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 <여름을 건너는 조각배> 

Oil on canvas, 65.2×53.0cm, 2013–2014

 

여름 강변에 앉아 지나간 추억들을 떠올리다 보면

푸른 망토처럼 너울거리는 지중해 바람이 불어온다.

너를 생각할 때마다 비로소 존재하는 생의 한 가운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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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지난 여름, 수박>

Oil on canvas, 45.5×38.0cm, 2015

 

여름 문턱이 어수선합니다.

운동화 끈을 단단히 묶고 다시 길을 떠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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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세 자매>

Oil on canvas, 65.2×53.0cm, 2014


어제는 아버지 산소에 다녀왔다. 명절 연휴를 앞두고 갑자기 약속이 잡힌 터라 함께 간 사람은 엄마와 나, 언니뿐이었다. 차 운전은 내가 하고, 점심은 언니가 사고, 잔소리는 엄마가 담당했다. 아버지는 땅속 깊은 곳에서 망각의 잠을 자고 있었다. 추석이 가까워서인지 성묘객들이 많았다.


아버지 묘비 앞에 심은 연산홍 두 그루가 눈에 거슬릴 만큼 웃자라 있었다. 잔가지를 다듬고 주변 잡초들을 뽑아내는 동안 자꾸만 아버지의 옛 모습이 아른거렸다.


엄마의 종교는 죽음 이후를 절대적 ‘무’의 관점에서 바라본다. 후, 불면 그대로 사라지고 마는 실체의 증발. 동력을 잃고 암흑물질 속을 떠도는 우주선 한 대. 고래 뱃속처럼 컴컴한 어둠 속에 가없는 평온만이 누에고치처럼 웅크리고 있다.


아버지! 잘 계시는 거죠?


그림<북경에 온 마마걸스>

Oil on canvas, 65.2×53.0cm,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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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두 자매>

Oil on canvas, 65.2×53.0cm, 2014

 

동네 카페의 구석자리는 언제라도 완벽한 위안을 선사한다.

낮 시간 동안 근처 부인네들의 사랑방 구실을 하는 이곳에서
커피 한 잔을 음미하며 독서 삼매경에 빠져든다.

창가 옆 테이블 한쪽에 앉은 두 여인은
같은 핏줄을 이어받았다고 해도 서로 절반쯤만 닮았다.

때로 서로 싸우고 안 좋은 소리로 얼굴을 붉힐 때도 있지만
내 살처럼 아프고, 그래서 운명처럼 애틋한 자매들이다.

창밖 신호등 앞에는 트럭 짐칸에 올라탄 여름이 어느새
못내 아쉬운 표정으로 팔랑팔랑 손을 흔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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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가정식 백반>

Oil on canvas, 80.3×65.2cm, 2014


상다리가 부러질 정도로 차려놓은 한식집 ‘백반 정식’은 제국주의 시대 기생집 요리였지 우리나라 전통 메뉴는 아니었다고 한다. 임금님도 평상시에는 5첩 혹은 7첩 반상 정도를 드셨다고 하니 TV에서 본 대장금표 식단은 과장이 좀 심했던 것 아닌가 싶었다. 미국 대통령이나 백악관 근처에 사는 거지나 아침은 거의 똑같이 먹는다는 말도 있다. 음식을 만들고자 하는 마음이 없어서 그렇지, 확실히 우리네 식탁이 예전보다는 많이 여유로워졌다.


점심에는 뭘 먹을지 고민이었다. 작업실 근처에 저렴하면서도 깔끔한 밥집이 있어 발길이 절로 그곳으로 향했다. 이 가게에서 준비한 가정식 백반의 장점 혹은 단점은 그날 어떤 반찬들이 나올지 모른다는 점이었다. 그래도 믿고 다니는 식당이니 뭐든 주는 대로 먹겠다는 심정으로 자리에 앉았다.


오늘의 주요리는 갈치조림에 무국이었다. 쌈을 싸 먹을 야채에 나물 반찬도 두어 가지 있었고 밥에는 잡곡도 약간 섞여 있었다. 디저트로 수박 한 조각까지 올라온 식탁이 제법 풍성했다. 어떤 밥을 먹느냐에 따라 우리의 몸뿐만 아니라 정신도 만들어진다고 한다. 가능한 골고루, 너무 넘치지도 부족하지도 않은 깨끗하면서도 따스한 식단이 항상 그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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