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계절은 영원하지 ㅣ 꿈꾸는돌 47
하유지 지음 / 돌베개 / 202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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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계절은 영원하지 


추천사_한봄이 의존 대신 의지를, 도망 대신 버티기를 선택하는 사람이라서 마지막 장을 덮으며 응원의 박수를 보내게 된다. 

본문 중에서_ 뭐든 원하는 대로 해, 오한봄. 너의 인생을 걸어가, 언제 어디서든 네 삶을 다시 시작해. 

#하유지 #청소년문학 #돌베개 #장편소설 #꿈꾸는돌 #어떤계절은영원하지 


청소년들이 느끼는 가장 많은 감정이 무엇일까? 생각해 본 적 있다. 

가끔 그들을 바라보며 나도 저 때로 다시 돌아가고 싶다고 생각하다가도 마냥 철없이 놀던 순간이 지나가고 나와 가족에 대한 삶을 살짝 생각하게 되면서, 꿈, 진로선택, 책임감, 보답, 의무감 등 모든 것이 미래에 불확실한 것들인데 다가올 것이 확실한 것들임에 틀림이 없어 엄청 불안해했던 기억이 나면서 그냥 이 나이로 살련다~라고 결론 내리고는 한다. 


불안감. 

미래에 대한 막연하지만 분명 맞닥뜨리게 될 것들을 마주 하지 직전의 불안감 말이다. 

청소년들에게 그것은 행복할 수 있는 지금 순간의 모서리를 자꾸 갉아먹는... 그리고 잊고 살다가도 잠시 혼자가 되거나 꿈에서 불쑥 튀어나와 움츠리게 만드는 감정이 아닌가 싶다. 


"아니 그냥 미래가 불확실하다는 게" 

"엄마는 우리 집에 어떤 계절을 몰고 올까?" 


엄마가 몰고 온 불안감은 점차 새로운 감정으로 바뀌지만 그렇게 바뀌는 여정에서 주인공은 어쩔 줄 몰라한다. 

그때 늘 힘이 되는 것은 친구들이다. 


'공기 중에는 꽃밭에서 꽃을 마구잡이로 꺾어 뒤섞은 듯한 향기가 맴돌았다.' 

꽃향기인데 마구잡이로 꺾어 뒤섞었다는 표현은 분명 희망을 말하는 듯하면서 그 희망은 아직 불안을 완전하게 잠재우지 못한 상황이라는 것을 작가님은 참 예쁜 문장으로 말해주고 있다. 


소설이 좋은 건 

대충 짐작은 되지만 정말 감정이 이입되어 정확하게 알 수 없을 감정에 대해 최대한 가깝게 다가갈 수 있게 해 준다는 것이다.


작가님이 글과 설정해 놓은 상황 속에서 등장하는 인물들의 감정을 느껴보려 노력하고 굳이 노력하지 않아도 잘 전달되어 "나라면 어땠을까?"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져보게 된다. 


그리고 


내 주변 가까이에서 비슷한 일이 생긴다면 난 내 지인을 위해 무엇을 할 수 있고 어떤 말과 행동으로 의지가 되어 줄 수 있을 것인가? 


뜬금없이...

소설의 역할에 대해 생각해 본다.

특히 청소년 문학 작품에 대해서 말이다. 

함께 살 수밖에 없는 우리들이, 요즘 점점 개인화, 파편화되어 가는 사회의 특성이 드러나고 그 부작용이 부각되고 있다.

오프라인 뿐 아니라 온라인 상에서도 혼자만의 세상에 빠져 자신만의 도파민만 채우려는 청소년들이 생기고, 무수한 관계를 차단하며 선긋고 따로 모이고 흩어지기를 반복하며 혐오와 차별이 증가한다.

 

세대 내, 세대 간 갈등 모두 소통의 부재 때문이 아니던가? 

특히...

나이가 들어 점점 청소년들에 대한 이해가 부족해지는 어른들도 어떤 면에서 특정 세대가 읽도록 쉽고, 유치할 수 있고 수준이 맞지 않는다고 할 수 있겠으나 청소년 문학을 접하는 기회를 늘렸으면 하는 마음이 생기며 나 역시 그것을 꾸준하게 실천해야 하지 않나 싶다.

 

그런 면에서 글에서 할머니는 참 본받고 싶은 분이다. 어떤 면에서는 엄마와 견줄 수 없이 큰 슬픔을 당한 분이지만 엄마와 또 그 고통을 버티고 나아가는 방법이 다르며 주인공에게 한없는 이해와 사랑을 주는 분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책을 다 읽은 독자분들 중에서는 저런 상황에서 나도 저런 마음의 챙김을 실천해야겠다. 그래~그래야겠다. 싶은 마음이 들 수 있도록 글은 쓰여 있고 감정을 불러일으킨다. 


대체로 상처가 생기고 더 그 상처가 더 벌어지면서 아프고 슬프고 그런 역경을 극복하는 과정에서 우리 청소년들이 이겨내며 버텨내는 성장의 이야기가 대부분이라서 살짝 어둡고 가라앉은 채 읽을 거란 생각은 하지 말기 바란다. 


엄마의 핸드폰을 훔쳐본 뒤 '여우'라는 상대에 대한 궁금증이 생기면서 완전 범죄를 꿈꾸는 가운데 눈치 없는 알고리즘이 '여우'이야기 영상을 틀어주는 장면에서는 안 웃을 수가 없다. 할머니 수술 중이라는 안내가 전광판에 나오는데 떡볶이집 낙서가 떠오르는 장면에서도 미소가 나오며 흔들리며 자리를 성장하는 모습에 응원하게 된다.


개인적으로도 소설을 손에서 놓지 말아야할 이유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 되었다. 살짝 낯선 청소년 문학, 청소년 소설의 표지 디자인이 이제야 조금 익숙해지고 파스텔 톤 색감이 예쁘다~저들의 삶도 예쁘고 멋지기를... 바라는 수준까지 왔으니 손 에서 놓을 생각하지 말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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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을 위한 마음 챙김 철학
안광복 지음 / 창비교육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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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을 위한 마음 챙김 철학 


#안광복 #창비교육 #선생님을위한마음챙김철학 #철학 #책추천 


제목에서 '선생님을 위한'이란 말을 빼도 괜찮지 않나 싶다. 

내가 내공이 약한 탓도 있겠지만 쉽게 풀어낸 이야기가 누군가를 대하며 마음을 다칠 것 같거나 다친 사람, 아니 그저 인간관계와 철학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 모두가 읽어도 너무 좋은 책이라고 생각된다. 그저 현직 선생님이신 작가님이 지금 현장에 수많은 마음 상태가 안타까운 처지에 놓인, 위태스러운 동료를 위해 꼭 짚어 대상으로 삼았을 뿐(사실 그저 고마울 뿐이다. 우릴 아끼는 이런 동료가.. 이런 선배 선생님의 챙김을 받는다는 사실 자체로...) '마음 챙김'을 원하고 관심 있는 누구나 읽으면 좋을 책이라고 서두에 적어 놓고 싶다. 


학교 현장에서 있을 법한, 그리고 실제 있는 그런 순간에 상처받고 이미 난 상처가 더 벌어지는 그때! 우리는 마음을 어떻게 먹어야 할지 구체적으로 말해준다. 책 후반부에는 '행복 = 이룬 것 - 바라는 것'이라는 공식과 함께 욕구, 탐욕(욕망)에 대해 화두를 던지며 지구의 자원과 환경을 급하게 갉아먹는 일을 경계하는 마음 챙김에 대해 이야기해 준다. 

물론 

'떡갈나무 열매로 배를 채우고 시냇물로 갈증을 푼다. 그리고 먹을거리를 주었던 나무 밑동에서 잠을 잔다.'라는 문장이 어울리던 시대로의 회귀를 말하지는 않지만 소유와 축적 말고 희망과 노력으로 욕망과 탐욕을 다스리는 삶의 방식으로의 전환을 추천해주고 있다. 


나눔과 배려의 정신, 인성의 강조에 대한 다른 시각에 대한 이야기가 인상 깊었다. 

학교에서 이에 대한 교육이 경쟁에서 살아남는 법이 되는 잘못된 방식을 조선 시대 과거 시험의 폐단에서부터 이야기를 끌어 내준다. 

조선의 성리학 역시 고려의 불교 폐단을 극복하기 위한 새로운 학문이었던 것을 상기시킨다. 그리고 이후 조선의 과거 시험은 있는 자만이 성공할 수 있는 시험으로 변질되는 과정을 통해 지금 우리의 패러다임을 떠올리게 한다.


공자와 맹자를 공부하여 백성을 위하는 정치를 하기 위함이었으나 공부하는 '선비'라는 직업을 낳게 되고 그렇게 공부하여 과거시험을 통과하는 것은 일부 사대부 집안만이 가능한 일이 되어 가는 과정, 즉 공맹을 공부하는 것의 목적이 변질되는 것 말이다. 인간의 도리를 놓고 논쟁을 벌였으나 출세하는 법, 권력과 이권을 차지하는데 혈안이 되었던 그때와 지금 우리가 무엇이 다른가 생각해보게 한다. 세계화와 자본주의가 지배하는 절벽에 와 있는 시점에서 학교에서 강조하는 나눔과 배려, 인성에 대한 강조가 도대체 무엇을 위해 하고 있는 교육인지 돌아보아야 할 시점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기존의 것을 대신할 새로운 패러다임을 위해 우리 시대 철학이 무엇을 해야 하는지 질문을 던지며 이를 통해 변화를 준비하는 마음의 챙김을 통해 새로운 마음의 근력을 키울 것을 당부하고 있다. 


위와 같은 내용이 선생님들만 읽기에는 너무 아까운 책이라고 생각이 드는 근거이다. 


'화는 광기이다.' 그 화를 정당화하려고 하는 노력 

가장 좋은 처방은 '미루기'이다. 

'일렁이는 물결 위에서는 제대로 판단할 수 없다.' 

'사람들의 여러 감정선을~ 거듭 만나고 느끼며~마음속에 갈무리하는 여정~' 

'퇴근하기 무섭게 나를 괴롭혔던 무수한 관계들을 차단하고 혼자만의 세상에 빠져 도파민만 채우고 있지 않는가?' 

'새로운 것이 들어오려면 반드시 비움이 있어야 한다.' 

'산해진미는 그저 죽은 새, 죽은 돼지이며, 자줏빛 옷감은 그저 피조개의 체액이다.' 

'아기 폐하' 

'건강한 수치심' 뒷담화는 평등해지기 위한 본능 

'성공했다고 끝이 아니고 실패했다고 세상이 끝나지도 않는다. 중요한 것은 계속할 용기다.' 

'의례는 불안감을 줄이고 소속감을 느끼는 역할을 한다.~공동체가 울타리가 아니라 족쇄가 되는 상황~휴일 나만의 의식을 만들면 어떨까?' 

'나는 왜 화가 날까? 무시당했다는 느낌, 사적 감정에 휘둘리지 말고...' 

'로고스(이성) > 파토스(감성) < 메토스(품성) 

'파테이 마토스' 고통을 통해 배운다. 

롤스_무지의 베일 그리고 센델


위 이야기들이 나올 때마다 계속 페이지 윗 모서리르 작게 접었다. 

다시 읽고 내 생각을 보태보면서 지금 나와 내 동료, 우리 학교와 학생들의 관계에 대해 생각해 본다. 

그리고 더 나아가 새로운 패러다임, 지구를 위한 생각과 실천까지도 사고를 확장시켜본다. 

나의 마음을 챙겨주는 날 위한 '좋은 책'을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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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의 노래 - 나무는 말하고 그녀는 듣는다
진재운 지음 / 생각의힘 / 202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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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의 노래 

_나무는 말하고 그녀는 듣는다 


#나무의노래 #생각의힘 #진재운 #책추천 #한국방송대상작품상수상 


어느 날 나무와 대화한다는 여인을 만났다. 

오랫동안 그녀를 촬영했지만 끝내 그녀를 알지 못했다는 생각을 한다. 

또한 나무의 말을 알아듣지 못한다. 다만 들리지 않는다고 없다고 말하지는 않게 되었다. 

그녀에 대해서도 그렇다. 

왕가에서 태어나 과학자가 되고, 낯선 땅에서 여러 삶을 건너온 과정을 안다고 해서 한 사람을 안다고 말할 수는 없었다. 

그리고 

얼마나 아는가 더 많은 답이 아니라 자신이 얼마나 모르는가를 바라보는 일. 

그저 분명한 것 하나는 자신의 이름보다 그녀가 다른 생명이 살아갈 숲을 남기려 했다는 사실. 


책에서는 이런저런 이야기가 그저 잔잔하게 펼쳐진다. 

내 이야기로 이 책에 나오는 하나의 대상이 입은 흰옷과 타고 있는 흰 말의 순수함에 얼룩을 묻히기보다 적절하게 제한된 글자 수를 넘기지 않도록 조절해 가며 옮겨보려 한다. 


자기 계발서에서나 볼 수 있는 이야기를 들려준다. 

그런데 뻔한 이야기가 아니라 손을 잡고 따스한 온기를 전하며 진심으로 나를 위하고 남을 위하는 조언으로 전해지는 그런 이야기이다. 


"첫눈길을 걷는 것 같은 인생을 살아라. 아무도 밟지 않은 퓨어한 길을 내가 길을 만들면서 갈 때 완전히 윈조이(즐거움)예요. 주위가 다 보이거든." 

먼저 앞서 가란 강요도 아니고 아무도 하지 않은 일, 위대한 일을 하라는 소리도 아니다. 그저 자기 눈으로 주위를 보면서 자기 걸음을 내라는 말일 것이다. 

그리고 내가 고개가 끄덕여졌던 부분은 다음 문장이다. 

'먼저 걸어간 사람의 경험은 위험을 줄여 주고, 먼 길을 더 쉽게 가도록 도와준다.' 

그렇게 선구자가 되기 위해 먼저 걷는 걸음! 

첫눈길을 가장 먼저 걸으라 이야기해 주는 사람이 많지만 그 이유가 이렇게 사뭇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된다. 


자연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인간은 땅에 경계를 긋고 소유자의 이름을 적었다. 산과 강, 바다와 숲을 국가와 개인의 재산으로 나누었다. 그러나 인간이 나타나기 오래전부터 지구는 존재했다


인간이 떠난 뒤에도 땅은 다른 생명을 품을 것이다. 우리는 지구의 주인이 아니라 잠시 머물며 돌볼 기회를 얻은 존재인지 모른다. 

그렇기에 죽음은 빼앗기는 것이 아니라 돌려준다는 표현이 맞다는 이야기에 공감을 하게 된다. 


왜 나무를 심는지 간결하게 전하는 이야기는 중간 즈음 나온다. 

"아주 심플하게 하면, 빚 갚고 가려고 그래요. 그래야지 다음번에 태어나질 않지." 

나무에 뿌려라도 아니고 이불로 시신을 싸서 그냥 묻고 나서 그 위에 나무를 심어라~가 유언이다. 

자신은 돌아가고 자신 위에 나무라는 새로운 생명이 시간이 이어지도록 하는 이야기 중에 그저 한 토막이 되려는 것 같다. 

어린 묘목에서 시작된 사랑은 한 생명이 살아주기를 바라는 마음이라는 것을... 


건기에 새잎을 내던 나무를 걱정하는 부분도 인상 깊다. 

한 생명의 시계가 흔들리면 그 생명과 연결된 다른 시계들도 함께 어긋난다. 

책에서 '생물 계절 불일치'를 이야기해 주었다. 

연신 언론에 나오는 부산 북항의 상어 '부캉이'가 평소 오지 않던 곳에 온 것도 이렇게 해석될 수 있을는지... 

모든 것이 엉키고 있다. 

그래도 살아 있는 동안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하는 것! 두려운 변화를 보면서도 손을 멈추지 않는 것. 

그리고 분명하게 알아둘 것, 우리의 몸은 이 지구에 맞추어 형성되었다. 


과학기술에 대한 이야기도 전한다. 


약과 독은 완전히 다른 물질이 아니다. 양과 쓰임에 따라 하나가 다른 하나로 변한다. 

생명공학의 DNA 기술을 예로 들며 자를 수 있다는 사실이 잘라도 된다는 허락은 아니다.라는 말을 전한다. 가능하다는 말과 옳다는 말 사이에는 넓은 거리가 있다. 과학은 틀렸기 때문에 위험한 것이 아니라 부분적으로 옳은 지식이 전체를 안다고 믿을 때 위험해진다. 

아직 존재하지 않는 피난처를 믿으며 지금의 집을 허무는 것은 탐험이 아니라 도박에 가깝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지구를 지키기 위해 하는 일들이 우주선을 쏘아 올리는 장면만큼 눈부시지 않다. 그러나 인간의 생존은 미래의 가능성보다 이미 주어진 관계에 깊이 의지하고 있다.


인간을 살리기 위해 만든 기술이 인간이 살아갈 조건을 먹고, 자유롭게 하려던 도구가 인간의 선택을 지배한다. 더 오래 살기 위한 욕망이 생명의 터전을 소모한다. 그 터전을 지키기 위해 그저 그녀는 자신의 땅에 나무를 심는다. 그리고 그 숲과 나무 뒤에 숨어 나무를 심는 이야기를 자랑하지 않는다. 

그런 이야기가 인터뷰, 시, 그림, 단상, 필사와 함께 다채롭게 전해주고 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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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나잇 헤어살롱 ㅣ 사계절 1318 문고 154
남예은 지음 / 사계절 / 202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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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나잇 헤어살롱 


#굿나잇헤어살롱 #남예은 #사계절 #사뿐사뿐 #사계절1318문고 


뒤표지 이 책을 소개하는 짤막한 글을 옮겨본다. 

"원하시는 시술이 있을까요? 퇴귀 커트? 천도 파마? 해탈 집중 관리?" 

자꾸 가위에 눌리고, 두통에 시달리나요? 병원에서는 원인을 모르겠다고 한다고요? 

그렇다면 '굿나잇 헤어살롱'으로 오세요! ~ 삼인조 헤어 스타일리스트가 책임지고 당신에게 붙은 귀신을 처리해 드립니다! 


귀신을 쫓는 이야기? 예전에 '보건교사 안은영'을 재미있게 읽었던 터라 퇴마, 퇴귀 이런 소재가 딱히 낯설지 않고 나름 흥미진진하다고 생각하고 있어서 기대를 갖고 읽기 시작했다. 퇴귀 커트? 천도 파마? 이런 이야기가 책에서 나온다는 사실도 꼭 직장 휴게실에 고급진 안마 의자에 있는 멘털 케어, 브레인 뭐, 견인, 근육통 등 수많은 메뉴 속 오늘은 무엇으로 안마를 받아보나~ 꽤 신중하게 고르는 것 같은 기분도 들고 가볍게 책을 열었다. 


한참을 읽다 보니 이 책의 편집자 님이 남긴 편지 내용이 떠오른다. 

'진언이 섞인 힙합을 트는 퇴귀 미용사들의 이야기라고 하면 유쾌한 책 같고, 기억을 잃은 아이의 이야기라고 하면 무거운 책 같다는 책 소개의 고민' 

딱 맞는 말이다. 그리고 둘 다 맞는 이야기이다. 

웃으며 읽기 시작했지만 어느 순간 잠시 멈춰서 주인공들의 마음을 읽어보고 살피고 공감하는 지점이 있기를 바라는 작가님의 마음을 편집자님의 마음을 이해하기 시작한다. 

난 어느 지점에서 잠시 멈추었던가? 생각해 본다. 

잠들기 전까지 오래도록 쭈욱 읽어내려 간 책임에 틀림없지만 분명 멈추었던 지점이 있었다. 


선과 악을 살면서 난 정확하게 구분하고 그 구분의 기준에 따라 항상 옳게 선을 선택했는가? 

선과 악이 분명히 나뉘는데 내 지인, 친구, 가족이 악의 편이라면 난 선택의 기로에서 어디로 마음이 향할까? 

가족인데? 친구인데? 내가 속한 집단, 조직인데? 이런 인연으로 기준이 흔들리지는 않을까?


내가 친구를 살리려면, 동료를 구해내려면 악의 편에 손을 잡고 그쪽에 서야 하는데 이럴 때는 어떻게 해야 하나? 딱 그 두 가지 선택 밖에 없다면 말이다. 


소설의 맛과 재미는 현실에의 적용인 듯하다. 

이 세상에 귀신 쓰인 듯한, 검은 불가사리의 비늘이 목 뒤에 꽂히고, 영혼을 누군가에게 빼앗겨 어딘가에 잠금장치로 잠긴 채 다시 찾아오기 힘든 상황인 사람들은 너무나 많지 않은가? 특히 청소년 세대에서 급격히 증가하는... 

그럼 이를 퇴치해 주고 치료해 주고 낫게 만드는 미용실도 늘어나야 할 텐데 3인조 퇴귀사와 같은 역할을 맡은 이들은 왜 안 보이는 걸까? 

병원의 의사 선생님 면전까지 가기 전, 우리가 마음을 편히 맡기고 차분해지며 치료 전 안정을 취할 수 있게 해 주었던 사람들은... 

마을 사람들, 학교 선생님들, 친구들, 종교 단체의 고마운 분들... 아직도 우리 사회에 그분들은 충분히 있고 그 역할을 충실히 해내고 있는지 되묻게 된다. 


누가 누군가를 구하려고 하고 구해내려 노력하는지... 


이 글을 쓰는 도중 갑자기 금속성 소리가 들린다. 

하얀 불가사리가 나쁜 귀신의 흔적이 뭍은 가위를 잘근잘근 씹어 먹으며 다시는 이 땅에 고통, 슬픔, 아픔이 남아 있지 않게 하려는 소리인가 싶어 귀를 기울여본다. 그리고 얼마 남지 않은 내 역할 중 내가 해야 할 일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본다. 


가위 대신 분필로... 진언 대신 글과 말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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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이 고고학, 나 혼자 백제금동대향로 ㅣ 일상이 고고학 시리즈 18
황윤 지음 / 책읽는고양이 / 202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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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이 고고학 

나 혼자 백제 금동대향로 


#나혼자백제금동대향로 #일상이고고학 #황운 #책읽는고양이 #역사여행에세이 


가끔 향을 피운다. 

막대 모양도 있고 한약방 뜸 모양도 있고 그 향의 타고 남은 재를 받기 위해서 큰 받침도 있고 단순하게 꽂아 놓을 용도의 작은 받침도 있다. 

얼마 전 연탄모양의 인센스 꽂이를 그렇게 탐내다가 괜한 물욕이다 싶어서 포기했는데.. 

대형 쇼핑몰 어느 층을 걷다 보면 관련 상품을 판매하는 가게 앞에서 발걸음을 멈추고 한참 구경하기도 한다. 

내가 엄청 좋아하는 것은 아니지만 향이 얼마나 다르고 어떤 향들이 있는지 궁금해하는 것은 분명한가 보다. 

반대로 나쁜 냄새를 싫어하는 것은 확실할 듯하다. 

그 냄새를 없애는 것을 좋아하지 다른 냄새로 그 냄새를 덮어봤자 그 나쁜 냄새는 그대로이지 않나~생각이긴 하지만 말이다. 


어떤 목적을 갖고 향을 피웠을까? 

그저 퀴퀴하고 별로인 냄새를 덮기 위해? 

아니면 귀한 이를 모시는 공간에 좋은 냄새로 가득 채우기 위해? 

그저 냄새만 신경 쓰는 것이 아니라 요즘 다양한 인센스 꽂이, 받침이 서로 기능을 달리 하면서 많이 있듯이 향을 어디에 꽂을 것인지까지 고민하고 더 나아가 그 연기가 어떻게 올라오게 할 것인지 시각적인 면까지... 

향을 피운다는 것은 그런 것인가 보다. 정성을 얼마나 어떻게 들이는가에 따라 후각과 시각까지... 


백제금동대향로에 향을 피운다는 것은 어떤 것을 의미하는가? 


안타깝게도 비극적인 죽음으로 생을 마감한 아버지를 위한 아들, 불행한 과거를 안고 있는 왕들이 떠오른다고 했다. 

성왕이 아버지였던 위덕왕, 그리고 그 위덕왕을 떠올리면 사도세자를 아버지로 둔 정조까지... 

그 비극적인 죽음을 맞은 고인을 위로하기 위해 

그 비극적인 죽음을 슬퍼하는 세상에 남은 산자를 위해 

용과 봉황, 세상의 동물들과 선인들이 새겨진 향로에 향을 피워 연기가 하늘에 도달토록 기원하고 향으로 마음을 달랬던 그 땅에 살았던 우리 조상들의 삶, 그 단면을 조금이라도 남겨진 사물을 통해 공감해 볼 수 있는 귀한 보물.


세상 어디에도, 누구에게라도 보여줄 때 너무나 자랑스럽고 신비스러워서 모두에게 보여주고 자랑하고픈 그런 보물에 대한 책이다. 

역사적으로 고고학적으로 깊은 지식과 풍부한 정보가 밑바탕에 깔리고 사실 그래서 어려울 듯 하지만 작가님은 그냥 막 간단하게 봇짐 챙기듯 툭툭 작은 가방 하나 메고 대중교통수단 이용해서 당장 떠는 여행, 답사 이야기를 현장감 있게 책 속에 풀어주었다. 

역사 여행도 동네 산책처첨 "우선 걸어볼까?" 권하고 있다. 

사실 일상이 고고학 시리즈 책 모두가 그렇다. 

친숙하고 동네, 영화관, 맛집 가듯 쉽고 흥미롭게 접할 수 있도록 ~ 역사 여행의 세로운 제안이자 참신한 접근의 입문서~라는 칭찬이 딱 들어 맞는...


여행 에세이가 모두 그렇지 않나?

 

어딘가를 다녀와서 그곳을 소개하는 이야기 

그리고 읽는 독자로 하여금 그곳에 가고 싶어지는 마음이 스멀스멀 일어나게 만든 글이라면 그래서 책 옆에 끼고 정말 그곳을 다녀왔거나, 다녀올 마음이 생긴 독자가 있다면, 책이 몇 편 팔리고 말고를 떠나서 정말 잘 쓰인, 성공한 책이 아닐까~싶다. 


다녀오려고 마음먹었다. 

안 그래도 '국중박' 이벤트와 굿즈가 난리도 아니어서 서울에 한번 다녀올까 싶었는데 국중박 다녀오는 힘 조금 아껴서 부여까지 꼭 다녀와야겠다. 

책 옆에 끼고 백제금동대향로에서 어떤 향이, 어떻게 연기가 피어올라 신비로움을 연출하게 되는지를 상상하면서 말이다. 


작가님 성공하셨습니다. 

다녀올 마음먹은 독자 일인 손 번쩍 들어 신고합니다. 

다녀와서 한번 더 글 올리고프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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