한 성찰은 충분한가? 남을 이해하려는 노력은 멈추지 않고 있는가? 이런 성장을 통해 나는 사회적 책임을 다하려는 시도를 하고 있는가?
'디디'라는 좋은 짝을 아프리카에서 만나 프랑스 파리에서 독일, 그리고 한국에 온 후 다시 아프리카로 떠나는 산책을 들여다보며 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
따스함, 시원함 모두 행복할 수 있지만 이번 책 읽기는 한 여름인데도 덥다고 느껴지지 않은 따스함이 스스로 느껴지는 몸의 온도로 맞춰지는 책을 읽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