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꿈에, 예쁘고 말쑥한 검정 양복을 입은 H가 나타나 늘 의욕이 충천하고 그 의욕만큼 자신의 일과 뜻을 성공시키곤 하는 J와 함께 있는 내게 노랑 주름종이로 감싸고 찰랑거리는 반짝이는 방울들로 묶은 음료수병에다 꽂은 진달래를 한 가지 주었다. "미리 축하해!" 하며.
무엇을 미리 축하한다는지도 모르겠고 아이들 공작놀이,같은 병에 꽂은 진달래 선물로 그렇고 황당하긴 했지만 그래도, H의 모습이 말쑥하고 기쁜 모습으로 나타나 그것만으로 좋다.
주말에 갑자기 1박2일로 짧은 나들이를 다녀왔는데, 가는 곳마다 북적이는 상춘객들 물결사이로 왠지..자꾸, 윤대녕의 아득한 봄밤의'상춘곡'이 생각났던 그런 시간이었다.
그래도 얼결에 가지고 간 존 스칼지의 <작은 친구들의 행성>을 틈틈히 15장까지 재미있게 읽었는데, 과연 귀여운 보송이들의 결말은 어찌될지 궁금하다만 잠시 책갈피를 끼워두고 외출준비를 하는 시간, 여전히 바람은 차갑지만 고요해서 충만한 어느 봄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