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하우스
스티븐 J. 굴드 지음, 이명희 옮김 / 사이언스북스 / 200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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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아기에는 자신이 세상의 중심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다가 점점 나이를 먹고 성숙해지며 자신 존재의 객관적 위치를 전체 속에서 파악하게 된다. 그래서 유아기 때는 자기중심적 행동을 할 수 밖에 없고 성숙해야 남을 배려할 수 있는 능력이 생긴다.

 

   인간의 역사도 마찬가지다. 과거 인간은 스스로를 세상의 중심이고 특별한 존재라고 생각했다. 그런 인간이 사는 지구는 당연히 세상의 중심이어야 했음은 물론이다. 그러나 과학적 사실들이 밝혀짐에 따라 인간은 점점 세상의 중심이었던 자리를 내놓아야 했다. 어쩌면 일부 사람들에게는 중심의 자리에서 물러나야 한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기 힘들었고 일부 귀퉁이라도 잡고 싶었을 것이다. 하지만 많은 실험과 검증을 거치며 과학의 역사는 진실을 향해 한걸음 한걸음을 내딛었다.

 

   우리를 객관적으로 보도록 만든 것들 중에서 충격적 사건은 아마도 다윈의 진화론일 것이다. 큰 반향을 일으킨 만큼 수많은 버전의 진화론이 많은 과학자들에 의해 나왔다. 누구의 진화론이 진실인지는 모르겠지만 분명한 건 과학자가 어떤 철학적 기반을 갖고 있느냐에 따라 주장하는 진화론의 내용이 달라지는 것 같다.

 

   이 책은 한마디로 스티븐 제이 굴드의 진화론이다. 인간만이 고등하며 자연의 중심이라는 편협한 생각을 버리고 다양한 개체들에 의해 이루어진 자연의 참모습을 깨닫기를 바란다는 것이 핵심 주장이다.

 

   다윈의 진화론에서 자연선택 기본 이론은 전반적인 진보에 대한 말을 하고 있지 않으며 전반적인 발전을 가능하게 하는 메커니즘도 제공하지 않는다. 그러나 다윈은 진실하지 못한 면도 있었다. 엄청난 성공을 구가하고 있는 국가에서 최고위급 귀족(다윈)이 어떻게 영국 사회의 번영을 정당화시켜주는 이론을 포기할 수 있었을까?(195) 그는 지적 욕구와 사회적 욕구의 상반된 요구들을 타협시켰다. 이 모순되는 요구를 종의 기원맨 마지막 장에 적어 놓았다. 진보를 중시하는 사회에서 기득권을 누리던 다윈이 학문적 이론과 대치되는 사회적 요구를 적당히 얼버무리면서 많은 갈등의 결과를 초래했다고 굴드는 파악한다.

 

   인류가 무성한 생명의 나무에 속한 아주 작은 가지 하나에 지나지 않으며, 더욱이 그 가지가 돋아난 시기가 지질학적 연대에서 바로 얼마 전이라면 인류는 근본적으로 진보적 성질을 가진 생명진화의 예정된 결과가 아닐 것이다. 인류의 탄생은 한순간 우연히 일어난 우주적 사건에 지나지 않으며 생명의 씨앗이 다시 뿌려져 생명의 나무가 비슷한 조건에서 자란다면 다시는 일어나지 않을 사건임을 의미한다.(35)

 

   순전히 무자위적인 결과에서도 규칙성은 자주 나타난다. 외견상의 방향성 또는 경향은 한 시스템 안에서 변이의 정도가 축소되거나 확장된 결과이지 어떤 것이 특정한 방향으로 움직여간 결과가 아니다.(55)

 

  말의 진화에 관한 이론은 일반적으로 가장 잘못된 오류 중의 하나다. 히라코테리움에서 에쿠스까지 이루는 계보는 지난 55000만 년에 걸쳐 엄청나게 복잡한 패턴으로 흥망성쇠를 거듭했던 얽히고설킨 가지들 중에서 단 하나에 지나지 않는다. 이 특정한 진화 경로가 말의 진화와 관련된 중심 경향을 나타내는 것으로 해석되어서는 안 된다.(92)

 

  인류의 문화적 변천은 생물의 진화와 전혀 다른 원리에 의해 진행된다. 그것은 진보라고 불러도 좋고 어떤 것을 향한 조종된 경향의 존재라고 생각해도 좋은 과정이다. 진화라는 용어를 자연의 역사와 문화의 역사에서 동시에 사용하는 것은 오히려 의미를 혼란스럽게 만드는 것 같다.(306) 문화는 폭발적인 속도로 변할 수 있고 어떤 방향성을 축적할 수 있는 능력을 자지고 있지만 자연에는 이런 능력이 없다.(307)

 

   결론적으로 굴드는 인간중심의 우월감을 내려놓으라고 한다. 인간을 꼭대기에 올려놓고 인간이 특별하고 독보적으로 진보해갔다는 생각의 오류는 버리라고 한다. 왜냐면 그것은 진실이 아니기 때문이다. 전체 시스템 관점 즉 풀하우스 모델을 통해 우리와 다른 생명체를 인정하고 모든 생명을 중시해야 한다고 이야기 한다. 변이와 다양성을 그 자체로 존중하라고 한다. 그것이 전체 시스템이 진화할 수 있는 원동력이기 때문이다.

 

   다양성 존중, 생명 존중...... 땅콩 회항, 무릎 꿇은 아르바이트생, 목숨 끊은 경비원, 예전에도 있어왔겠지만 특히 논란이 되는 요즘 굴드의 호소가 절실하게 다가온다. 전체 시스템 속에서 모든 생명과 다양성은 존중되어야 한다. 이 시대 모두가 유아기적 사고에서 벗어나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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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킬로그램의 우주, 뇌 카이스트 명강 2
정재승.정용.김대수 지음 / 사이언스북스 / 201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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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은 당연히 눈으로 읽는데 귀에서 저자들의 강연 소리가 생생하게 들려온다. 저자들의 열정과 진지함이 강하게 느껴져 온다.

   이 책은 카이스트 명강두 번째 책으로 에 대해 세 명의 교수가 이야기한다. 먼저  KAIST 바이오공학과  정용 교수로, 직접 환자를 치료하는 의사이며 뇌의 물리적인 면에 대해 알기 쉽게 설명한다. 두 번째, 이미 우리에게 익숙한 정재승 교수는 인간이 행동할 때 그 판단과 선택의 기준이 무엇일까에 대한 다양한 실험과 해석을 이야기 한다. 마지막으로 생명과학과 김대수 교수는 동물 행동을 유전자 관계의 다양한 예로 설명하며, 인간으로 생각을 확장시킨다. 3명의 저자, 3가지 주제, 3차례씩의 강연을 통해 흐르는 일관된 주제는 인간, 우리는 누구인가라고 생각한다.

 

  일반 대중을 상대로 한 강연이라 편하게 읽을 수 있다. 하지만 담당 분야의 전문가들이기에 나오는 깊은 성찰들이 돋보이고 최근 과학계의 동향도 엿볼 수 있다. 무엇보다 열린 자세와 겸손함이 전달되는 강연자들에게 감동을 느낀다.

 

  그런데 책을 덮고 생각해봐도 나는 답을 얻지 못했다. ‘나는 누구일까?’, ‘내 마음과 생각은 어디서 비롯된 것일까?’, ‘내가 이러저러한 행동을 하게 만드는 것은 정말 뇌 때문일까?’...... 답을 얻지 못한 것은 이 책의 한계가 아니라 지금 우리 시대 과학의 한계 때문이란 것을 확실히 알게 되었다. 그리고 이 한계는 하나하나 극복되나갈 것이라 희망을 갖게 되었다.

 

  정말 기발하고 좋은 기획의 책이다. 요즘 키워드는 공감과 소통이다. 그런 시대적 흐름과 점점 높아지는 일반인들의 뇌에 대한 관심과 지적 욕구를 잘 결합하여 만든 책이다. 일반인의 뇌에 대한 관심은 많은 부분 철학적 질문에서부터 시작된다. 철학적 질문을 과학으로 대답할 수 있는 날을 꿈꾼다.

 

  다만 서문에서 옥의 티가 자꾸 거슬린다. ‘......이 책을 펼치는 순간 대학 시절로 돌아가 좁은 강의실에서 열정으로 가득한 강의를 듣는......’ 이 세상 모든 사람들이 대학을 졸업하지 않았고 또한 대학을 졸업한 사람들만 책을 읽지는 않는다는 사실을 기획하신 분이나 훌륭한 책을 쓰시는 분들이 기억해주었음 좋겠다.

 

 

1. 뇌의 요람에서 무덤까지 신경 생물학으로 들여다본 뇌의 일생

          신경 생물학으로 들여다본 뇌의 일생

  생물체가 뇌를 만든 이유는 무엇일까? 생명이 진화하는 과정에서 움직임을 조절하기 위해 신경계가 발달되었고 이후 움직임의 정교한 조절을 위해 주변 환경을 보고 듣는 감각계가 생겼다고 본다.

 

  신경세포는 바깥쪽에 돌기가 튀어나와 있다는 점이 다른 세포와의 차이점이다. 활동전위를 만들고 기다란 축삭돌기를 잘 유지하기 위해 세포 뼈대인 미세소관이 발달 되었다. 절연률이 높은 말이집이 누전이 일어나지 않도록 축삭돌기를 감싸고 있다. 신경 세포 사이에는 20에서 40나노미터의 틈인 시냅스가 있어 전기 신호를 화학신호로 바꾼다.

  발생 3주면 뇌가 될 부위가 생기기 시작한다. 뇌라는 컴퓨터에서 회로에 해당하는 신경세포가 작동하는 방식에 대해서는 많은 사실이 밝혀졌지만 그래서 결국 어떻게 마음이 나타나는지에 대해서는 아직 풀지 못했다.

 

  뇌는 경험을 통해 시냅스를 강화하거나 새로운 시냅스를 만들면서 신경세포들은 네트워크를 현성한다. 네트워크는 창발성을 갖는다. 아무것도 안하고 가만히 있어도 대사가 활발히 일어나는 부위들이 있고 이들을 연결한 것이 내재 상태 네트워크다. 이곳에 아밀로이드 단백질이 축적될 때 알츠하이머에 걸린다.

 

  유전자와 행동은 상관관계이지 인과 관계는 아니다. 최근에는 환경이 유전자에까지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이 밝혀졌고 이를 연구하는 것이 후성유전학이다.

 

  죽음과 탄생이 절묘한 균형을 이루며 만들어 내는 살아있지도 죽어있지도 않은상태 속에서 우리는 존재하고 있다. 실제로 우리 몸은 대부분 태어날 때하고 전혀 다른 세포로 구성되어 있다.

   한 번 뇌사에 빠지면 소생할 여지가 정말로 없는지 현대 의학의 수준에서는 아직까지 확실치 않다. 좌반구와 우반구의 기능 차이는 그리 크지 않으며 절대적이지 않다. 현재 수준에서 뇌가 어떻게 작동하는지를 모두 이해할 수 없다. 아이작 뉴턴의 고전역학에서 알베르트 아인슈타인의 상대성이론으로의 전환처럼 기존 패러다임을 완전히 바꿀 수 있는 이론이 나오기 전까지는 뇌를 완벽히 이해하기란 어려울 것이다.

 

 

2. 우리는 어떻게 선택하는가?

    의사 결정의 신경 과학

 

  20세기까지 우리 지식은 인간을 합리적 의사 결정자로 가정한 합리적 동물 가설이란 테두리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했다. 그러나 실제는 인간의 의사 결정을 충분히 설명하지 못한다.

 

  반복되는 선택에서 뇌는 최고의 보상을 얻기 위해 그다지 노력하지 않는다. 예전에 내렸던 결정을 유지하여 인지 에너지를 적게 쓰면서 자신의 힘을 다른 곳에 쓰려고 한다. 이런 과정에서 습관이란 것이 생긴다. 성공과 혁신은 탐색의 과정에서만 나올 수 있다. 습관화에 너무 익숙해지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로버트 버튼은 , 생각의 한계에서 혁신적인 리더들은 자신의 아이디어에 확신을 갖지 못한다는 의외의 말을 한다. 자신의 아이디어를 끊임없이 의심하고 다른 사람들의 반응을 살피려고 노력한다. 이들과 보통 사람들과의 중요한 차이점은 적절한 타이밍에 의사 결정을 내리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했다는 점이다.

 

  21세기는 마인드 파워의 시대가 올 것이다. 의사 결정도 적절한 순간에 빨리 해야 하고, 잘못된 결정을 내렸을 때 조정할 수 있는 정도로 유연해야 하며, 의사 결정전에 수많은 사람과 소통해야 한다.

 

  여러 가지 게임 이론을 통해 본 결과 인간은 합리적인 의사결정자가 아니다. 같은 물건이지만 어떤 프레임에서 팔았느냐에 따라 사람들의 선호도는 달라졌다. 손실을 피하고 위험을 감수하려 하지 않는 뇌는 또한 합리적으로 선택하지 않는다.

 

  우리에게 즐거움이란 내가 얻는 효용에 의해서가 아니라 효용에 대한 기대와 실제 얻은 효용 사이의 차이에 의해 결정된다. 기대보다 보상이 적게 주어지면 오히려 화가 난다.

 

  인간의 의사 결정은 매우 복잡한 정보처리 과정이다. 그동안 경제학자들은 경제적 이익이라는 보상체계의 민감한 역할만을 강조해 왔다. 인간의 의사 결정은 뇌가 가지고 있는 다양한 기능들을 충분히 고려해 복잡한 의사 결정과 선택을 한다.

 

 

3. 뇌는 무엇을 원하는가?

    동물 행동학으로 푸는 생존과 번식의 방정식 

 

  현대 동물 행동학의 근본적인 질문은 행동의 원인은 무엇인가이다. 칵테일파티 효과에 의하여 시끄러운 소리 속에서도 나의 신상에 관한 이야기와 성에 관한 키워드가 나오면 귀가 번쩍 뜨인다.

  사마귀를 보면 생존과 번식이 상충할 때 번식의 뇌생존을 위한 뇌를 압도하는 것을 볼 수 있다. 물곰은 번식보다는 오래 사는 생존 전략을 펼쳐 최강의 생존 능력을 보인다.

 

  행동이란 환경과 그 종의 지속 가능성을 연결하는 매개 변수이다. 영양이 충분한 상태에서 자란 소똥구리 수컷은 멋진 뿔이 있는 반면 눈이 퇴화하였고 영양이 불충분한 환경에서 자란 수컷은 뿔이 작지만 눈이 발달해 암컷을 찾을 수 있다.

 

  침노린재는 수컷이 알을 보호하지만 매일 몇 개의 알을 먹으며 영양 보충을 한다. 반면 큰가시고기는 진짜 부성애가 있다. 북아메리카 태평양 연안의 옆줄무늬 도마뱀은 수컷의 목 색깔이 주황, 노랑, 파랑으로 모두 다른데 색깔에 따라 성격이 다르고 해마다 우세한 옆줄무늬 도마뱀의 색깔이 달라진다.

 

  생존을 위한 경쟁과 생존을 위한 협력 사이에서 적절한 때에 적절한 결정을 내리는 것이 뇌의 존재 이유이다.

 

  개미나 벌 등 진사회성 곤충에서는 이타행동이 많이 관찰된다. 자세히 살펴보면 모두가 혈연으로 얽혀 있음을 알 수 있다. ‘는 희생하지만 와 유전자를 공유하고 있는 친족들이 대신 살아남아 번식을 하고 그 유전자를 후대에 물려주게 된다.

 

  집단으로 보면 어떤 고민을 하든 결국은 모든 것은 생존과 번식으로 귀결된다. 개인으로서는 그것이 당위가 아니며 나에게 주어진 특권, 다른 사람이 사용하지 않는 독특한 틈새 전략을 활용해야 한다. 성공한 사람들이 제시한 규칙에 관심을 가질 것이 아니라 새로운 규칙을 만들어 낸 이들의 창조력을 본받아야 한다.

 

  행동이나 재능이 유전된다고 본 최초 인물은 플라톤이다. 후에 골상학과 우성학으로 연결되었고 1940년대 미국의 단종법, 나치의 유대인 학살, 인종차별의 근거를 제공했다.

 

  1973년 카를 폰 프리슈와 콘라크 로렌츠는 배우지 않아도 동물의 뇌 속에 내재 되어 있는 고정 행동 양식의 존재를 규명했다. 소프트웨어는 항상 정해진 대로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특정 환경 혹은 자극에 의해 발현한다.

 

  옳고 그름이 계속 바뀌는 한 순간의 지식보다는 이 지구상의 다종다양한 생물들이 선보이는 온갖 행동과 그 행동들이 품고 있는 경이로움을 더 기억하길 바란다.

 

 

   책을 통해 강연장의 후끈한 열기를 느끼고 일상 생활로 돌아왔다. 매일 똑같이 반복되는 일상생활이 이젠 의미가 다르게 느껴진다. 내가 움직이는 동작 하나하나가  얼마나 많은 신경 세포들의 네트워크에서 비롯되었는가? 경이롭다. 

   삶에 좀 더 당당할 수 있을 것 같다. 내가 어떤 선택을 하더라도 멍청하게 선택했다고 스스로 자책할 필요도 없다. 인간이란 오리만큼도 그렇게 합리적이지 않은 동물이니까. 

  그리고 좀 더 자유로움을 느낀다. 인간의 존재에 대한 의문을 과학이라는 틀 안에 가두고 답답해 할 필요도 없다. 어짜피 과학적 진실이란 과학의 폭이 넓어지고 발전하며 변할 것이다.  나의 유전자를 가진 미래의 나는 내가 존재해야 하는 이유를 과학적으로 이야기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낙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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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주인은 DNA가 아니다 (반양장) - 마음과 환경이 몸과 운명을 바꾼다
브루스 H. 립턴 지음, 이창희 옮김 / 두레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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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는 분의 막내 아들이 어릴적에 놀다 다쳐서 뇌수술을 하고 생명을 겨우 건졌다고 했다. 그때 의사는 오른손을 못 쓸 것이고 많은 부분에서 정상적이지는 못 할 것라고 했단다. 그분은 아이가 생명을 되찾은 것에 감사하고 그이상 아무런 기대도 하지 않았었다고 했다. 그러나 아이는 정상적으로 자라났고 그건 바로 기적이라고 했다. 수술하던 당시 병원에서 만났던 한 수녀님의 정성된 기도덕분이라 생각하며 현재도 그수녀님을 찾아뵙고 있다고 말했었다.

 

   책을 읽고 나니 그런 기적이라면 언제든지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는 생각이 든다. 앞으로 의학은 데카르트적 사고에서 벗어나 양자물리학적 입장에 입각해 더 많은 연구를 해서 기적이라 말해지는 현상들에 대한 설명뿐 아니라 진짜 사이비 의학을 가려낼 수 있는 기반이 쌓이길 희망해본다.

 

  저자 브루스 H. 립턴은 위스콘신 대학교 의대에서 강의하고 스탠퍼드대 의대에서 연구를 수행한 세포생물학 전공 과학자다. 세포를 연구하며 세포의 삶은 그 세포의 유전자가 아니라 세포의 물리적 환경 및 에너지 환경에 의해 지배된다는 사실을 깨닫고 우리 삶도 마찬가지임을 연구했다.

 

  이 책은 크게 세가지 내용으로 이루어져 있다고 생각한다. 현재 생물학과 의학계의 지배적인 생각인 유전자 결정론과 일명 대증요법이라 일컫는 서양의학적 치료법에 대한 비판과 근거를 제시하고 있다. 두번째는 인체의 신호 체계에 있어 생화학적인 면만 고려할 것이 아니라 에너지적 측면도 고려해야 하며 의식만이 아니라 인간을 지배하는 무의식적 측면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한다. 마지막으로 지구는 전체가 살아있는 하나의 시스템이라고 생각할 수 있으며 그것을 바탕으로 우리가 삶의 시각을 바꾸고 서로 협동하고 사랑하는 공동체로 나아갈 것을 주장하고 있다.

 

 

  생물학의 전제인 유전자 결정론은 근본적으로 결함을 가지고 있다. 왓슨과 크릭이 DNA의 이중나선구조와 기능을 밝혀낸 이후 DNA가 생물학적 삶을 통제한다는 메커니즘은 분자생물학의 핵심 도그마가 되었고 나중에는 유전자가 사람들의 감정과 행동까지도 통제한다고 믿게 되었다. 그러나 유전자는 스스로 발현되지 않으며 환경 속의 그 무엇인가가 유전자의 활동을 촉발해야 한다.

 

  세포막이야 말로 세포 활동의 진정한 뇌에 해당한다는 사실을 첨단과학은 계속해서 보여주고 있다. 1990년 H.F. 니주트는 유전자가 생명을 지배한다는 주장은 하도 오랫동안 자주 반복되어서 과학자들은 이 주장이 진실이 아니라 가설이라는 사실을 잊어버렸다라고 했다. 유전자가 생명체를 지배한다는 생각은 최근의 과학적 연구에 의해 지속적으로 입지가 흔들리고 있다.

 

  세포 소기관 시스템이 사용하는 생화학적 메커니즘은 인간의 기관계가 사용하는 시스템과 근본적으로 같다. 세포들은 생존에 도움이 되는 환경을 구별하여 찾아나설 수 있으며 학습할 능력이 있고 기억은 딸세포에게 전달된다.

 

  단세포 생명체는 생존해야 한다는 필연성 때문에 공동체 규모가 커지는 쪽으로 진화했고 구조화된 환경을 만들어 냈다. 라마르크는 진화론의 진정한 창시자이며 진화는 유기체와 주변 환경 사이의 협력적 상호작용에 바탕을 두고 있으며 이러한 상호작용을 통해 생존에 필요한 적응을 하고 이를 후손에 전달한다.

 

  최근 유전체학의 발달로 여러 생물 종 사이에서 진행되는 협력의 메커니즘이 많이 밝혀졌고 유전자 전이를 통하여 유전 정보를 교환하고 다른 개체가 학습한 경험을 습득할 수 있어 진화의 속도가 빨라진다.

 

  1980년대 유전적 결정론이 득세를 하고 인간 게놈 프로젝트로 인체 내의 모든 유전자를 찾아내는 일이 진행되었다. 결과는 과학계를 충격에 빠뜨렸다. 인간게놈에는 25000개의 유전자 밖에 들어있지 않았다. 몸의 세포 수가 천여개에 불과한 꼬마 선충의 게놈이 24000개, 초파리도 15000개였고 설치류는 인간과 비슷했다. 유전학자인 볼티모어는 엄청나게 복잡한 인간의 성질이 유전자의 수가 믾다는데 기인하는 것이 아님이 분명다고 했다.

 

  유전자는 스스로 행동을 직접 지배하지 않고, 세포 혹은 기관의 삶의 프로그램을 미리 짤 수도 없다. 세포의 생존은 끊임없이 변하는 환경에 역동적으로 적응하는 능력에 달려있기 때문이다.

 

  다세포 생물은 과거의 과학자들이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적은 수의 유전자로 살아갈 수 있다. 대부분의 생물학적 기능 이상은 세포 분자 및 이온 차원에서 시작된다. 그래서 양자 물리학과 뉴턴 물리학을 모두 아우르는 생물학이 필요하며 재래식 방법에 매달리는 서양 의학자들은 생명현상을 일으키는 진정한 힘인 분자 메커니즘을 이해하지 못한다. 마음의 에너지인 생각은 물리적인 뇌가 신체의 생리를 어떻게 조절하는가에 대해 직접 영향을 미친다.

 

  인간은 능동적으로 환경 신호에 어떻게 반응할 지 선텍할 수 있다. 무의식에 따르는 프로그램된 행동을 압도하는 의식적 마음의 능력이야말로 자유의지의 바탕이다. 그러나 무의식 속에 프로그램된 잘못된 정보는 인간을 부적절하고 스스로를 얽매는 행동을 반복하도록 한다.

 

  인간의 의식이 꿈꾸는 바를 실현하는데 가장 큰 걸림돌은 무의식에 프로그램된 것들이다. 무의식에 설정한 한계는 인간의 행동에 영향을 끼칠 뿐만 아니라 그 사람의 생리적 과정 및 건강을 결정짓는 데도 주된 역할을 한다.

 

   단세포 출현 이후 환경적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진화가 시작되었고 이타적 다세포 공동체를 형성했다. 진화의 사다리 꼭대기 아니면 그 근처에 있는 인간은 인구가 증가함에 따라 발생하는 압력에 밀려 진화의 사다리를 한 칸 더 올라야 하는 시점이다.

   새로운 깨달음 속에 적자생존의 투쟁이 아니라 지구의 모든 사람과 사물이 서로를 복돋우는 방식으로 살아야 한다는 사실을 깨닫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애자생존이야말로 건강한 개인 생활 뿐만 아니라 건강한 지구를 만드는 유일한 윤리관임을 사람들이 깨닫도록 하여 인류 문명을 진보시키는 일에 종사하는 사람들의 여러가지 활동을 한데 묶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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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자, 인간을 완성하다 - 인간과 지구, 우주를 창조한 작지만 위대한 원자들
커트 스테이저 지음, 김학영 옮김 / 반니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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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세상은 아는 만큼 보이고 진리는 우리를 자유롭게 한다는 말이 머리를 맴돈다. 보통은 과학책을 통해 알게 되는 사실과 지적 호기심의 충족이 책을 읽는 동력이지만 과학책을 통해서 정서적 감동까지 받을 수도 있음을 느꼈다.

 

  이 세상에 영원히 존재하는 물질은 없다. 우리 몸으로 들어오던 물질의 흐름이 마침내 느려지거나 충분히 오랫동안 정지되면, 한데 모여 우리를 유지하던 덧없는 원자들도 결국 우리 몸에서 흩어져 살던 마을을 넘어  더 넓은 세상으로 돌아올 수 없는 여행을 떠날 것이다. 사람과 문명, 종들, 심지어 행성들과 별들도 결국 궁극의 끝에 다다르면 원자들만 남긴 채 소멸할 수 밖에 없다. (299쪽)

 

 우리 몸의 중요하고 풍부한 원소인 산소, 수소, 철, 탄소, 나트륨, 질소, 칼슘, 인의 특성과 우리 몸과 주변과의 상호 작용에 대해 이야기하며 결국 우리는 원자적으로 세상과 연결되어있음을 이야기 한다. 원자의 관점에서 나를 살펴보니 새로운 세상이 펼쳐진다. 나와 이웃이 연결되어있고, 우리의 과거와 연결되어 있고, 우리를 둘러싼 환경과 연결되어 있고, 우주와 연결되어있다. 모든 것이 연결되어 있다는 당연한 진리의 과학적 토대를 마련했다고 해야 할까? 비록 원자를 실감나게 느낄 수는 없지만 이 책을 읽는 동안 진지하게 생각해 볼 수 있었다.

 

  산다는 것은 저 먼 우주에서 폭발한 별의 잔해인 여러 원자들을 내 것으로 만든다는 것이다. 그 원자들 중 일부는 갈릴레이의 몸을 이루던 원자 일 수도 있다. 또 나를 이루던 원자는 우리 집 베란다 앞의 나무 줄기를 이루고 있을 지도, 친구의 몸을 이루고 있을 지도 모른다. 나이를 먹는다는 것은 나를 대기로 점점 보내는 것이고 내 몸을 이루던 원자를 고향으로 돌려보내는 것이다. 그렇게 생각하며 주위를 둘러보면 하늘을 비롯해 매일 드나드는 아파트 건물도 새롭게 보인다. 원자적 관점에서 보면 하늘과 건물과 내 몸의 경계도 불분명하다.

 

 원자적 관점을 갖는다는 것은 이 세상을 더 깊이 이해하게 되는 것이고  우리의 경험도 더욱 풍요로워질 것이라는 저자의 말에 전적으로 동감한다.

 

생명의 불꽃, 산소

  우리가 마시는 산소의 절반은 육상식물에서 생산된 것, 나머지는 대양의 조류와 남세균류들이 생산한것, 일부는 대기 상층부의 수증기가 별들의 방사선에 맞아 생성되는 것으로 이루어져 있다. 산소분자들이 폐에서 혈액으로 확산되고 신경과 근육 세포 사이로 도약할 수 있는 것도 열운동 때문이다. 물분자의 교환은 인간과 대기가 연속적으로 연결되어 있음을 의미한다.

 70킬로그램의 성인이라면 40킬로그램의 산소, 4~5킬로그램의 수소, 13~15킬로그램의 탄소를 가지고 있다.

 

원소들의 조상, 수소

 듀테륨은 수소의 동위원소로 빅뱅 직후 수소와 함께 소량 생성되었다. 지하수의 원자들은 그냥 마시든 젖소에서 짠 우유를 마시든 사람의 몸으로 섞여들어간다. 몸의 단단한 부분에 함유된 듀테륨의 양은 물의 동위원소 성분뿐 아니라 수원지의 기후상태도 알려준다. 텍사스 시민들의 모발은 로키산맥 근처 주민들의 것보다 무거운 경향이 있다. 수소 원자와 산소 원자의 역사에 비춰보면 우리의 몸은 그들이 거쳐간 수많은 서식지 가운데 하나일 뿐이며 지구의 다른 생물들도 대체고 같은 방식으로 같은 원자들을 공유한다.

 

 우리가 지금 여기 존재할 수 있는 것은 행성 지구 곳곳에서 수소 원자 2개가 산소 원자에 올라타 수소핵융합 용광로안 태양의 온기에 몸을 부르르 떨고 있기 때문이다. 수소는 충분한 시간만 주어진다면 실제로 사람이 될 것이다. (87쪽)

 

생존의 마스터 키, 철

 인간을 이루는 모든 성분은 별의 죽음과 관련이 있다. 철원자핵의 융합 반응은 별을 지탱할 만 큼 충분한 열에너지를 생산하지 못하고 별은 붕괴되기 시작한다. 별 바깥쪽의 플라스마도 핵을 향해 무너지지만 핵을 뚫지 못하고 엄청난 빚과 열 아원자 입자를 방출하며 폭발하며 질소 인등을 비롯해 무거운 원자들이 만들어졌다.

 

 철은 우리 몸에서 산소를 운반하는 역할을 하는데 캔터키의 파란 사람들은 유전적으로 혈액 속에 met-H가 많이 축적되기때문이다. 또한 철은 지구 자기장에서 지구 생명체를 우주의 방사선으로부터 보호해주, 인공위성, GPS장치, 각종 기록 장치, 컴퓨터 하드드라이버 등에 다양하게 이용된다. 그런데 이런 가공 과정에서 탄소 화합물이 필요하고 이는 대기의 화학적 성질과 온도를 바꾸어 놓는다.

 

생물과 무생물 사이의 회전문, 탄소

  화석연료를 태우면서 대기 속에 버린 탄소는 먹이 사슬로 유입되어 우리 몸으로 되돌아 온다. 인간은 여러 시대를 거치며 다른 사람이나 생물이 쓰다버린 재활용된 조각을 꿰맞추어 몸을 만든다. 원자의 영역에서 모든 물질은 실제로 창조되거나 파괴되지 않는다. 수많은 종류의 탄소 화합물이 존재하고 공통점은 열에 의해 간단히 파괴될 수 있다는 점이다.

 

 우리의 세포들은 대기의 원자를 엮어 몸을 만들고 다시 대기로 남김없이 원자를 풀어주면서 생명의 경제를 짜맞추는데 여기서 공통의 화폐는 탄소이다. 인공의 극치라고 할만한 비자연적인 도시도 야생의 자연도 원자적 관점에서 본다면 밀접하게 연결되 있고 공통점이 많다. 맥도널드의 햄버거는 조리법이 세계적으로 동일할지라도 음식의 실제 성분은 수확한 지역의 탄소 동위원소의 상태를 반영한다.

 

흙의 눈물, 나트륨

 나트륨 원자는 용암이나 마그마가 풍화된 지표의 광물에서 왔다. 나트륨이 결핍되면 적혈구는  팽창하고 모세혈관으로 이동이 불가능해지고 산소결핍 현상이 나타난다. 신경전달의 동력도 나트륨이다.

 

양면성을 가진 생명의 원소, 질소

  산소와 달리 질소는 호흡으로 충당할 수 없고 먹어야 한다. 지의류의 조직 속에 서식하는 남세균류와 알팔파나 클로버, 콩과 식물의 뿌리에 서식하는 토양 박테리아들이 질소를 고정한다. 번개 또한 질소의 공급원으로 우리의 몸에 질소를 공급해준다. 해양어류의 몸속에는 담수 어류보다 질소-15가 더 많다. 대기의 질소-15 농도에 비해 홍연어 조직에는 10배가 넘는다. 연어를 먹는 곰의 털 속에 함유된 질소의 80퍼센트는 바다에서 유래했다. 지구 온난화의 논쟁은 탄소 배출에만 초점이 맞춰졌지만 질소의 지구적 순환의 교란도 심각하다.

 

오래된 유산, 칼슘

  암석의 파괴를 통해 칼슘과 인이 나오고 우리의 뼈에 공급된다. 유기물질을 먹고 이산화탄소를 내뱉는 균들과 식물의 연결망은 인간의 무역방식과 비슷하다. 식물은 균들을 통해 인흡수량을 늘릴 수 있고 질소원자(곤충의 사체로부터)를 얻을 수 있다. 지하세계의 채굴과 무역시스템으로 인한 칼슘과 인의 흡수는 식물의 생존을 가능하게 할 뿐 아니라 모든 인류를 지탱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원자적 입장에서 본다면 인간도 지구 생태계의 일부이다.

 

지구의 성장의 한계를 가름하는, 인

  리비히의 최소법칙은 하버의 질소고정 공정의 이론적 기반을 제공헀고, 플랑크톤의 제한 영양소는 인이다. 인산염 세제로 인한 플랑크톤의 폭발적 증가는 심각한 오염문제를 야기하고 남세균류의 번식과 더불어 독성물질이 퍼진다. 부패하여 산소 농도가 낮아진 물속에서는 철 원자들이 풀려나고 물고기는 폐사하게 된다.

  몇 나라에 한정된 인회석광산에서 몇 톤씩 캐서 비료 공장으로 실어 나른 인회석 덩어리의 인원자는 음식을 통해 우리 몸 속으로 들어오지만 대부분은 빗물에 휩쓸려 다시 재매장되고 400~500년이면 바닥이 날 것이다. 인이 지구 생명체에 가장 큰 제한 요인이 될 것이다.

 

  우리는 부지불식중에 사라지고 있다. 흔히 죽음과 연관짓지만 소실은 지극히 자연스러운 일이며 삶의 일부이다. 우리 몸은 태어난 순간부터 줄곧 지구의 원자 바닷속으로 녹아들고 있다.(292쪽)

  식탁 위의 소금병과 혈액 속에도 우주이민자들의 잔해가 없다고 할 수 없는 것이다. 우리는 물리적으로 우리 고향 행성하고만 연관된 것이 아니라 은하수 우주 전체는 물론이거니와 아주 먼 우주의 심연까지도 원자적 이웃을 두고 있는 셈이다.(29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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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질은 어떻게 생명체가 되었을까 과학과 사회 21
앙드레 브락 지음, 김성희 옮김 / 알마 / 2014년 10월
평점 :
절판


   이 책을 고등학생들에게 추천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무엇보다 무척 얇아서 부담없이 읽기 시작할 수 있다. 질문으로 끝나는 소제목은 책의 흐름을 한 눈에 보여주며, 흥미를 자아낸다. 또한 책의 서술이 무척 논리적이고 간결하다. 이야기하고자 하는 바와 그에 대한 근거가 제시되는 방식인데 읽으면서 자연스레 논리적으로 생각하고 쓰는 것이 무엇인지 깨달을 것 같다. 고등학생 정도라면 충분히 이해할 내용이면서 교과서에서 다루지 않는 것이라 흥미있게 읽을 수 있을 것이란 생각이 든다.

 

  지구상에 어떻게 생명체가 생겨났을까에 대한 고찰을 잘 정리했다. 심오한 주제이지만 책은 무척 얇고 더 이상 압축할 수 없을 만큼 간결하게 풀어놓았다. 현재 과학계에서 인정하고 수용하는 생명체의 기원에 대한 과학자들의 실험과정의 역사와 생각들을 정리할 수 있었다.

 

' 생명체란 정확히 무엇일까?'

 '지기증식'이 가능한 화학구조가 생겨나고 자기증식에 적합한 오토마톤이 나타난다. 자기증식과 진화는 물질이 생명체로 옮겨가는 과정을 특징짓는 최소한의 두가지이다.

 

'생명체의 출현 과정에 얽힌 수수께끼는 어떻게 풀어야 할까?'

 세포의 기능에 반드시 필요한 분자들은 칸막이 분자(막분자), 정보분자(RNA, DNA), 촉매분자(단백질 효소)이고 이것을 실험실에서 만들어내기 위한 연구가 이어졌다.

 

'오토마톤은 어떤 재료로 만들어질까?'

 원시 생명체는 유기분자로 되어있을 것이라 잠작하고 지구 대기에서 먼들어졌다는 가정하에 실험을 해왔고, 해저열수원에서 만들어졌다는 생각에 이어 우주기원을 이야기 하는 과학자들이 나타났다. 지금도 지구에는 유기분자가 외계로부터 들어오고 유성진 입자가 물과 만난 경우 유기물에 변화가 생길 수도  있다.

 

'그렇다면 외계 유기분자는 어떻게 만들어지는 걸까?'

 성간구름에서 확인된 분자는 현재 약 110종이며 83종이 탄소를 포함하고 있다. 성간 공간의 조건에서 아미노산이 만들어지는 것이 가능한지 실험을 했는데 단백질을 구성하는 16종의 아미노산이 확인되었다.

 

' 우주에서 민들어진 아미노산이 우주여행을 견딜 수 있을까?'

 여러 실험 결과 5마이크로미터가 넘는 모든 유성진은 아미노산을 우주공간에서 실어나르는 운반체가 될 수 있음을 밝혔다.

 

'최초의 오토마톤은 무엇을 닮았을까?'

 단순한 세포를 닮았을 것이라 하고 원시 지구환경을 재현한 실험실에서 염기 당 인산의 조합인 뉴클레오티드를 합성하려 했지만 성공하지 못하였다. 또 RNA의 전생물적 합성도 아직 명확히 설명하지 못하고 있다.

 

'세포보다 더 단순한 원초적 생명체를 생각해볼 수 있을까?'

 지구 생명체 기원으로 RNA세계 개념이 있었지만 실험으로 설명하지 못하고 있고 자기촉매 반응이 광물표면에서 발생했다고 생각하는 과학자들이 나오며 '광물 표면 화학'에 몰두하는 과학자들도 있다.

 

'오래된 퇴적층에서 오토마톤 화석을 찾을 수 있을까?'

 여러가지 가능성들이 제기되었지만 암석들은 수 많은 변형을 겪어왔기 때문에 40억 년 전에 화석이 된 화학적 오토마톤이나 이 오토마톤을  구성했던 유기분자를 찾아낼 가능성은 거의 없다.

 

'최초 오토마톤의 단순성은 어떻게 증명할 수 있을까?'

 다른 천체에서도 생명체의 또 다른 표본이 발견된다면 최초의 생명체가 자기 복제성을 지녔고 생명의 기원이 단순했을 것이라는 가설을 뒷받침할 유력한 곳이 화성이다. 지구 생명체의 출현을 가능하게 해준 재료들이 화성에도 있으므로 지구형 생명체의 발견도 가능하리라고 생각해볼 수는 있다.

 

'화성이 유일한 후보인가?'

 목성의 위성 유로파의 얼음표면 아래에서 조석 작용과 열수 활동이 지속적으로 이루어졌다면 세균성 생명체의 흔적이 있을 것이다. 어쩌면 지금도 서식하고 있을 것이다.

 

'타이탄은 어떤까?'

 타이탄의 표면온도가 매우 낮아서 물이 액체 상태로 존재하지 못한다. 유기분자들이 지구형 생명체로 발전할 수는 없다.

 

'태양계 너머에는?'

 태양계 밖에서 행성을 찾는 일은 섭동현상을 측정하거나, 간섭계를 이용하거나 트랜싯법을 이용할 수 있고 현재 연구 중이다.

 

'머나먼 외계 행성에 생명체가 존재하는 지 어떻게 알 수 있을까?'

 스펙트럼 분석이나 외계의 대기에서 외계 생명체가 보냈을 지 모를 '지적인' 전자기파 메시지를 찾는 것이다.  2020년경 지구형 외계 행성을 찾기 위한 우주 계획 두가지가 미국과 유럽에서 각각 개시될 예정이다.

 

'그래서 이 모든 사실의 결론은?'

 현재까지 생명체의 존재가 확인된 행성은 지구밖에 없으며 우리가 아는 생명체의 표본도 지구형 생명체 하나밖에 없다. 지난 수십 년간 생명체의 서식지가 될 만한 외계의 장소에서 생명체가 발견된 사례는 없으며 지적 신호가 탐지된 적도 없고, 시험관에서 어떤 생명체가 만들어진 적도 없다. 지구의 생명체가 유일한 생명체일 수도 있다는 생각을 결국 인정해야 할 지도 모른다......

 

   인간을 비롯한 지구의 생물들이 넓은 우주공간에서 유일한 생명체이고, 어떻게 생명체가 되었는지 현재로서는 알 수 없다는 사실이 불편하기도 하다.  그런데, 왜 과학자들은 생명체라는 개념에서 지구형 생명체라는 것만 상정하는 것일까?  우리가 상상하지는 못하지만 생명체의 개념을 넓혀야(현재 과학적 지식으로 가능한지는 모르겠지만) 하는 것은 아닐까?  지구형 생명체라고 개념 짓는 한, 저자의 결론처럼 우주에서 영원히 다른 생명체를 발견하지 못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우리의 인식을 넘어선 또다른 개념의 생명체가 존재하고 있을지 누가 알겠는가? 확장된 개념의 생명체란... 어떤 것일까...... 아무도 쉽게 대답할 수는 없겠지만...... 상상이야 해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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