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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끝이 당신이다 - 주변을 보듬고 세상과 연대하는 말하기의 힘
김진해 지음 / 한겨레출판 / 2021년 8월
평점 :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가장 친한 친구의 친구를 만난 것 같은 책...
모르는 사람을 그 사람의 주변 사람으로 대략 평가할 때가 있다.
물론 편견, 오해라고 표현될 수 있는 잘못을 저지를 수 있지만 어쩌란 말인가? 속속들이 알기 전에도 그 사람이 궁금한데 말이다.
슬픔을 공부하는 슬픔(신영철), 아침의 피아노와 이별의 푸가(김진영), 그리고 뒤표지에는 내가 가장 좋아하는 시인 지금 여기가 맨 앞의 작가이신 이문재 님, 그리고 오은 님까지...
설레는 마음이라고 하면 너무 과한가? 라고 생각되겠지만 여태 읽어온 책의 양이 많지 않고 아는 좋아하는 작가님들이 몇 없는 내게 이 정도의 지인(내 맘대로)과 연결된 책이며 작가님이라면 어찌 첫 장을 넘기는 것이 어려울 것인가? 라고 생각했다.
서평 치고는 들어가는 글이 너무 길지 않나 싶지만 처음엔 몰랐으나 알고 보니 내 친구의 친구 아닌가? 이런 느낌이라서 그렇다. ^^
절대 ~허하지 않은 여백을 지닌 책
꼬박꼬박 한 페이지 하고 다음엔 널찍한 여백이 남아 있어 그곳에 나에게 이 글에 맞는 그림을 좀 그려보지 않겠나? 라고 말씀해주시는 것 같고, 페이지 끄트머리에서 끝나 다음 화두의 글로 넘어가기에 숨이 가쁘지 않고, 잠시 빈 곳에 머물러 뒤돌아보는 여유를 여백이 가져다주는 것 같아 너무 좋았다. 책에 나오는 말을 빌리면 절대 '~허하지' 않은 여백으로... ^^
다음엔 나를 삽화를 그리는 파트너로 삼아주신다면?
그럴 리 없지 않나!! 하하하
그런데 그런 마음으로 누가 시키지도 않은 그림을 그려보았다. 아마추어다. 누구에게 인정을 받아본 적 없는 그렇지만 신나서 글을 읽고 그 글이 끝나는 지점에서 끝까지 넓게 남은 여백이 어디 한번 네 맘대로 그려보라~ 라고 용기를 주는 듯해서 낙서를 하며 읽어 내려간 책이다.
책 모서리를 접어 아무에게나 보여주고 싶은 문장들이 가득
말끝이 당신이다!!! 라고 시작한 페이지부터 접어서
대통령은 큰일인가? 청소 노동은 작은 일인가? 말은 말을 초과한다. (p194)
약한 사람들이 할 일은 기억과 연대, 그리고 말하기다. (p218)~까지 접은 모서리 한쪽이 뚱뚱해져 버린...
자신 없어 말라 하셨는데 참 이 책을 표현해낼 내 안의 말은 어찌 이리 짧은지…. 그런데 맥락 없는 글은 이리 길어져서..
책을 덮으니 이 책을 건넬 생각 나는 얼굴들이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