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 인간을 완성하다 - 인간과 지구, 우주를 창조한 작지만 위대한 원자들
커트 스테이저 지음, 김학영 옮김 / 반니 / 2014년 11월
평점 :
절판


   세상은 아는 만큼 보이고 진리는 우리를 자유롭게 한다는 말이 머리를 맴돈다. 보통은 과학책을 통해 알게 되는 사실과 지적 호기심의 충족이 책을 읽는 동력이지만 과학책을 통해서 정서적 감동까지 받을 수도 있음을 느꼈다.

 

  이 세상에 영원히 존재하는 물질은 없다. 우리 몸으로 들어오던 물질의 흐름이 마침내 느려지거나 충분히 오랫동안 정지되면, 한데 모여 우리를 유지하던 덧없는 원자들도 결국 우리 몸에서 흩어져 살던 마을을 넘어  더 넓은 세상으로 돌아올 수 없는 여행을 떠날 것이다. 사람과 문명, 종들, 심지어 행성들과 별들도 결국 궁극의 끝에 다다르면 원자들만 남긴 채 소멸할 수 밖에 없다. (299쪽)

 

 우리 몸의 중요하고 풍부한 원소인 산소, 수소, 철, 탄소, 나트륨, 질소, 칼슘, 인의 특성과 우리 몸과 주변과의 상호 작용에 대해 이야기하며 결국 우리는 원자적으로 세상과 연결되어있음을 이야기 한다. 원자의 관점에서 나를 살펴보니 새로운 세상이 펼쳐진다. 나와 이웃이 연결되어있고, 우리의 과거와 연결되어 있고, 우리를 둘러싼 환경과 연결되어 있고, 우주와 연결되어있다. 모든 것이 연결되어 있다는 당연한 진리의 과학적 토대를 마련했다고 해야 할까? 비록 원자를 실감나게 느낄 수는 없지만 이 책을 읽는 동안 진지하게 생각해 볼 수 있었다.

 

  산다는 것은 저 먼 우주에서 폭발한 별의 잔해인 여러 원자들을 내 것으로 만든다는 것이다. 그 원자들 중 일부는 갈릴레이의 몸을 이루던 원자 일 수도 있다. 또 나를 이루던 원자는 우리 집 베란다 앞의 나무 줄기를 이루고 있을 지도, 친구의 몸을 이루고 있을 지도 모른다. 나이를 먹는다는 것은 나를 대기로 점점 보내는 것이고 내 몸을 이루던 원자를 고향으로 돌려보내는 것이다. 그렇게 생각하며 주위를 둘러보면 하늘을 비롯해 매일 드나드는 아파트 건물도 새롭게 보인다. 원자적 관점에서 보면 하늘과 건물과 내 몸의 경계도 불분명하다.

 

 원자적 관점을 갖는다는 것은 이 세상을 더 깊이 이해하게 되는 것이고  우리의 경험도 더욱 풍요로워질 것이라는 저자의 말에 전적으로 동감한다.

 

생명의 불꽃, 산소

  우리가 마시는 산소의 절반은 육상식물에서 생산된 것, 나머지는 대양의 조류와 남세균류들이 생산한것, 일부는 대기 상층부의 수증기가 별들의 방사선에 맞아 생성되는 것으로 이루어져 있다. 산소분자들이 폐에서 혈액으로 확산되고 신경과 근육 세포 사이로 도약할 수 있는 것도 열운동 때문이다. 물분자의 교환은 인간과 대기가 연속적으로 연결되어 있음을 의미한다.

 70킬로그램의 성인이라면 40킬로그램의 산소, 4~5킬로그램의 수소, 13~15킬로그램의 탄소를 가지고 있다.

 

원소들의 조상, 수소

 듀테륨은 수소의 동위원소로 빅뱅 직후 수소와 함께 소량 생성되었다. 지하수의 원자들은 그냥 마시든 젖소에서 짠 우유를 마시든 사람의 몸으로 섞여들어간다. 몸의 단단한 부분에 함유된 듀테륨의 양은 물의 동위원소 성분뿐 아니라 수원지의 기후상태도 알려준다. 텍사스 시민들의 모발은 로키산맥 근처 주민들의 것보다 무거운 경향이 있다. 수소 원자와 산소 원자의 역사에 비춰보면 우리의 몸은 그들이 거쳐간 수많은 서식지 가운데 하나일 뿐이며 지구의 다른 생물들도 대체고 같은 방식으로 같은 원자들을 공유한다.

 

 우리가 지금 여기 존재할 수 있는 것은 행성 지구 곳곳에서 수소 원자 2개가 산소 원자에 올라타 수소핵융합 용광로안 태양의 온기에 몸을 부르르 떨고 있기 때문이다. 수소는 충분한 시간만 주어진다면 실제로 사람이 될 것이다. (87쪽)

 

생존의 마스터 키, 철

 인간을 이루는 모든 성분은 별의 죽음과 관련이 있다. 철원자핵의 융합 반응은 별을 지탱할 만 큼 충분한 열에너지를 생산하지 못하고 별은 붕괴되기 시작한다. 별 바깥쪽의 플라스마도 핵을 향해 무너지지만 핵을 뚫지 못하고 엄청난 빚과 열 아원자 입자를 방출하며 폭발하며 질소 인등을 비롯해 무거운 원자들이 만들어졌다.

 

 철은 우리 몸에서 산소를 운반하는 역할을 하는데 캔터키의 파란 사람들은 유전적으로 혈액 속에 met-H가 많이 축적되기때문이다. 또한 철은 지구 자기장에서 지구 생명체를 우주의 방사선으로부터 보호해주, 인공위성, GPS장치, 각종 기록 장치, 컴퓨터 하드드라이버 등에 다양하게 이용된다. 그런데 이런 가공 과정에서 탄소 화합물이 필요하고 이는 대기의 화학적 성질과 온도를 바꾸어 놓는다.

 

생물과 무생물 사이의 회전문, 탄소

  화석연료를 태우면서 대기 속에 버린 탄소는 먹이 사슬로 유입되어 우리 몸으로 되돌아 온다. 인간은 여러 시대를 거치며 다른 사람이나 생물이 쓰다버린 재활용된 조각을 꿰맞추어 몸을 만든다. 원자의 영역에서 모든 물질은 실제로 창조되거나 파괴되지 않는다. 수많은 종류의 탄소 화합물이 존재하고 공통점은 열에 의해 간단히 파괴될 수 있다는 점이다.

 

 우리의 세포들은 대기의 원자를 엮어 몸을 만들고 다시 대기로 남김없이 원자를 풀어주면서 생명의 경제를 짜맞추는데 여기서 공통의 화폐는 탄소이다. 인공의 극치라고 할만한 비자연적인 도시도 야생의 자연도 원자적 관점에서 본다면 밀접하게 연결되 있고 공통점이 많다. 맥도널드의 햄버거는 조리법이 세계적으로 동일할지라도 음식의 실제 성분은 수확한 지역의 탄소 동위원소의 상태를 반영한다.

 

흙의 눈물, 나트륨

 나트륨 원자는 용암이나 마그마가 풍화된 지표의 광물에서 왔다. 나트륨이 결핍되면 적혈구는  팽창하고 모세혈관으로 이동이 불가능해지고 산소결핍 현상이 나타난다. 신경전달의 동력도 나트륨이다.

 

양면성을 가진 생명의 원소, 질소

  산소와 달리 질소는 호흡으로 충당할 수 없고 먹어야 한다. 지의류의 조직 속에 서식하는 남세균류와 알팔파나 클로버, 콩과 식물의 뿌리에 서식하는 토양 박테리아들이 질소를 고정한다. 번개 또한 질소의 공급원으로 우리의 몸에 질소를 공급해준다. 해양어류의 몸속에는 담수 어류보다 질소-15가 더 많다. 대기의 질소-15 농도에 비해 홍연어 조직에는 10배가 넘는다. 연어를 먹는 곰의 털 속에 함유된 질소의 80퍼센트는 바다에서 유래했다. 지구 온난화의 논쟁은 탄소 배출에만 초점이 맞춰졌지만 질소의 지구적 순환의 교란도 심각하다.

 

오래된 유산, 칼슘

  암석의 파괴를 통해 칼슘과 인이 나오고 우리의 뼈에 공급된다. 유기물질을 먹고 이산화탄소를 내뱉는 균들과 식물의 연결망은 인간의 무역방식과 비슷하다. 식물은 균들을 통해 인흡수량을 늘릴 수 있고 질소원자(곤충의 사체로부터)를 얻을 수 있다. 지하세계의 채굴과 무역시스템으로 인한 칼슘과 인의 흡수는 식물의 생존을 가능하게 할 뿐 아니라 모든 인류를 지탱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원자적 입장에서 본다면 인간도 지구 생태계의 일부이다.

 

지구의 성장의 한계를 가름하는, 인

  리비히의 최소법칙은 하버의 질소고정 공정의 이론적 기반을 제공헀고, 플랑크톤의 제한 영양소는 인이다. 인산염 세제로 인한 플랑크톤의 폭발적 증가는 심각한 오염문제를 야기하고 남세균류의 번식과 더불어 독성물질이 퍼진다. 부패하여 산소 농도가 낮아진 물속에서는 철 원자들이 풀려나고 물고기는 폐사하게 된다.

  몇 나라에 한정된 인회석광산에서 몇 톤씩 캐서 비료 공장으로 실어 나른 인회석 덩어리의 인원자는 음식을 통해 우리 몸 속으로 들어오지만 대부분은 빗물에 휩쓸려 다시 재매장되고 400~500년이면 바닥이 날 것이다. 인이 지구 생명체에 가장 큰 제한 요인이 될 것이다.

 

  우리는 부지불식중에 사라지고 있다. 흔히 죽음과 연관짓지만 소실은 지극히 자연스러운 일이며 삶의 일부이다. 우리 몸은 태어난 순간부터 줄곧 지구의 원자 바닷속으로 녹아들고 있다.(292쪽)

  식탁 위의 소금병과 혈액 속에도 우주이민자들의 잔해가 없다고 할 수 없는 것이다. 우리는 물리적으로 우리 고향 행성하고만 연관된 것이 아니라 은하수 우주 전체는 물론이거니와 아주 먼 우주의 심연까지도 원자적 이웃을 두고 있는 셈이다.(29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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