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로그램 우주 - 인간.삶.우주의 신비를 밝힌다
마이클 탤보트 지음, 이균형 옮김 / 정신세계사 / 199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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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역사 시대를 통틀어 (학교)교육을 가장 많이 받는 요즘, 과거 어느 때보다 더 많은 편견을 배우고 편협한 사고에 사로 잡혀 사는지도 모르겠다. 우리가 배운 지식으로 설명할 수 없는 현상에 맞닥뜨릴 때 너무도 쉽게 고개를 돌리고 못 본 척한다. 아니면 자신이 알고 있는 틀로 자의적 해석을 내려버린다.

 

   수없이 많은 초현상들에 대해 우리가 배운 과학은 설명하지 못하며, 아니 초현상 자체를 공식적으로 인정하지 않는다. 이 책이 한국에서 번역된 지 벌써 15년이 넘었다. 그러나 일반적인 인식은 별반 달라진 것이 없어 보인다.

 

   양자물리학자인 런던대학의 봄과 신경생리학자 칼 프리브램은 각자 자신의 분야에서 독립적으로 연구하다 하나의 결론에 이르렀다. 봄은 현재의 이론이 양자물리학에서 마주치는 현상을 설명하지 못 한다는 사실에 오랫동안 불만을 품은 끝에 우주의 홀로그램과 같은 성질을 확신하게 되었다. 프리브램 또한 현재의 이론들이 신경생리학상의 다양한 수수께끼들을 제대로 설명하지 못했기 때문에 홀로그램 모델이라는 결론에 이르렀다.(16)

 

   홀로그램은 하나의 레이저 광선을 두 갈래로 나누어서 만든다. 첫 번째 광선은 피사체에 반사시킨다. 두 번째 광선을 피사체에서 반사된 광선과 부딪치게 한다. 그것은 서로 간섭무늬를 만들어내고 그 간섭무늬는 필름에 기록된다. 필름에는 피사체와 상관없는 동그라미의 파문이 보인다. 그러나 여기에 다른 레이저 광선을 통과시키면 피사체의 3차원 입체상이 다시 나타나다. 이 입체상은 소름이 끼칠 정도로 진짜 같다.(34) 이 필름을 반으로 자른다고 해도 또 반으로 자른다고 해도 각각의 작은 필름 조각들은 여전히 입체의 전체상을 재현해 낼 수 있다.

 

   봄과 프리브램의 이론은 우주를 바라보는 새롭고 심오한 관점을 제공한다. ‘우리의 뇌는 궁극적으로는 다른 차원, 즉 시간과 공간을 초월한 심층적 존재차원으로부터 투영된 그림자인 파동의 주파수를 수학적인 방법으로 해석함으로써 객관적 현실을 지어낸다. 두뇌는 홀로그램 우주 속에 감추어진 홀로그램이다.’(86) 바꾸어 이야기 하면 우리 자신을 공간 속을 움직이는 물리적 객체로 볼 수도 있지만 우리 자신을 홀로그램 우주 전반에 깃들어 있는 간섭무늬로 볼 수도 있다.(35)

 

   무척 파격적인 관점이고 이해하기 어렵지만 집단무의식, 자각몽, 다중인격, 플라시보 효과, 기적적으로 치료되는 환자들, 더 나아가 기적 체험, 유체이탈, 임사체험, 전생역행 등을 설명하기에 적합한 모델이라고 한다. 책의 많은 부분을 이런 내용의 예에 할애하고 있다.

 

   특히 UFO와 그 관련현상은 심리적 세계와 물리적 세계를 궁극적으로 구분할 수 없음을 뚜렷이 보여주는 증거라고 한다. 인류 집단의식의 산물인 동시에 실재적이다.(391) 다시 말해서 UFO는 현실이란 마음이 빚어낸 다차원적 홀로그램의 또 다른 증거이다.

 

   발레도 “UFO현상이 고도로 발달한 낯선 지성체가 우리에게 걸어오고 있는 상징적대화방식이다. 그것이 지구 밖의 우주에서 온 것이라는 증거는 없다. 오히려 시공간 너머의 다른 차원, 즉 다중우주로부터 온 것임을 시사하는 증거들이 쌓여있다. 이 다중우주에 대한 증거는 지난 수백 년 동안 제시되어 왔지만 우리는 그것을 고려해보기를 완강히 거부해왔다.”라고 말한다.(395)

 

   과학적 측면에서 홀로그램 모델은 새로운 개념이지만 다양한 고대의 전통 속에는 이미 예시되어 있다. 티벳 불교, 선불교, 힌두교, 유태교의 카발라의 가르침, 하와이의 카후나들, 수단의 도곤족 등에는 이미 현실은 초월적 측면의 투사된 환영이며 우주 속의 모든 만물은 무한히 상호연결되어 하나의 그물망과 같다는 개념을 포함하고 있다.

 

   현재로서는 실재의 알려지지 않은 측면들을 탐사하기 위한 도구는 과학이다. 하지만 인간 존재의 심령적, 영적 차원에 대한 설명에 이르면 과학은 늘 자신의 무능력을 노출해왔다. 무엇보다 가장 시급한 단계는 말할 것도 없이 심령적, 영적 현상의 존재를 인정하는 것이다.(412)

 

   과학의 구조조정에 포함시켜야 할 또 한 부분은 과학적 증거의 구성 요건에 대한 정의를 더 폭넓게 확장하는 일이다.(414) 또한 과학은 아주 중요한 문제와 가능성을 시류를 벗어나지 않는 일의 범주에 든다면 받아들이고, 그것을 믿는 것이 시류를 벗어나는 일이라면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이처럼 이중적인 기준은 과학이 심령적, 영적 현상에 대한 연구라는 탐사에 발을 들여놓으려면 반드시 제거되어야 한다.(415)

 

   인류의 집단무의식으로부터 거품처럼 올라오는 현상들(임사체험, 마리아 환시 현상, UFO와의 조우 등)은 과학과 더불어 비국소성의 세계로 가는 길을 열어주고 있다. 이는 우리가 다른 종으로의 비약적 도약의 현상이라고 한다. 인류는 진화 중이다.

 

   진화의 목적은 무엇일까? 많은 고대 전통들은 인류 탄생의 근원이 지구가 아니라 신, 아니면 최소한 순수 영의 비물질적이고 더 천상적인 영역이라고 주장한다. 아담과 이브가 에덴동산에서 추방되었다는 이야기 또한 인간 의식이 우주 만물의 일부임을 잊어버린 일에 대한 고대의 기억인 신화들 중 하나라고 한다.(419) 이것이 사실이라면 진화의 불꽃은 우리를 흔들어 깨우는 소리, 우리의 진정한 본향은 다른 곳이며 우리가 원하면 그곳으로 돌아갈 수 있음을 알려주는 트럼펫 소리일지도 모른다.(420)

 

   지구는 의식의, 일종의 놀이터라고 한다. 현실에서는 더 이상 기존의 과학 개념으로 설명하기 힘든 현상들을 마주하고 있다. 정통(?)과학계에서 무엇이라 하건 우리가 배운 과학 내용이 어떠하건 현실은 새로운 관점과 개념을 수용하라고 부채질하고 있다. 이 책의 내용이 전적으로 옳은 것은 아니겠지만 하나의 가능성을 말한다고 본다. 과학의 역사는 기존 개념을 극복하며 수레바퀴를 굴려왔다. 따라서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열린 마음으로 모든 것을 바라보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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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 속 여행 쥘 베른 걸작선 (쥘 베른 컬렉션) 1
쥘 베른 지음, 김석희 옮김 / 열림원 / 200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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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쥘베른이 누군지도 모르던 어린 시절 해저 2만리’, ‘80일간의 세계일주’, ‘15소년 표류기를 읽으며 감동으로 가슴이 먹먹하던 기억이 생생하다. 그때는 아무 생각 없이 그저 책 속으로 빨려들어 갔었는데 쥘베른이 1800년대 중반 사람이라는 사실을 생각하니 대단한 작가라는 생각이 든다.

 

   20세기가 되어서야 지진파연구를 통해 지구내부의 구조가 알려지게 되었고, 19세기 당시에는 지구공동설이 과학계에서도 유행하는 하나의 가설이었다고 한다. 지구가 지각, 맨틀, 외핵, 내핵으로 이루어졌다는 것을 안다는 것과 별개로 이 책은 무척 재밌다. 이런 소설을 읽으며 거기에 나오는 과학적 지식이 옳으니 그르니 하는 것도 별 의미 없다고 생각된다.

 

   줄거리는 평이하지만 이야기 속으로 빨아들이는 흡인력은 무척 크다. 맘껏 상상의 나래를 펼치며 요즘 유행하는 힐링을 하기에 그만인 책이다. 중간 중간 나오는 그림은 책의 분위기와 잘 어울린다. 동화 같은 소설이지만 어른이 읽어도 충분히 재미를 느낄 수 있다. 책 대신에 영화 잃어버린 세계를 찾아서를 보는 것도 좋겠지만 어느 것이 더 재미있느냐는 개인에 따라 다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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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덴의 용 - 인간 지성의 기원을 찾아서 사이언스 클래식 6
칼 세이건 지음, 임지원 옮김 / 사이언스북스 / 200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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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과학, 특히 어떤 생물학적 주제를 아주 가까운 곳에서 다루는 사람들이 그 주제의 복잡다단함에 압도되어 오히려 멀리 떨어져 있는 사람들보다 더 문제를 풀어나가는 것이 불가능하리라는 생각을 품는 경우가 많다........’ (16)

 

  칼 세이건은 과학자로서 코스모스를 쓴 저자라고 알고 있었는데, 이 책은 퓰리처상을 받았다고 한다. 진화와 뇌에 대한 과학과 지능의 관계를 여러 신화와 연결시켜 폭넓게 전개해나가고 있다. 이는 요즘 많이 시도되는 과학과 인문학 융합의 모델이고 생각한다. 저자의 약력을 살펴보니 인문학, 물리학, 천체물리학을 공부했고 의과대학에서 유전학 조교수로 일하기도 했었다고 한다. 우리나라로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이력이다. 이러한 바탕이 있었기에 방대한 내용을 지적 능력이라는 주제로 엮어가면서 각 장마다 완결된 글을 일반 독자가 이해하기 쉽게 쓸 수 있었던 것 같다.

 

  진화의 과정에서 포유류와 인간의 출현은 지능의 진화에 중대한 진전을 이루게 하였으며 뇌가 유전자를 통한 본능적 삶을 누르게 하는 과정이었다고 할 수 있다. 뇌의 진화에서 오래된 뇌의 부분은 사라지지 않고 계속 존재한다. 그리고 그 위에 새로운 기능을 가진 층이 추가된다. 매클린의 분류에 따르면 뇌는 파충류의 뇌인 R복합체, 변연계, 신피질로 나눌 수 있다. 진화의 정도에서 앞서 갈수록 신피질이 더욱더 발달되고 가장 정교하게 발달한 신피질은 인간에서 볼 수 있다.

 

  인간의 지능 증가와 그로인해 겪을 수밖에 없는 갈등 상황을 성서의 이야기와 연결시키고, 영장류에게 한 언어 실험을 통해 알아보는 지능 발달과 언어의 관계, 꿈에 대한 여러 가지 연구 결과, 우뇌와 좌뇌의 차이에 대한 연구 등이 3장에서 7장에 걸쳐 이야기되고 있다. 각 장마다 많은 흥미로운 이야기들이 있어 각 장을 따로 읽어도 많은 과학적 지식을 얻을 수 있다.

 

  8미래의 뇌’, 특히 9지식은 우리의 운명1~7장까지의 전개와 조금 다른 색채로 칼 세이건이 이 책을 쓴 목적과 주장이 강하게 들어있다. 지구에서 일어난 진화의 역사는 점차 지능이 발달하는 쪽으로 진보되어왔다. 대체로 멍청한 생물보다 똑똑한 생물이 더 잘 생존하고 더 많은 자손을 남길 수 있었고 진화의 정점은 인간이라고 말한다.

 

  칼 세이건은 이 책을 통해 두 가지 내용을 주장하고 있다. 첫 째는 지식과 지적 능력을 지금보다 더 개발하고 향상시키는 것만이 인류가 무궁한 미래로 나아갈 수 있는 유일한 길이라고 말한다. 발달된 과학은 우주 공간 어딘가에 있을 지적 외계생명체(지구에 온 적이 있다는 증거는 없다고 한다.)의 진보된 문명과의 접촉을 가능하게 하고 이는 우리에게 실질적인 이익을 가져다 줄 것이라고 믿고 있다. 둘째는 사이비 과학, 의사과학, 신비주의, 마술, 인간은 신들이 창조한 특별한 존재라는 믿음 등에 대한 비판이다. 이는 지적 엄밀함의 부족이며 변연계 및 우뇌의 원리이고 꿈의 세계의 표준이라고 말한다. 또한 반증을 거부하고 합리적인 논의의 대상이 될 여지가 없는 원리들이라고 한다. 이성과 신피질만이 미래로 나갈 수 있다고 강력하게 이야기하고 있다.

 

   책은 무척 훌륭하다. 일반 독자들에게 전해주는 과학적 지식의 맛 또한 좋다. 광범위한 지식을 신화로 엮어가며 자신의 주장을 펼치는 칼 세이건의 능력 또한 대단해 보인다. 그러나 지식의 진보와 지적 능력이나 지능에 대한 지나친 믿음과 약간의 오만함, 과학 만능적인 태도는 왠지 위태롭게 여겨진다. 벌써 이 책이 세상에 나온 지 40년이 되었다. 그동안 또 다른 과학적 발견들이 있었고 그만큼 인간이 모르는 것이 많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는지도 모른다. 과학이 무엇인지, 또 진화, 지적 능력, 지능에 대한 새로운 개념 정립의 필요성도 제기되고 있다고 여겨진다. 앞으로 시간이 더 많이 흐른 뒤 후대의 독자들은 칼 세이건의 주장을 어떻게 생각할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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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의 영성
돈 베이커 지음, 박소정 옮김 / 모시는사람들 / 201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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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파트는 오늘날 대표적 주거 형태지만 고립과 단절의 상징이기도 하다. 대부분 도시인들은 아파트에 산다. 고립감을 떨치고 싶어서일까? 한국인들은 자신이 특정 종교를 믿는다고 생각하는 비율이 늘어가고 있다. 아직은 불교도의 비율이 높지만 개신교도의 비율은 가파른 증가를 보이고 있고 개신 교회도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한편 한국인들은 종교와 상관없이 자신들에게 문제가 생겼을 때 자유롭게 무당에게서 해결책을 찾는다. 한국은 종교에 관한한 백화점과 같으며 영적 생활을 하고자 한다면 선택지가 무척 넓다.

 

   이 책은 브리티시 콜럼비아 대학에서 한국학을 가르치고 있는 저자가 외국인들에게 한국의 종교에 대해 소개하기위해 쓴 책이라고 한다. 한국의 전통종교부터 현재종교에 이르기까지 역사 문화와 더불어 살피며 객관적으로 쓴 책이다. 그러나 저자의 시선에서 따뜻함이 묻어난다. 삶에 매몰되어 전통종교가 있었음조차 망각하고 살았던 나를 반성함과 동시에 우리나라 종교의 흐름을 체계적으로 정리하게 되었다. 오히려 외국인보다 우리가 읽어야 할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한국의 전통사회는 농경 공동체였다. 한국인은 스스로 인간은 선하고 도덕적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도덕적이지 않음을 극복해야 했고 공동체의 조화를 위하여 보이지 않는 초월적인 힘이 필요했다. 전통 한국의 신은 절대적이거나 초월적이지 않았다. 언제 어디에서나 공동체와 개인의 존재론적 한계 극복을 도와주는 다수의 신들이 있었다. 신들과 연결시켜주는 역할은 무당이 맡았고 악이나 죄와 같은 개념도 없었다. 전통사회는 비일신론적 사회였다고 할 수 있다.

 

   중국을 통해 불교, 유교, 도교가 들어왔는데 공통점은 엘리트에 의해 지배층 통치 이데올로기로 도입되었다는 점이다. 그러나 도교의 교리는 지배층의 논리와 부합되지 않았기 때문에 가까스로 명맥만 이어질 수 있었다.

 

   대다수의 국민들은 이런 종교들을 받아들이면서 그들의 민간신앙과 적절히 뒤섞었다. 종교 교리의 구분이나 차이점이 일반 대중들에게는 별 의미가 없었다. 책을 들여다보고 연구할 시간도 없었거니와 지식 자체를 알아가는 것에 의미를 두기보다는 지식을 수단화하는 경향이 강한 한국인들의 성향이 반영된 것이라 할 수 있다.

 

   불교는 무당이 하던 기복적 의례를 포함하며 민간신앙과의 경계가 모호했지만 그 누구도 그다지 신경 쓰지 않았다. 공동체 속에서의 개인들이 가진 어려움들이 해결된다면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 유교는 가정, 마을, 국가에 이르는 공동체의 조화에 중점을 두며 그 표현 형태인 의례를 중시했다. 신주를 모시고 제를 지내더라도 신주에 진짜 영혼이 있는지 아닌지는 중요한 문제가 아니었다. 의례 안에서 각자 맡은 역할을 충실히 해냄으로서 공동체의 조화가 이루어지는지가 중요하였다.

 

   전통 한국사회에서는 신학이라 하기보다는 윤리학이라 할 수 있는 영성이 존재했다. 여러 종교가 혼재해 있었고 나라의 통제를 받기는 했지만, 일반 대중들은 유교적 윤리관을 바탕으로 일상에서 부딪치는 개인의 한계를 극복하기위해 절이나 무당을 찾았다. 한국인의 영성은 다양한 씨실과 날실로 엮어진 직물이었고 한국인 스스로는 별 혼란스러움을 느끼지 않았다.

 

   카톨릭을 통해 유일신, 강력한 교리, 믿음이 강조되는 신앙의 종교 형태가 한국인에게 도입되었다. 개신교는 풍부한 경제력을 바탕으로 교육과 의료기술을 전수하며 한반도에 뿌리를 내렸다. 농촌 공동체의 붕괴로 도시로 몰려든 많은 사람들은 기독교가 확산될 수 있던 요인 중 하나였다. 그러나 신앙공동체라는 형태의 등장은 다른 종교에 대해 배타성을 띠며 한국인의 영성에 큰 변화를 일으켰다.

 

   19세기 후반부터 동학(천도교), 증산도, 대순진리회, 원불교, 대종교, 통일교 등 많은 신종교가 탄생했는데 모두 각각 특징들이 있지만 유교적 윤리관을 가지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아직 신종교의 신도 수는 많지 않지만 종교의 다양화라는 점에 큰 의미가 있다.

 

   한국인에게 종교적이란 새롭고 낯선 것이지만 전통적으로 영적인 사람들이었다. 다양한 종교마다 영성적 실천을 위한 명상과 기도가 있지만 종교 사이의 경계는 불분명하다. 집단적 영적 실천과 인간관계에 초점이 맞춰져있고 개신교의 예배에서 샤먼의 굿판을 재현하고 있다. 어쨌든 한국인은 다양한 종교적 선택지 안에서 자유롭게 취사선택하여 다양한 영적 실천을 하고 있다고 저자는 결론을 내리고 있다.

 

   ‘묻지도 따지지도 않는우리는 풍부하고 다양한 종교 문화를 꽃피울 수 있었다. 그런데 반대로 요즘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타종교를 인정하지 않는 것을 넘어 위해를 가하기도 하는 위험스러운 신앙 단체도 생겨나고 있다. 무척 우려스럽다. 종교에 정답은 없다. 영성적 실천 방법에도 정답은 없다. 우리가 한국 종교의 흐름을 알고 자유롭게 선택하고 서로를 인정할 때 한국인의 영성은 더욱 풍부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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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의 구조 - 시간과 공간, 그 근원을 찾아서
브라이언 그린 지음, 박병철 옮김 / 승산 / 200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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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분명 눈에는 태양이 움직이는 것으로 보이는데 지구가 움직인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기가 중세 사람들은 얼마나 어려웠을까? 어쩌면 우린 다시 한 번 천동설에서 지동설로 바뀌는 것 같은 인식 전환이 필요한 시대에 살고 있는지도 모른다.

 

   이 책은 시간과 공간이라는 주제를 가지고 뉴턴 역학으로부터 아인슈타인의 특수 상대성 이론, 일반상대성 이론에 이어 양자 역학, 인플레이션 우주론, 끈이론, M-이론 등 현대 물리학의 흐름까지 살펴보고 있다. 방대한 물리 이론을 수학을 전혀 사용하지 않고 일반 독자가 이해할 수 있도록 쓸 수 있는 저자의 능력이 감탄스럽다.

 

   역사적 반향을 일으켰던 과학적 실험들은 어려운 것들이 많음에도 친절한 해설로 독자의 이해를 도와주고 있다또한  중간 중간 나오는 적절한 비유들은 이해를 넘어 흥미를 불러 일으킨다. 특히 아인슈타인의 특수상대성 이론과 일반상대성 이론에 대한 설명은 압권이다. 이 책을 다 읽지 않더라도 아인슈타인의 특수상대성 이론이나 일반상대성 이론을 알고 싶다면 제3장만이라도 꼭 읽으라고 권하고 싶다.

 

 

   너무도 당연히 구분했던 공간과 시간이 사실은 하나의 시공간이라고 한다. 또 어쩌면 우리는 3-브레인이라는 막에 있는 환영인지도 모른다고 한다.

 

   바로 지금 내가 보고 있는 별은 과거의 별이고, 저 멀리 보이는 가로등의 빛은 바로 앞의 가로등보다 분명 과거의 빛이다. 저 멀리 보이는 다리와 눈앞에 있는 아파트는 동시에 존재하는 것일까? 과연 내가 지금 보고 느끼는 공간은 무엇일까? 지금이라는  의미는 무엇일까?  문득 매일 보던 주위의 광경이 낯설어 보인다.

 

 

. 진리의 각축장

1. 진리로 가는 길 - 시간과 공간은 왜 지금과 같은 모습을 하고 있는가?

2. 회전하는 물통과 우주 - 공간은 물리적 실체인가? 아니면 인간의 상상력이 만들어낸 추상적 개념인가?

3. 상대성과 절대성 - 시공간은 아인슈타인이 만들어 낸 추상적 개념인가?

4. 얽혀 있는 공간 - 양자적 우주에서 서로 분리되어 있다는 것은

   

   특수상대성이론과 일반상대성이론이 새롭게 탄생되며 시간과 공간은 절대적이지 않으며 서로 무관하지도 않다. 또한 관측자의 운동 상태에 따라 얼마든지 다르게 보일 수 있으며 서로 긴밀하게 연관되어 있다는 놀라운 결과로 고전 물리학에 결정타를 날렸다.(36)

 

   시간과 공간은 우리가 접근할 수 없는 은밀한 영역(우주의 기원)에서 한데 얽혀 있으므로, 시간과 공간의 특성을 정확하게 이해하려면 초기우주의 특성을 일련의 방정식으로 서술할 수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해 새롭게 대두된 이론이 통일장 이론이다.(44) 초끈이론은 우리의 눈에 보이는 세계는 진정한 실체가 아니라 실체의 일부분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을 시사하고 있는 셈이다.(48)

 

   양자역학을 수용한다면 모든 물질의 구성요소이자 그동안 거의 점입자로 간주해왔던 전자 하나가 우주 전체에 퍼져 있다는 것을 사실로 받아들여야 한다. 뿐만 아니라 양자역학에 의하면 전자뿐만 아니라 모든 물체들이 파동-입자의 이중성을 공통으로 가지고 있다.(151)

 

   하나의 칼슘원자에서 방출된 두 개의 광자처럼, 우주에 산재하는 모든 만물은 태초에 한 지점에서 탄생하였다. 따라서 우주의 근원까지 추적해 들어간다면 모든 만물은 양자적으로 얽혀있다고 말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양자적 연결 관계를 온 우주만물로 확장시키는 것은 지나치게 감상적이며 과장된 표현이라고 생각한다.(192)

 

 

. 시간과 경험

5. 얼어붙은 강 - 시간은 정말로 흐르고 있는가?

6. 우연과 화살 - 시간은 방향성을 갖고 있는가?

7. 시간과 양자 - 양자의 세계에서 시간의 본질을 추적하다.

      

   엔트로피와 관련된 시간의 흐름은 양쪽 방향으로 진행될 수 있으며, 어느 쪽으로 진행되건 엔트로피는 항상 증가한다.(242) 우주의 질서(저 엔트로피 상태)를 창조한 궁극적인 원천은 바로 빅뱅 그 자체였다. 확률에 입각해 생각해볼 때 수소와 헬륨 기체가 우주 공간을 균일하게 메우고 있었다. 엔트로피가 큰 저밀도 상태에서 중력이 중요한 요인으로 부상하면서 균일한 기체는 극저-엔트로피 상태가 된다. 물론 열역학 제2법칙에 따라 우주의 엔트로피는 끊임없이 증가해왔다.(258)

 

   양자역학의 세계에서 광자의 과거는 유일하게 결정되지 않고 여러 가지 가능한 과거들이 중첩된 상태로 있다가 관측이라는 행위가 개입되었을 때 비로소 그들 중 하나의 과거가 대표 선수내지 대표 과거로 나타난다.(280)

 

   EPR의 논리를 통해 이 우주가 비국소적인 특성을 갖고 있음을 확인했다, 시간과 공간을 초월하여 두 개의 사건이 얽혀 있음을 보여주는 실험 결과도 수용할 수 있을 것이다. 일상적으로 보면 말도 안 되는 결론이지만 우리의 우주는 이와 같이 말도 안 되는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다.(291)

     

 

. 시공간과 우주론

8. 눈송이와 시공간 - 우주의 대칭성과 진화

9. 증발된 진공 - ()과 무(), 그리고 통일

10. 빅뱅의 재구성 - 무엇이 폭발했는가?

11. 다이아몬드를 가진 하늘의 양자 - 인플라톤과 양자적 요동

 

   자연의 대칭성은 물리법칙이 만족하는 하나의 특성에 불과한 것이 아니라 더욱 근본적인 단계에서 우주의 운명을 좌우하는 기본원리인 것 같다. 현대의 이론 물리학자들은 대칭성으로부터 모든 물리법칙이 파생되었다고 믿고 있다.(323) 우주의 전체 나이를 일괄적으로 언급할 수 있는 것은 공간의 각 지점들이 대칭성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336)

 

   우주의 역사는 열과 대칭성의 긴밀한 관계 속에 함축되어 있으며 그 내용을 이해하려면 텅 빈 공간완전한 무의 의미를 다시 한 번 생각해봐야 한다.(356)

 

   물리학자들은 전 우주공간이 힉스장으로 가득 차 있을 때 최소한의 에너지를 갖는다고 믿고 있다. ‘가장 텅 빈공간이란 진공상태를 의미하므로 진공은 힉스장이 균일하게 퍼져있는 상태를 의미한다. 힉스장이 전 공간에 걸쳐 0이 아닌 값을 갖게 되는 과정을 가리켜 지발적인 대칭성 붕괴라고 하는데, 이 아이디어는 20세기 후반에 이론물리학의 최대현안으로 부각되었다.(366)

 

   대통일이론은 약력과 전자기력이 약전자기력이라는 이름으로 통일되면서 자연스럽게 제기된 이론이다.(374) 초끈이론은 중력을 포함한 네 종류의 힘을 통일시켜줄 후부로 지금도 한창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377)

 

   질량이나 에너지가 존재하면 그 자체로 중력의 원천이 되듯이, 압력도 그와 동일한 자격을 갖고 있다. 어떤 지역 내에 음압이 존재하면 그로부터 발생한 중력은 해당 지역 안에서 당기는 힘이 아니라 밀어내는 힘으로 작용한다.(389) 구스는 과냉각된 힉스장이 우주상수와 마찬가지로 공간의 팽창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는 결론에 이를 수 있었다.(394)

 

   인플레이션 우주론은 우주의 지평선 문제와 평평성 문제를 해결하는데 획기적인 기여를 했다.(408) 일상적인 입자로 이루어진 물체는 우주의 전체 질량-에너지의 5%에 불과하고 아직 그 정체가 분명하지 않은 암흑물질도 우주 전체 질량의 25%밖에 되지 않으며, 우주를 이루는 질량-에너지의 대부분(70%)은 이들과 전혀 다른 정체불명의 암흑에너지로 이루어져 있음이 밝혀졌다.(417)

 

   양자적 세계에서는 그 어떤 것도 완벽한 균질성을 피할 수 없다. 불확정성 원리로부터 나타나는 양자적 요동을 피할 길이 없기 때문이다. 그리고 균질하지 않은 양자적 세계가 인플레이션을 겪으면 그 비균질성이 거시적 스케일로 확장되면서 별이나 은하와 같은 거대한 천체의 모태가 형성된다.(425)

 

. 근원과 통일

12. 끈 위의 세계 - 끈이론이 말하는 시공간의 구조

13. (Brane) 위의 우주 -M-이론이 예견하는 시간과 공간

 

   우주의 진정한 근원을 알고 싶다면 우리는 어떻게든 일반상대성이론과 양자역학 사이의 충돌을 무마시켜서 하나의 조화로운 이론으로 재구성해야 한다.(463) 끈이론은 입자(물질입자)와 힘을 매개하는 입자(중력까지 포함하여)를 하나의 이론체계 안에서 일관된 논리로 설명하고 있다.(475)

 

   여분차원의 정확한 형태를 규명하는 것은 끈이론이 해결해야 할 가장 큰 문제이다.(508) 또한 끈이론은 우리에게 친숙한 시공간의 개념이 플랑크 스케일 이하에서는 더욱 근본적인 개념으로 전환된다는 것을 암시하고 있다.(구체적으로 어떻게 변할 것인지 머지않아 밝혀질 것이다.)(510)

 

   끈이론은 만물의 최소단위로 1차원 끈만을 허용했지만 M-이론은 10차원 이내에서 임의의 차원을 갖는 P-브레인의 존재를 허용하고 있다.(527) 우리가 3-브레인에 살고 있다 해도 여분의 차원과 완전히 단절된 상태는 아니다. 우리는 중력을 통해 여분의 차원과 영향을 주고 받을 수 있다. (535)

 

   끈이론/M-이론이 수학적 검증을 무사히 통과하여 끝까지 살아남는다는 보장은 없다. 훗날 목적을 달성한다면 획기적인 발상의 전환으로 성공을 거둔 또 하나의 사례로 기록될 것이다.(548)

 

. 실체와 상상의 세계

14. 이상과 현실 - 실험을 통해 시간과 공간의 실체를 규명하다.

15. 순간이동과 타임머신 - 시간과 공간을 마음대로 넘나들 수 있을까?

16. 암시적인 미래 - 시간과 전망

 

   양자역학의 세계에서 어떤 물체를 관측한다는 것은 물체가 갖고 있는 수많은 가능성들 중에서 하나를 선택한다는 뜻이다.(590) 양자역학의 세계에서는 물체의 순간이동이 불가능하다. 과정이 복잡해서가 아니라 양자역학의 법칙 자체가 완전한 복제를 방해하고 있기 때문이다.(591)

 

   아인슈타인이 특수상대성 이론에 입각하여 시공간의 개념을 확립했을 때 그는 이미 미래로 가는 지름길을 제시했었다. 우리가 지금의 시대를 벗어나지 못하는 것은 물리학 법칙 때문이 아니라 기술(광속과 견줄 정도로 빠른 로켓을 만드는 기술이 부족하기 때문이다.)(604)

 

  시간과 공간은 언제 어디서나 존재하지만, 학계를 선도하는 물리학자들은 이들 자체가 근본적인 개념이 아닐 수도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636) 시간과 공간도 무언가 더욱 근본적인 구성요소들이 한데 모여 집합적으로 나타나는 특성일 수도 있다. 시간과 공간이 물리량이라는 믿음은 우리 스스로가 만들어 낸 환상일지도 모른다(638)

 

   누군가가 나에게 이론물리학의 앞날을 점쳐 보라고 한다면, 나는 루프-양자중력이론이 개발한 배경 독립적 논리가 끈이론에 수용되어 시공간으로부터 자유로운 끈이론이 탄생할 것이라고 예언하고 싶다. 이것을 발단으로 끈이론의 3차 혁명기가 도래하면서 모든 미해결 문제들이 풀릴 것으로 기대한다.(6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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