빵도둑과 사과 가면 ㅣ 빵도둑
시바타 게이코 지음, 황진희 옮김 / 크래커 / 202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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빵도둑이 따끈따끈한 빵을 배달하러 꼬꼬농장에 왔을 때, 아빠 닭의 표정이 어두워 보이고 농장 뒤편의 과일나무들이 엉망진창으로 망가져 있었다. 빵도둑은 농장을 살펴보러 나서고 범인인 멧돼지 형제들을 찾았다. 멧돼지들은 맛있는 빵이다! 외치며 빵을 잡으려는 순간, 사과가면이 나타났고 빵도둑과 함께 멧돼지들을 퇴치한다. 사연은 멧돼지들도 ˝배가 고파 그랬어. 요즘 산에 먹을 게 없거든. 크억.˝ 그날부터 멧돼지들은 모종을 심고, 부러진 가지들을 정리하고, 다음 햇과일을 거둘 때까지 부지런히 농장일을 돕는다. 이윽고 수확철이 되고, 그들은 ‘다 함께 과일을 듬뿍 넣은 샌드위치를 만들어 실컷 먹었어요.‘ 어른들이 읽기엔 뻔한 얼개이지만, 어린이들의 눈높이에선 기쁜 눈높이겠구나. 새삼 반성과 즐거움이 들었던 책이다. 이쯤되면, 추석에 나윤이와 동생 소율이가 송편을 먹고도 과일 샌드위치를 먹자고 조를까 하는 행복한 걱정이 되는구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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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완서의 낱말들 - 아름다운 낱말 하나를 얻는 순간 세계는 곱절로 선명해진다
박완서 지음, 호원숙 엮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2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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띠지에 박힌 문장처럼 ˝아름다운 낱말 하나를 얻는 순간 세계는 곱절로 선명해진다˝라는 말이 딱 공감되는 冊. 발음 기호와 품사와 해설이 함께해 더욱 120개의 아름다운 우리말을 온전히 누릴 수 있다. 낱말 하나하나 입에 머금고 동그랗게 입을 열어 발음해 보게 하는 한국어의 은은한 아름다움이 조롱조롱한 책. 잘 여문 알곡 같은 박완서 표 진국 같은 말의 향연으로 삶이 더욱 풍성하고 풍요로워졌다. 박완서 작가님의 소설들이 새삼 다시 눈앞에서 생생하게 펼쳐지는 듯한, ‘구메구메‘ ‘노느매기‘가 참 그리운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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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호텔 ㅣ 노는날 그림책 46
다비드 칼리 지음, 안나 아파리시오 카탈라 그림, 박재연 옮김 / 노는날 / 202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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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운의 가을이 그립기도 했고, 추석에 꼬마 나윤이에게 줄 그림책인데 이크! 너무 빨리 만난 ‘겨울잠‘을 자려는 동물 친구들이 오는 가을 호텔이었구먼. 추위가 성큼 다가오자 숲속 동물들도 겨울잠 잘 준비를 하고 가을 호텔도 손님맞이 채비를 모두 마쳤다. 마멋 가족도, 곰 아저씨도, 고슴도치 가족도, 햄스터 가족들도, 거북이 부부도, 박쥐 가족도, 달팽이 부부도, 무당벌레 가족도, 모두가 마음 졸이며 기다리던 겨울잠쥐 기로도, 벨보이 까치들과 오소리 지배인의 환대를 받으며 무사히 각자의 방으로 돌아가 포근포근, 이불을 덮고 ˝ 모두 단잠 주무세요!˝ ˝기로도 잘자!˝ 겨울잠에 들어간다. 나윤이에게는 그맘때쯤 선물하면 되고, 어린이들에게 겨울잠을 자는 동물들과 그들의 습성과 먹이까지 자연스럽게 알 수 있게 해주는 아주 따뜻하고 멋진 그림책이다. 동물들은 때가 되면 겨울잠을 자는데 인간들은 그렇지 않는다. 사시사철 밤낮으로 무언가를 위해 노상 바쁘기만 할 뿐이라. 아, 나도 때가 되면 가을 호텔에 가서 포근한 이불 푹 덮고 겨울잠을 자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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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식월 일기
권남희 지음 / 다산책방 / 202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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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생한 번역으로 좋은 독서에 빠지게 하는 권남희 작가님의 버킷 리스트였던, 2024년 봄 ‘도쿄 한 달 살기‘ 안식월 일기 또한 어찌나 생생한 지, 좌충우돌 길치의 날마다 시련의 연속기였지만, 좋은 에너지의 글들을 읽으니 맑은 공기 같은 활력이 생겼다. 도쿄의 스타벅스들과 오가와 이토와 유리네와의 만남과 [츠바키 연애편지]의 가마쿠라 여행이나, 마스다 미리의 디저트 가게나 작가가 번역하며 글로나 보았던 ‘그것‘들이 실체가 되어 나타나는 기쁨을 함께 느끼며, 좋은 사람들과의 인연과 무엇보다 작가의 최선을 다했던 삶의 결실이 엿보여 참 즐겁고 좋았던 책이었다. 추석에 이 책을 선물하고 싶은 친구들의 얼굴이 떠오르는, 크고 알록달록하고 울창한 댑싸리 밭 같은 좋은 밤. ‘여행도 번역도 결국은 같은 과정 같다. 길을 찾고, 길을 잃고, 다시 길을 만들고.‘ (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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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마다 이기는 게임
요시타케 신스케 지음, 이소담 옮김 / 김영사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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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당초, ‘날마다 이기는 게임‘이라는 이 책을 구매한 나에게 실망과 용서를 청한다. ‘너는 무엇에 대해 이기고 싶었는가‘ 말임. 국민학교 100m 달리기에서 나보다 앞서가는 아이를 보면 곧장 달리기를 멈추었던 인간이. 태생이 승부에 대한 개념이 빵점인 사람이 요즘 너무 힘이 들었나 보다, 빡세고 예민한 작업에 대한 스트레스를 어떡하든 변명과 위로로 일타쌍피를 얻고 싶었나. . ‘웃게 하든 웃음거리가 되든/ 사람들이 웃었다면 이기는 거. 그런 게임‘ ‘500년 뒤에 우연히 이 그림을 발견한 사람이 웃는다면 이기는 거. 그런 게임.‘ 말 같지도 않은 이런 논리를, 저렴한 가격으로 구매한 자신을 반성함. 그리고 이 책을 공감한 독자들에게도 사과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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