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 <가정식 백반>

Oil on canvas, 80.3×65.2cm, 2014


상다리가 부러질 정도로 차려놓은 한식집 ‘백반 정식’은 제국주의 시대 기생집 요리였지 우리나라 전통 메뉴는 아니었다고 한다. 임금님도 평상시에는 5첩 혹은 7첩 반상 정도를 드셨다고 하니 TV에서 본 대장금표 식단은 과장이 좀 심했던 것 아닌가 싶었다. 미국 대통령이나 백악관 근처에 사는 거지나 아침은 거의 똑같이 먹는다는 말도 있다. 음식을 만들고자 하는 마음이 없어서 그렇지, 확실히 우리네 식탁이 예전보다는 많이 여유로워졌다.


점심에는 뭘 먹을지 고민이었다. 작업실 근처에 저렴하면서도 깔끔한 밥집이 있어 발길이 절로 그곳으로 향했다. 이 가게에서 준비한 가정식 백반의 장점 혹은 단점은 그날 어떤 반찬들이 나올지 모른다는 점이었다. 그래도 믿고 다니는 식당이니 뭐든 주는 대로 먹겠다는 심정으로 자리에 앉았다.


오늘의 주요리는 갈치조림에 무국이었다. 쌈을 싸 먹을 야채에 나물 반찬도 두어 가지 있었고 밥에는 잡곡도 약간 섞여 있었다. 디저트로 수박 한 조각까지 올라온 식탁이 제법 풍성했다. 어떤 밥을 먹느냐에 따라 우리의 몸뿐만 아니라 정신도 만들어진다고 한다. 가능한 골고루, 너무 넘치지도 부족하지도 않은 깨끗하면서도 따스한 식단이 항상 그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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