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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주인은 DNA가 아니다 (반양장) - 마음과 환경이 몸과 운명을 바꾼다
브루스 H. 립턴 지음, 이창희 옮김 / 두레 / 2014년 11월
평점 :
아는 분의 막내 아들이 어릴적에 놀다 다쳐서 뇌수술을 하고 생명을 겨우 건졌다고 했다. 그때 의사는 오른손을 못 쓸 것이고 많은 부분에서 정상적이지는 못 할 것라고 했단다. 그분은 아이가 생명을 되찾은 것에 감사하고 그이상 아무런 기대도 하지 않았었다고 했다. 그러나 아이는 정상적으로 자라났고 그건 바로 기적이라고 했다. 수술하던 당시 병원에서 만났던 한 수녀님의 정성된 기도덕분이라 생각하며 현재도 그수녀님을 찾아뵙고 있다고 말했었다.
책을 읽고 나니 그런 기적이라면 언제든지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는 생각이 든다. 앞으로 의학은 데카르트적 사고에서 벗어나 양자물리학적 입장에 입각해 더 많은 연구를 해서 기적이라 말해지는 현상들에 대한 설명뿐 아니라 진짜 사이비 의학을 가려낼 수 있는 기반이 쌓이길 희망해본다.
저자 브루스 H. 립턴은 위스콘신 대학교 의대에서 강의하고 스탠퍼드대 의대에서 연구를 수행한 세포생물학 전공 과학자다. 세포를 연구하며 세포의 삶은 그 세포의 유전자가 아니라 세포의 물리적 환경 및 에너지 환경에 의해 지배된다는 사실을 깨닫고 우리 삶도 마찬가지임을 연구했다.
이 책은 크게 세가지 내용으로 이루어져 있다고 생각한다. 현재 생물학과 의학계의 지배적인 생각인 유전자 결정론과 일명 대증요법이라 일컫는 서양의학적 치료법에 대한 비판과 근거를 제시하고 있다. 두번째는 인체의 신호 체계에 있어 생화학적인 면만 고려할 것이 아니라 에너지적 측면도 고려해야 하며 의식만이 아니라 인간을 지배하는 무의식적 측면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한다. 마지막으로 지구는 전체가 살아있는 하나의 시스템이라고 생각할 수 있으며 그것을 바탕으로 우리가 삶의 시각을 바꾸고 서로 협동하고 사랑하는 공동체로 나아갈 것을 주장하고 있다.
생물학의 전제인 유전자 결정론은 근본적으로 결함을 가지고 있다. 왓슨과 크릭이 DNA의 이중나선구조와 기능을 밝혀낸 이후 DNA가 생물학적 삶을 통제한다는 메커니즘은 분자생물학의 핵심 도그마가 되었고 나중에는 유전자가 사람들의 감정과 행동까지도 통제한다고 믿게 되었다. 그러나 유전자는 스스로 발현되지 않으며 환경 속의 그 무엇인가가 유전자의 활동을 촉발해야 한다.
세포막이야 말로 세포 활동의 진정한 뇌에 해당한다는 사실을 첨단과학은 계속해서 보여주고 있다. 1990년 H.F. 니주트는 유전자가 생명을 지배한다는 주장은 하도 오랫동안 자주 반복되어서 과학자들은 이 주장이 진실이 아니라 가설이라는 사실을 잊어버렸다라고 했다. 유전자가 생명체를 지배한다는 생각은 최근의 과학적 연구에 의해 지속적으로 입지가 흔들리고 있다.
세포 소기관 시스템이 사용하는 생화학적 메커니즘은 인간의 기관계가 사용하는 시스템과 근본적으로 같다. 세포들은 생존에 도움이 되는 환경을 구별하여 찾아나설 수 있으며 학습할 능력이 있고 기억은 딸세포에게 전달된다.
단세포 생명체는 생존해야 한다는 필연성 때문에 공동체 규모가 커지는 쪽으로 진화했고 구조화된 환경을 만들어 냈다. 라마르크는 진화론의 진정한 창시자이며 진화는 유기체와 주변 환경 사이의 협력적 상호작용에 바탕을 두고 있으며 이러한 상호작용을 통해 생존에 필요한 적응을 하고 이를 후손에 전달한다.
최근 유전체학의 발달로 여러 생물 종 사이에서 진행되는 협력의 메커니즘이 많이 밝혀졌고 유전자 전이를 통하여 유전 정보를 교환하고 다른 개체가 학습한 경험을 습득할 수 있어 진화의 속도가 빨라진다.
1980년대 유전적 결정론이 득세를 하고 인간 게놈 프로젝트로 인체 내의 모든 유전자를 찾아내는 일이 진행되었다. 결과는 과학계를 충격에 빠뜨렸다. 인간게놈에는 25000개의 유전자 밖에 들어있지 않았다. 몸의 세포 수가 천여개에 불과한 꼬마 선충의 게놈이 24000개, 초파리도 15000개였고 설치류는 인간과 비슷했다. 유전학자인 볼티모어는 엄청나게 복잡한 인간의 성질이 유전자의 수가 믾다는데 기인하는 것이 아님이 분명다고 했다.
유전자는 스스로 행동을 직접 지배하지 않고, 세포 혹은 기관의 삶의 프로그램을 미리 짤 수도 없다. 세포의 생존은 끊임없이 변하는 환경에 역동적으로 적응하는 능력에 달려있기 때문이다.
다세포 생물은 과거의 과학자들이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적은 수의 유전자로 살아갈 수 있다. 대부분의 생물학적 기능 이상은 세포 분자 및 이온 차원에서 시작된다. 그래서 양자 물리학과 뉴턴 물리학을 모두 아우르는 생물학이 필요하며 재래식 방법에 매달리는 서양 의학자들은 생명현상을 일으키는 진정한 힘인 분자 메커니즘을 이해하지 못한다. 마음의 에너지인 생각은 물리적인 뇌가 신체의 생리를 어떻게 조절하는가에 대해 직접 영향을 미친다.
인간은 능동적으로 환경 신호에 어떻게 반응할 지 선텍할 수 있다. 무의식에 따르는 프로그램된 행동을 압도하는 의식적 마음의 능력이야말로 자유의지의 바탕이다. 그러나 무의식 속에 프로그램된 잘못된 정보는 인간을 부적절하고 스스로를 얽매는 행동을 반복하도록 한다.
인간의 의식이 꿈꾸는 바를 실현하는데 가장 큰 걸림돌은 무의식에 프로그램된 것들이다. 무의식에 설정한 한계는 인간의 행동에 영향을 끼칠 뿐만 아니라 그 사람의 생리적 과정 및 건강을 결정짓는 데도 주된 역할을 한다.
단세포 출현 이후 환경적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진화가 시작되었고 이타적 다세포 공동체를 형성했다. 진화의 사다리 꼭대기 아니면 그 근처에 있는 인간은 인구가 증가함에 따라 발생하는 압력에 밀려 진화의 사다리를 한 칸 더 올라야 하는 시점이다.
새로운 깨달음 속에 적자생존의 투쟁이 아니라 지구의 모든 사람과 사물이 서로를 복돋우는 방식으로 살아야 한다는 사실을 깨닫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애자생존이야말로 건강한 개인 생활 뿐만 아니라 건강한 지구를 만드는 유일한 윤리관임을 사람들이 깨닫도록 하여 인류 문명을 진보시키는 일에 종사하는 사람들의 여러가지 활동을 한데 묶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